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결정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1. 8.자 2023카합20427 결정

주문

1.

채무자는 채권자의 2023. 4. 17.자 단체교섭 요구에 대하여 그 교섭요구사실을 사업 장에 7일간 공고하는 등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성실하게 이행하라.

2.

채권자의 나머지 신청을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이유

1.

소명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가.

채권자는 언론, 출판 등 매체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주된 조직대상으로 하여 2000. 11. 24.경 설립된 전국 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채무자는 상시 98명의 근로자를 두고 출판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채권자는 2022. 11. 29. 산하에 채무자 회사 사업장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채권자 C 지부'(이하 '채권자 지부'라 한다)를 결성하여 이를 인준하였고, 당시 채무자 소속 근로자 17명이 채권자 지부에 조합원으로 가입하였다. 이후 채권자는 2022. 12. 1.경 채무자 대표자에게 채권자 지부가 결성되었음을 통보하였다.

다.

채권자는 2023. 4. 17. 채무자에게 '2023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청하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등에 정한 절차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여 줄 것을 요청(이하 '이 사건 단체교섭요구'라 한다)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그러나 채무자가 이 사건 단체교섭 요구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아니하자, 채권자는 2023. 5. 3. 및 같은 달 24. 채무자 대표자에게 단체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할 것을 거듭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각 발송하였다(채권자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이 있은 이후인 2023. 8. 22. 및 2023. 10. 10.에도 채무자에게 유사한 내용의 공문을 각 발송하였다). 라. 채권자는 2023. 6. 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단체교섭 요구 사실을 채무자가 사업장에 공고하지 않았으므로 위 단체교섭 요구 사실의 공고를 구하는 내용의 시정을 신청하였고, 이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6. 12. 채권자의 위 시정 신청을 인용하는 초심 결정을 하였다(D 결정). 이에 채무자는 2023. 6. 29.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7. 7. 위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E 결정, 이하 '이 사건 1차 재심결정'이라 한다). 이에 채무자는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이 사건 1차 재심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 2023구합74925호로 제기하여 현재 소송 계속 중이다(이하 '관련 행정소송'이라 한다).

마.

채권자는 2023. 6. 2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채무자가 채권자 조합의 교섭 요구사실을 공고하지 않고, 단체교섭 요구에도 응하지 않은 행위는 단체교섭 거부의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한다. 채무자는 채권자 조합과 성실하게 교섭하라'는 신청취지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8. 21. 채권자의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으며(F 결정), 이에 채무자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1. 30. 위 재심 신청을 전부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G 결정, 이하 '이 사건 2차 재심결정'이라 한다).

바.

이 사건과 관련되는 노동조합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의 규정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2.

채권자의 주장 요지

채권자는 노동조합법령 등에 정한 절차에 따라 채무자에게 이 사건 단체교섭 요구를 비롯하여 수차례에 걸쳐 단체교섭 요구사실을 공고하는 등 단체교섭 절차를 진행할 것을 요청하였음에도 채무자는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의 이 사건 1차, 2차 재심결정이 있었음에도 채무자는 현재까지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단체교섭 요구 등에 전혀 응하지 아니하고 있다. 따라서 채권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신청취지 기재 가처분을 구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판단

앞서 본 소명사실에 의하면,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 사건 단체교섭 요구를 할 당시 채무자의 사업장에는 채권자 지부만이 설립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 및 제14조의5는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를 전제하여 규정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관련 규정의 내용과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에서 정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절차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의5에서 정한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절차는 하나의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채무자는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이 채권자의 이 사건 단체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 및 공고 절차에 따라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1)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에서는 사용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제14조의2에 따라 교섭요구를 받은 때에는 그 요구를 받은 날부터 7일간 그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등을 공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이러한 공고제도가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는 취지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또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은 '노동조합은 해당 사업장에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교섭 및 협약 체결권한) 또는 제29조의2 제1항(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선정)에 따라 그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만 존재하는 경우를 포함한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의 경우에도 동일한 교섭 요구 절차가 적용됨을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에서 '제14조의2에 따라 교섭 요구를 받은 때'는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를 전제로 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1항뿐 아니라, 단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도 포함하는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따라 교섭요구가 있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해석된다.

2)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관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9항의 위임규정에 근거한 것이기는 하나, 위 위임규정은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참여 방법,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을 위한 조합원 수 산정 기준 등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와 교섭비용 증가 방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내용이므로,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할 때의 교섭요구에 한정하여 위임하는 취지라고 보기 어렵다. 만일 위 위임규정이 복수 노동조합의 경우만을 전제한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하나의 노동조합만 존재하는 사업장에서의 단체교섭 요구 방법 등과 관련하여서는 아무런 규정도 없는 것이 되는데, 입법자가 이를 의도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3)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 제1항은 공고의 방식이 다른 노동조합과 근로자가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등 노동조합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는 단체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이 있음을 알려 다른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에게 향후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또는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 참여하거나 의사를 반영할 기회 등을 제공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통해 사업장 내의 다른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게 함은 물론, 아직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들로 하여금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노동조합을 결성할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 현행 노동조합법령에 따르면, 근로자는 언제든지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고 산업별 노동조합 등 상급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도 있어서, 사용자가 노동조합으로부터 단체교섭을 요구받을 당시 해당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충분히 상정할 수 있다. 따라서 만일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제도가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할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본다면,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자의 주관적인 인식에 따라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여부가 좌우될 수 있게 된다. 이는 집단적 노동관계의 법적 안정성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고, 사용자가 이를 악용할 여지도 있어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적법성이나 노동조합 대표자의 권한 등을 다투며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에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교섭요구 사실 공고 절차를 통해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할 필요성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할 때만 사용자에게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인정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나.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판단

앞서 소명된 사실에 의하면, 채무자의 사업장에 채권자 지부가 설립되었고, 이에 따라 채권자 조합은 채무자에게 이 사건 단체교섭 요구를 하였음에도 채무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면서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은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채권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주문 제1항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할 피보전권리가 있다고 할 것이다(이에 대하여 채무자는 채권자 지부 자체가 설립되지 아니하여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채무자 사업장 내에 조합원들이 실재하지 않으며, 일부 조합원들의 경우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의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하여 채권자 또는 채권자 지부의 조합원이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채권자는 이미 채무자에게 수차례에 걸쳐 채권자 지부가 설립되었고 단체교섭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점, 채무자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아가 채무자는 이 사건 1, 2차 재심결정에도 불구하고 채권자 지부의 설립 자체나 노동조합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면서 이 사건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아니할 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는 점을 비롯하여 이 사건 신청 제기 전, 후의 경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주문 제1항 기재 가처분을 명할 보전의 필요성 역시 소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채권자는 주문 제1항 기재 가처분결정에 대한 집행관 공시를 구하고 있으나, 사안의 성질상 집행관 공시가 가처분결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방법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채권자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에 대비하여 간접강제도 함께 신청하였으나, 채무자가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데다가, 만약 그와 같은 사정이 발생한다면 별도의 신청으로 간접강제를 구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신청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채권자의 이 사건 신청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4. 1. 8.

판사 김우현(재판장) 김진호 조약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