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3, 4호증, 을 1, 2, 4호증(가지번호 있는 호증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다.
원․피고의 관계
피고는 C 명의로 D라는 상호의 간이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고용되어 2015. 7. 20.부터 2018. 1. 31.까지 위 음식점에서 주방업무를 담당하며 근로를 제공하였다.
급여 지급 관계
피고는 C 명의로 2015. 7. 24. 원고와 월급여를 1,800,000원(= 기본급 1,177,744원 + 연장수당 183,645원 + 야간수당 308,901원 + 휴일수당 84,629원 + 연차수당 45,081원)으로 정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서의 말미에는 수기로 “퇴직금으로 무조건 1년에 십만 원씩 올려주십시오(식대 포함)”이라는 내용(이하 ‘이 사건 급여 인상 조항’이라고 한다)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이 사건 급여 인상 조항에 따라 2016. 7. 20. 이후부터는 원고에게 월급여로 1,900,000원을, 2017. 7. 20. 이후부터는 원고에게 월급여로 2,000,000원을 각 지급하였다.
피고는 C 명의로 2017. 12. 5. 원고와 월급여를 1,846,154원(= 기본급 1,398,019원 + 연장수당 99,586원 + 야간수당 348,550원)으로 정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같은 날 별도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퇴직금 중간정산 요청 및 당사자간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다.
관련 형사사건 경과
피고는 형사재판(1심 : 서울북부지방법원 2018고정1378, 항소심 : 서울북부지방법원 2019노371, 상고심 : 대법원 2019도10434)에서 ‘원고의 퇴직금 4,669,02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의 공소사실이 유죄(벌금 500,000원)로 판단되어 확정되었다.
주장 및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그 퇴직금 액수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4,969,029원이다.
➀ 계속근로기간 : 2015. 7. 20.부터 2018. 1. 31.까지 927일(2년 6개월 12일)
➁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임금 총액 : 6,000,000원(= 2017. 11.분 2,000,000원 + 2017. 12.분 2,000,000원 + 2018. 1.분 2,000,000원)
➂ 평균임금 : 65,217.39원(= 6,000,000원 ÷ 92일)
➃ 퇴직금 : 4,969,029원(= 65,217.39원 ✕ 30일 ✕ 927일/365일, 원 미만 버림)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➀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에 따라 원고의 근무기간 동안 매월 급여에 일정액의 퇴직금을 합산하여 지급해 왔으므로 미지급 퇴직금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➁ 피고가 원고에게 매달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월지급총액의 1/13)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이 사건 합의서 제3, 4조에 따라 위 금원은 원고의 차용금으로 간주되어 이에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이자를 합산한 합계 2,995,769원(= 차용금 2,676,923원 + 이자 318,846원)이 원고의 퇴직금 4,586,797원과 우선 상계되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은 1,591,028원(= 4,586,797원 – 2,995,769원)에 불과하다.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등 참조).
먼저 퇴직금 부존재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설령 원․피고 사이에 매월 원고의 퇴직금을 월급여에 포함시켜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퇴직금의 중간정산 사유가 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와 같은 약정은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원고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으로 상계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급여 인상 조항의 내용과 원고의 근무기간 동안 매년 인상되는 월급여액의 정도, 이 사건 합의서에 기재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원고의 평균임금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미 이 사건 급여 인상 조항에 따라 정하여진 원고의 월급여액을 기준으로 역산하여 그 1/13에 해당하는 액수를 기재한 것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와의 합의에 따라 분할 지급하였다는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그 실질이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함에도 사용자인 피고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이어서 이를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으로 보기 어렵고, 원․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지 아니는 경우까지도 원고가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차용금으로 간주하여 원고의 퇴직금과 상계하도록 정한 이 사건 합의서상의 약정은 임금 전액 지급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을 잠탈하는 내용의 합의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합의서상의 위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퇴직금 4,969,02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8. 2.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철(재판장) 한성진 조우연
각주1)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월급여 1,846,154원(= 지급총액 2,000,000원 – 월할 퇴직금 153,846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
각주2) 항소이유서 제4면에 기재된 1,591,027원, 제5면에 기재된 1,591,072원은 각 오기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