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근로기준법위반(공소사실 제1의 가.항)
근로자 F은 2018. 5. 1.부터 2019. 4. 30.까지 발생한 연차유급휴가 및 2019. 5.
1.부터 2020. 3. 22.까지 발생한 연차유급휴가를 모두 사용하였으므로 2019년 ·2020년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이 발생하지 아니하였다.
근로기준법위반(공소사실 제1의 나.항)
피고인은 계산상 착오 등으로 인해 근로자 F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894,158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못하였을 뿐, 추후 위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위 금액을 지급하였으므로 범행의 고의가 없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피고인은 과거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제도를 시행하다가, 2016. 12. 8. 주식회사 J은행 K에 가입하여 퇴직연금 제도로 전환하였다. 피고인은 근로자 F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함에 있어서, ① 위 퇴직연금 가입 전 근무기간(2013. 5. 1. ~ 2016. 12. 7.)에 대하여는 퇴직연금 가입 당시의 근로자 F의 평균임금(2,900,000원)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하여 10,616,490원을, ② 위 퇴직연금 가입 후의 근무기간(2016. 12. 8.부터 퇴직일인 2020. 3. 22.까지)에 대하여는 퇴직연금 월 부담금 중 미납부분을 각 지급함으로써 그 전액을 지급하였다.
설령 그렇지 아니하더라도, 피고인은 근로자 F과 퇴직금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 제1의 가.항 근로기준법위반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은 2018년, 2019년에 근로자 F의 연간 연차유급휴가일수가 각 17일이었음을 전제로, 그 중 F이 휴가를 사용하였다고 진술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일수를 토대로 미지급 수당을 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F이 인정하는 부분 외에 추가로 사용한 휴가일수가 있음을 전제로 연차유급휴가가 모두 사용되었다고 주장하므로, F의 연차유급휴가 사용일수에 관하여 본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F의 진술과 같이 전체 연차유급휴가 중 일부만이 사용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미지급 수당의 산정이 정당하다고 본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C는 2018. 3.경 근로자 대표로 선출된 L과 사이에 유급휴가 대체에 관한 합의(증 제6호증)를 하였는데, 그에 따라 매년도 발생 또는 적치된 연차유급휴가를 갈음하여 관공서 공휴일(명절휴가 포함), 하계휴가 등 기타 회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날(대체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F은 수사기관에서 위와 같은 합의를 전제로, 2018년과 2019년에 각 관공서 공휴일, 하계휴가 등 대체근로일을 포함한 연차유급휴가 사용일자 및 연도별 사용일수를 상세히 진술하였는바, 그 진술내용이 구체적이고 일관된다.
이에 반하여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는 ‘해당 기간 동안의 연차휴가관리대장, 휴가원 등을 모두 소각하여 아무런 근거자료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F이 연차유급휴가를 전부 사용한 것은 맞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을 뿐, F의 구체적인 연차유급휴가 사용일자를 진술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당심에 이르러 뒤늦게 F의 연차유급휴가 사용일자가 기재된 ‘연차사용 사실 확인서(증 제7호증의 1, 2)’를 증거로 제출하면서 그와 같은 취지로 변소하고 있다.
피고인의 위와 같은 진술은 그 진술경위가 자연스럽지 않을 뿐 아니라, 관계법령<1>에 따른 연차휴가관리대장 등 서류의 의무적 보존기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이를 모두 소각하였다는 것이어서 이를 선뜻 믿기 어렵다. 또한, 위 확인서는 그 작성자가 단순히 F과 같이 근무한 근로자들에 불과하여 F의 연차유급휴가 사용일자를 정확히 알기도 힘들뿐더러, 이들이 현재 피고인의 사업체인 E의 근로자들이라는 점에서도 신빙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공소사실 제1의 나.항 근로기준법위반 부분
금품청산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죄는 근로자의 사망 또는 퇴직으로 임금 등의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한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도4343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이 부분 수당을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내에 지급하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이상,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정<2>만으로는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의 인정에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같은 취지의 이 부분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부분
퇴직금 산정기준 및 지급완료 여부
이 부분 공소사실의 미지급 퇴직금 액수 3,604,600원은, 피고인이 퇴직연금에 가입한 시점(2016. 12. 8.)을 기준으로 하여 ① 그 이전 근무기간(2013. 5. 1. ~ 2016. 12. 7., 이하 ‘이 사건 근무기간’이라 한다)에 대하여는 F의 퇴직일인 2020. 3. 22. 이전 3개월의 평균임금(4,000,000원)을 기준으로 퇴직금액 14,238,457원을 산정하고, ② 그 이후 근무기간(2016. 12. 8.부터 2020. 3. 22.까지)에 대하여는 퇴직연금 월 부담금 미납부분 및 지연이자를 합산한 미납 부담금액 12,112,005원을 산정한 후, ③ 위 각 금액을 합산한 총 퇴직급여액 26,350,462원에서 피고인이 실제 납부한 금액인 22,745,862원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산정되었다.
여기서 공소사실과 피고인의 주장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지점은, 이 사건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 산정에 있어 그 평균임금을 피고인 주장의 ‘퇴직연금 가입 전 3개월’로 할 것인지 아니면 공소사실과 같이 ‘퇴직일(2020. 3. 22.) 이전 3개월’로 할 것인지의 문제이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퇴직금청구권은 계속 근로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하여 발생하는 것이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연수, 평균임금 및 퇴직금지급률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두 퇴직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5. 14. 선고 95다1925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인의 퇴직연금 가입시점을 기준으로 F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거나, 피고인이 F과 사이에 그때까지의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기로 합의하였다는 등의 사정도 없는 이상, 이 사건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 산정 또한 ‘최종적인 퇴직 당시’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함이 타당하다.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의 미지급 퇴직금 산정이 정당하다고 본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고,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퇴직금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의 존부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F과의 퇴직금 지급기일 연장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퇴직금 지급기한 연장에 관한 합의 확인서(증 제8호증)’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서류는 F 본인 또는 F을 비롯한 퇴직근로자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근로자대표가 퇴직금 지급기한의 도과 전에 사용자와 사이에 작성한 합의서가 아니라, F의 동료 근로자들 중 일부가 이 사건 항소심 재판 진행 중인 2022. 8. 29. 작성한 ‘과거에 피고인과 F 사이의 연장합의가 있었음을 알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서에 불과하여 이것만으로 연장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이 없는 점, 각 미지급 부분의 금액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미지급 경위에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피해회복 등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한편 원심판결 이후 새롭게 양형에 참작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 변경이 없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들과 피고인이 항소이유에서 언급한 사정들을 감안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상훈 조성필
각주1) 근로기준법 제42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2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관한 중요한 서류의 하나로서 임금의 결정ㆍ지급방법과 임금계산의 기초에 관한 서류를 3년간 보존하여야 한다.
각주2) 피고인은 체불금품이 발생하는지 몰라 합의한 적도 없고, 2017. 5. 30. 이후 입사하여 1년을 넘게 근로한 근로자에게 최초 1년에 연차휴가가 26개 발생한다는 사실을 근로자 F의 퇴직일 이후에서야 감독관으로부터 설명을 들어 알게 되어 수당 지급이 늦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