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5. 5. 1. 피고 산하 공립학교인 시흥시 소재 B고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의 학교장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때부터 이 사건 학교의 기숙사인 ‘C’(이하 ‘이 사건 기숙사’라 한다)의 ‘사감’(교육실무직원)으로 근무하였다.
위 2015. 5. 1.자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이 10개월이었는데, 2016. 3. 1. 근로계약시 계약기간이 1년으로 연장되었고, 2017. 3. 1. 근로계약 시 무기계약직(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전환되었다.
‘근무일 및 근로시간’에 관하여, 2015. 5. 1.자 및 2016. 3. 1.자 각 근로계약서에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 있고(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 2017. 3. 1.자 근로계약서도 ‘(취침시간 2시간, 시간외 2시간 포함)’이 삭제된 것 외에는 이와 내용이 같다.
한편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기재내용(취침시간 2시간)과 다르게, 이 사건 학교의 내부결재에서는 이 사건 기숙사 사감의 취침시간이 4시간(02:00~06:00)인 것으로 결재가 계속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위 4시간의 취침시간(휴게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산정한 급여가 지급되어왔으며, 사감근무시간표에도 총 근무시간 14시간 중 근무시간이 8시간, 취침시간(휴게시간)이 위 4시간, 시간외 근무가 2시간으로 표시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6 내지 18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는 이 사건 학교가 주장하는 취침시간(2:00~6:00)에 대한 합의를 한 적이 없었고, 이 사건 학교 측이 이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근로조건에 대한 합의로 볼 수 없으며, 또한 위 시간 동안 원고는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였기에 위 시간은 근로시간 내지는 적어도 근로를 위한 대기시간으로 볼 수 있을 뿐 휴게시간(취침시간)이라고는 볼 수 없다. 위 취침시간(2:00~6:00)이 근로시간에 포함되는 것으로 산정한 2017. 2. 1.부터 2019. 12. 31.까지의 기간에 대한 원고의 미지급 급여액이 별지 임급내역표 기재와 같이 39,797,051원인바,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간의 미지급 급여 39,797,05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취침시간 2시간은 4시간의 오기(기재의 착오)이다. 근로시간 8시간, 휴게시간(취침시간) 4시간, 시간외근로 2시간으로 하여, 평일기준 18:30에 업무를 시작하여 익일 08:30에 업무를 마치는 14시간 동안에 관한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취침시간인 4시간의 취침시간(02:00 ~ 06:00)은 휴게시간으로서 원고가 사용자의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이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판단
근로계약에서 정해진 휴게시간이 2시간인지 4시간인지 여부에 관하여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6219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9, 24, 25, 27호증, 을 제4,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및 음성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취침시간 2시간은 4시간의 오기이고, 휴게시간을 02:00부터 06:00까지의 4시간으로 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제50조 제1항),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제50조 제2항),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간에 12시간을 한도로 제50조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고(제53조 제1항),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제110조 제1호).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 제50조의 기준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하고(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본래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을 연장하여 근로하게 하는 것을 ‘연장근로’ 또는 ‘시간외근로’라고 하는데, 이를 근로기준법은 제53조에서는 ‘연장근로’, 제71조에서는 ‘시간외근로’라는 용어로 각 사용하고 있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문언대로 취침시간이 2시간이라고 한다면, 기준근로시간 8시간, 연장근로시간이 4시간이 되는 것인데, 이는 시간외근로시간이 2시간이라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배치된다. 원고 주장과 같이 휴게시간을 2시간으로만 한정하여 업무시작과 업무종료 사이가 14시간인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이라면,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 제2항, 제53조를 위반하게 되는 것인데, 공립학교인 이 사건 학교의 학교장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제한에 관한 규정을 위반할 의도로 근로계약을 체결했다고 볼 만한 뚜렷한 동기를 찾기 어렵다(내부결재와 급여지급이 취 침시간 4시간을 전제로 계속 이루어졌고, 사감근무시간표도 그와 같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업무의 시작시간 및 종료시간, 주 근무일수 등에 비추어 도중에 밤잠을 자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보이는데, 근로자 건강보호 등의 측면에서도 취침시간을 2시간으로만 한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아니한다.
근로계약상 취침시간이 2시간으로 한정되었다면, 근로자인 원고가 위 2시간의 특정(시작 및 종료)과 그 2시간 동안의 실질적인 휴식보장을 요구하는 것이 통상적일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는 ‘취침시간 2시간이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당시 누구도 원고에게 알려준 바 없다’고 진술하면서(2022. 1. 1.자 준비서면), 2017. 4. 11. 이 사건 학교 측에 문제제기 시 4시간(02:00 ~ 06:00)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밖에 나가도 되는지에 관하여 질의하고 있다. 그 후로도 원고가 제기한 이의는 대체로 4시간(02:00 ~ 06:00)에 대한 실질적인 휴식보장이나 수당지급 대상 여부에 관한 것이다.
