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0. 22. 선고 2025가합101025 판결

정직처분무효확인 등 청구

주문

1.

피고가 2024. 12. 26. 원고들에게 한 각 정직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 A에게 858,795원, 원고 B에게 867,71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5. 2. 11.부터 2025. 10. 22.까지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모두 피고가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서울시내버스 여객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원고 A은 2022. 5. 25.에, 원고 B은 2000. 9. 18.에 각 피고에 입사하여 운전사원(시내버스 운전기사)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

이 사건 각 사고의 발생

1)

원고 A은 2024. 8. 25. 19:40경 피고 소유의 D번 노선버스를 운행하여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성산대교 방향으로 시속 약 20km로 우회전하던 중, 버스 우측 차선후미에서 주행하는 승용차의 운전석 쪽 앞 펜더 부분과 충돌하는 대물사고를 일으켰다.

2)

원고 B은 2024. 10. 19. 17:10경 피고 소유의 D번 노선버스를 운행하여 E 정류장에서 F단지 방향으로 시속 약 5~10km로 좌회전하던 중, 버스 좌측 차선 후미에서

주행하는 승용차의 운전석 쪽 앞 펜더 부분과 충돌하는 대물사고를 일으켰다(이하 위 각 사고를 통틀어 '이 사건 각 사고'라 한다).

3)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사고에 관하여 형사 또는 행정처분을 받지 않았다.

다.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정직처분

1)

피고는 2024. 12. 23. 이 사건 각 사고를 징계사유로 원고들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들에게 각 '정직 5일'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다.

2)

피고는 2024. 12. 26. 위 1)항 기재 의결에 따라 원고들에게 '교통사고 야기(취업규칙 제56조 제10항)'를 징계사유로 하는 '정직 5일'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원고들에 대한 각 징계처분을 '이 사건 각 정직처분'이라 한다).

3)

이에 따라 원고 A에게 2025. 1. 3.부터 2025. 1. 7.까지, 원고 B에게 2025. 1.17.부터 2025. 1. 21.까지 5일 동안 정직이 이루어졌다.

라.

관련 규정

1)

G조합(산하 각 회사)과 교섭대표노동조합인 H노동조합(산하 각 지부, 각 단위 노동조합)이 체결한 2023년도 단체협약서 및 임금협정서(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2)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3)

피고의 2020년 제2차 소노사협의회에서 의결한 '교통사고 발생으로 인한 정직 규정' 중 대물사고에 관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4,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는 '운전직 종업원(조합원)이 승무 중 고의가 아닌 부주의 또는 불가항력적으로 사고가 야기되었을 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사고로 인하여 약식 기소된 자(정당한 사유 없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사고자 제외)에 대하여는 인사조치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므로, 고의 또는 중과실 없이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직 종업원에 대해서는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

이 사건 각 사고는 운전직 종업원인 원고들이 고의 또는 중과실 없이 일으킨 것이므로, 위 각 사고를 징계사유로 한 이 사건 각 정직처분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를 위반하여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각 정직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지급받지 못한 임금 등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이 사건 단체협약은 '회사는 종업원이 노동조합에 가입을 하지 아니하거나 탈퇴할 때는 해고하여야 한다(제4조 제2항)'고 정하고,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사람은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원고들은 H노동조합을 탈퇴하고 2024. 12. 4. 독자적으로 C 주식회사 I노동조합을 설립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의 구속력이 미치지 않는다.

2)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가 '사고로 인하여 약식 기소된 자(정당한 사유 없이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사고자 제외)에 대하여는 인사조치할 수 없다.'라고 규정한 것은 약식 기소된 자에게 추가로 인사조치를 하는 것은 이중처벌에 해당하므로 약식 기소된 사람 중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인사조치를 면제하겠다는 의미이고, 위 규정이 약식 기소되지 않은 운전직 종업원에게도 적용된다고 해석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정직처분은 이 사건 단체협약에 반하지 않는다.

3.

