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6. 4. 24. 선고 2025나52738 판결

임금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 제294조에 기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2)

원고는 1988. 6. 23. 피고에 입사하여 2024. 6. 3. 퇴직하였다.

나.

피고의 연차휴가 제도

(1)

근로기준법 제60조 및 피고의 휴가규정 제3조에 따라 피고는 최초 입사일 기준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최초 입사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고, 3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 25일을 상한으로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근로 2년당 1일을 가산한 유급휴가를 준다.

(2)

피고의 복지규정 제26조, 제27조에 의하면 피고는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근로자에게 미사용 일수에 상응한 보상금(이하 '이 사건 보상금'이라고 한다)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

피고의 연차휴가 관련 단체협약

(1)

피고는 자본시장법 제306조, 제307조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총인건비 통제를 받는다.

(2)

위 (1)항 기재 통제의 일환인 금융공공기관 예산편성지침에 의하면 총인건비 인상률을 위반하는 경우 위반 금액만큼 인건비 예산이 감액 편성되고, 실질 인건비를 인 상하는 경우 경영실적 평가 등에 있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바, 이에 따라 피고는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이 사건 보상금 등 인건비 지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확보한 재원을 임금인상률에 반영하기로 합의하였다.

(3)

위 (2)항 기재 합의에 기하여 체결된 연차휴가 및 이 사건 보상금에 관한 단체협약(이하 모두 합하여 '이 사건 협약'이라고 하고, 개별 협약을 지칭할 때는 '이 사건' 대신 해당 연도를 표시하기로 한다)은 아래와 같다.

<생략>

라.

근로기준법 제61조의 조치 등 피고의 근로자에 대한 이연연차휴가 안내

(1)

피고는 노동조합과 합의한 연차휴가 이연제도에 따라 근로자를 상대로 2014년부터 매년 전년도 발생 연차휴가에 관하여 안내하였는바 ① 개인별 이연연차휴가 일수를 인사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고 ② 이미 사용한 연차휴가가 이연연차휴가로 자동 전환되며 ③ 특히 2018년까지는 이연연차휴가 중 미사용 일수에 관하여 이 사건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2)

피고는 2019. 1. 3. 근로자에게 이연연차휴가를 최대 3년까지 저축하는 합의가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성립하였음을 통지하였는바, 위 합의에 따른 연차휴가 사용기한 연장 조치는 2016년 근로에 상응한 2017년 이연연차휴가부터 소급 적용되었다.

마.

원고의 이연연차휴가에 관한 이 사건 보상금 지급청구 및 피고의 조치

(1)

원고는 2023. 6.경 피고에게 자신의 2017 내지 2020년 이연연차휴가(이하 모두 합하여 '이 사건 휴가'라고 한다)에 관하여 이 사건 보상금 지급을 청구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2)

피고는 변호사 등 전문가의 자문결과에 따라 2023. 12.경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2024년부터 이연연차휴가에 관하여 일부라도 이 사건 보상금 지급을 위하여 적극 노력하기로 합의하였다.

(3)

피고는 2024. 12. 31. 근로자 57명에게 2020년 이연연차휴가에 관하여 이 사건 보상금을 지급하고,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2024년 이연연차휴가에 관하여 위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3호증, 갑4호증, 갑5호증, 갑9호증, 갑12호증, 갑14호증의 9 내지 13, 갑15호증, 갑16호증, 갑21호증, 갑22호증, 갑23호증, 갑25호증, 을1호증, 을2호증, 을3호증의 1 내지 14, 을4호증의 1 내지 9, 을5호증, 을6호증, 을7호증, 을11호증의 1 내지 3, 을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근로기준법 제60조의 유급휴가에 해당하는 이 사건 휴가에 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관련 법리

근로자가 연차휴가에 관한 권리를 취득한 후 1년 이내에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1년이 지나기 전에 퇴직하는 등의 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경우에는 사용자에게 그 연차휴가일수에 상응하는 임금인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 한편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 혹은 연차휴가수당 청구권은 근로자가 전년도에 출근율을 충족하면서 근로를 제공하면 당연히 발생하는 것으로서, 연차휴가를 사용할 해당연도가 아니라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에 해당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 등의 사정으로 말미암아 연차휴가를 사용할 해당연도에 전혀 출근하지 못한 경우라 하더라도, 이미 부여받은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데 따른 연차휴가수당은 청구할 수 있다. 이러한 연차휴가수당의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 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4다232296 판결 등 참조, 이하 '제1판례'라고 한다).