이 사건 기숙사에서 2012년부터 여학생 사감으로 근무한 F은, 당시부터 근로계약서에 취침시간이 2시간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계약서를 찾아보지도 않았고, 이 사건 학교 측에서 알려주는 대로 4시간(02:00 ~ 06:00)을 취침시간으로 알았지만, 실제로 위 4시간 동안 제대로 쉬지 못했고 그에 관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나 F이 근로계약서의 기재 내용을 중시하여 그 취침시간 2시간의 특정 및 이에 관한 휴게시간 보장을 요구한 정황은 잘 확인되지 아니한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학교 측에서 2012년 당시 여자 사감과 작성한 근로계약서 당시부터 오기가 있었고, 휴게시간을 02:00부터 06:00까지 4시간으로 작성 하였어야 하나, 담당자의 착오로 휴게시간대 시간(02:00 ~ 06:00)을 명시하지 않고, 휴게시간이 2시간이라고 기재하여 2012년의 여자 사감의 근로계약서부터 잘못 기재된 채, 원고의 계약서에도 동일한 내용이 적혀 있게 된 것이다.”는 피고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취침시간(02:00~06:00)이 근로시간 내지 대기시간인지 여부에 관하여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3 내지 8, 10 내지 15, 19, 20 내지 22, 26, 28호증, 을 제3, 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휴게시간(02:00 ~ 06:00)에도 피고의 실질적인 지휘·감독 아래 근로나 대기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기숙사는 학생 92명(남학생 46명, 여학생 46명)으로 건물 5층에는 여학생들과 여자 사감인 F이 있고, 6층에는 남학생들과 남자 사감인 원고가 있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취침시간이 4시간인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F과 마찬가지로 원고도 근무를 시작할 무렵부터 이 사건 학교 측으로부터 그 휴게시간(02:00 ~ 06:00)을 고지받았을 것으로 보인다(원고는 2017. 3. 9.에서야 위 휴게시간이 특정된 사감근무시간표를 제시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고가 휴게할 수 있는 장소는 이 사건 기숙사 5층에 별도로 분리된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거기에 침대, 이불, 옷장, 책상, 의자, TV, 컴퓨터, 전자레인지, 혼 자만 이용하는 독립된 화장실, 샤워실, 세면대 등이 마련되어 있는바, 휴게공간으로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CCTV 모니터가 있다고 하더라도, 학생들도 취침시간(00:30 ~06:20)인 위 휴게시간에 원고가 위 모니터로 실시간 감독을 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CCTV는 일탈행위 예방과 문제 발생 시 증거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원고가 휴게시간 동안 외출이 가능한지 문의할 때마다 이 사건 학교 측은 가능하다고 답한 것으로 보인다[2017. 4. 11. 문의에서도, 기숙사 관리부장 I은 나가도 된다고 답하였다. 사감 부재 시의 화재 등 돌발 상황에서의 학생들 탈출 등 안전과 책임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사감이 2명인 상황 등에서 대안 마련이 불가능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고, 사감 2명 모두가 근무일마다 휴게시간 전체의 외출보장이 되어야만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취침시간이 4시간에 불과하여 그 사이에 출퇴근을 하면서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이를 기대하고 근로계약이 이루어진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고, 밤잠을 자는 것을 전제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는데, 그 사이의 취침과 휴게를 보장하기 위하여 위 별도공간이 마련되었다고 할 것이다. 휴게공간이 반드시 이 사건 기숙사와 떨어진 별도의 건물에 있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취침시간에 학생이 아파서 원고가 119 호출을 한 것은 2019. 10. 15. 04:42경 1회인 것으로 확인되고(2017. 12. 26. 새벽에도 입사생이 무릎을 다쳐 응급실을 다녀왔다고는 하나, 시간이 확인되지 않는다), 취침시간에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119 신고를 한 것도 2016. 12. 8. 03:46 1회인 것으로 확인된다. 원고는 취침시간에도 내부 순찰을 돌았다고 하나, 피고가 지시한 바도 없고, 그와 같은 순찰이 통상적으로 기대되는것도 아니었다. 2019. 12. 27. 및 2019. 12. 31.의 새벽에 원고가 학생들의 소란행위를 단속한 것에 대하여, 피고는 겨울 방학을 앞두고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퇴사하기 전날의 예외적인 일이라 반박하고 있다(2018. 5. 17. 새벽의 경우 영상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 위 횟수에 비추어 원고가 갑작스런 응급상황이나 학생들의 소란에 대응하느라 휴게시간에 상시 대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원고는 2015. 5. 1.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기숙사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다).
이 사건 기숙사의 운영규정 중 ‘생활 규정 및 지도’ 사항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공동체 생활규범이지, 원고에게 휴게시간 중 잠도 자지 않고 학생들을 감시하라는 근무지시가 아니다. 이 사건 기숙사 관리부장인 J에 대한 보고는 사후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내용도 휴게시간 중에 발생한 내용은 1건에 불과하다. 취침시간(02:00 ~06:00)에 대하여 이 사건 학교 측이 간섭이나 감독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원고가 휴게시간에 관하여 문의할 때마다 이 사건 학교 측은 그 4시간 동안 일을 하지 말고 쉬라고 안내해 왔다. 잠을 자다가 학생이 갑자기 아픈 응급상황이 발생하거나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119 신고 등의 적절한 조치를 기대하는 것을 들어 대기시간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응급상황이 1년 1회에도 미치지 못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리고 화재나 시설문 안전에 대한 대비는 준비와 교육을 통하여 미리 하는 것이지 원고의 휴게시간에 부여된 특별한 임무라고 볼 수 없다.
당직제도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위 취침시간이 대기시간으로 간주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위 취침시간이 휴게시간이 아닌 실근로시간이나 대기시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성훈(재판장) 최수진 고종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