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국내외 항공 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이다.
피고의 각 임금피크제 도입 경위 등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 제19조에서 사업자로 하여금 근로자의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할 것 으로만 규정하던 것이 의무적으로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개정됨에 따라(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 피고는 그 시행일인 2016. 1. 1.부터 근로자의 정년을 기존 근로자의 정년인 55세에서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이에 피고는 2014. 5.경부터 피고의 사업장 내 복수의 노동조합과 여러 차례 교섭 절차를 거쳐 2015. 1. 1. 근로자의 정년을 만 55세로 정하고 있던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만 60세로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 근거 규정을 신설하였고, 같은 날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함으로써 임금피크제(이하 '1차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도입하여 시행하였다.
피고는 2019. 1. 1. 다시 위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개정하여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자에 대한 각 연차별 임금 지급 비율을 다음과 같이 각 그 대상자에 대한 평가등급별로 달리 적용하는 '평가등급별 차등 감액제'를 도입하여 시행하였다(이와 같이 수정된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2차 임금피크제'라 하고, 1차 임금피크제와 2차 임금피크제를 통틀어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라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청구금액표 '청구금액 합계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4가합108553,2024
판결선고
2025. 10. 31.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는 청년채용 등과 같은 다른 목적 없이 오로지 정년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으로, 피고가 원고들의 정년을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한 것은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된 데 따른 당연한 의무 이행에 불과하다.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의 적용으로 업무량 · 업무강도 등의 저감 없이 임금피크 기간 5년 동안 연 임금액이 매년 5% 또는 10%씩 감액되는 큰 불이익을 입었음에도 피고는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아무런 대상 조치를 도입하지 않았는바,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원고들을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과 차별한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무효인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 감액된 임금을 포함하여 산정한 정당한 퇴직금과 원고들이 실제로 지급받은 퇴직금의 차액으로서 별지 청구금액표 '청구금액 합계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한다.
판단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 · 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 · 훈련(제3호), 배치 · 전보 · 승진(제4호), 퇴직 ·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하므로 취업규칙에서 이에 반하여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등과 관련하여 근로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한편,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임금을 특정 연령부터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을 제1, 4, 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2013. 5. 22.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은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인바, 위와 같이 60세의 정년을 강제한 법률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 자체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에서 정한 임금체계 개편 사유가 될 수 있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1> 참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
상하고 있다.
고령자고용법의 개정과 이에 따른 취업규칙의 개정으로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1차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점 등에 비추어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은 서로 연계되어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를 별개의 것으로 보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는 기존에 만 55세였던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되는 것에 대응하여 인건비상승 부담을 완화하고자 시행된 것으로서 정년 연장에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재정 부담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의 임금체계 개편 조치에 해당하므로,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의 불이익 여부 및 그 정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1차 임금피크제는 정년이 연장된 5년 동안 직전 대상임금의 90%, 80%, 70%,60%, 50%를 각 지급하는 내용이고, 2차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자에 대한 각 연차별 임금 지급 비율을 각 그 대상자에 대한 평가등급별로 달리 적용하는 '평가등급별 차등 감액제'의 시행으로 같은 기간 동안 직전 대상임금에 각 대상자의 평가등급에 해당하는 제1의 나. 2)항 표 기재 각 비율을 적용한 금액을 각 지급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는 모두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기존 정년인 만 55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 만 55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다음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 시행 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결국 원고들은 정년이 5년 연장됨으로써 해당 기간 동안 취업규칙에서 정한 임금을 추가로 지급받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 시행 전과 비교하여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
1차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감액은 매년 최대 10%씩 이루어졌고, 5년 간연평균 임금 감액 비율 역시 최대 30%였으며, 2차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감액은 평가등급별 차등 감액제의 시행에 따라 위 임금피크제의 적용 대상자로서 4 내지 5 등급을 받은 피고 근로자들의 매년 임금 감액 속도 및 5년 간 연평균 임금 감액 비율은 기존과 동일하였지만, 1 내지 3등급을 받은 피고 근로자들의 임금 감액 속도 및 비율은 매년 5% 정도, 5년 간 연 평균 임금 감액 비율은 10 내지 20% 정도에 그치는바, 이러한 임금의 감소 속도 및 비율이 과도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연평균 임금 감액 비율 역시 지나치게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의 적용 대상인 근로자들은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에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으로 변경 가입할 수 있게 되었고,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이 종전 누리던 복리후생 항목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여부 및 그 적정성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는데,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반드시 별도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강도를 경감하여 줄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원(재판장) 이현지 박창현
별지
각주1)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임금피크제 지원금)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이하 이 조에서 "임금피크제'라 한다)에는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제2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업주에게도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각주2) 1.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을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연장하면서 55세 이후부터 일정 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각주3)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의2(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사업장에서의 임금 감액에 따른 지원금)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한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날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해당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2018년 12월 31일 전에 종료되는 경우는 그 고용기간동안 지급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