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0. 8. 14. 선고 2019노192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현장반장 F은 피고인에 의하여 고용된 자로서 피고인은 서울 중랑구 C에 있는 소재 주택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와 관련하여 위 F을 통하여 D 등에게 구체적인 업무 처리를 지휘 및 감독하였던 점,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필요한 자재 등을 피고인이 제공한 점, D은 이 사건 발생 당시까지 독립한 사업자로 등록한 사실 없이 단순 일용직 근로자로서만 근로하여 왔던 점, D이 다른 목공들의 임금을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아 분배한 것은 피고인의 요청에 따른 것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하면, D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던 근로자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직권 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D의 2017. 12. 임금 3,000,000원' 부분을 'D의 임금 4,180,000원(일당 20일치 4,000,000원 + 차량 비용 180,000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주장은 피고인에 대한 변경된 공소사실과 관련된 범위 내에서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검사의 위 주장에 관하여는 아래에서 살펴본다.

3.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D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검사가 지적한 것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D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피고인 또는 피고인의 지시를 받는 F 및 J을 통하여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지휘 및 감독을 받았고, 처음에는 인력회사를 통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으나, 그 후 작업의 일관성을 위한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인력회사를 통하지 않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근무하게 되었으며,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함께 작업할 다른 목공들도 D이 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데려오게 되었고, D 본인을 포함한 다른 목공들의 임금은 모두 피고인이 책정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D의 진술은 대체로 일관되고 구체적이어서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나)

반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공사는 건축주가 직접 시공하는 공사로서 자신은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은 것이 아니라 단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기술적인 부분만을 관리해주는 역할을 수행하였으므로, D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원심 법정에서는 변호인을 통하여, 피고인과 D이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피고인이 D에게 지급한 금원은 임금이 아니라 기성고를 지급한 돈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피고인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은 피고인이 건축주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은 후 그 전부나 일부를 D에게 하도급주었다는 취지의 진술이라 할 것인데, 이는 피고인의 위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도 일치하지 않아 그 진술의 일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다)

피고인은 D이 이 사건 공사 현장의 특정 공정에 대하여 자신의 책임과 계산 하에 인력 등을 투입하고 해당 공정을 진행하는 독립된 사업자(속칭 '오야지')로서 근로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D이 자신이 데려온 목공들에 대하여 독자적으로 이 사건 공사의 수행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지휘 및 감독을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비록 D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함께 일할 목공들을 데려왔고, 그 목공들의 임금 역시 D이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D이 그 인부들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으며, D은 오히려 이는 피고인의 요청에 따른 것뿐이라고 주장하는 점, D이 피고인처럼 독립된 사업자로 등록되어 있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는 점, 피고인 역시 D에 대한 보수를 작업의 경과나 완성도에 관계없이 '일당'으로서 1일당 2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39면 참조)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라)

앞서 본 D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 등에 의하면, D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피고인 또는 피고인의 지시를 받는 F 및 J을 통하여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지휘 및 감독을 받았던 것으로 판단되는 점(원심은 이 부분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현장을 지휘·감독할만한 위치에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D은 원심 법정에서 자신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F, J을 통하여 구체적인 지휘 및 감독을 받았는데 F, J은 바로 피고인의 지시를 받는 사람들이었다고 진술하였다),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필요한 자재 등도 피고인이 조달하여 제공한 점(증거기록 73면 참조), 피고인은 2016. 1. 20. 'R'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등록번호 : S)을 하여 건축업을 하는 독립된 사업자인 점, 피고인은 이 사건 발생 이전에도 이 사건과 유사하게 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 근로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로 약식명령을 발령받기도 한 점, 건축주는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공사 초반기에는 피고인이 인력 수급 등 공사 관련 전반을 관리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48면 참조), 이 사건 공사가 2017. 10. 18.경부터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증거기록 47면 참조) D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한 2017. 11. 16.부터 2017. 12. 22.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피고인이 D 등에 대한 노무관리 등을 포함하여 이 사건 공사 관련 사항 전반을 관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그 시공자는 '건축주 직영'으로 관청에 공식적으로 신고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신고 내용과 달리 실제 시공은 다른 사람에게 도급을 주어 진행될 가능성도 충분한 점(증거기록 47면 참조, 따라서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심의 판단처럼 피고인이 이 사건 현장을 지휘·감독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D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마)

이 사건 공소사실의 적용법조인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로서, 구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의미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섭외하여 투입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건축주의 승인을 받아 D에게 임금을 지급하였으며, 자주는 아니었어도 본인이 직접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출력관리를 하였고, D에게 지급할 임금의 액수를 D과의 협의 하에 피고인 본인이 결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증거기록 37 내지 39면 참조). 따라서 이러한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근로자의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등에 관하여 사업주인 건축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로서 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가 되는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다.

바)

한편, D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자신에게 임금과는 별도로 차량 운행비(운행 횟수당 20,000원)를 추가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진술한 점,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비록 '관리비' 명목으로 표현하기는 하였으나 D에게 20,000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39면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적용법조인 구 근로기준법 제36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와 지급을 약정한 '그 밖의 모든 금품'에 대하여 근로자가 퇴직하는 등의 경우 이를 청산할 의무가 있는데, D이 주장하는 차량 운행비 역시 위 '그 밖의 모든 금품'에 해당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D이 주장하는 미지급 차량 운행비 180,000원 역시 피고인에게 그 지급의무를 인정할 수 있고, 위 차량 운행비의 법적 성격이 '임금'인지 여부는 피고인과 D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에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직접적인 근거가 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