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1. 5. 선고 2024가합108218 판결

해고무효확인

주문

1.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7,83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1. 26.부터 2025. 11. 5.까지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노인복지법에 따른 재가노인복지시설인 C센터(이하 '피고 시설'이라 한다)를 운영하는 개인사업자이다.

나.

원고는 사회복지사 자격을 보유한 사람으로, 2024. 1. 1. 피고와 근로계약기간을2024. 1. 1.부터 2024. 12.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같은 날부터 피고 시설에서 사무국장으로 근무하였다.

다.

원고와 피고는 2024. 1. 27.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대화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대화'라 한다). 원고는 피고 시설에 2024. 1. 31. 마지막으로 출근한 이후 2024.2. 1.부터는 근무하지 않았다.

라.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피고는 이 사건 대화 당시 원고에게 2024. 1. 31.까지만 출근하라고 통보하였으므로 이는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해고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를 해고하면서 그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정한 해고절차를 위반하였고,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24.1. 31.자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으로 ① 위 해고일 다음날인 2024. 2. 1.부터 2025. 7. 31.까지의 기간 동안 발생한 임금 합계 45,54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5년 7월분 급여 지급일 다음날인 2025. 8. 26.부터 계산한 지연손해금과 ② 2025. 8.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2,53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피고는 이 사건 대화 당시 원고에게 수습기간 중 평가가 저조하다는 점과 그것이 본채용 거부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업무처리능력 개선을 요구하였을 뿐, 원고를 해고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사건 근로계약은 원고의 묵시적인 사직의 의사표시 내지 합의에 의하여 종료되었으므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설령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르면 3개월의 수습기간 중 '업무 부적격'으로 평가될 경우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피고는 원고의 업무처리능력 미숙을 이유로 수습기간 중인 2024. 1. 31.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하였으므로, 원고는 수습기간 만료일인 2024. 3. 31. 퇴직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는 2024. 8. 30. 원고에게 복직을 독려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거부하였고, 피고는 2024. 10. 12.자 준비서면에서 근로계약 해지의 사유를 명확히 하여 그 무렵 근로계약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였으므로, 원고의 미지급 임금 청구는 위 각 시점인 2024. 3. 31., 2024. 8. 30. 또는 2024. 10. 12.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인정되어야 한다.

3.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리

1)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피고와의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이미 피고의 인사규정에 의한 당연해직사유인 정년을 지났다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2다14036 판결 등 참조). 한편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므로(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는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그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

2)

다만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위 대법원 2007두1729 판결 참조). 따라서 이와 같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곧바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은 아니므로, 해고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인정된다.

나.

판단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은 2024. 1. 1.부터 2024. 12. 31.까지이므로,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음은 명백하다. 그리고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 17호증, 을 제45, 46, 4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문서제출명령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로계약기간을 '2024. 1. 1.부터 2024. 12. 31.까지'로 정하면서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오히려 '신규입사자의 경우 직무수행능력, 회사환경의 적응력, 고객친화력 등을 판단하기 위하여 입사일로부터 3개월간 수습기간으로 정하여 정식채용 여부를 심사하며, 수습기간 중 또는 종료시 업무 부적격(평가점수 70점 미만)으로 평가될 경우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여, 입사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는 일정한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위 근로계약기간 내에도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2)

피고가 2024년 12월경 올린 경력직 사회복지사 모집공고(원고는 위 공고에 따라 피고 시설에 지원하여 2024. 1. 1.부터 출근하였다)에는 '채용 형태: 계약직', '직종: 사회복지사', '고용형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 12개월 / 계약기간 만료 후 상용직 전환 검토'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는 최초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다음 그 계약기간인 12개월이 만료되면 별도의 검토를 거쳐 상용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보이고, 위 기재를 최초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 곧바로 또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그 자체로 근로계약이 갱신되거나 상용직으로 전환된다는 내용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3)

