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2. 2. 28. 원고에게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6,039,466원 및 그 중 11,600,000원에 대하여는 2022. 8.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나머지 34,439,466원에 대하여는 2024. 1. 13.부터 다 갚는 날까지 각 연 12%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회사는 방송 및 뉴미디어 관련 사업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1년경부터 2022. 2.경까지 피고가 방영하는 프로그램의 제작과 관련된 업무(연출·조연출, 촬영, 편집 등)를 수행한 자이다.
원고와 피고 소속 편성제작국장 사이에 2018. 4. 3.부터 2021. 2. 22.까지 5차례에 걸쳐 각 계약서가 작성되었는데, 그 구체적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 소속 D E제작국장은 2022. 1. 27. 원고에게 '2022. 2. 28. 프리랜서 계약이 만료되어 계약이 종료된다'는 취지의 프리랜서 계약 만료 안내서를 송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11년경부터 2022년경까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형식상으로만 위임(프리랜서)계약서를 작성한 채 12년간 피고 소속 근로자로 재직하였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에 따르면 원고는 근로를 시작한 2011. 4.로부터 2년이 지난 2013. 4. 이미 기간의 정함이 근로자로 간주되었다. 원고가 2020. 5. 1.자 프리랜서 계약 체결 전까지 수행한 업무가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업무'라 볼 수 없으므로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1호의 예외규정은 적용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는 2022. 2. 28. 원고를 서면 통지 없이 해고하였는데,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의 해고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원고에게 해고 이후 22개월분의 체불임금을 지급할 것을 구한다.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와의 위임계약에 따라 특정 프로그램 내 코너 제작, 완제<1>, 촬영 및 편집보조 업무를 수행한 자일 뿐, 피고 소속 근로자라 볼 수 없다.
가사 원고를 피고 소속 근로자로 볼 수 있다 하더라도, 2020. 5. 1.자 프리랜서 계약 체결 전까지의 근로관계에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특정 프로그램 제작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계약을 체결해 왔으므로(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1호)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이 적용될 수 없다. 2020. 5. 1.자 프리랜서 계약이 체결된 이후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이 정한 2년이 지나기 전 2022. 2. 28. 계약만료일이 도래하였는데,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기대할 근거는 없었던 반면, 원고가 2021. 10경 방송사고를 유발하여 피고에게는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2022. 2. 28. 기간만료로 종료되었을 뿐,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바 없다.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업무의 구체적 내용
원고는 2011. 4.경부터 2020. 2.경까지 피고가 방영하는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여 조연출 또는 코너 연출(전체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코너들 중 일부를 기획) 업무를 주로 수행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원고가 주로 참여한 아래 프로그램들을 통칭하여 '주요프로그램'이라 한다).
그 외에도 원고는 2015. 4. 30. 'P' 촬영감독 업무, 2016. 7. 1. 'Q' 관련 업무, 2016. 8. 12. 'R' 촬영감독 업무, 2018. 7. 21. 'S' 콘서트 진행 보조 업무, 2019. 9. 'T' 진행 보조 업무, 2019. 12. 31. 'U' 관련 업무, 2020. 7. 20., 2020. 8. 11., 2020. 8. 18.'V' 관련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한편 원고는 2020. 5.부터 피고 편성제작국 소속 조연출 업무의 일환으로 완제, 촬영 및 편집보조 업무도 함께 수행하였다. 구체적으로 원고는 2020. 5.경부터 2022. 2.경까지 주당 약 5~6편의 프로그램 완제 업무를, 2020. 10.경부터 2021. 2.경까지 자신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태국 및 홍콩 방송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편집하는 업무와 피고 회사 프로그램 홍보 영상을 편집하는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업무수행의 방식
원고가 관여한 주요프로그램은 피고 소속 직원이 기획한 방향에 따라 제작되었는데, 원고는 프로그램 계획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하였고, 프로그램 중 일부에 관하여는 촬영 전 진행되는 회의에 PD 및 작가와 함께 참석한 후 직접 프로그램 촬영 또는 연출 업무를 맡았으며, 송출을 위한 프로그램 영상 편집까지 수행하였다.
