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중구 B에 있는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8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용역서비스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서울 강북구 D에 있는 E에서 2018. 1. 1.부터 2018. 12. 31.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F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액 665,016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와 같이 퇴직근로자 35명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액 합계 27,090,712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같은 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E1539 판결 참조).
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어 2018. 5. 29. 시행된 근로기준법(이하 개정 근로기준법이라 한다)은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제60조 제3항을 삭제하였는바, 그 개정 취지가 계속근로기간 2년 미만 근로자의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권리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서, 계속근로기간 1년 미만인 경우 1개월 개근 시 1일씩 발생하는 유급휴가를 2년 차에 발생하는 유급휴가와 별도로 부여하도록 하는 것인 점,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 혹은 연차휴가 수당 청구권은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 따라 근로자가 전년도에 출근율을 충족하면서 근로를 제공하면 당연히 발생하는 것으로서, 연차휴가를 사용할 해당 연도가 아니라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에 해당하는 것(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4다232296, 232302 판결)이고, 유급으로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는 근로자가 1년간 소정의 근로를 마친 대가로 확정적으로 취득하는 것(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3다48549, 48556 판결)이라는 각 대법원 판결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의 피고인에 대한 1개월 개근 시 월 1일씩의 연차휴가 수당에 대한 지급청구권이 인정될 여지는 존재한다.
그러나 다음의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그와 같은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지에 관하여 피고인에게는 이를 다툴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이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개정 근로기준법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기간(2018. 1. 1. ~ 2018. 12. 31) 중인 2018. 5. 29. 시행되었다.
고용노동부는 개정 근로기준법의 위와 같은 개정 취지에 따라 입사 후 2년간 최대 26일(= 1년간 출근율이 80% 이상인 경우에 발생하는 제1항의 유급휴가 15일 + 1년 미만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제2항의 유급휴가 11일)의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할 수 있는 것으로 설명(2018. 5. 개정 근로기준법 설명자료)한 바 있다. 그런데 피고인이 이 사건 유급휴가 수당의 지급을 위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이 근무한 E 측에 추가 용역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E에서는 개정법의 해석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유급휴가 수당에 대한 지급을 미루었고, 결국 피고인이 E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이 계속 중이다.
개정법의 시행 초기이고, 개정 근로기준법 제60조의 체계상 제1항과 제2항의 연차유급휴가가 중복하여 적용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보더라도, 근로기간이 1년인 기간제근로자의 경우 연차 유급휴가나 그 수당청구권을 동일하게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해석의 여지가 있으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개정 법률에 관한 명시적인 판례도 존재하지 않은 상태이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상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