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 및 추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택시 여객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8. 1. 16.부터 2020. 3. 3.까지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이다.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는데, 위 법률 부칙 내지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09. 7. 1.부터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서울특별시에서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게 되었다.
피고는 2016년까지는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정에서 1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으로 정하고 있다가, 피고의 노동조합과 1일 소정근로시간을 2017. 5. 31. 5시간 30분으로(2017. 6. 1.부터 적용), 2018. 3. 1. 4시간 30분으로(2019. 1. 1.부터 적용) 각 줄이는 내용의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갑 제6호증의 6, 7, 8, 갑 제7호증의 1, 2, 갑 제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
피고와 노동조합의 2013년부터 2019. 2. 15.까지 체결된 임금협정은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였는바, 이는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다. 즉 2017년 임금협정과 2018년 임금협정은 무효이므로,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은 2013년 임금협정의 1일 6시간 40분이다. 따라서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은 2.17시간(=6.67시간-4.5시간)인바, 피고는 원고에게 1일 소정근로시간 6시간 40분에 따라 산정된 최저임금과 실제 지급한 임금의 차액 11,613,687원[=2018년 미지급 부분 5,000,070원(=최저임금 시급 7,530원×단축된 소정근로시간 2.17시간×7일×306일÷7일) + 2019년 미지급 부분 6,613,617원(=최저임금 시급 8,350원×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2.17시간×7일×365일÷7일)]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사납금 부당이득반환 청구
피고와 노동조합의 2013년부터 2019. 2. 15.까지 체결된 임금협정은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사납금을 인상하였는바, 이는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다. 이에 2018년 임금협정의 유효한 사납금은 2013년 임금협정의 사납금(=2009년 사납금 + 11,000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무효인 인상된 사납금 18,000원에 대한 2018년과 2019년 사납금 합계 10,296,000원(=18,000원×26일×22개월)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따라서 2017년 임금협정과 2018년 임금협정에서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에 따라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게 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서 무효라는 점은 원고가 주장․입증하여야 한다.
판단
갑 제6호증의 2, 3, 을 제3에서 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17년 임금협정과 2018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거나 사납금 인상이 무효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들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택시운송사업의 경우 그 운행이 운송사업자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운수종사자에게 맡겨져 있고, 원고의 운행시간 중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바,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고,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위 관련 법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09년부터 시행되었으나, 피고는 1일 소정근로시간을 이전과 같이 계속하여 6시간 40분으로 유지하였고, 2014. 12. 24.에서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임금협정을 노동조합과 처음 체결하였다.
2013년경 서울 지역 택시 기본요금 등이 상당폭 인상되었으나(을 제5호증의 1), 서울시에서는 보조금 지급유예의 방법으로 기준금 인상폭을 제한하여 요금 인상으로 인한 혜택이 택시운전사들의 처우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하였고(을 제5호증의 2),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이 2014. 1. 28. 법률 제12378호로 제정되었고, 위 법률 제12조에 규정된 운송비용 전가금지 조항이 2016. 10. 1.부터 시행되어 피고가 부담하여야 하는 운송비용이 증가하고, 택시운전사들의 부담은 일부 감소하였으며(을 제6호증), 피고 또한 2017년 임금협정 제20조에서 ‘회사는 소정근로시간에 필요한 연료 전량을 지급한다.’고 노동조합과 약정하는(갑 제6호증의 6) 등의 사정변경이 있었는바, 이와 같은 사정변경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서울특별시는 2017년경 ‘택시기본요금이 인상된 후 법인 택시의 경우 하루 1대당 영업거리가 줄었지만 1건당 영업수익이 증가하여 1대당 하루 수입이 늘어났다’는 취지의 조사결과를 밝힌 바 있다(을 제5호증의 3).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에서는 2020. 12. 16.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하여 5,889,375원의 체불임금확인원을 발급하였으나 그와 같은 판단을 하게 된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이에 반하여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21. 6. 30. 피고의 대표이사 C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건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을 제7호증).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하는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원고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와 추가한 사납금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규설(재판장) 신신호 오덕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