원고는 자신이 참여한 주요프로그램 계획, 촬영, 편집 단계 전반에서 피고 소속 직원인 PD, 촬영감독, 오디오감독 등과 긴밀하게 협력하였다.
주요프로그램 외 촬영감독, 진행보조, 편집보조 등의 업무는 대부분 피고 소속 직원(PD)들의 부탁 또는 지시에 따라 수행하게 된 것이고, 완제 또는 수출을 위한 편집 업무의 경우 피고 소속 직원들과 함께 그 업무를 배분하여 담당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정한 일반적인 출퇴근 시각에 제약을 받지는 않았으나, 담당 프로그램 제작 또는 송출 일정에 맞추어 주로 피고 편집실 또는 외부 촬영지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업무에 필요한 대부분의 장비(방송차량, 촬영장비, 편집도구 등)를 피고로부터 제공받았다.
원고는 2011년경 이래로 피고 회사 외 다른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없고, 원고의 수입은 모두 피고로부터 받은 보수로 이루어졌다.
지급받은 보수
원고는 2011. 5.경부터 2020. 5.경까지 간헐적으로 지급받은 특집방송이나콘서트 등 관련 보수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매주 각 프로그램별로 정해진 회당 보수(기간에 따라 그 액수는 300,000원, 400,000여 원, 600,000원, 700,000원으로 상이)를 지급받았다.
원고는 2020. 5.경부터 2021. 2.경까지 'C' 프로그램 업무에 지정된 보수(대부분 회당 200,000원)를 제외하고는 매달 1,800,000원을 지급받다가, 2021. 3.경부터는 다시 대체로 매주 'C' 프로그램 업무에 지정된 보수(대부분 회당 200,000원 또는 600,000원) 또는 2021. 2. 22.자 'AD(조연출) 프리랜서 업무계약서에 따른 보수(주 1회430,000원)를 지급받았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보수는 2021. 3. 23.자 기자재 임차료를 제외하면 모두 용역비, 촬영감독 수당, 보조진행 수당 등 인건비 명목의 금원이었다.
피고는 2014. 8.경부터 2019. 2.경까지 피고 근로자들이 파업하거나 프로그램 시즌 간 공백기가 발생하여 원고가 주로 담당한 'F', 'K', 'C' 프로그램이 결방한 경우 원고에게 정해진 회당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으나, 2021. 1.경부터 2022. 2.경까지 'C' 프로그램이 결방한 때에는 2020. 4. 28.자 '편성제작국 프리랜서 업무계약서' 또는 2021. 2. 22.자 'AD(조연출) 프리랜서 업무계약서'에서 정한 보수를 지급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보수를 지급하면서 근로소득세 대신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 하여 납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6, 7, 14, 15, 18 내지 20, 22, 24, 25, 29, 30,33, 35, 36, 41, 43, 44, 46, 4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5, 8, 12, 28호증의 각 기재, 증인 J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 및 갑 제2, 3, 5, 6, 14, 19 내지 25, 29, 32, 33, 35 내지 37, 41,43, 45호증,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J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 인정되는 사실로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2011. 4.이래 줄곧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근로자임이 인정된다.
일반적으로 방송 프로그램 관련 업무는 전체 프로그램 기획 및 방영 결정, 회차별 기획, 제작(촬영 및 편집), 송출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가 방영할 프로그램을 결정하였고, 회차별 기획 역시 피고 직원인 '메인 PD'가 담당하였다. 원고의 업무는 피고가 지정한 프로그램의 제작(촬영 및 편집)에 집중되어 있었는데, 이는 피고 및 피고 직원(메인 PD)의 기획 의도나 방침에 따라 수행할 수밖에 없는 업무이다. 원고가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코너 중 일부를 연출하기도 하였으나, 이러한 연출 업무 역시 미리 정해진 전체 프로그램 기획 방향을 준수하여 한정된 범위의 재량하에 수행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담당할 프로그램이나 코너를 자발적으로 선택하여 제작할 수는 없었다.
