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3. 12. 13. 선고 2022가합106222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B에 대한 소를 각하한다.

2.

원고의 피고 C의 소송수계인 회생채무자 C의 법률상관리인 C의 소송수계인 C에 대 한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포천시 D에 소재한 공장(이하 '원고 공장'이라 한다)에서 컴퓨터 및 주변 부품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회사이고,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위 공장 바로 옆인 포천시 E에 소재한 공장(이하 '피고 공장'이라 한다)에서 침대와 매트리스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며, 피고 C의 소송수계인 회생채무자 C의 법률상관리인 C의 소송수계인 C(이하 '피고 C'이라고만 한다)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이다.

나.

2021. 12. 31. 12:41경 피고 공장에 화재(이하 '이 사건 화재'라 한다)가 발생하여 원고 공장까지 연소되었다.

다.

F 주식회사는 2022. 3. 8. 이 사건 화재로 원고 공장 건물과 원고의 기계, 공기구, 집기비품, 시설, 재고자산, 가설건축물 등에 손해가 발생하였는바,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원고의 총 손해액을 2,477,631,867원, 추정지급보험금을 492,355,892원, 추정구상가능금액을 1,984,975,975원으로 각 계산하였다. 이에 원고는 2022. 5. 19. 위 1,984,975,975원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피고 회사 소유의 피고 공장 대지 및 건물, 피고 C 소유의 부동산 등에 대하여 부동산가압류결정(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2022카단20537호)을 받았고, 2022. 6. 2. 피고 회사의 보험금 채권 등에 대하여 채권가압류결정(서울동부지방법원 2022카단51434호)을 받았다. 라. 한편 피고 공장에서 일하던 G은 '2021. 12. 31. 침대 포장 기계의 에어라인에 낀성에를 제거하기 위하여 가스 토치를 이용하여 위 에어라인을 가열하면서 위 가스 토치에서 나온 불꽃이 주변의 가연물에 옮겨 붙지 않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로, 위 불꽃이 마침 기계 주변에 놓여있던 종이 등을 매개로 위 포장 기계가 설치되어 있는 피고 C 소유인 공장건물에 옮겨 붙은 다음, 위 건물 주변에 있는 원고 공장 건물 등에 재차 옮겨 붙게 하는 등 다수의 공장 직원들이 현존하는 건조물을 소훼하여 실화'하였다는 혐의로 입건되었으나, 2022. 5. 27. 의정부지방검찰청으로부터 국외 출국으로 인한 소재불명을 이유로 기소중지처분을 받았다.

마.

피고 회사는 2022. 7. 4.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개시결정(2022회합100049호)을 받았다.

바.

피고 C은 2022. 9. 19. 서울회생법원 2022회단100071호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으면서 관리인으로 간주되어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가 위 법원이 2023. 8. 16. 회생절차폐지결정을 함에 따라 피고 C이 다시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사.

F 주식회사는 2022. 7. 13. 원고의 총 손해액을 2,432,485,971원으로 변경하여 계산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그 무렵 보험자인 H 주식회사로부터 보험금 463,787,56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0, 12, 13, 17, 18호증, 을가 제1호증(가 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 지

2.

청구원인의 요지

피고들은 평소 직원들에 대한 화재 예방교육을 소홀히 하고, 직원 G이 가스 토치를 이용하는 화재위험작업을 함에도 가연성물질인 비닐과 매트리스를 옮기거나 환기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2호, 제4항<1>,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36조 제1항<2>, 제241조 제1항, 제2항<3>을 위반하였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1,968,698,411원(= 2022. 7. 13.자 손해사정상 총 손해액 2,432,485,971원 - 지급된 보험금 463,787,5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3.

피고 회사에 대한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업무의 수행과 재산의 관리 및 처분을 하는 권리는 관리인에게 전속하고(제56조 제1항), 채무자의 재산에 관한 소송에서는 관리인이 당사자가 되므로(제78조), 채무자는 당사자적격이 없고 관리인에게만 당사자적격이 있다(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4후713 판결 참조). 그리고 원고와 피고의 대립당사자 구조를 요구하는 민사소송법의 기본원칙상 사망한 사람을 피고로 하여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실질적 소송관계가 이루어질 수 없어 부적법하고, 소 제기 당시에는 피고가 생존하였으나 소장 부본이 송달되기 전에 사망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며, 회생절차개시결정 전에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소장 부본이 송달되기 전에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경우에도 역시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7다28982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갑 제5,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에 대하여 2022. 7. 4.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었고 당시 회생법원이 관리인을 따로 선임하지 아니하여 대표이사인 피고 C이 법률상관리인이 된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는 2022. 8. 2. 피고 회사의 법률상관리인 C이 아닌 피고 회사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며 2022. 8. 31. 소장이 피고 회사에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이 사건 소송은 당사자적력이 없는 피고 회사를 상대로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

4.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 C이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위반하여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7 내지 9,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법령 위배로 인하여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다거나, 피고 C이 위 법령을 위배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 C이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위배하여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 C이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위 법령을 위배한 행위와 제3자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상당인과관계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결과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같은 법조의 입법목적과 보호법익, 위 법령위배행위의 태양 및 피침해이익의 성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21320 판결, 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5다2182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 · 증진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고(산업안전보건법 제1조), 여기서의 산업재해란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이 업무에 관계되는 건설물 · 설비 · 원재료 ·가스 · 증기 · 분진 등에 의하거나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하여 사망 또는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말하며(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1호), 이 사건 화재와 관련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인화성 물질 등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것(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4항,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조)임을 종합하여 보면,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을 산업재해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주된 입법목적으로, 그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주된 보호법익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원고는 피고 회사에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근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피침해 이익도 원고 공장 건물과 원고의 기계 등과 같이 사람의 생명·신체가 아니라 재산에 그친다. 따라서 피고 C이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위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위배 행위와 원고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②

피고 공장에서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기 약 2개월 전에도 화재가 발생하였던 사실은 인정되나, 위 인정사실 만으로는 피고 C이 G을 포함한 직원들에게 평소 화재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피고 공장에서 일하던 G이 가스 토치를 이용하다가 이 사건 화재를 발생시킨 사실은 인정할 여지가 있으나, G이 가스 토치를 이용한 이유와 방법, G이 가스 토치를 이용한 행위가 피고 회사의 화재위험 '작업'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 화재위험작업을 하는 경우 피고 회사가 어떠한 방호조치 내지 환기 등의 조치가 필요했는지 여부 등 피고 C의 산업안전보건법 등 법령 위반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사정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G은 실화 혐의로 입건은 되었으나 국외로 출국하여 기소중지처분을 받은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피고 C이 실화 내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을 이유로 입건조차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 C이 위 법령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연주(재판장) 임휘재 유지혜

각주1)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안전조치)

각주2)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36조(화재 위험이 있는 작업의 장소 등)

각주3)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41조(화재위험작업 시의 준수사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