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5. 26. 선고 2021노1419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유죄부분과 피고인 A의 피해자 G에 대한 2013. 7. 29.

사기의 점 및 피해자 I에 대한 2013. 7. 23. 사기의 점에 대한 무죄부분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 A을 판시 제1, 2죄에 대하여 징역 8월에, 판시 제3죄에 대하여 벌금 7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의 항소와 피고인 주식회사 Q의 항소를 각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 범위

원심판결

중 ① 피고인 A, B에 대한 전기공사대금 미지급으로 인한 사기의 점에 대한 무죄부분, ② 피고인 A의 피해자 G에 대한 2013. 7. 29.자 차용금 3,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차용금 사기의 점 및 피해자 I에 대한 2013. 7. 23.자 차용금 1,4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차용금 사기의 점에 대한 각 무죄부분, ③ 피고인 A의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기각 부분은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었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 범위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각 유죄부분과 피고인 A에 대한 무죄부분 중 피해자 G에 대한 2013. 7. 29.자 차용금 사기의 점 및 피해자 I에 대한 2013. 7. 23.자 차용금 사기의 점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피고인 회사(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A 및 피고인 회사는 이 사건 소매점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시공하기 위하여 L 종중(이하 ‘이 사건 종중’이라 한다)과 건설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을 주선한 M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U에 일부 공사를 하도급 주기는 하였지만 이 사건 공사의 시공에 직접 실질적으로 관여하였으므로, M에게 피고인 회사의 명의를 대여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M에게 피고인 회사의 명의를 대여하여 이 사건 공사를 수급 및 시공하게 하였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건설업 명의대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 B

1)

사실오인

피고인 B는 현장소장에 불과하여 주식회사 D의 재무상황도, 위 회사의 대표이사인 T이 위 회사가 받은 기성금에서 2013. 3.경 1억 3,000만 원, 2013. 4.경 8,000만 원, 2013. 8.경 1억 7,200만 원을 이미 가져갔거나 가져갈 것이라는 것도 알지 못하였고, 피고인 A이 위 회사가 기성금을 받으면 갚아주겠다고 하여 이를 믿고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빌려 공사현장에 투입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인 B에게는 편취의 범의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 B에 대한 사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피고인 B에 대한 형(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검사(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해자 G은 2013. 7. 29. 피고인 B에게 3,000만 원을 대여하기 전에, 피해자 I은 2013. 7. 23. 피고인 B에게 1,400만 원을 대여하기 전에 각각 피고인 A과 통화를 하였는데, 피고인 A은 D의 자금사정을 잘 알고 있어서 위 회사의 기성금으로 위 차용금을 변제할 수 없을 것임을 알면서도 위 피해자들에게 ‘기성금으로 변제를 할 테니 피고인 B에게 돈을 빌려주라’고 하였다. 따라서 피고인 A이 피고인 B와 공모하여 피해자들로부터 위 돈을 편취하였음이 분명하다. 원심은 피고인 A에게 편취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각 사기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사기죄의 기망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3.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유죄부분에 관한 직권판단

원심은 피고인 A의 건설산업기본법위반죄와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 사이에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가 성립한다고 보아 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A의 건설산업기본법위반죄는 판결이 확정된 판시 사기죄와 형법 제 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고, 위 판결 확정 후의 범죄인 위 근로기준법위반죄와는 경합범의 관계에 있지 않으므로, 위 각 범죄에 대하여는 별도로 형을 정해야 한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유죄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4.

피고인 A, 피고인 회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가 금지하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시공하게 하는 행위"란 타인이 자신의 상호나 이름을 사용하여 자격을 갖춘 건설업자로 행세하면서 건설공사를 시공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와 같은 목적에 자신의 상호나 이름을 사용하도록 승낙 내지 양해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어떤 건설업자의 명의로 하도급된 건설공사 전부 또는 대부분을 다른 사람이 맡아서 시공하였다 하더라도, 그 건설업자 자신이 그 건설공사에 실질적으로 관여할 의사로 수급하였고, 또 그 시공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여 왔다면, 이를 명의대여로 볼 수는 없다.

