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지상파 방송사로서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원고 A은 1991. 5. 1., 원고 B는 2012. 8. 17., 원고 C은 1986. 11. 15. 피고에 기자로 입사하여 보도본부 보도국 등에서 근무하였다.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1987. 12. 9. E노동조합 F본부(이하 '제1노조'라 한다)를 설립하였다(2018년 7월 기준 약 64%의 근로자가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피고는 제1노조와 2005년 시간외근무수당에 관한 협약(을 제2호증)을 체결하고 위 협약이 정한 월정액(보도국 사회부 소속 검찰·경찰 출입기자 등에 대하여) 또는 시간당단가를 토대로 산정한 금액을 원고들을 비롯한 소속 근로자들에게 연장·야간· 휴일근로수당(이하 '초과근로수당'이라 한다) 명목으로 지급해왔다.
이후 피고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가 2007. 11. 27. G노동조합을, 2013. 2. 5. H노동조합(이하 '제3노조'라 한다)을 각각 설립하였다. 원고들은 그중 제3노조에 소속되어 있다. 피고는 2016. 8. 9. 제3노조와 별도로 단체협약 및 부속 합의서(갑 제7호증, 을 제4호증)를 체결하면서 위 나. 항의 2005년 협약에서 정한 시간당단가를 인상한 다음 제3노조 조합원에 대하여는 그 인상된 시간당단가를 적용하여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호증, 을 제1, 2,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방식에 따른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가 2005년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 및 2016년 시간외수당 부속 합의서가 정한 월정액 또는 시간당단가에 따라 지급한 초과근로수당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된 금액에 미치지 못한다.
피고는 위 협약 등에 따라 원고들에게 지급한 초과근로수당과 그 수당에 상응하는 시간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따라 다시 계산한 위 수당의 차액으로서, 원고 A에게 2015. 5. 1.부터 2017. 2. 25. 지의 기간 동안의 차액 42,294,732원 중 41,457,532원, 원고 B에게 2015. 5. 1.부터 2016. 8. 14.까지의 기간 동안의 차액 82,216,095원 중 78,823,995원, 원고 C에게 2015. 5. 9.부터 2018. 4. 14.까지의 기간 동안의 차액 28,048,216원 및 이에 대한 각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제1노조와 초과근로수당 중 일부는 기본급에 포함시키고 나머지는 별도로 합의한 시간당단가나 월정액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다. 원고들과 같은 취재기자, 카메라기자, 편집기자 등의 경우 그 업무수행에 고도의 전문성과 재량이 요구되고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고, 피고는 그에 따른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에 따른 그 수당지급의무를 면한다.
원고 A은 2011. 5. 4. 부장으로 승진하여 2017. 12. 8.까지, 원고 C의 경우 2015. 11. 9. 부장으로 승진하여 2017. 12. 8.까지 근로기준법 제63조 제4호 및 동법 시행령 제34조가 정한 '관리·감독 업무 또는 기밀을 취급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관리보직자' 지위에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초과근로수당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
원고들은 시간급 통상임금을 계산하면서 주 1일이 유급휴일임을 전제로 월 소정 근로시간 209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통상임금을 산정하였으나, 단체협약에 따르면 피고는 토, 일을 유급휴일로 하고 있으므로 월 소정근로시간 243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 원고들은 휴일근로로 인해 발생한 대휴를 사용한 경우에도 근무시간에서 8시간을 차감하지 않고 이를 모두 포함하여 휴일근로로 계산하였는바, 원고들의 휴일근로 중 대휴 사용이 확인된 경우에는 근로시간에서 8시간을 차감하여 시간외수당을 계산하여야 한다. 원고들은 철야 근무를 하고 그 다음날을 근무하지 않은 경우 이를 전날의 소정근로시간만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을 모두 연장근로시간으로 계산하였는바, 위 근무는 2일의 근무로서 근무시간에서 소정근로시간인 16시간과 휴게시간 2시간이 공제되어야 한다. 원고들이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오류를 수정한 범위 내에서만 그 청구가 받아들여져야 한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추가로 지급할 법정수당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청구는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외의 이익을 추구하고 그로 말미암아 피고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것이므로 신의칙에 반한다.
포괄임금약정의 존부 및 효력 유무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원고들의 담당업무 및 근무형태
피고의 조직은 담당 업무의 내용에 따라 크게 기획편성본부, 보도본부, 드라마본부, 예능본부, 경영본부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중 뉴스의 취재, 보도, 제작, 편집 등 업무를 담당하는 보도본부는 보도국, 스포츠국, 시사제작국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보도국 산하에는 경제부, 사회부, 문화부, 정치부, 국제부 등의 부서가 있다. 보도국에는 프로듀서, 취재기자, 카메라기자, 영상관리 등 직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속해있다.
