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소방시설설계 및 감리업, 소방시설점검업 및 이와 관련된 공사업 등을 하는 법인이다.
피고 B는 2019. 2. 1.부터 2020. 10. 10.까지, 피고 C은 2019. 2. 1.부터 2020.12. 11.까지, 피고 D은 2019. 3. 8.부터 2020. 10. 10.까지 각 원고 회사에 근무하던 근로자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는 피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임금과 퇴직금을 구분하여 입사일부터 퇴직일까지 매월 퇴직금을 선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들에게 매월퇴직금을 선지급하였다. 그러나 피고들은 퇴사 후 위와 같이 퇴직금을 분할 지급하기로 한 약정이 무효라고 주장하였고, 결국 원고는 피고들에게 별도로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그러나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이 무효라면, 원고는 피고들에게 법률상 원인없이 매월 퇴직금 상당 금원을 지급한 것이고, 그로 인하여 피고들은 각자 지급받은 퇴직금 상당액의 이익을 얻은 반면 원고는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피고들의 팀장인 F은 원고와의 근로계약에 따라 팀장의 지위에서 팀원들의 관리에 필요한 경비를 별도로 지급받아 왔으며, 그 경비에는 팀장인 F의 퇴직금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중 팀원이었던 피고들의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었다. 결국, 피고들로서는 법률상 원인 없이 퇴직금 명목으로 중복으로 금원을 수령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원고로부터 수령한 퇴직금 합계로서 별지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을 각 부당이득으로 반환하고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1>
피고들
퇴직금을 분할하여 매월 선지급하기로 한 약정은 원고가 피고들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회피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 무효이며, 퇴직금 명목으로 분할 지급받은 돈은 실질적으로는 임금이었으므로, 사용자인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근로자의 퇴직금을 직접 지급하지 않고 제3자에게 경비에 포함하여 지급하였다는 것은 위법한 지급방식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피고들은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
받은 사실이 없다. 확인서와 경비수령증은 피고들이 아닌 팀장이 작성한 문서로 이를 근거로 피고들이 퇴직금을 수령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판 단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원 상당액의 반환 청구 부분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들이 원고와 월 단위로 작성한 각 근로계약서에는 퇴직급여가 포괄일당에 포함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가 피고들에게 매월 '퇴직금' 명목의 일정한 금원을 별도로 송금해 온 사실이 인정되기 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이 원고가 근로계약서에 '퇴직급여'로 기재하고 별도로 송금한 돈은 퇴직금 선지급의 형식만을 갖추었을 뿐 실제로는 임금의 일부로 지급된 것으로 봄이 상당한바,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들과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피고들과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본인의 신청에 따라 퇴직금이 월 분할 지급됨을 알고 있으며, 향후 별도 퇴직금 청구시 기지급된 퇴직금은 이를 반환할 것을 서약함'이라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는바,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고자 하는 근로자로서는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원고 회사에 소속된 다른 근로자들 역시 일률적으로 퇴직금을 가불받아 임금에 포함하기로 합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가 피고들로부터 서명 받은 '포괄임금 지급동의서 및 퇴직금 월 분할 정산 신청서'나 '확인서' 역시 부동문자로 인쇄되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이 근로계약서나 위 신청서 등에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는 것에 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원고 소속 근로자들이 일률적으로 퇴직금을 가불받아 임금에 포함한 것 으로 합의한다는 것은 퇴직금 중간정산제도의 취지나 근로자의 개별적 사정에 비추어 이례적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들에게 지급되는 임금을 포괄임금으로 계약하여 그 중 12/13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본급으로, 1/13(7.69%)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급여 항목으로 정하였고, 그에 따라 매월 퇴직급여로 피고 B는 12,692원, 피고 C과 피고 D은 각 9,231원을 지급받아 왔다. 위와 같이 원고는 매월 피고들에게 지급할 퇴직급여 명목의 금원을 산정함에 있어서 피고들의 평균임금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고들의 월 급여액을 정한 다음 역산하여 그 금액에서 퇴직급여 명목의 금원을 일률적으로 정하였는바, 위 퇴직급여 명목의 금원은 이미 일률적으로 정해진 노임 단가에 편입된 임금의 일부로 볼 여지가 다분하다.
원고는 피고들에게 연장 및 야간근무수당, 연차수당 등을 지급하면서 그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을 정함에 있어서도 위 퇴직급여 명목의 금원도 포함시킨 것 으로 보이는바, 현실적으로도 월급의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는 피고들에게 퇴직금으로 지급되는 부분과 그렇지 아니한 부분이 명확히 구별되어 지급되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그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들에게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실질적인 퇴직급여 해당의 금액을 분할하여 지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팀장 경비 명목으로 추가 지급받았다는 퇴직금 상당액의 반환 청구 부분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7,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들의 팀장인 F이 원고와 사이에 2014. 10. 25. '본인이 현재 수령하고 있는 노무비 관련하여 노무비, 경비, 숙·식비, 퇴직금 및 기타 부대비용이 포함되어 있는 금액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확인서에 서명하고, 2018. 12. 15. '본인이 매월 지급받는 경비라 함은 본인 및 소속팀원들의 현장사용경비(숙박비, 식대, 교통비) 및 퇴직금이 포괄 산정되어 수령하였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경비수령확인서에 서명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들의 팀장이 지급받은 일급에 피고들과 같은 다른 팀원들의 퇴직급여나 경비가 포함된다는 것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위반되는 것으로 무효로 볼 여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원고와 피고들이 실질적으로 퇴직금 분할 지급에 대해 합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피고들에 대한 이 부분 청구는 사실상 앞선 부당이득반환청구와 중복된 것으로 보일 뿐인 점, ② 원고가 제출한 위 각 문서들만으로는 피고들의 팀장이 피고들의 퇴직급여를 경비로 수령하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의 팀장이 피고들의 퇴직급여가 포함된 경비를 지급받기로 원고와 사이에 유효하게 합의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로부터 피고들의 퇴직금을 각 지급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청구 역시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소영(재판장) 전승환 박선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