취업규칙은 노사 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갖는 것이므로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무시하게 되는 사실인정이나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 따라서 사업자가 취업규칙을 작성 · 변경하면서 시행일을 소급하여 정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취업규칙은 '규정된 시행일'에 소급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으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6다26099 판결 등 참조, 이하 '제2판례'라고 한다).

이미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반환, 포기,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는 없다. 이때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하여 단체협약만으로 포기 등을 할 수 없게 되는 임금인지 여부는 근로계약,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지급기일이 도래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0다294486 판결 등 참조, 이하 '제3판례'라고 한다).

4.

판단

1항 기재 증거들과 을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협약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휴가에 관하여 이 사건 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이다.

가.

근로기준법 제61조의 사용 촉진제도가 도입된 이후의 2011 내지 2014년 및 2016년 협약에는 피고가 이연연차휴가에 관하여 이 사건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조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고 한다)이 있으나, 2015년 및 2017 내지 2022년 협약에는 이 사건 조항이 없는바, 원고 주장과 같이 위 조항이 삽입되지 않은 협약의 경우위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는 취지라면, 종전에 있었던 위 조항이 2015년 협약에서 삭제되었다가 2016년 협약에 다시 삽입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나.

2015년 및 2017 내지 2020년 협약에는 이 사건 조항이 없으나 "기 사용한 연차휴가는 이연연차휴가 일수 내에서 이연연차휴가 사용일로 전환한다."는 조항이 있는바, "기 사용한 연차휴가"에 관하여는 피고의 이 사건 보상금 지급의무가 성립하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조항은 이연연차휴가에 관하여 위 의무가 없음을 전제로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이 사건 협약에 이 사건 조항이 있던 시기뿐만 아니라 위 조항이 없던 시기에도1의 라. ③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근로자를 상대로 위 조항과 같은 취지의 안내를 하였다.

라.

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이 사건 협약 일부에 관여한 제해문은 이 사건 조항이 없는 협약도 위 조항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위 가. 내지 다.항 기재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2015년 및 2017 내지 2022년 협약체결 당시 피고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역시 위 조항을 당연한 전제로 인식하였다고 할 것이다(피고가 1의 마.항 기재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원고 외에는 근로자 중 이연연차휴가에 관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보상금 지급을 요구한 자가 없다.).

마.

원고는 제2판례를 논거로 이 사건 휴가에 관하여 이 사건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위 판례는 근로기준법 제93조에 기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하는 취업규칙에 관한 것으로서, 사용자인 피고와 근로자를 대리한 노동조합의 합의에 해당하는 이 사건 협약의 해석에 원용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7항 본문에 의하면 연차 유급휴가는 1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되는바{원고는 같은 법 제61조의 조치가 없었으므로 같은 항 단서의 귀책사유를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1의 라. (1)항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위 조치를 취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협약은 단계적으로 이연연차휴가의 사용기한을 3년까지 연장하고, 1의 라. (2)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를 소급 적용까지 하고 있다.

사.

원고는 제1판례를 논거로 이 사건 조항이 무효라고 주장하나, 위 바.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협약은 근로자에게 유리한 측면도 있을 뿐만 아니라 1의 다.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의 임금 인상을 목적으로 하는바, 전년도 근로의 대가로 연차휴가를 부여받은 근로자가 그다음 해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경우 연차휴가수당 청구를 제한하여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단체협약에 관한 위 판례를 이 사건에 원용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아.

원고는 이 사건 휴가에 관하여 이 사건 조항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사적재산영역으로 옮겨진 이 사건 보상금을 피고가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제3판례에 의하면 위 보상금에 관한 구체적 지급청구권은 이연연차휴가의 사용기한 내 미사용이 확정된 시점에 발생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협약은 매년 그러한 확정 전 체결되었으므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송승우(재판장) 손승온 이정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