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채권자의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당사자 등의 지위
사단법인 E(이하 ‘이 사건 협회’라 한다)는 근로자 및 일반국민의 안전과 사업주의 재해예방활동을 증진하고 회원의 권익 보호에 기여하기 위하여 설립된 고용노동부 소관 비영리법인이고, C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이 사건 협회에 소속되어 있는 근로자를 구성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이다.
채무자는 2008. 2. 1.경부터 2012. 8. 1.경까지 및 2015. 1. 1.경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자이다.
D은 2020. 11. 4.경 채무자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제11대 위원장으로 선출될 당시 후보자로 출마한 자이고, 채권자는 2023. 10. 24.경 채무자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제12대 위원장으로 선출될 당시 후보자로 출마한 자이다.
규약 중 이 사건 조합원 범위 조항의 당초 내용
이 사건 협회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6. 8. 8.경 유효기간을 2년으로 하는 2016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제4조(구성 및 가입범위)에는 이 사건 협회의 근로자가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거나 탈퇴하는 경우 해고하여야 한다는 이른바 유니언숍(Union Shop) 규정이 있었고(이하 ‘이 사건 유니언숍 규정’이라 한다), 적용제외 대상자로 ① 3급 이상 직원 및 지회 운영팀장, 출장소장, ② 경영지원본부, 전략실 및 감사실, ③ 전문기술직 및 전문직이 정하여져 있었다.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18. 4. 26.경 개정한 규약 제6조(구성 및 가입범위)에는 단체협약상 유니언숍 규정과 동일한 내용이 있었고, 적용제외 대상자로 ① 기관장, 교육운영부장, ② 감사실, 경영지원본부, ③ 전략기획본부, 비서실, ④ 기간제근로자 및 전문기술직이 정하여져 있었다(이하 ‘이 사건 조합원 범위 조항’이라 한다).
규약 중 이 사건 조합원 범위 조항의 1차 개정
이 사건 협회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8. 7. 24.경 유효기간을 2년으로 하는 2018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유니언숍 규정의 적용제외 대상자가 ① 2급 이상 직원, ② 3급인 자로 직제상 부장 이상인 보직자(다만 3급 무보직자는 희망자에 한하여 노동조합 상무집행위원회 3분의 2 이상의 찬성 의결을 얻은 경우 조합원 자격을 인정함), ③ 중앙회 지원부장 및 교육운영부장, 출장소장, ④ 감사실, 비서실, 전략기획본부, 경영지원본부 소속 직원, ⑤ 전문기술직, 전문직으로 개정되었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8. 12. 17.경 대의원회를 개최하여 규약 중 이 사건 조합원 범위 조항을 위 1)항 기재와 동일한 내용으로 개정하였다(이하 ‘1차 개정’이라 한다).
1차 개정 당시 대의원회 투표 결과는 아래와 같다.
승진 및 직급체계 개편에 따른 채무자의 직급 변동
이 사건 협회는 2019. 1. 23.경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인사규정 및 직제규정을 개정하여 일반직 직급체계를 1~9급에서 1~7급으로 개편하였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협회의 일반직 직원이었던 채무자는 당초 2019. 2. 1.경 4급에서 3급으로 승진할 예정이었으나, 위와 같이 직급체계가 개편됨에 따라 2019. 2. 1.경 2급이 되었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9. 3. 11.경 상무집행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재적 위원 51명 중 49명의 참석과 참석 위원 전원의 찬성으로 2급 무보직자로서 조합원 자격 유지를 희망하는 채무자에 대하여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기로 의결하였다.
규약 중 이 사건 조합원 범위 조항의 2차 개정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9. 12. 9.경 대의원회를 개최하여 규약 중 이 사건 조합원 범위 조항을 아래와 같이 개정하였다(이하 ‘2차 개정’이라 하고, 개정된 부분을 밑줄로 표시하였다).
2차 개정 당시 대의원회 투표 결과는 아래와 같다.