원고가 수행한 프로그램 제작(촬영 및 편집) 관련 업무는 연출, 각본, 출연자 섭외, 카메라, 무대, 조명 등 여러 방송기술 분야의 활동이 촬영지나 편집실이라는 일정한 장소 내에서 공동의 목표 아래 통일된 기획 방향에 따라 상호 밀접한 관련을 갖고 실시간으로 결합되어 수행되는 것이 보통이어서 해당 업무를 다른 관련 업무와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곤란하므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등의 특수한 경우 외에는 성질상 이를 외부에 용역 형태로 위탁하는 것에 제약이 있다. 원고도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른 방송기술 분야를 담당한 피고 직원들과 긴밀히 협조하여야 했을 뿐만 아니라 분업화된 이들 업무를 총괄·감독하는 피고 측 책임자(메인 PD 등)와 실질적으로 상·하급의 위계 구조를 이루면서 그 책임자의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피고 직원 J(메인 PD)은 원고에게 촬영 및 편집 업무를 분배하고, 업무 중 실시간으로 원고에게 프로그램 촬영, 편집 업무 전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지시함과 동시에 원고로부터 즉시 업무 상황을 보고받았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가 수행하는 행정 업무(방송제작 지원금을 위한 사업계획서<2>, 촬영 협조공문<3>등 작성)의 일부를 수행하기도 하였으며, 피고 직원의 요청이나 지시에 따라 주요프로그램 외의 다른 프로그램과 관련된 촬영, 무대진행 및 편집 등의 업무를 빈번히 수행하기도 하였다. 이에 원고가 피고 방영 프로그램 제작진 명단(엔딩크레딧)에 연출로 기재되거나 피고 명의의 촬영 협조공문에 담당 PD로 기재되는 등 대내외적으로 피고의 직원인 것처럼 표시 또는 인식된 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각 계약서들은 모두 피고가 지정하는 업무를 수행할 것을 전제로 하는 점을 더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의 업무 내용과 범위를 정하고 업무수행에 관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가 정한 프로그램 방영 일정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비록 원고가 피고가 정한 출퇴근 시간에 구속되지는 않았으나 이는 업무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피고 직원인 PD들도 비슷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해진 방영 시간 및 촬영계획에 맞추어 복수의 직원들이 협업하여야 하는 프로그램 제작 업무의 특성상 원고가 임의의 장소나 시간을 정하여 업무를 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업무의 종료 역시 피고가 정한 방송 일정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원고가 담당 프로그램의 방송 일정 및 업무수행 일정을 임의로 정하거나 이를 정하는 데 관여할 여지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는 피고가 지정하는 근무시간에 거의 전적으로 구속되어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 보아야 한다.
원고는 주로 피고가 제공한 카메라, 편집기, 촬영용 차량 등을 이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가 자신의 촬영기기(드론)를 이용한 것은 매우 일부에 불과하다. 피고가 외주 제작업체에도 촬영용 차량 등의 장비를 빌려준 사실은 있으나, 이는 외주제작업체의 개별적인 요청에 의한 것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제공한 것과 같은 포괄적인 형태의 장비 제공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원고가 피고에게 필요한 장비를 특정하여 요구한 적도 없다). 또한 원고는 주로 피고 스튜디오를 포함한 촬영장과 피고 편집실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미리 정해진 일정에 따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업무를 처리하며, 방송 전까지 촬영본을 유출해서는 안되는 프로그램 제작 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원고가 임의로 촬영 장소를 변경하거나 별도로 마련한 편집실에 촬영된 영상을 반출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원고는 피고가 지정한 근무장소, 근무방법에 구속되었을 뿐만 아니라, 업무 수행에 필요한 장비를 원고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사용하였다.
엄격한 일정 준수와 폐쇄성을 요구하는 프로그램 제작 업무의 특성상 피고가 제3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2021. 2. 22.자 AD(조연출) 프리랜서 업무계약서 역시 제11조에서 원고는 본인의 업무활동을 피고의 사전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위임, 대리하거나 대행하게 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실제로 원고가 자신의 업무를 타인에게 대행한 사실이 없다.