건설업자가 건설공사의 시공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는지 여부는, 건설공사의 수급·시공의 경위와 대가의 약속 및 수수 여부, 대가의 내용 및 수수 방법, 시공과 관련된 건설업자와 시공자 간의 약정 내용, 시공 과정에서 건설업자가 관여하였는지 여부, 관여하였다면 그 정도와 범위, 공사 자금의 조달·관리 및 기성금의 수령 방법, 시공에 따른 책임과 손익의 귀속 여하 등 드러난 사실관계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명의대여자와 실제 시공한 자 사이의 계약서 등 처분문서의 형식적 문구만을 가벼이 믿어 명의대여 사실을 부인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5541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과 피고인 회사가 M에게 피고인 회사의 상호를 사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수급 및 시공하게 하였음이 인정되므로, 위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이 사건 종중은 전부터 종중 관련 공사를 해왔던 공사업자 M에게 이 사건 공사와 인근의 어린이집 공사, 옹벽 공사를 모두 맡기려 하였으나, M 및 그가 운영하는 U은 종합건설업면허가 없어 이 사건 공사를 적법하게 수급할 수 없었기 때문에, 종중은 면허를 보유한 회사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M은 하도급을 받는 방식으로 공사를 하기로 하였다.

②

이 사건 종중과 피고인 회사 사이의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 체결의 전 과정은 M에 의해 이루어졌고, 피고인 회사와 종중 관계자는 계약 체결 시에도 직접 만나거나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으며, 피고인 회사는 M이 가져온 공사도급계약서와 견적서에 날인을 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③

이 사건 종중은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 체결 이전에 AA 주식회사 및 AB 주식회사와도 이 사건 공사에 대하여 공사도급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있었는데, 위 각 도급계약서 작성 역시 M이 미리 작성된 공사도급계약서와 견적서를 수급인 회사에 제시하여 날인을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서 및 견적서는 그 내용과 형식은 물론 작성일까지 앞서의 공사도급계약서들 및 견적서들과 동일하게 작성되었다.

④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에 따르면 그 수급인이 인근의 옹벽 공사도 시행하고 그 대금을 추후 정산 받기로 하였는데(특약사항 제2항), 이 사건 종중과 피고인 회사 사이에 위 옹벽 공사에 대한 별도의 약정이 없었음에도 위 옹벽 공사는 피고인 회사가 아닌 M이 시행하였다.

⑤

피고인 회사는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다음날 M이 운영하는 U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M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상주하였고, 2016. 8.경 이 사건 종중원들에게 자신이 피고인 회사로부터 면허를 대여하여 이 사건 공사를 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였다(이 법원 2020고단1253 사건의 증거목록 순번 6 참조).

⑥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피고인 회사 명의로 일한 사람은 현장소장 Y뿐인데, Y은 이 사건 공사를 위해 채용된 사람이고(이 사건 공사가 종료된 후에는 관리할 공사현장이 없어 소위 ‘재택근무’를 하며 공사 진행 중 받던 급여의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을 비정기적으로 수령하다가 퇴사하였다. 피고인 A 등이 제출한 증 제44호 제11, 12면 참조), M은 2016. 8.경 이 사건 종중원들에게 Y을 자신이 고용한 사람이라고 말하였다. Y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작업일보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고 하도급업체 선정에도 관여하지 않는 등 업무도 제한적으로만 수행하였다(위 증 제44호 참조).

⑦

이 사건 종중은 피고인 회사가 아닌 M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을 지급하였다.M은 이 사건 종중으로부터 받은 공사대금을 즉시 피고인 회사에 전달하지 않고 임의로 지급시기 및 금액을 달리하여 피고인 회사에 송금하였다. 피고인 회사에 입금된 공사대금은 대부분 입금 직후 하도급대금 등으로 지출되었다.

⑧

피고인 회사는 이 사건 종중을 상대로 하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7가단213813호로 이 사건 공사의 미지급 공사대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의 실제 당사자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피고인 회사가 항소를 제기하지 않아 그 무렵 확정되었다(이 법원 2020고단1253 사건의 증거목록 순번 5 참조).

⑨

M이 이 사건 종중 명의로 피고인 회사에 공사대금을 송금하고, 피고인 회사가 공사대금에 관하여 자신의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부가가치세 신고 등의 업무를 처리하고, Y을 현장소장으로 채용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4대보험에 가입하여 주고, V 등과 하도급계약서를 작성하고, M으로부터 지급받은 공사대금으로 하도급대금, 현장소장 임금 등 이 사건 공사 관련 비용을 지출한 것 등은, 피고인 회사가 M에게 상호 사용을 허락하여 공사를 수급 및 시공하게 한 경우에도 그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취하여야 할 조치들이어서, 위와 같은 사정은 공소사실의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은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회사가 규모 있는 종합건설업체인 점, 면허대여의 대가 약속 등에 대한 객관적 증거가 없는 점 등 역시 공소사실의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5.