1차 개정 및 2차 개정 당시 대의원회 구성에 관한 문제 제기 및 개선 조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관악지청은 1차 개정 및 2차 개정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대의원회의 결의에 조합원이 직접ㆍ비밀ㆍ무기명 투표로 선출하지 않은 자(지부장, 상무집행위원)가 참가한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민원을 접수하였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관악지청은 위 대의원회 결의에 조합원이 직접ㆍ비밀ㆍ무기명 투표로 선출하지 않은 상무집행위원이 참가한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17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고, 지부장의 경우 조합원이 직접ㆍ비밀ㆍ무기명투표로 선출하고 있기는 하나 규약에 이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으므로, 각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검토한 다음 이 사건 노동조합에 이를 자율적으로 개선하도록 지도하였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3. 11. 7.경 대의원으로만 구성된 대의원회를 개최하였고, 재적 대의원 46명 중 29명의 참석과 참석 대의원 전원의 찬성으로 규약 중 이 사건 조합원 범위 조항을 아래와 같이 개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개선조치’라 한다).
노동조합법 및 이 사건 노동조합의 규약
노동조합법 및 이 사건 노동조합의 규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이 사건 조합원 범위 조항 제외)은 별지 기재와 같다.
신청이유의 요지
규약 중 이 사건 조합원 범위 조항에 관한 1차 개정 및 2차 개정은, ① 각 대의원회 결의에 대의원 아닌 자가 참가한 하자가 있을 뿐만 아니라, ② 채무자 1인에게 조합원 지위를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각 대의원회 결의에 특별이해관계인(채무자 및 채무자가 임명한 상무집행위원 중 대의원인 자)이 의결권을 행사하였다는 하자가 있고, ③ 그 내용 역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상무집행위원회로 하여금 임의로 조합원의 가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모두 무효이다.
채무자는 2016년 단체협약에 따라 3급 이상 직원이 된 2019. 2. 1.경부터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게 되었으므로, 조합원 중에서 선출되는 위원장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그 이후인 2차 개정부터는 채무자에게 대의원회의 소집권한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결의가 무효라고 볼 만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
따라서 채무자를 이 사건 노동조합의 제12대 위원장으로 선출한 2023. 10. 24.자 총회 결의는 무효이므로, 채무자를 상대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판단
관련 법리
비법인사단의 이사회 혹은 대의원회의의 결의에 자격 없는 자가 참가한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 의사의 경과, 자격 없는 자의 표결을 제외하더라도 그 결의가 성립함에 필요한 정족수를 충족하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그 하자가 결의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그 결의를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7. 5. 30. 선고 96다23375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채권자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채무자를 상대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 직무집행 정지를 명할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소명할 자료가 없다.
채권자는 1차 개정 및 2차 개정이 무효일 경우 당초 규약이 아닌 2016년 단체협약이 적용된다는 전제 아래, 채무자가 3급 이상 직원이 된 2019. 2. 1.경부터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법 제5조, 제11조의 각 규정에 의하면,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고, 조합원의 범위는 당해 노동조합의 규약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정하여지며, 근로자는 규약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노동조합에 자유로이 가입함으로써 조합원의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다(대법원 2004. 1. 29. 선고 2001다5142 판결 참조).
그렇다면 2016년 단체협약이 이 사건 유니언숍 규정의 적용제외 대상자를 규정한 것은, 그 적용제외 대상자에 대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의미에 불과하고,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은 규약에 의하여야 할 것인데, 채무자가 1차 개정 전 규약상 적용제외 대상자(❶ 기관장, 교육운영부장, ❷ 감사실, 경영지원본부, ➌ 전략기획본부, 비서실, ➍ 기간제근로자 및 전문기술직)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즉, 채권자의 주장과 같이 1차 개정 및 2차 개정이 무효라고 볼 경우, 오히려 채무자의 조합원 지위 상실이 문제될 여지 자체가 없다.
한편 조합원이 승진ㆍ승급함으로써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는 자(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단서 가목 참조)가 되는 경우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게 되고, 규약에 의하여 일정 직급 이상의 관리자가 이에 해당한다고 정할 수 있지만, 총회(대의원회)나 상무집행위원회의 의결로 조합원 자격을 제한할 수는 없다.
