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2. 3. 16. 선고 2012노1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C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와 주식회사 스마일용역관리(이하 '스마일용역관리'라고 한다) 사이에 체결된 경비용역계약은 위임계약이므로 근로기준법 제44조에 규정된 '도급'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C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는 스마일용역관리가 경비용역계약을 위반하여 용역계약을 해지하고 부당하게 착복한 용역비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스마일용역관리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여 위 반환 청구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입주자대표회의 결의에 따라 용역비의 지급을 보류한 것이므로, 피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이는 사회상규에도 반하지 않는 행위이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⑴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의 성격에 대하여 살피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은 그 목적이 "C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가 지정하는 C 아파트 경비업무 구역 내 인명시설에 대한 경비 및 방호업무와 대민 봉사업무 기타 C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의 지시사항을 스마일종합관리가 성실하게 수행함으로써 입주민에 대한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제1조)이고, 그 업무범위는 "방범업무, 방제업무 및 기타 C입자주대표회의의 지시사항"(제2조)이며, "스마일종합관리가 배치하는 경비원은 반드시 C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의 지휘 감독을 받아야 한다"(제7조)고 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은 계약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은 위임계약의 성격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C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의 지휘에 따라 노동력을 제공하여 경비용역사무를 완성하는 노무도급계약의 성격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44조에 규정된 '도급'에 해당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⑵ 피고인이 용역비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피해 근로자들에게 임금도 지급하지 아니한 행위에 대하여 피고인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거나 이러한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각 증거에 의하면, C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는 2009. 12. 31.경 스마일용역관리의 경비용역계약 불이행 책임을 물어 경비용역계약을 해지하고 부당이득금을 반환받기로 결정하고 2010. 1. 21.경 스마일용역관리를 상대로 부당하게 과다 수령한 용역비의 77,890,167원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바, 이로써 스마일용역관리로부터 반환 받을 금원이 있다고 여겨 피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게 된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인이 스마일용역관리에게 용역비를 지급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피해 근로자들이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사실을 피고인이 인식하면서도 용역비를 지급하거나 피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이상 피고인의 이 사건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할 것인바(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5도8074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위와 같은 이유만으로 용역비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피해 근로자들에게 임금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그 권리를 확보하기 위하여 다른 적법한 절차를 취하는 것이 곤란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아 그 동기와 목적이 정당하다거나 수단이나 방법이 상당하다고 할 수 없고, 또한 그에 관한 피고인의 이익과 피해자 근로자가 침해받은 이익 사이에 균형이 있는 것으로도 보이지 않으므로 정당한 행위라고 할 수 없다.

나.

직권판단

직권으로 살피건대, C입주자대표회의와 스마일종합관리 사이에 용역비 등과 관련하여 민소소송에서 조정이 성립하였고, 스마일종합관리에서 피해 근로자들에게 피해금액을 변제하여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피해가 대부분 회복된 점, C입주자대표회의는 스마일종합관리와 부당이득금의 반환 청구와 관련한 법적 분쟁 중에 용역비를 지급하지 않게 된 것이고, 피고인은 위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으로 회의 결의에 따라 위와 같이 집행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나이, 성행, 생활환경, 범행의 수단과 결과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량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