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징역 8월에, 피고인 주식회사 B를 벌금 5,000,000원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B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4고단3660
판결선고
2015. 11. 12.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 A은 주식회사 B의 실경영자이고, 피고인 주식회사 B는 서울 강서구 D에 본점을 두고 승강기 설치공사 등을 목적으로 2012. 6. 1. 설립된 법인으로, 오티스엘리베이터(유)로부터 서울 광진구 E에 있는 F병원 내의 '엘리베이터 2, 4호기 메인로프 컷팅 공사'를 520,000원에 하도급받아 상시근로자 2명을 사용하여 위 보수공사를 시행 중인 사업주이다.
피고인 A
사업주는 공작기계·수송기계·건설기계 등의 정비·청소·급유·검사·수리·교체 또는 조정 작업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여야 하고,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을 선임하여 그 사람의 지휘 하에 작업을 실시하는 등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4. 4. 4. 18:00경 위 병원 내 작업현장에서, 4호기와 약 50cm 정도 인접한 3호기 엘리베이터의 운전을 정지하고,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을 배치하는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근로자 망 G(38세) 등 2명에게 엘리베이터 2호기와 4호기의 메인로프 컷팅작업을 실시하도록 지시하여, 지하 2층에서 3호기 엘리베이터를 등지고 4호기 엘리베이터의 로프 커팅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던 위 G으로 하여금 착용하고 있던 안전대가 등 뒤로 하강 중이던 3호기 엘리베이터에 걸려 엘리베이터와 함께 아래로 끌려 내려가는 바람에 지하 3층 가이드레일과 철구조물 사이에 몸이 협착되어 다발성 골절 등의 상해를 입고 서울 광진구 E에 있는 F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2014. 4. 8. 12:30경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은 피고인의 대표자인 위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H, I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일부 진술기재
J, K, I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중대재해발생보고, 재해조사의견서, 구급활동일지사본, 부검감정서
근로계약서(피재자 L), 승강기수리공사 도급계약서, 작업요청서·업체발주서, 견적서, 유지보수관리도급계약서
승강기보수업등록증
녹취록(작업현장 동행작업자 I)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1항, 징역형 선택
피고인 주식회사 B :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1항
집행유예
피고인 A : 형법 제62조 제1항
가납명령
피고인 주식회사 B :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망인은 형식적으로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피고인 B'라 한다)의 근로자로 되어 있기는 하나 실질적으로 이른바 '소사장'으로서 피고인 B의 지휘·감독 없이 오티스엘리베이터 유한회사(이하 '오티스'라 한다)로부터 직접 엘리베이터 보수에 대해 지시를 받아 작업을 수행하였으며, 이 사건 공사의 경우도 망인이 오티스의 H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고 공사를 하였고 피고인 B는 사고 이후 연락을 받기 전까지 이 사건 공사 사실조차 알지 못하였다. 따라서 ① 망인은 피고인 B의 근로자가 아니고 피고인 A은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② 사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도 없었다.
판단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에 의하여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오티스는 피고인 B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연간 기본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개별 공사가 있을 때마다 단가표에 의해 공사금액을 확정해서 발주(도급)하였다(127면).
제8조
을(피고인 B)은 수리공사의 시공 및 안전관리를 위하여 관련법규에 따른 자격을 갖춘 기술인력을 수리공사관리책임자로 임명하고, 수리공사 개시 이전에 이를 갑에게 통지하여 그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을은 수리공사관리책임자를 공사현장에 상시 배치하고, 그에게 을을 대리하여 수리공사와 관련된 일체의 사항을 처리할 권한을 위임하여야 한다.
제9조
을은 본 계약에 따른 수리공사와 관련하여 그의 수리공사관리책임자 및 임직원 기타 피용자의 행위에 대하여 사용자로서의 모든 책임을 부담하며, 갑(오티스)이 수리공사의 시공 또는 안전관리에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인정하여 을에게 그 교체를 요구한 경우 을을 지체없이 이에 응하여야 한다.
제18조
을은 본 계약에 따른 수리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에게 위임 또는 하도급하여서는 아니된다.
