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83,788,970원과 이에 대하여 2020. 8. 26.부터 2022. 10. 18.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서울특별시 강남구로부터 ‘C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았다.
원고는 2020. 3. 5. 피고와 사이에 피보험자는 원고, 목적물은 이 사건 공사, 보험기간은 2020. 3. 6.부터 2020. 12. 31.까지 정하여 피보험자의 근로자에게 생긴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 중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라 보상 되는 재해보상 금액을 초과하는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는 손해에 대하여 보상한도액 1인당 200,000,00원, 1사고당 200,000,000원의 보험금을 지급받는 내용으로 된 국내근로자재해보장책임보험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위 보험을 ‘이 사건 근재보험’이라 한다). 그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의 일용직 배관공으로 채용된 D은 2020. 6. 17. 11:40경 서울 강남구 E에서 이 사건 공사를 하던 중 안전대, 송기마스크 등 아무런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그곳 맨홀 안으로 들어갔다가 산소결핍질식에 따른 의식소실 등으로 추락하여 익사하였고, 같은 장소에 있던 굴삭기 운전자인 F는 D을 구조하기 위하여 굴삭기 버킷에 줄을 묶은 후 위 맨홀 내부로 들어갔다가 산소결핍질식에 따른 의식소실 등으로 추락하여 익사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하고, D, F를 각각 ‘망 D’, ‘망 F’라고 한다).
G는 망 D의 배우자이고, H, I은 망 D의 자녀이다(이하, G, H, I을 통칭할 경우에는 ‘망 D의 유족’이라 한다). G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 등 청구를 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은 망 D의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수급권자인 G에게 유족보상연금으로 매월 2,424,69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
원고는 2020. 7. 27.경 망 D의 유족과 사이에, 원고가 위 유족에게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상금(유족급여, 장의비)을 제외하고 별도로 민·형사상 합의금 등 명목으로 138,000,000원을 지급하되, 이 사건 근재보험에 따른 보험금은 원고가 신청, 수령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원고는 2020. 8. 18.경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재보험에 따른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2020. 12. 14.경 원고에게 ‘망 D 사망에 따른 보험금으로 위자료 65,600,000원이 지급될 예정이고, 망 F는 이 사건 근재보험에서 담보되는 근로자로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에게 보험금 지급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알렸다.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고단1426 사건에서 2021. 5. 26. 원고의 작업반장 J은 업무상과실치사죄로 벌금 700만 원, 원고의 현장소장 K 및 원고는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각 벌금 100만 원의 형을 선고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3~10, 19호증(서증에 가지번호 있는 경우 그 표시는 생략, 이하 같다)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의 보험금 지급의무의 발생
이 사건 사고 중 망 D 사망 부분에 관하여
위에서 든 증거 및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근로자들이 이 사건 공사를 하면서 맨홀 뚜껑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장소의 출입을 제한하고 안전, 보건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행동을 제지하는 등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망 D을 방치하였고, 이로 인하여 망 D은 안전대, 송기마스크 등 아무런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아니한 채 맨홀 안으로 들어갔다가 추락하여 사망하였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공사의 근로자인 망 D에 대하여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이 사건 근재보험에 따른 보험금으로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위와 같이 망 D에 대하여 부담하는 배상책임으로 인한 손해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만 위에서 든 증거 및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원고의 작업반장인 J이 먼저 하수관 맨홀 뚜껑을 열어 보고 망 D에게 이 사건 공사가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였으나 망 D 본인이 직접 확인해 보겠다며 아무런 안전장비 없이 맨홀 안으로 들어간 과실이 있고, 이러한 과실이 이 사건 사고의 발생과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망 D의 과실을 참작하여 원고가 망 D에 대하여 부담하는 책임비율을 60%로 제한한다.
이 사건 사고 중 망 F 사망 부분에 관하여
원고의 주장 요지
산재보험법상 망 F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는 점, 망 F는 원고로부터 지휘, 감독을 받고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로 사망한 망 F 역시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망 F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이 사건 근재보험에 따른 보험금으로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위와 같이 망 F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갑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근재보험의 보통약관 제3조 제1항에서 ‘회사(피고를 지칭한다. 이하 같다)는 피보험자(원고를 지칭한다. 이하 같다)의 근로자에게 생긴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손해를 이 약관 및 특별약관의 규정에 따라 보상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른 재해보상책임담보 특별약관 제1조에서 “회사가 부담하는 보통약관 제3조(보상하는 손해)의 손해는아래의 재해보상책임으로 인한 손해를 말합니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 제2호에서 근로기준법 적용 근로자와 선원법 적용 근로자를 들고 있는데, 선원법 적용 근로자에 관한 조항은 이 사건과는 무관하므로, 피고가 이 사건 근재보험에 따라 원고에게 보상하는 손해는 원고가 근로기준법 적용 근로자에게 생긴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부담하는손해를 의미한다. 비록 산재보험법 제125조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함에도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업무상의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는 사람으로서 각 호의 모두에 해당하는 사람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에 대한 특례를 두어 제2항에서 ‘특수형태 근로종사자는 제5조 제2호(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에도 불구하고 산재보험법을 적용할 때에는 그 사업의 근로자로 본다.’