피고가 피고 시설의 조리원,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 등을 모집할 때도 위 2)항과 같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 / 12개월 / 계약기간 만료 후 상용직 전환 검토'라는 취지로 공고하였고, 2024년 1월 당시 피고 시설에 근무한 직원 중 상당수(원고는 당시 근무자 17명 중 단기 퇴사자 3명을 제외한 14명을 기준으로 계약이 갱신된 근로자 11명의 비율을 계산하면 78.6%라고 주장한다)가 최초 계약기간인 12개월이 지난 이후에도 피고 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런데 피고 시설은 노인복지법 제38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주·야간보호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노인복지시설로서 같은 법 제39조 제4항, 같은 법 시행규칙(시행 2024. 1. 1., 보건복지부령 제953호) 제29조 제3항, [별표 9]에 따라 시설장 1명, 사회복지사 1명 이상, 요양보호사 7명당 1명 이상, 사무원(이용자 25명 이상인 경우) 1명, 조리원 1명, 보조원(운전사) 1명을 각 배치하여야 하고, 시설장은 이용자별 재가노인복지 제공계획 수립 및 복지증진에 관한 상담·지도, 직원에 대한 교육 및 관리 등의 업무를, 사회복지사는 이용자의 건강유지, 여가선용 등 노인의 복지서비스제공계획을 수립하고 복지증진에 관하여 상담 및 지도 등의 업무를, 요양보호사는 이용자에게 신체활동 지원, 가사활동 지원 등의 업무를 각 수행하여야 한다. 원고는 사회복지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피고 시설에서 '사무국장' 직종으로 근무하면서 프로그램 진행 및 관리·운영, 건강보험공단 등 유관기관을 상대하면서 청구 등을 하는 제반 행정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위 직종은 노인복지법령에 따른 필수인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관 규모 등에 따라 일정 인원을 필수적으로 배치하여야 하는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 등과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당시 피고 시설에는 사회복지사 1인이 이미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통상적인 행정 업무를 주로 수행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고 시설에 사회복지사 자격을 갖춘 사람이 1인 이상 근무하여야 한다는 점만으로 반드시 원고라는 특정 개인이 계속하여 근무하면서 위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위 직원들에 대한 모집공고는 최초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 별도의 검토를 거쳐 근로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 시설에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갱신하는 관행이 있었다거나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고 신뢰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4)

원고는 2024. 1. 1. 피고 시설에 입사한 다음 2024. 1. 31. 퇴사하여 근무기간이 약 1개월이었고, 해당 근무기간 동안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 원고와 피고가 2024. 1. 27. 한 이 사건 대화에 따르면 원고 역시도 수습기간 중에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근로계약이 해지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다만 피고가 2024. 1. 31. 원고를 적법하게 해고하였는지 여부는 원고의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의 전제가 되므로, 아래에서 함께 살펴본다.

4.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가 2024. 1. 31. 원고를 해고하였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갑 제4호증, 을 제4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하여 종료되었고, 이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2024. 1. 31.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가)

이 사건 대화 당시 피고는 원고에게 '서로 업무 호흡이 맞지 않고, 원고가 사무국장으로서 수행한 업무가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원고와 같이 일을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이야기하였고, 이에 원고가 '수습기간이 3개월이니까 그래도 2개월 정도 좀 지켜보시고 결정을 해 주시면 좋겠다. 저는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할 말이 없고, 수습기간 2개월이 남았다는 점까지 전반적으로 평가해서 퇴직 일자를 정하여 달라.'는 취지로 대답하자 원고에게 '이달 말일(2024. 1. 31.)까지 근무해 달라'고 말하였다. 위 대화 내용에 따르면, 피고는 피고 시설을 운영하는 대표로서 원고에게 퇴직 여부와 구체적인 퇴직 일자를 일방적으로 정하여 통보하였고, 원고가 '수습기간인 2개월 동안 더 지켜보고 판단을 재고하여 달라'고 말한 점에 비추어 이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는 마지막 근무일인 2024. 1. 31. 피고에게 업무의 인수인계를 하면서 '내 의사하고 무관한 마지막 근무일이지만 제출할 건 제출해야 되고. 그리고 1월달 급여는 2월달에 입금이 되는데 급여명세서 같은 경우는 제가 어떻게 받아볼 수 있죠?'라고 이야기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명시적으로 반박하지 않고 원고의 질문에 '카톡으로 보내드리겠다'는 취지로 대답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가 2024. 1. 31. 피고 시설의 메일 주소를 이용하여 위 기관의 고용보험취득·상실신고 등의 업무를 대행하는 회계법인에 원고의 '4대보험 신고 요청서'를 상실사유를 '수습기간 계약종료'로 하여 송부하고, 같은 날 피고 시설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나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원고는 피고 시설의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면서 기관 운영에 따른 전반적인 행정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에 따라 2024년 1월경 입·퇴사한 직원들에 관한 4대보험의 취득·상실 관련 서류를 송부하면서 그 대상자로 원고를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위 신고 요청서에는 원고 외에도 2024. 1. 29.경 입사한 요양보호사에 대한 취득신고 요청 및 같은 날 퇴사한 요양보호사에 대한 상실신고 요청이 함께 기재되어 있다). 또한 원고가 피고 시설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나간 것은 위 기관에서의 근무가 종료되었기 때문으로 보일 뿐, 해당 근무 종료의 원인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스스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거나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라)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이후인 2024. 2. 26.경 피고에게 '급여계약서를 변경하다니요? 입사 전 수습기간 중 급여삭감 없는 것으로 합의해서 상호간 확인 후 계약서 작성했지요. 저의 수습기간 중 B 대표님에 의해 본채용이 일방 거부된 1월 31일까지는 당연히 급여가 이상 없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위 메시지는 원고가 피고 시설에서 퇴직하는 과정에서 2024년 1월분의 급여를 정산하는 과정에서 나눈 대화로 보이고,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먼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거나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다(오히려 원고는 위 메시지에서 수습기간 중 피고에 의하여 본채용이 일방적으로 거부되었다고 명시적으로 말하고 있다).