1차 개정 및 2차 개정에서 ‘3급(2급) 무보직자는 희망자에 한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 상무집행위원회 3분의 2 이상의 찬성 의결을 얻은 경우 조합원 자격을 정한다.’고 정한 것은, 3급(2급)이기는 하나 보직을 부여받지 않은 자가 이 사건 노동조합 가입을 원하는 경우 상무집행위원회가 의결로써 조합원 자격의 유무, 즉 사용자의 이익 대표 여부를 확인한다는 의미로 보일 뿐, 상무집행위원회가 이 사건 노동조합 가입을 원하는 자 중에서 선발하여 조합원의 지위를 부여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1차 개정 및 2차 개정에 그 결의가 무효라고 볼 만한 중대한 내용상 하자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채권자는 1차 개정 및 2차 개정이 채무자 1인에게 조합원 지위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므로 각 결의에 특별이해관계인(채무자 및 채무자가 임명한 상무집행위원 중 대의원인 자)이 의결권을 행사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특별이해관계인이라 함은 대의원의 입장을 떠나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경우를 말하는데(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40000 판결 참조), 조합원의 범위에 관한 규약 개정의 결의는 노동조합을 구성하는 조합원의 자격을 결정하는 행위로서 그 결의로 인하여 조합원의 자격을 유지하게 된 대의원이 개인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지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채무자 및 채무자가 임명한 상무집행위원이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충분한 소명이 없다.
또한 채권자는 1차 개정 및 2차 개정 당시 대의원 아닌 자가 참가하였으므로 그 결의가 무효라고 주장하나, 1차 개정 당시 재적 대의원 38명 중 25명이 참석하여 24~25명(투표가 비밀ㆍ무기명으로 이루어져 정확한 명수는 확인되지 않는다)이 찬성하였고, 2차 개정 당시 재적 대의원 44명 중 38명이 참석하여 전원이 찬성하였으며, 이 사건 개선조치 당시 재적 대의원 46명 중 29명이 참석하여 전원이 찬성하였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자격 없는 자의 표결을 제외하더라도 그 결의가 성립함에 필요한 정족수를 충족하는 등 그 하자가 결의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1차 개정 및 2차 개정에 그 결의가 무효라고 볼 만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채권자는 채무자가 2급이 된 2019. 2. 1.경부터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게 되므로, 그 이후인 2차 개정부터는 채무자에게 대의원회의 소집권한이 없다고 주장하고, 채무자가 2019. 2. 1.경 2급이 된 사실, 당시 시행된 규약(1차 개정으로 개정된 것)상 2급 이상 직원이 적용제외 대상자에 해당하는 사실은 소명된다.
그러나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❶ 이 사건 협회의 직급체계가 2019. 1. 23.경 1~9급에서 1~7급으로 간소화된 점, ❷ 간소화 후 2급은 간소화 전 3급에 대응되며, 양자 간에 사용자의 이익 대표 여부에 있어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➌ 위 직급체계 간소화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참조)’에 해당한다고 평가되지 않아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규약(1차 개정으로 개정된 것)에서 말하는 ‘2급 이상 직원’은 간소화 전 2급에 대응되는 ‘간소화 후 1급 나 이상 직원’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합리적이고, 규약 제8조에서 정한 조합원 및 임원의 자격 상실 사유가 없는 상황에서 사용자에 의한 취업규칙 변경으로 직급체계가 간소화되어 명목상 직급이 높아졌다는 이유만으로 채무자가 조합원 지위를 당연히 상실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채무자가 2019. 2. 1.경부터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채권자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아가 채권자는 2019. 2. 1.로부터 약 5년이 경과한 2024. 1. 29. 비로소 이 사건 신청을 하였고, 채무자가 2020. 11. 4.경 이 사건 노동조합의 제11대 위원장으로 선출되어 활동할 당시에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채무자가 2023. 10. 24.경 제12대 위원장으로 선출되자 뒤늦게 제1차 개정 및 제2차 개정 당시 대의원회에 대의원 아닌 자가 참가한 잘못이 있다는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가처분으로 시급하게 채무자의 제12대 위원장 직무집행을 정지시켜야 할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채무자를 상대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 직무집행 정지를 구하는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위 신청이 인용될 것을 전제로 직무대행자 선임을 구하는 신청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채권자의 신청은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4. 6. 17.
판사 김우현(재판장) 최항선 김영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