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 7. 4. 선고 2023가합104711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 회사는 전력자원의 개발 등을 목적으로 2001. 4. 2. 구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에관한법률(2000. 12. 23. 법률 제6282호로 제정되어 2009. 12. 31.까지 효력을 가진 것)에 따라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분할되어 신설된 회사로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제1호 가목에 따라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된 공공기관이다.

2)

원고들은 별지 청구금액표의 ‘입사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위 청구금액표의 ‘퇴사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퇴직하였다.

나.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 논의 경과

1)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은 1991. 12. 31. 법률 제4487호로 제정될 당시 제19조에서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면서 제19조에서는 모든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 제1항을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면서 부칙에서는 피고 회사와 같은 공공기관의 경우 2016. 1. 1.부터 제19조, 제19조의2 제1항의 개정규정이 시행되는 것으로 정하였다(위와 같이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부칙 제1호).

2)

한편, 기획재정부는 2015. 5. 7.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과 청년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는 내용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확정하였다.

3)

피고 회사는 본래 직원들의 정년을 58세로 정하고 있었는데,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부칙 제1호에 따라 2016. 1. 1.부터는 직원들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4)

이에 따라 피고 회사는 전직원 대상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였는데, 구체적으로 2015. 3. 10.부터 같은 달 13.까지 피고 회사의 사업소(본사, 서인천, 평택, 태안, 군산)별로 임금피크제 도입 배경을 설명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또한, 피고 회사는 2015. 5. 28.부터 같은 해 7. 15.까지 피고 회사 소속 직원들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인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사이에 2차례의 단체교섭과 4차례의 실무교섭을 통해 임금피크제 도입 방안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5)

당초 논의되었던 여러 임금피크제 도입안 중에는 임금지급률을 1년차는 55%, 2년차는 45%로 하여 총 감액률이 100%가 되도록 하는 안도 있었으나,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은 여러 설명회 및 단체교섭 등을 거쳐 임금지급률을 1년차는 65%, 2년차는 55%로 하여 총 감액률을 80%로 낮추는 안을 도입하기로 하였다.

다.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취업규칙 개정 및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제정

1)

피고 회사는 2015. 7. 23.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단체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피고 회사는 2015. 7. 24. 위 단체협약을 바탕으로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을 개정하고, 같은 날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여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는데, 위 취업규칙 및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중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관련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취업규칙(2015. 7. 24. 개정)

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개정

피고 회사는 2016. 3. 9.경부터 2020. 7. 16.경까지 이 사건 노동조합과 합의를 거쳐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수차례 개정하였는데, 주요 변경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7, 13, 15, 19호증(특정하지 않는 한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회사 소속 직원들의 정년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에 이미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따라 2016. 1. 1.부터 만 60세로 정해졌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해 원고들은 근무시간이 단축되지 않은 채 이전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반면,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 동안 원고들의 임금이 총 80% 삭감되는 등 일방적으로 불이익만을 입게 되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내용에 해당하여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위반된다.

또한,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후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시행 후의 임금은 시행 전보다 삭감되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기준법 및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상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위반된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므로, 피고 회사는 일부청구를 하는 원고들에게 별지 청구금액표의 ‘기간’란 기재 각 해당기간 동안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지급하였을 임금에서 기지급된 임금을 공제한 나머지 임금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하였거나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를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1)

관련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대법원 2023. 6. 1. 선고 2022다272343 판결 등 참조).

한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는 ①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② 근속기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임금이나 임금 외의 금품과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차등을 두는 경우, ③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④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2)

판단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피고 회사 소속 직원들 중 정년퇴직일로부터 2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과 관계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나)

그러나 위 기초사실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16, 20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그 내용상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거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①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기획재정부는 2015. 5. 7. 모든 공공기관에 이러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면서 임금피크제 도입 성과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할 것임을 예고하였고, 이에 시장형 공기업으로서 공공기관에 해당하는 피고 회사는 기획재정부의 위와 같은 권고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②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이전에 임금피크제의 시행 여부,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지급률,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등에 관하여 피고 회사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노사협의를 진행하였으며, 위 직원들의 과반수 노동조합인 이 사건 노동조합으로부터 집단적 동의를 받아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였다.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임금지급률의 감축이라는 측면에서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회사 소속 직원들에게 근로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에 의한 동의를 얻어 적법하게 시행된 것으로서, 원고들이나 그 적용대상자들이 이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동의하였는지와 관계없이 절차적으로 유효하고, 그 과정에서 강행규정에 위배되거나 절차상 하자가 있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③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은 사업자로 하여금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고(제19조 제1항), 그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 그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였다(제19조의2 제1항).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피고 회사 소속 직원들의 정년을 기존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감액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④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므로, 설령 원고들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정년 연장을 기대하였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보장형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의 시행일인 2016. 1. 1.부터 시행되는 임금피크제라 하더라도 노사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기존보다 정년을 연장하였다면 이를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유형에 해당한다.