나.

이 사건 해고의 유효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한편 해당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그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피고가 2024. 1. 27. 이 사건 대화 중에 원고에게 '2024. 1. 31.까지 근무하라'는 취지로 통보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피고가 위 구두 통보와 별도로 원고에게 구체적·실질적인 해고사유나 근로계약 체결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따른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어서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효력이 없다.

나)

나아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을 제32, 4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에게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할 만한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이러한 점에서도 무효이다.

(1)

이 사건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을 2024. 1. 1.부터 2024. 12. 31.까지로 정하면서 '신규입사자의 경우 직무수행능력, 회사환경의 적응력, 고객친화력 등을 판단하기 위하여 입사일로부터 3개월 동안 수습기간으로 정하여 정식채용 여부를 심사하며, 수습기간 중 또는 종료시 업무 부적격(평가점수 70점 미만)으로 평가될 경우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피고는 실무수습 평가서(을 제3호증, 이하 '이 사건 평가서'라 한다)에 따르면 원고가 총점 8점의 평가를 받았으므로 원고에 대한 수습기간 이후의 채용을 거부하고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그런데 이 사건 평가서가 실제로 원고에 대한 해고일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서 이 사건 해고 당시 근로계약 해지의 근거가 되었다고 볼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되어 있지 않다(을 제43호증의 1 '근무평가서'는 이 사건 평가서와 형식 및 내용이 다르고, 을 제43호증의 2 내지 9 '실무수습 평가서'는 이 사건 소제기일인 2024. 7. 30. 이후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 사건 평가서는 평가항목으로 '담당업무를 잘 소화시켜 낼 수 있는 정도', '담당업무에 맞는 능력의 보유 정도', '업무에 대한 책임감','조직 내 융화에 필요한 인과관계', '업무처리의 정확도', '태도'를 두고 있고(항목별 만점 5점, 총점 만점 30점), 운용지침으로 '평점 계 15점 이상일 경우에만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평점 계 10점 이하일 경우, 1개월 미만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라고정하고 있는 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수습기간 종료시 업무 부적격(평가점수 70점 미만)으로 평가될 경우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여, 서로 평가의 기준이나 내용 등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위 평가서가 실제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 정한 실무수습평가를 위하여 작성된 것인지 의문의 여지가 있다.

(3)

피고가 2024. 1. 19. 당시 피고 시설의 시설장으로 근무하던 D에게 '직원 업무평가서'라는 이름의 파일을 보내면서 '1월 수습직원 경력자 포함해서 진행'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는 하였으나, 위 평가서가 이 사건 평가서와 동일한 내용으로서 통상적인 실무수습 평가의 일환으로 작성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

피고는 2024. 1. 27. 이 사건 대화 당시 '원고가 입사 초기 피고가 구글 계정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크게 화를 냈다'고 말하였을 뿐, 이 사건 평가서를 제시하면서 앞서 본 구체적인 평가 항목이나 해당 항목별 평가결과, 이에 따른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 여부 등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4)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로계약 해지 및 해고사유로 '근로자가 업무를 태만히 하거나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한 때, 고객에게 불성실한 서비스로 연간 3회 이상 불만사항이 접수된 경우, 기타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근로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 등을 들고 있으나, 원고에게 이러한 사유가 존재하였다거나, 원고의 업무수행능력 등이 원고를 수습기간 이후에도 채용하지 않을 정도로 부족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되어 있지 않다.

