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피고인)
피고인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근로자인 D에게 교부하고자 하였으나 D이 세무처리 문제(급여에 대한 세무처리를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중 어느 쪽으로 할지) 등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근로계약서 작성을 계속적으로 미루던 중에 D 측의 사정으로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바람에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7조가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 '근로조건 서면 명시 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으며, 설령 처벌 대상에 해당하더라도 정당행위 또는 피해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검사)
원심의 양형(선고유예)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선고유예 결격 등)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형법이 선고유예의 예외사유를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전과를 범행 이전의 것으로 제한하거나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규정상의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에 의한 전과를 제외하고 있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 있어서 형법 제37조 후단에 규정된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의 형도 형법 제59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 7. 8. 선고 2010도931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7. 1. 11.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 및 공무집행방해죄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위 법원 2014고단2570, 2015고단667(병합), 2015고단3962(병합), 2016고단649(병합) 판결] 그 판결이 2017. 11. 9. 확정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판결에 의한 전과도 형법 제59조 제1항 단서에서 말하는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과 관련하여서도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할 수가 없다. 나아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2016. 11. 1.~2017. 6. 8.)가 위 판결 확정일 이전임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과 관련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함에 있어 판결이 확정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 및 공무집행방해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을 판결이 확정된 위 두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하였는바, 원심판결은 위법하여 더 이상 유지될 수가 없다. 다만 이러한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당심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피고인이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D에게 교부하지 않은 것이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7조 위반의 죄에 해당하고 위법성조각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토대로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 결론에 있어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D이 근로제공을 시작한 초반부터 근무시간, 휴식시간, 세금공제 전의 월 급여액 등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은 피고인과 D 사이에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수사기록 제46쪽 등). 이후 D의 근로제공과 피고인의 월 급여 산정 및 지급은 수개월간 현실로 이루어졌다. 특히 피고인은 D의 급여를 처음에는 사업소득으로, 2017. 4월경부터는 근로소득세로 신고하고서 그 신고 내용에 따라 소득세를 공제한 나머지 급여를 계산해낸 뒤 D에게 지급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세무처리 문제에 대한 D의 의사결정 지연 등과는 무관하게, 피고인으로서는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D에게 교부하는 데에 별다른 장애가 없었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수개월간 지속된 D과의 근로계약관계가 종료할 때까지 D에게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
결론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위 원심판결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