라고 규정하기는 하였으나, 이 규정은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산재보험법에서 보험급여 수급권자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로 본다는 취지가 아님이 명백하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다212004 판결 등 참조), 갑 8, 14호증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공사에서 굴삭기를 운전한 망 F는 원고와의 임대차계약에 의하여 작업에 임한 것으로 보일 뿐 원고로부터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뚜렷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망 F를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망 F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다른 점에 관하여 살피지 않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의 보험금 지급의무의 범위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후 원고가 망 D의 유족과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상금과는 별도로 138,000,000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재보험에 따른 보험금으로 위 합의금 138,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재보험은 피보험자의 근로자에게 생긴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 중 산재보험법에 따라 보상되는 재해보상 금액을 초과하는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는 손해를 보상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근재보험에 따른 보험자의 보상범위는 피보험자의 근로자에 대한 법률상의 손해배상책임액을 그 한도로 하는 것이다.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이후 망 D의 유족과 사이에 산재보험법상 보상금과는 별도로 민, 형사상 합의금 등 명목으로 138,000,000원을 지급하는 합의를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합의금을 위와 같이 138,000,000원으로 정하게 된 구체적 산정 근거나 방법에 관한 뚜렷한 주장이나 증거가 없는 점, 위 돈에는 민사상 책임 이외에 형사상책임에 관한 합의금이나 위로금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위 합의는 원고와 망 D의 유족 사이에 이루어진 것일 뿐이므로 보험자인 피고를 구속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지급하기로 합의한 위 138,000,000원 전액이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피보험자인 원고가 피해 근로자인 망 D에 대하여 부담하는 법률상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모두 포함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하에서는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원고가 망 D에 대하여 부담하는 법률상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하여 본다.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망 D의 일실수입
인적사항, 소득 등
생년월일(나이) 및 성별: L생(사고 당시 62세 2개월 남짓), 남자
이 사건 사고 일시: 2020. 6. 17.
가동연한: 2023. 4. 4.(만 65세까지)
기대여명: 약 21.60년
직업: 일용직 배관공
소득: 1일 153,300원[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일용근로자의 평균임금은 일당에 1개월간 실제 근로일수 등을 고려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근로계수를 곱하여 산정한 것으로(산재보험법 제36조 제5항,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1호),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하여 추정한 금액으로서 근로기준법상의 평균임금이나 통상임금은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를 산정하는 기준이 아니기는 하나(대법원 1989. 5. 9. 선고 88다카16010 판결 등 참고), 망 D은 2020. 6. 17. 이 사건 사고 당시 일용직 배관공으로 채용되어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있었고, 2020년 상반기 적용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보고서상 배관공의 노임단가가 1일 189,003원으로서 근로복지공단에서 망 D의 평균임금으로 산정한 1일 153,300원보다 높으므로, 원고가 구하는 위 평균임금인 153,300원을 기준으로 망 D의 소득을 산정하기로 한다]
가동일수: 22일
원고는, 망 D이 월 소득이 4,662,875원(= 153,300원 × 365일 × 1/12개월)에 달한다며 망 D의 가동일수가 22일을 초과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와 같이 볼 만한 증거가 없다.
생계비: 수입의 1/3 상당액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7, 16, 17, 20호증의 기재, 현저한 사실,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계산: 69,384,499원(아래 계산 표 참조)
근로복지공단이 지급한 유족급여의 공제<1>
앞서 본 바와 같이 망 D의 배우자인 G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보험법에 따라 유족보상연금으로 월 2,424,690원을 지급받기로 하였고, 이를 산재보험법 제62조 제2항에 따라 유족보상일시금으로 환산하면 199,290,000원(= 평균임금 153,300원 × 1,300일)이 되는바, 이를 G가 상속한 망 D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배상채권 29,736,213원(= 69,384,499원 × 3/7)에서 공제하면 G가 상속한 망 D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는 남지 않는다.
책임제한 후 일실수입
원고의 책임비율: 60%
계산: 69,384,499원 × 60% = 41,630,699원
위자료
참작사유: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망 D의 나이, 성별, 직업 및 가족관계, 과실 정도 등 참작
결정금액
망 D: 35,000,000원
배우자 G: 15,000,000원
자녀 H, I: 각 5,000,000원
상속관계
상속인 및 상속분
G: 3/7
H, I: 각 2/7
상속대상
G: 망 D의 위자료 채권 35,000,000원
H, I: 망 D의 일실수입 및 위자료 채권 76,630,699원(= 재산상 손해 41,630,699원 + 위자료 35,000,000원)
계산
G: 15,000,000원(= 35,000,000원 × 3/7)
H, I: 각 21,894,485원(= 76,630,699원 × 2/7)
소결론
G: 30,000,000원(= 고유의 위자료 15,000,000원 + 상속분 15,000,000원)
H, I: 각 26,894,485원(= 고유의 위자료 5,000,000원 + 상속분 21,894,485원)
원고는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망 D의 유족에게 산재보험법에 따라 보상되는 재해보상 금액을 초과하는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으로서 합계 83,788,970원(= 30,000,000 원 + 26,894,485원 × 2) 상당을 지급해야 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재보험에 따른 보험금으로서 위 손해배상책임액 83,788,970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보험금을 청구한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0. 8. 2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10. 18.까지는 상법에 따른 연 6%,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정당하므로 받아들이고, 나머지 청구는 정당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최승준
각주1) G가 수급권자로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유족보상일시금은 G가 상속한 망 D의 손해배상채권 중 재산상 손해인 일 실수입 부분에서만 공제함(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8다13104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