원고는 2011년경부터 소득 활동을 전적으로 피고에게 의존하고 있어, 피고로부터 매주 또는 매달 수령한 보수가 생계유지에 필수적인 부분이었다. 원고는 배정받은 프로그램 제작 관련 업무를 수행한 대가로 프로그램 회당 정해진 보수 또는 업무계약서에서 정한 주급 또는 월급을 지급받았고, 이를 매월 지급받은 총액으로 환산하면 특정 기간별로 대체로 비슷한 고정적 대가를 정기적으로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급 시기나 계산 방법에 있어서 차이가 있기는 하나, 원고에게 지급된 대가는 그의 노력에 따른 성과(시청률, 광고료, 판매수익 등)와는 무관하게, 피고에 의해 주어진 방송·행사 일정 및 그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업무량(노동투입량)에 따라 산정된 보수로서 본질적으로는 고정급에 속하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대가는 그 명목과 관계없이 노무의 대가로 인정된다.
프로그램 제작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였고, 원고가 자신이 관여한 프로그램의 시청률, 평가, 수익성 등에 직접적인 책임을 부담하지는 아니하였다. 원고는 프로그램 제작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지급받았을 뿐, 원고가 독립사업자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손실이나 이윤창출에 관한 위험을 부담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피고는 원고가 프로그램 제작에서 배제되거나 피고와의 위임계약이 종료되는 위험을 부담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업무평가에 따른 근무형태의 변경에 불과할 뿐 손실이나 이윤창출에 관한 위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았고, 피고의 사내 전산망에 접속할 권한도 제한적으로만 부여받았으며,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피고가 고용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이므로, 단지 이러한 사정을 이유로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해고의 적법여부
피고의 이 사건 통지가 기간제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기간만료 통보에 불과한지관하여 본다. 기간제법 제4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제1항 본문), 이를 위반하여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제2항).
위 기초사실,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11년경부터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였음에도 2018. 4. 3. 이전까지는 원·피고 사이에 어떠한 형태의 계약서도 작성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가사 원고가 2011년경 피고의 기간제근로자로 근무를 시작했다 하더라도, 늦어도 2014년경부터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통지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피고의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1호와 관련된 주장 역시 원고가 장기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피고에서 노무를 제공한 점, 원고의 업무는 특정 프로그램 제작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피고가 지정하는 프로그램 제작에 관련된 전반적인 것으로 완성에 필요한 기간이 정해진 업무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수긍할 수 없다).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하고,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며,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제26조, 제27조 제1항, 제2항).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통지는 해고에 해당하는데, 피고가 이 사건 통지 무렵 원고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라 보아야 한다.
소결
결국 이 사건 통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임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임금 지급의무의 발생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근로자가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임금 지급의무의 범위
갑 제29, 36호증,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통지 무렵 월 평균 2,092,703원<4>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이 사건 통지 이후 22개월분(2022. 3.경부터 2023. 12.경까지)의 임금을 청구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게 46,039,466원(= 2,092,703원 × 22개월)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결
그렇다면 원고는 피고에게 46,039,466원 및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중 11,600,00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2. 8. 19.부터, 나머지 34,439,466원에 대하여는 2024. 1. 12.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 신청서 송달 다음날인 2024. 1. 13.부터 다 갚는 날까지 각 연 12%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이진희 박창현
각주1) 제작된 프로그램 영상물을 광고, 연령 고지 영상 등과 함께 혼합하여 실제 송출용 영상물로 편집하는 업무
각주2) 증인 J은 방송제작 지원금을 위한 사업계획서는 원고와 방송작가들이 작성한 기획 초안을 토대로 본인이 양식에 맞춰 작성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당시 위 사업계획서 작성에 참여한 방송작가 W, X의 사실확인서 역시 동일한 취지의 내용이다.
각주3) 피고는 원고가 작성한 협조공문은 피고가 업무를 처리할 때 사용하는 공식적인 문서가 아니라고 주장하나, 피고 직원 J 역시동일한 형식의 협조공문을사용하여 업무를 처리한 사실을 고려할 때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각주4) 이 사건 통지가 있기 3개월 전(2021. 1. ~ 2022. 2.)의 평균임금. 원고가 구하는 바와 같고, 이를 피고가 다투고 있지 않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