⑤

오히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들에게 종전의 정년인 만 58세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되, 정년이 연장된 2년의 기간에 한하여 기준급여<1>의 65%, 55%를 각 지급하는 바,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하였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원고들로서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해 기존 정년인 만 58세까지의 임금은 삭감되지 않는 반면, 만 58세 이후에는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새로이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⑥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같이 정년 연장에 수반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계속 재직하기를 희망하는 근로자들에게는 근로하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기회를 제공받는다는 점에서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으므로, 설령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근무시간이나 직무를 조정하지 않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⑦

실제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이후 원고들을 비롯한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에게 별도 직무를 부여하였고, 2020. 7. 16.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개정하여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의 근무시간을 단축하였다. 또한, 피고 회사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시니어직군 미래설계’ 교육 등을 실시하면서 최대 약 230만 원의 교육비를 지원하기도 하였고, 실질적인 퇴직 준비 및 대응을 위한 ‘시니어직 교육’ 및 ‘퇴직 Oneday 실전교육’ 등을 실시하였는바, 이러한 조치들은 근로제공의 내용 또는 근로시간의 측면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근로자들의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⑧

한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는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한 경우에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특정 연령집단’에는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인 근로자집단뿐만 아니라 청년층 근로자집단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었고, 실제로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이후 피고 회사의 신규채용 규모가 확대되었으므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여 마련된 재원으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합계 232명{2016년(상반기 21명, 하반기 25명), 2017년(상반기 38명, 하반기 19명), 2018년(상반기 30명, 하반기 18명), 2019년(상반기 28명, 하반기 18명), 2020년(상반기 17명, 하반기 18명)}을 신규채용할 예정이었는데, 실제로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합계 658명{2017년 179명(상반기 54명, 하반기 125명), 2018년 122명(상반기 66명, 하반기 56명), 2019년 146명(상반기 82명, 하반기 64명), 2020년 211명(상반기 76명, 하반기 135명)}을 신규채용하여 전체적으로 합계 426명의 청년을 추가 채용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청년층 근로자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의 일환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거나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반하여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1)

관련법리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성별·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하는데(근로기준법 제6조), 여기에서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또한,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 여기에서 ‘동일 가치의 노동’이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하고, 동일 가치의 노동인지는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결국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은 어느 것이나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참조).

2)

판단

가)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라 함은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 근로자 개인의 개별적인 요소들뿐만 아니라 근로 제공의 시점과 상황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동일한 노동에 대하여는 같은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같은 시기에 같은 근로환경에서 같은 내용의 근로를 제공하는 서로 다른 근로자나 근로집단 사이에서 임금의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 근로제공의 시기나 주변 여건의 변화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제공되는 근로의 내용이나 제공하는 근로자가 동일하다면 기존의 임금이 계속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과 시행 이후에 제공된 원고들의 근로는 그 근로제공의 시기가 다를 뿐만 아니라, ‘60세 정년 법정 의무화’라는 근로환경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비교집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또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어떠한 경우에도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한될 수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에도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을 위한 정년 연장에 있어서 필요한 조치로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 제19조의2 제1항 등 관련 법령에서 차별금지의 예외사유로 정하고 있는 점, ② 그 도입경위에 있어서도 근로자에게 유리한 ‘60세 정년 법정 의무화’와 함께 이루어져 이 사건 임금피크제만을 두고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점, ③ 실제로 원고들에게 근로제공의 내용 또는 근로시간의 측면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가 이루어진 점, ④ 비록 원고들이 원고들 이후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은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근로시간 감축 등 불이익 감소·완화 조치의 혜택을 일부분 받지 못하였더라도, 위 다른 근로자들도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상대적 불이익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의 필요성이나 합리성을 부정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원고들 주장과 같이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에도 이전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이전보다 적은 임금을 받은 측면이 일부 있더라도, 이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위반하여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은 유효하므로, 그 무효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임금 차액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용래(재판장) 윤한나 신연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