정직처분 무효 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이 적용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5조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규정한다. 노동조합법 제35조의 규정에 따라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되는 '동종의 근로자'라 함은 당해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그 협약의 적 용이 예상되는 자를 가리키는바, 사업장 단위로 체결되는 단체협약의 적용 범위가 특정되지 않았거나 협약 조항이 모든 직종에 걸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경우에는 직종의 구분 없이 사업장 내의 모든 근로자가 동종의 근로자에 해당된다(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두692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을 제5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원고 A이 2024. 12. 4. C 주식회사 I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위 노동조합의 설립신고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C 주식회사 I노동조합의 구성원이 2025년 8월 현재 4명에 불과하고 H노동조합이 피고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을 대표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이 사건 단체협약이 별도로 직종이나 직급 등 그 적용 범위를 특정하고 있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은 노동조합법 제35조의 규정에 따라 원고들을 포함하여 피고에 사용되는 근로자들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이 '회사는 종업원이 노동조합에 가입을 하지 아니하거나 탈퇴할 때는 해고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원고들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가 '근로자가 어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아니할 것 또는 탈퇴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거나 특정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보아 금지하면서, 그 단서에서 '다만, 노동조합이 당해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을 대표하고 있을 때에는 근로자가 그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단체협약의 체결은 예외로 하며, 이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가 그 노동조합에서 제명된 것 또는 그 노동조합을 탈퇴하여 새로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한 것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신분상 불이익한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므로, 원고들이 H노동조합을 탈퇴하고 C 주식회사 I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를 이유로 원고들에 대하여 해고 등 신분상 불이익한 행위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결국 원고들이 H노동조합에서 탈퇴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1)

관련 법리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나,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한편 단체협약과 같은 처분문서를 해석할 때에는, 단체협약이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유지·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하여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킬 목적으로 근로자의 자주적 단체인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단체교섭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명문의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 해석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10245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앞서 인정한 사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의 취지는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운전직 종업원의 업무 특성을 고려하여, 운전직 종업원의 책임 있는 사유로 교통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정식으로 기소되지 않을 정도의 비교적 가벼운 교통사고인 이상 그 사고가 근로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징계 등 불이익한 인사조치의 사유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취지로 해석되는 점, ②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 전단이 '운전직 종업원이 승무 중 고의가 아닌 부주의 또는 불가항력으로 사고가 야기되었을 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규정한 것은 과실에 의한 교통사고의 경우 회사가 이에 따른 위험을 인수함으로써 운전직 종업원들이 교통사고에 대한 경제적·정신적 부담 없이 업무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로 보이는데, 이러한 사고에 대하여 해고나 정직 등 불이익한 인사조치를 하여 실질적으로 경제적 부담을 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위 단체협약 제30조의 취지에 반하는 점, ③ 이 사건 단체협약의 문언이나 체계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 단체협약 제30조 후단이 이중처벌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교통사고로 인하여 약식기소된 사람에 한하여 경과실일 경우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고 정한 것이라고 해석할 근거가 없고, 위와 같이 경과실로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약식기소가 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면 그보다 책임의 정도가 덜하여 약식기소조차 이루어지지않은 근로자에 대해서도 경과실일 경우 불이익한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형평의 원칙에도 부합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에 따르면 운전직 종업원이 경과실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해당 근로자가 정식으로 기소되지 않았다면 약식기소가 이루어졌는지와 무관하게 불이익한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나)

앞서 본 것처럼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이 사건 단체협약이 우선적으로 적용되고,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사고에 관하여 별도로 형사처분을 받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에 따라 원고들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이 사건 각 사고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 그런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각 사고가 원고들의 고의 또는 중과실을 원인으로 발생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정직처분은 피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에 반하여 그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한 것이어서 무효이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각 정직처분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6조에 따라 피고와 H노동조합의 피고 지부가 소노사협의회에서 합의한 '교통사고 발생으로 인한 정직규정'을 근거로 한 것이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에 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단체협약은 취업규칙, 기타 회사가 정한 제 규칙, 회사와 종업원에 있어서 모든 협정 또는 계약에 우선하여 적용되므로(위 단체협약 제2조), 피고의 소노사협의회에서 의결한 '교통사고 발생으로 인한 정직규정' 역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에 규정한 범위 내에서, 즉 교통사고를 유발하여 정식으로 기소된 사람이나 정식으로 기소되지 않았더라도 그 사고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사람으로서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 따른 징계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징계양정에 관하여 적용되는 기준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각 정직처분이 위 정직규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사유만으로 그 징계사유까지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미지급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가.

앞서 3.항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각 정직처분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정직기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이 사건 각 정직처분에 따른 정직기간에 해당하는 미지급 임금이 ① 원고 A의 경우 합계 858,795원(= 기본급 차액 494,320원 + 평일 연장근로수당 차액 92,685원 + 야간근로수당 차액 61,790원 + 2025년 1월분 무사고수당 210,000원), ② 원고 B의 경우 합계 867,710원(= 기본급 차액 501,110원 + 평일 연장근로수당 차액 93,960원 + 야간근로수당 차액 62,640원 + 2025년 1월분 무사고수당 210,0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8, 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858,795원, 원고 B에게 867,71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5년 1월분 급여에 대한 급여지급일 다음날인 2025. 2. 1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0. 22.까지 상법이 정한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길(재판장) 김창수 김시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