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D 주식회사는 원고들에게 각 250,702원 및 이에 대한 2019. 3. 26.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피고 D 주식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E, F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D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는 공동주택 및 상가, 아파트 관리대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피고 E는 피고 회사의 대표자이고, 피고 F은 피고 회사 소속 직원으로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피고 회사는 청주시 상당구 G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와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위․수탁 관리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를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원으로 근무하게 함으로써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업무를 담당하였다.
망 H(이하 ‘망인’)은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로서 2016. 3. 1.부터 2018. 5. 31.까지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원으로 06:00부터 다음날 06:00까지 또는 07:00부터 다음날 07:00까지 24시간 격일로 근무하였다.
망인이 2017. 12. 15. 피고 회사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르면 근로시간은 06:00부터 다음날 06:00시까지이고, 주간휴게시간은 3시간(중식 12:00-14:00, 석식 17:00-18:00), 야간휴게시간은 8시간(취침시간 22:00-06:00까지)이다.
피고 E와 F은 2020. 6. 4.경 피고 회사의 사업경영담당자 또는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사용자로서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로 각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청주지방법원 2020고정473)을 받았고, 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망인은 2019. 5. 19. 사망하였고, 원고들은 망인의 아들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6, 7, 12,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과 판단
원고들의 주장요지
피고 회사는 망인이 휴게시간을 제외한 1일 13시간 근무한 것을 전제로 임금을 산정하고 있으나, 망인은 식사시간 3시간과 야간취침시간 8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망인의 1일 근로시간은 야간 할 증근로시간을 합하여 1일 26시간으로 보아야 한다. 망인의 위 근로시간(1일 26시간)을 기준으로 임금 등을 재산정하면 피고 회사는 망인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는바 미지급 최저임금은 33,884,572원이고, 이를 기초로 하여 산정된 망인의 퇴직금은 7,022,951원,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은 5,460,000원이다.
피고 회사는 망인의 사용자로서 망인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위 각 금액을 합한 46,367,523원 중 원고들 각 상속지분 1/3에 해당하는 각 15,455,841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E와 F은 공모하여 위 범죄사실과 같은 내용의 불법행위, 즉 망인의 임금과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퇴직금을 지급기간 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불법행위자로서 피고 회사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손해배상으로 각 15,455,841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 있다.
망인의 휴게시간 보장여부
관련 법리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갑 제5, 12호증, 을가 제10, 12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I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휴게시간에도 피고 회사의 실질적인 지휘·감독 아래 초과근무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망인은 휴게시간에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고, 휴게시간에 근무장소인 경비실을 벗어날 수 있었으며 경비실에서 휴게시간을 보낸 경우 이는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망인이 휴게시간 동안 초과근로를 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임금 청구부분은 이유 없다.
망인은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피고와 사이에 수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서에 중식시간은 12:00부터 14:00까지 2시간, 석식시간은 17:00부터 18:00까지 1시간, 야간취침시간은 22:00부터 다음날 06:00까지 8시간으로 정해졌고 위 식사시간과 취침시간은 휴게기간(2016. 3. 2.과 같은 해 12. 20. 체결된 근로계약에는 망인의 주간휴게시간이 4시간, 야간휴게시간이 7시간)으로 각 명시되어 있었다.
이 사건 아파트 경비실 내에는 망인이 쉴 수 있는 침상이 마련되어 있었다. 망인은 야간취침시간에 경비실 외부의 등을 소등하고 취침을 취할 수 있었다.
이 사건 아파트 경비실 바깥쪽에는 경비원들의 휴게시간을 명시한 안내판이 게시되어 있어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들이 경비원들의 휴게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는 공고문을 통해 경비원들의 휴게시간에는 민원제기를 자제할 것을 당부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원들은 야간에 이 사건 아파트를 순찰할 의무가 없었고 복장에 대한 규제도 없었다.
이 사건 아파트 경비원들은 식사 장소에 제한을 받지 않고 각자의 집에서 먹을 수도 있었으나 왕복하는 것이 번거로워 경비실 내부 등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아파트 경비원들이 휴게시간 중 경비실을 이탈하여도 이를 문제삼지 아니하였다.
망인 등 이 사건 아파트 경비원들이 휴게시간 동안에도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들의 택배 보관·수령업무 및 민원업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들의 요청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 회사가 망인에게 위와 같은 업무 처리를 직접 지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 회사는 망인이 휴게시간에 택배 관련 업무 등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하거나 불이익을 준 적은 없다.
망인 등이 수사기관에 피고 회사로부터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였으므로 휴게시간도 근로시간으로 보아 임금 등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피고들이 이를 미지급하였다는 이유로 피고들을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고소하였으나, 수사기간은 망인 등의 휴게시간이 보장되었음을 전제로 망인의 1일 근로시간을 13시간으로 보아 미지급 임금을 산정하고 이를 기초로 피고 E, F에 대하여 앞서 본 범죄사실로 기소하였을 뿐이다.
미지급 임금 등
위와 같이 피고 회사가 망인에게 1일 11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하였으므로 망인의 1일 근로기간은 13시간이다.
앞서 본 바와 같거나, 갑 제12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1일 근로시간 13시간 중 망인은 2016. 3.부터 2017. 12.까지 1시간의 야간근로를 수행한 사실, 피고 회사가 위 기간 중 망인의 야간근로에 대하여 미지급한 임금은 96,048원(과소지급 야간근로수당)인 사실, 망인이 2018. 5. 31. 퇴직하였고, 피고 회사가 망인에게 지급할 퇴직금은 3,280,412원인 사실, 망인의 위 근로기간 중 발생한 연차유급휴가일은 총 30일이고 이에 대한 망인의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은 1,456,631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망인에게 위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등으로 합계 4,833,091원(96,048원+3,280,412원+1,456,631원) 및 이에 대한 망인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8. 6. 15.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을가 제9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2019. 3. 25. 망인에게 위 미지급 임금 등으로 4,833,091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를 지연손해금, 원금의 법정충당순서에 따라 충당하면 남은 미지급 임금 등은 752,108원[4,833,091원에 대한 2018. 6. 15.부터 2019. 3. 25.까지의 지연손해금은 752,108원(4,833,091원×연 20%×284일/365일, 원 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이므로,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지급한 위 4,833,091원을 위 지연손해금에 우선 충당하고, 나머지를 원금에 충당하면 남은 원금은 752,108원이다]이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망인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각 250,702(752,108×상속지분 1/3) 및 이에 대한 2019. 3. 26.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E, F의 불법행위 성립 여부
사용자란 근로자를 사용종속관계 아래에 두어 근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를 의미하므로, 원칙적으로 근로계약에 있어 임금지급의무를 지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일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이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업경영담당자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이하 사업경영담당자 등)를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개념에 포섭하고,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과 최저임금법은 근로기준법 제36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9조,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의 위반 행위가 있는 경우 사업경영담당자 등을 비롯한 ‘사용자’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그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36조 등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경영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는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 등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정책적 고려에서 근로기준법 등이 사업경영담당자 등에게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준수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개념에 사업경영담당자 등이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사업경영담당자 등이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근로계약상’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사업경영담당자 등이 근로기준법 제36조 등을 위반하여 임금을 체불한 행위로 형사처벌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러한 임금체불행위가 곧바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 E, F이 근로기준법 제36조 등을 위반한 이상 당연히 망인 또는 원고들에 대해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의 원고들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 론
원고들의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 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E, F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문혜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