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사건정보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6고정685
판결선고
2017. 8. 11.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광진구 D에 있는 학교법인 E의 이사장이다.
단체협약의 내용 중 징계 및 해고의 사유와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을 위반하여서는 아니 되고, E의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서 제25조는 '직원 징계위원회의 위원 수 2분의 1을 직원으로 위촉하되 조합의 대표는 당연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인은 2015. 1. 초순경 E 소속 직원이자 E노동조합 위원장인 F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2015. 1. 26.경 개최하기로 예정하고 있었고, 이에 위 노동조합은 2015. 1. 15.경부터 2회에 걸쳐 위 학교법인 측에 '징계위원회에 징계위원으로 참석할 노동조합의 대표를 G에서 H로 변경할 것이다'라는 통보를 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5. 1. 23.경부터 노동조합의 위 통보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사를 명시했고, 결국 2015. 1. 26.경 위 징계위원회를 개최함에 있어 당연직 위원인 노동조합의 대표를 참여시키지 않은 채 징계위원회를 진행하여 위 F를 파면하기로 의결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단체협약의 내용 중 징계 및 해고의 사유와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을 위반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I, J에 대한 각 검찰진술조서
H, F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각 수사보고(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서 첨부,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서 첨부, E 일반직원 징계위원회 회의록 등)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선고유예할 형
벌금 1,000,000원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1일 100,000원)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피고인이 징계절차를 위반한 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징계대상자인 고소인 F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피고인 및 변호인은, 학교법인 E(이하 'E'라고만 한다)의 이사장인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 징계위원회(이하 '이 사건 징계위원회'라 한다)에 E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대표인 G의 참여권을 보장하였으므로 위 징계위원회에서의 징계결의가 징계의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을 정한 판시 범죄사실 기재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제25조에 위배된 것이 아니고, 위배되었다고 하더라도 당시 피고인은 법무법인의 자문 등을 받고 H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정당한 대표자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H가 아닌 G을 징계위원회에 참여하도록 한 것이므로 단체협약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판단
단체협약에서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근로자 측의 대표자를 참여시키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징계 절차를 위배하여 징계해고를 하였다면 그 징계권의 행사는, 근로자 측에 징계위원 선정권을 행사할 기회를 부여하였는데도 근로자 측이 스스로 징계위원 선정을 포기 또는 거부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징계 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에 관한 정의에 반하는 처사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두2088 판결 참조). 즉 사용자와 노동조합이 징계위원회의 구성원에 노조 대표를 포함시키기로 한 단체협약의 취지는 노조 대표 중에서 징계위원을 위촉하여 징계위원회에 대한 노동조합의 참여권을 보장하기로 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근로자를 징계하기 위하여 개최된 징계위원회에 노동조합의 대표를 참석시키지 아니한 채 행한 징계처분의 의결에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고, 그에 따른 징계처분 역시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대법원 1997. 3. 25. 선고 96다43416 판결 참조). 다만 예컨대 단체협약에 '징계위원회는 5명으로 구성하되 조합 대표 2명을 당연직으로 한다'고 되어 있는 경우 징계위원회에 조합 대표가 참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이유가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징계위원 선정권을 박탈하거나 조합 측 징계위원의 참여를 거부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 측에 징계위원 선정권을 행사할 기회를 부여하였는데도 노동조합 측이 징계위원 선정을 거부한 데 기인한 것이라면 노동조합 측 위원의 참석 없이도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다(대법원 1994. 6. 14. 선고 93다29167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 제25조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징계위원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뿐만 아니라 그 대표자의 징계위원회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것이다. F에 대한 파면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은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이 사건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지 아니한 채 이루어졌는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노동조합이 징계위원 선정을 포기 또는 거부하거나 징계위원회 참여를 스스로 거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징계위원회에 노동조합 대표자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아니함으로써 이 사건 단체협약 제25조가 정한 징계의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을 위반하였다고 보이고, 그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 이러한 제반 정황에 비추어 보면 노동조합의 대표자 자격에 관한 법률적 자문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징계위원회 개최 전 노동조합의 대표자를 H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E에 통보하였고, E로부터 H를 노조위원장 직무대행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회신을 받고 다시 이 사건 징계위원회의 노조 대표 위원 자격을 H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을 E에 제출하였다. 노동조합측은 조합을 대표하는 징계위원을 선정하여 이 사건 징계위원회 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였다고 보인다.
E는 이 사건 노동조합에 G만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수 있다는 취지의 통보를 하였고, 학교와 노동조합 서로 간에 징계위원 자격에 대한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이 사건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다. 결국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징계위원으로 참석하지 못한 채 이 사건 징계위원회에서 이 사건 징계처분이 의결되었다.
F는 2014. 12. 17.부터 구속된 상태에 있었고 이에 따라 2015. 1. 26. 개최된 이 사건 징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근로자인 F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이 사건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절차적인 필요성이 컸다. 이에 반해 이 사건 징계위원회가 개최될 무렵에 F가 위와 같이 구속된 상태에 있어 원고의 사업장에 출근하여 근무하거나 그 밖의 다른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므로 원고가 징계를 통하여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급박하게 종료해야 할 특별한 필요성은 찾아볼 수 없다.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노동조합이 이 사건 징계위원회에 참여시키고자 하는 H의 위원장 직무대행자 자격에 관하여 논란이 있고 이에 관하여 원고가 의문을 품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2015. 1. 26. 개최할 예정이었던 이 사건 징계위원회 회의를 연기하고 그 시점으로부터 열흘도 채 지나지 않은 2015. 2. 3. 실시될 예정이었던 이 사건 노동조합 임원 선출 선거를 기다린 다음 그 선거에서 당선된 상임부위원장을 적법한 위원장 직무대행자로 보아 징계위원으로 인정하여 이 사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는 방법 또는 당선된 새 위원장의 임기 개시일인 2015. 3. 1. 이후에 그 위원장을 징계위원으로 하여 이 사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는 방법 등을 통해 충분히 위와 같은 논란을 피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참가인에 대한 징계를 진행할 수 있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11. 16.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하여 노동조합 측 대표를 참여시키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것이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E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 E는 2015. 12. 29.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위 재심판정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이 사건 징계처분에 그와 같은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이므로 재심판정이 적법하다는 이유로 E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서울행정법원 2016. 7. 14. 선고 2015구합83436 판결), E의 항소 및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서울고등법원 2017. 2. 17. 선고 2016누58385 판결, 대법원 2017. 6. 20. 선고 2017두38867 판결)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김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