다.

피고의 임금지급의무 및 미지급 임금의 범위

1)

지급의무의 발생

가)

사용자의 근로자를 상대로 한 해고 처분이 무효인 경우에는 그동안 근로계약 관계가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음에도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다45753, 45760 판결 등 참고).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은 앞서 나.항에서 본 것과 같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날인 2024. 2. 1.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 종료일인 2024. 12. 31.까지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는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 따른 휴업수당으로서 미지급 임금의70%에 해당하는 금액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피고의 주장은 위 법리에 반하는 것이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원고는 위 2024. 2.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임금의 지급을 구하나, 앞서 3.의 나.항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원고의 계약기간은 2024. 12. 31. 종료되었고, 원고에게 위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 중 위 2024. 12. 31.까지의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초과하는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또한 앞서 나.항에서 본 것처럼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정한 수습기간의 종료일인 2024. 3. 31. 위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2024. 8.30.경 피고에게 업무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함으로써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객관적인 증거가 제출되어 있지 않으며, 위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이 사건 2024. 10. 12.자 준비서면의 송달로 위 해고의 효력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 다음날인 2024. 2. 1.부터 위 각 기간까지의 임금만 인정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2)

미지급 임금의 범위

가)

원천징수하는 소득세에 대한 징수의무자의 납부의무는 원칙적으로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때 성립하고 이에 대응하는 수급자의 수인의무의 성립시기도 같다고 할 것이므로, 지급자가 위 소득금액의 지급시기 전에 미리 원천세액을 징수·공제할 수는 없고, 원천징수의 대상이 되는 소득이라고 하여 소득의 범위 그 자체가 당연히 원천세액만큼 감축되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법리는 국민연금법 제88조의2 제1항, 국민건강보험법 제79조 제1항,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의2 제1항에 의한 국민연금보험료, 국민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의 징수·공제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따라서 사용자가 부당하게 근로자의 근로 제공의 수령을 거절하는 등의 사유로 근로자에게 이미 경과한 기간에 대한 임금을 소급하여 산정·지급함에 있어서는 국민연금보험료, 국민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를 공제할 수 없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2다85472,85489,85496,85502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근로계약이 원고의 월 급여를 2,530,000원으로 정하면서 이를 익월 25일에 원고 명의의 계좌로 지급하도록 정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피고 회사가 원고의 2024년 2월분 이후의 임금에 관한 소득세 또는 4대 보험료를 실제로 납부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정한 임금에서 소득세 또는 4대보험료 등의 금액이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피고의 주장은 위 법리에 반하는 것이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2024. 2. 1.부터 2024. 12. 31.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임금 합계 27,830,000원(=2,530,000원 × 11개월)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2024년 12월분 급여의 지급일 다음날인 2025. 1. 26.부터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피고의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1)

항변의 요지

피고는 원고의 부적절한 업무수행과 이로 인한 피고 시설 이용자들의 민원 등으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었고, 원고의 퇴사로 인하여 새로 시설장을 채용하여 급여를 지출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치료비와 추가 급여 상당액인 38,956,700원의 손해배상채권 및 위자료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보유하는 미지급 임금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2)

판단

가)

을 제48, 4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피고가 E병원과 F병원에서 치료비로 1,806,700원을 납부한 사실, 2025. 5. 5.경 피고 시설의 시설장으로 G가 재입사하여 피고가 이에 따른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기는 하다.

나)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의 업무수행 및 이 사건 소송의 제기 등이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라거나 이로 인하여 피고에게 위와 같은 재산상 또는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에게 위와 같은 손해배상 또는 위자료 채권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고(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원고의 미지급 임금채권 중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은 압류가 금지되는 채권으로서 채무자인 피고가 이에 관한 상계로 원고에게 대항할 수도 없다(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 민법 제497조). 따라서 피고의 상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해고에 따른 미지급 임금으로 원고에게 27,830,000원(=2,530,000원 × 11개월)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4년 12월분 급여의 지급일 다음날인 2025. 1. 2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1. 5.까지 상법이 정한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미가 있다.

5.

결론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위 각하 부분을 제외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며,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길(재판장) 김창수 김시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