제20조
을은 그 임직원 및 현장작업자에게 정기적으로 관련 법규 및 안전지침에 부합하는 인전교육을 실시하여 그 결과를 문서로 작성하여 보존하고, 갑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정기적으로 이를 갑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을은 수리공사 현장에서의 일체의 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자신의 비용으로 관련법규 또는 갑이 요구하는 작업용 안전장구, 추락방지장치, 상부보호장치, 잠금장치 등의 장비를 구입, 지급 및 설치하고 작업 중 안전장구의 착용을 감독하여야 하며…(하략)
을은 본 계약에 따른 수리공사와 관련된 을의 현장대리인과 현장작업자에 대하여 자신의 책임과 비용으로 근로기준법, 산업재해보상법, 산업안전보건법, 기타의 관련법규에 규정된 사업주 또는 사용주로서의 보든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고, 그와 관련하여 갑에게 어떠한 청구도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들은 망인과 사이에 연봉 3천만 원에 월 30시간 이내의 연장근로수당을 포함하고, 징계규정이 적용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실제로도 피고인들은 망인에게 월 250만 원 가량의 기본급에서 근로소득세, 퇴직연금 및 산업재해보상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하여 보험료를 원천징수한 나머지를 지급하고, 이를 초과하여 망인이 실제로 수행한 각 공사에 대한 각 공사대금 합계액 중에서 관리비 명목의 금액(약 10% 정도의 금액이다) 등을 공제한 나머지를 망인의 처인 M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였다.
피고인들은 망인을 비롯한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월 1회 안전교육을 실시하였다.
망인이 수행한 이 사건 보수공사는 오티스가 F 병원으로부터 발주받은 엘리베이터 2, 4호기 메인로프 커팅공사를 피고인 B에 위 기본 도급계약에 기하여 개별적으로 발주한 것이었다.
망인은 균형추가 엘리베이터 카(승객 탑승부분)의 옆(3호기 엘리베이터쪽)에 달려 있는 이 사건 엘리베이터를 '균형추' 측 로프를 커팅하는 방법으로 공사를 함으로써 3호기 엘리베이터의 이동경로로부터 20c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이 사건 공사를 하였다.
오티스는 '카' 측 로프커팅 방식으로 작업을 수행하도록 교육하였으나, 실제로는 공임이 훨씬 저렴한 '균형추' 측 로프커팅 방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졌다.
오티스는 F병원으로부터 288만 원(부가세 제외시 250만 원)에 이 사건 보수공사를 수급하고 52만 원에 피고인 B에 하도급하였으며, 피고인 B는 망인의 4대 보험료 및 관리비(일종의 '면허대여료'로 보인다)를 공제한 나머지를 망인에게 지급한다.
이 사건 보수공사는 앞에서 본 기본 도급계약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개별적인 공사에 있어서는 통상 오티스가 피고인 B에 발주서와 설계도서를 보내고 B가 공사예정공정표를 작성해서 다시 오티스의 승인을 받는 것이 원칙이나, 긴급한 공사의 경우 관행적으로 오티스로부터 망인에게 바로 전화로 작업요청이 있으면 망인이 공사를 수행한 후 피고인 B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망인과 I은 피고인 B 이전에도 'N'이라는 업체에 소속되어 같이 근무하였는데, 1명의 직원을 포함하여 3인 1조 또는 2인 1조로 팀을 이루어 같이 다니면서 승강기공사를 하였다. 이동시에는 망인 소유의 승합차를 타고 이동하였고, 차량 내부에 실린 장비와 공구들도 사실상 망인의 소유였다. 현장에서 공사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망인였다.
피고인 A은 소속 근로자들의 안전을 관리하는 안전관련부서장이나 책임자를 별도로 두고 있지 아니하고, 위 업무를 직접 담당하였다.
관련법령
승강기시설 안전관리법(이하 '승강기법'이라 한다) 제11조는 "승강기 유지관리를 업으로 하려는 자는 유지관리 대상 승강기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등록기준을 갖추어 총리령에 따라 시·도지사에게 등록하여야 한다(제1항), 제1항에 따라 등록을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인력·자본금(개인인 경우에는 자산평가액) 및 유지관리설비를 갖추어야 한다"(제3항, 동법 시행령 9조는 1억 원 이상의 자본금, 시행규칙 10조, 12조, 별표5는 30m² 이상의 사무실, 유지관리책임인력으로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른 자격을 취득하고 실무경력이 최소 7년 이상인 사람 1명 이상, 유지관리 기술인력으로 자격자 중 실무경력이 최소 7년 이상인 사람 4명 이상, 실무기술 인력으로 자격이나 실무경력 6개월 이상인 사람 3명 이상을 갖출 것을 요구)고 규정하고, 이러한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유지관리업을 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제25조 제3호).