피고인 B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 B가 D의 사정이 좋지 않아 기성을 청구하면 항상 청구액보다 적은 금액을 받았고, 공사를 계속하기 위하여 필요한 인건비, 자재비 등이 모자라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차용하였다고 진술한 것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는 이 사건 각 차용 당시 기성금으로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할 수 있음을 알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B가 D로부터 기성금을 받고도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하고 계속하여 차용을 하였던 점, 피고인 B가 2013. 5.경부터는 현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B의 편취행위 및 편취의 의사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피고인 B가, D로부터 기성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공사가 중단되다시피 한 상황이어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공사현장의 기성금 등으로 이를 변제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음을 알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고 마치 기성금 등으로 곧 차용금을 변제할 수 있는 것처럼 하여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차용한 이상, ① 피고인 B가 D의 채무의 액수, 대표이사 T이 받아간 돈을 포함한 지출의 내역 등 그 재무상황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 않았다는 사정은 편취행위 및 편취의 범의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고, 이는 설사 피해자들에게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한 이유가 D이 수령한 기성금 중 4억 1,000만 원을 T이 받아갔기 때문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며, ② 피고인 A이 피고인 B에게 ‘다음 기성금이 나오면 피고인 B가 빌린 돈을 갚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였다 하더라도, 그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인 B가 공사현장의 기성금 등으로 피해자들에 대한 차용금을 충분히 변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볼 수 없으며, ③ 피고인 B가 2013. 8. 22. 피해자 G에게 2,000만 원을 변제한 점, 피해자들로부터 차용한 금원을 자신이 관리하던 공사현장에 투입하였던 점 등만으로는 피고인 B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 B가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과 피고인 B가 차용을 한 이유 중 하나는 공사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B가 사기 피해자들과 합의하여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은 점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정상을 종합하여 그 형을 정하였고, 원심판결 이후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양형조건의 변화가 없었다. 또한 피고인 B가 항소이유에서 언급한 사정들과 피고인 B에게 사기 전과나 벌금형을 넘는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하고, 그밖에 피고인 B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양형요소를 참작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6.

검사의 피고인 A에 관한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과 피고인 B(이하 이 항에서는 ‘B’라고만 한다)는 주식회사 D 명의로 파주 E, 일산 F, 광명시 등의 공사현장을 동시에 시공하면서 각 공사현장의 건축주나 원청업체로부터 받은 기성금을 서로 돌려 사용하는 한편, 위 D을 인수하면서 승계한 채 무금 17억 원의 변제 및 위 D 인수를 중개한 사람에 대한 수수료 지급 등으로 사용하면서 각 공사현장에서 사용할 인건비 및 건축자재비 등이 부족하게 되자, 하청업체 사장들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여 위 D의 운영자금 및 시공 중이던 각 공사현장의 공사비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1)

피해자 G 관련

피고인 A과 B는 2013. 7. 29.경 고양시 일산서구 F 공사현장에서 H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피해자 G에게 “광명 현장 준공을 위하여 급한 자금이 필요하니 3,000만 원을 빌려주면 준공 시 받을 공사대금으로 변제하겠다.”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 A과 B는 광명 공사현장의 원청업체로부터 기성금을 이미 지급받아 다른 공사현장의 경비 및 위 D의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피해자로부터 3,000만 원을 교부받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 A과 B는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차용금 명목으로 3,000만 원을 교부받았다.

2)

피해자 I 관련

피고인 A과 B는 2013. 7. 23.경 알 수 없는 장소에서 주식회사 J을 운영하는 피해자 I에게 전화하여 “현장에 돈이 내려오지 않아 힘들어서 그러니 돈을 조금만 더 빌려 달라. 기존에 빌려간 돈과 함께 꼭 변제하겠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 A과 B는 별다른 재산도 없이 위와 같이 시공 중이던 여러 개 공사현장의 원청업체로부터는 이미 기성금을 받아 사용하였고, 당시 위 D은 채무가 17억 원에 이르는 적자상태였기 때문에 피해자로부터 돈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 A과 B는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3. 7. 23.경 차용금 명목으로 1,400만 원을 교부받았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해자들이 B로부터 금전을 차용하여 달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피고인 A과는 위 돈을 빌려줄 때만 통화를 하였다는 것이어서, 피고인 A은 차용일시, 차용액수, 변제기 등에 관하여 명확한 인식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B는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차용하면서 사전에 피고인 A의 동의나 승낙을 얻은 것으로 보이지 않고, 회사 통장이 아닌 개인 통장으로 돈을 지급받은 점, B가 피해자들로부터 차용한 금원 전부를 공사현장에 투입하였음을 인정할 명확한 자료도 확인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차용금에 대하여 피고인 A에게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이 B와 공모하여 피해자들로부터 위 각 금원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G은 B에게 3,000만 원을 빌려주기 전에 피고인 A에게 전화하여 B가 기존에 빌린 돈이 있는데도 더 빌려달라고 하는데 갚을 수 있냐는 취지로 물었고, 피고인 A은 곧 기성금을 받을 데가 있으니 돈을 빌려주라는 취지로 대답하였다. I은 B에게 1,400만 원을 빌려주기 전에 피고인 A에게 전화했는데, 피고인 A은 일주일 후면 현장에서 돈이 나오니 돈을 빌려주라는 취지로 답하였다. 그러나 당시 D은 공사현장에 기성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으므로 위 회사가 기성금을 받아도 B가 위 차용금을 변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②

