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6. 2. 17. 선고 2014고정1197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동구 D 소재 E(주)(변경 후 사명 F 주식회사)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71명을 사용하여 택시운수업을 행한 사용자이다.

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때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4. 6. 2.부터 2013. 11. 30.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 G의 야간근로수당 1,264,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1)과 같이 모두 5명의 야간근로수당 합계 4,311,3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0. 6. 16. 위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 중인 근로자 H에 대하여 2012. 4. 야간근로수당 44,221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와 같이 모두 1,180,448원을 임금정기지급일인 매 익월 10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와 같은 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위 각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E(주)는 택시기사들이 월 26일을 기준으로 13일은 주간근무, 13일은 야간근무

를 하는 것이 원칙으로 하고 있다. E(주)는 택시기사들에게 연료비 전액을 지원하고 택시기사들로부터 수입금 전액을 입금 받은 뒤, 임금으로 기본급 및 주·야간 모두 동일하게 10만 원을 초과한 수익금 중 60%를 상여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임금체계를 취하고 있다.

2)

위와 같은 임금체계에서 택시기사들은 수익금이 많은 야간근무를 선호하였고,그에 따라 야간에는 배차할 차량이 부족한 반면 주간에는 휴차가 많이 생기고, 주간근무자와 야간근무자 사이에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였다.

3)

이에 E(주)는 월 13일 이상 야간근무를 하지 못하도록 차량 배차를 통제하다가 노동조합과 사이에, 야간근무의 수익금이 주간근무의 수익금보다 많음에도 사납금을 주·야간 같은 금액으로 정한 대신 야간 근로일수를 제한하는 한편, 제한을 초과하여 야간근로를 선택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제한 초과 부분의 야간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였고, 피해자들과 사이에 '야간근무수당은 13일을 기준으로 지급되고 본인의 필요에 따라 야간 근무일수를 초과하여 근무할 시 야간수당은 지급되지 않으며, 야간 초과 근무일수에 따른 야간수당은 주간근무에 비해 수익성이 증가함을 고려하여 근로자 스스로 청구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4)

피해자들은 월 26일 야간근무를 선택하여 근무하면서 각 퇴직 시까지 위 합의에 따른 13일치의 야간근로수당을 받아 왔고, 각 퇴사 무렵까지 이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다.

위 인정사실에서 알 수 있는 E(주)의 임금체계, 노사 간 합의와 개별근로계약 중 각 야간근로수당과 관련된 내용 및 그와 같은 내용의 합의가 이루어지게 된 경위, 야간근로수당 중 일부를 포기하고 회사가 정한 야간근로 일수를 초과하여 근무하는 것은

전적으로 해당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이와 같은 근로조건은 오히려 야간 근로자에게 유리한 내용이었고, 피고인은 위 근로조건을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 및 개별근로자와의 근로계약서에까지 명시하였는바, 피고인이 위와 같은 내용의 약정이 근로기준법 규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이와 같은 근로조건은 상당한 기간 동안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로부터 어떠한 이의제기도 없이 유지되어 왔던 관계로 피고인으로서는 이를 유효하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가사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야간근로수당 중 월 13일분만을 지급한 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미지급 야간근로수당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이고,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와 같이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여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공시취지를 선고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

이 사건 피해자 중 H는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회사를 상대로 공소사실 기재 미수령 야간근로수당의 지급을 구하 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고, 서울동부지방법원은 2015. 4. 30. 'H가 회사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기한 부당정직구제신청 절차에서 2014. 6. 24. 상호 휴업수당 등 추가적인 일체의 민 · 형사상 및 행정상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있었다'는 이유로 소 각하 판결을 하였으며(서울동부지방법원 2014가소56879), 위 판결은 항소심(서울동부지방법원 2015. 12. 16. 선고 2015나3077 판결)을 거쳐 현재 상고심 계속 중이다. 그러나 H가 위와 같은 합의가 있은 후인 2014. 10. 22. 이 사건 제3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피고인의 처벌을 원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이 판결 선고 시까지도 위와 같은 합의 내용이 기재된 문서 등을 이 법원에 제출한 사실 이 없으므로, 위와 같은 내용의 합의가 있었다는사정만으로 H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의 의사표시를 철회한 것으 로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04. 3. 25. 선고 2003도8136 판결 참조).

판사 안재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