승강기법 제11조의5는 "유지관리업자는 그가 계약을 맺은 승강기의 유지관리업무를 다른 유지관리업자 등에게 하도급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하(유지관리업무의 경우 50/100)의 유지관리업무를 다른 유지관리업자에게 하도급하는 경우로서 승강기 관리주체(유지관리업자가 승강기 관리주체인 경우에는 그 승강기 소유자나 다른 법령에 따라 승강기 관리자로 규정된 자를 말한다)가 서면으로 동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92조 제1항은, "사업주는 공작기계·수송기계 등의 정비·수리 작업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여야 한다", 같은 규칙 제162조 제1항은 "사업주는 사업장에 승강기의 설치·수리 작업을 하는 경우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을 선임하여 그 사람의 지휘 하에 작업을 실시하도록 조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판단
위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본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망인은 피고인 B와 오티스 사이에 체결된 기본 도급계약에 근거하여 피고인 A이 공사를 지시한 각 개별 공사를 수행하였고, 기본급이 정하여져 있었으며, 피고인 B는 망인의 4대 보험에 가입하여 위 급여로부터 4대 보험료 및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각 공사금액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관리비(일종의 '면허대여료'로 보인다) 상당의 이득을 취한 점, ② 승강기법에 따르면 승강기 유지관리업은 필요한 등록기준을 갖추어 시·도지사에게 등록한 자만 할 수 있어 피고인 B가 아닌 망인 개인은 독자적으로 승강기 유지관리업을 하는 사업자가 될 수 없으며, 피고인 B가 오티스로부터 수급한 이 사건 보수공사의 전부를 망인에게 하도급하는 것은 법률상 금지되어 있는 점(이는 승강기 사고의 위험성을 감안하여 승강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의무규정으로서 이에 위반할 경우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점에 비추어, 단속규정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효력규정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을 고려할 때 피고인 B가 망인에게 보수공사를 사실상 하도급하여 독자적으로 시공하도록 하면서 그 면허대여료 명목의 수익만 취하였다면 그 자체로 승강기 보수공사에 대한 안전조치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③ 망인이 오티스측으로부터 직접 이 사건 보수공사를 요청받고 피고인들에게 사전에 보고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보수공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보수공사는 기본 도급계약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개별적인 공사에 있어서는 긴급한 공사의 경우 위와 같은 방식으로 하도급이 이루어져 온 관행 및 긴급한 업무처리의 필요에 따른 것일 뿐이지 망인이 피고인들의 지휘·감독 없이 독자적으로 이 사건 보수공사를 수행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이러한 관행이 반복되어 왔으므로 피고인들이 이 사건 보수공사 건에 대하여 사전에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안전조치의무가 없다고 볼 수 없는 점, ④ 피고인들은 오티스와 체결한 기본 도급계약에 따라 수리공사의 시공 및 안전관리를 위하여 법령에 정한 자격을 갖춘 수리공사관리책임자를 임명하고 공사현장에 상시 배치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를 전혀 행한 바 없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B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호에 정한 근로자인 망인을 사용하여 승강기유지관리업을 하는 '사업주'로서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피고인 A은 균형추 측 로프커팅 방식에 따른 공임을 적용함으로써 사실상 망인으로 하여금 위험성이 큰 균형추 측 로프커팅 방식에 의한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고, 3호기 엘리베이터의 이동경로로부터 20c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이 사건 공사를 하여야 하는 상황임에도 망인이 안전조치 미비에 따른 작업 거부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F병원측에 인접승강기의 운행정지를 요청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써 위와 같은 의무에 위반하여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망인이 사망에 이른 결과가 매우 중하고 망인의 유족들과 사이에 합의된 바 없고 피고인들은 망인의 근로자성을 부인하면서 그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는 점은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이나, 다만 피고인들은 망인의 유족들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 점, 피고인들로서도 하청업체에 불과하여 경제적 우위에 있는 발주자나 원도급자에 대하여 안전을 위하여 인접 승강기의 운행정지 조치 등의 이행을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되고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인들만의 의무위반으로 발생하였다기보다는 작업자의 안전을 무시한 사용 편의만을 우선한 발주자 측과 오티스 측의 책임, 망인 본인의 과실도 함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사정, 승강기법에 정한 금지 및 처벌규정에도 불구하고 등록업체들이 근로계약을 체결한 개인들로 하여금 현장에서 알아서 보수공사를 하도록 하면서 실제로는 안전 등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행하지 아니한 채 이른바 '면허대여료'나 '관리비' 명목으로 수익을 취하는 관행이 만연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A은 2회의 음주운전 전과 외에 다른 전과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 A의 연령, 직업, 성행, 가족관계, 범행 전후의 정황 등 기록상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를 참작하여 형을 정한다.
판사 강수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