피고인 A은 위 차용 당시 D의 대표이사는 아니었지만, 위 회사의 지분을 받는 것을 조건으로 돈을 투자하여 회사를 공동운영하기로 하고 위 회사의 이사 자격으로 이 사건 공사현장들의 공사를 책임지고 진행하고 있었으며, 당시 위 회사가 수령한 기성금이 공사현장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공사 진행이 매우 어려웠음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피해자들에게 마치 B가 곧 나오는 기성금으로 차용금을 변제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였다. 피해자들이 피고인 A에게 전화를 한 이유는 B가 위 회사의 기성금으로 차용금을 변제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고, 피고인 A은 이를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 A에게는 B가 금원을 차용하는 것을 돕기 위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한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검찰 피의자신문에서, B는 ‘피고인 A에게 현장에 기성금이 내려오지 않아 공사진행이 많이 어려우니 돈을 내려달라고 하였으나 이후에도 기성금은 제대로 내려오지 않았고, 후에 피고인 A이 어떻게 자재가 들어와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냐고 묻자 돈을 빌려 공사를 진행하였다고 이야기했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 A은 이를 인정하면서 ‘B로부터 위와 같은 말을 듣고 다음 기성금이 나오면 갚아주겠다고 하였다’고 진술하고, ‘당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차용하지 않으면 공사 진행이 불가능하였는가요’라는 질문에 ‘예,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와 같은 상황이었기에 피고인 A으로서도 B가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빌려 공사를 계속 진행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고, 따라서 피고인 A은 B가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차용하도록 도와야 할 필요가 있었다.

④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은 D이 추가로 기성금 등을 받더라도 B가 위 차용금을 변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음을 알면서도, B가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빌려 공사를 계속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였기 때문에, 마치 기성금으로 곧 차용금을 변제할 수 있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그들로 하여금 B에게 금원을 대여하도록 하였음이 인정되고, 위 각 차용 당시 위 회사의 재정 집행을 책임지는 대표이사는 T이었고 피고인 A은 대표이사가 아니었던 점,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차용한 주체는 B이고 피고인 A이 B에게 돈을 차용하라고 지시를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피고인 A이 사전에 피해자들과 B 사이의 차용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거나 위 각 차용 당시 차용의 조건에 관하여 명확히 인식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B가 개인 통장으로 돈을 받았고 차용금이 전부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되었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점, 위 회사가 공사현장에 기성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이유 등은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7.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유죄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며, 피고인 A에 대한 무죄부분 중 일부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고, 위 부분과 원심판결의 유죄부분 중 판시 건설산업기본법위반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유죄부분과 피고인 A의 피해자 G에 대한 2013. 7. 29. 사기의 점 및 피해자 I에 대한 2013. 7. 23. 사기의 점에 대한 무죄부분을 각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B의 항소와 피고인 회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각 기각하고, 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원심판결의 피고인 B에 대한 『2020고단942』범죄사실 중 ① 모두사실 제1행의 “피고인 B는”을 “피고인 B는, 피고인 A이”로, ② 모두사실 제5행 이하의 “하청업체 사장들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여 위 D의 운영자금 및 시공 중이던 각 공사현장의 공사비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를 “하청업체 사장들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여 위 각 공사현장의 공사비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로, ③ 제1항 제4행 및 제2항 제6행의 각 “피고인 B는”을 “피고인 B, A은”으로 각 변경하고, 법령의 적용 중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의 “각 형법 제347조 제1항”을 “각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0조(2013. 7. 29.자 및 2013. 7. 23.자 각 사기의 점), 각 형법 제347조 제1항(나머지 각 사기의 점)”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경정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