원고들은 피고에 입사한 후 보도본부 소속 취재기자, 편집기자, 카메라기자 등으로 일하였다. 원고 A은 2011. 5. 4. 보도제작국 보도제작 1부에서 부장으로 승진한 이후 보도국 사회1부 부장, 보도국 편집1센터 뉴스데스크 편집부 부장 및 보도국 편집1센터의 센터장(부국장)과 보도국 취재센터 센터장(부국장)을 거쳐 2017. 2. 27. 보도본부의 본부장으로 승진하였고, 2017. 12. 8. 보도국에서 면보직될 때까지 보직자로서 소속 부서에 있는 기자들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을 담당하였다. 원고 B는 I에 2000. 2. 입사하여 2012. 8.까지 근무하다가, 2012. 8. 17. 피고에 입사하여 일반직 차장대우로 보도국 정치부 등에서 근무하였다. 원고 C은 2015. 11. 9. 뉴미디어뉴스국 뉴미디어 뉴스 제작부의 부장으로 승진하여 2017. 3. 2. 보도국 편집2센터 센터장(부국장)으로 승진하였고 이후 2017. 12. 8. 보도국에서 면보직될 때까지 보직자로서 소속 부서에 있는 기자들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을 담당하였다.
피고는 제1노조와 체결한 2005년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 제5조 제2항에 따라 원고들과 같은 기자들에 대하여 주로 '통상근무A' 유형(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 또는 '통상근무D' 유형[기본 근무형태는 통상근무이나 업무상 사유에 따른 부서장의 명령에 의해 간헐적으로 시차근무(오전 7시 이전 또는 오전 11시 이후에 출근하여 일일소정근로시간을 근무) 하는 유형]을 적용하여 출·퇴근을 하도록 하였다(을 제3호증).
취재기자는 뉴스보도를 위한 취재와 기사 작성 등 업무를 담당하고 그 업무수행의 일환으로써 외부에서 단독으로 또는 카메라기자 등과 함께 취재원을 만나거나 각종 정보·자료를 수집하는 등의 취재활동을 할 수 있다. 다만 보도본부 소속 부서, 즉 취재대상 분야의 성격에 따라 내근·외근의 비중이나 취재환경 등에는 차이가 있고, 법원·검찰·경찰·청와대·국회 등 출입기자(사회부, 정치부 소속)의 경우에는 담당출입처에서 출·퇴근이 직접 이루어지기도 한다. 편집기자의 경우에도 업무는 다소 다를 수 있지만, 취재기자의 취재 결과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밤과 휴일에도 방송되는 뉴스의 특성상 일정한 연장, 야간, 휴일근로가 예정되어 있다.
초과근로수당 지급에 관한 규정의 개정 경과
피고는 과거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근로자들에게 실제 초과근로 여부와 그 시간과 관계없이 정액의 초과근로수당을 일률적으로 지급해오다가, 1988. 9. 9. 제1노조와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노조 측이 Ⓐ실질임금인상, Ⓑ 실제 초과근로 여부와 정도에 따른 직원들 간 불평등 해소를 위해 위와 같이 정액으로 지급된 초과근로수당을 기본급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였고 피고는 이를 수용하였다. 당시 노조 측이 제안한 자료에 따르면 위 협약 체결 전에 일률적으로 지급되던 초과근로수당은 기본급의 20% 정도였다.
이어서 피고는 1990. 1. 20. 제1노조와 1989년 제수당에 관한 보충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제1노조와의 합의에 따라 위 나)항 기재 협약에 의한 수당을 인상해오다가, 비슷한 내용의 1993년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였다. 그 협약 제19조는 '회사와 조합은 근로기준법과 방송의 특수성에 기초하여 체결한 본 협약을 성실히 이행할 의무를 가지며, 이 협약에 따라 회사는 근로기준법 제46조에 의한 시간외, 야간, 휴일근로에 대한 일체의 임금지급의무를 면할 수 있다. '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피고는 제1노조와 2004년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직급에 따라 시간당단가를 달리 적용하는 규정을 두었고, 2005년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위 시간당단가를 인상하였다. 그 협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위 2004년 협약에서는 월정액 지급대상에 정치부 소속 출입기자도 포함되어 있었으나 위 2005년 협약에서는 제외되었고, 2012. 4. 1.부터는 부장 이상의 관리보직자에 대하여도 제2조의 지급대상자에 포함되었다).
2013. 2. 5. 제3노조가 설립된 후 피고는 2016. 8. 9. 제3노조와 별도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단체협약 제33조 제3호는 '시간외근무 및 휴일근무 수당의 지급방법은 방송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별도로 정하되 회사가 수당에 대한 지급을 완료할 때에는 이에 대한 법적책임을 면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라 단체협약의 부속 합의로 체결된 시간외수당 별도합의서에서 피고와 제1노조가 체결한 2005년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에서 정한 시간당단가를 인상하였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초과근로수당의 구체적 지급방식
피고는 2005년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 제35조에 따라 보도국 사회부 소속 검찰·경찰 출입기자 등의 평일근무에 대하여는 실제 초과근로 여부나 그 시간에 관계없이 월정액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위 검찰·경찰 출입기자 등의 휴일근무나 위 제35조의 적용대상이 아닌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자율입력제도를 시행하여 근로자들이 내부 전산시스템을 통해 출·퇴근시간을 자율적으로 입력하면 피고는 그 입력시간에 대하여 위 협약 제16조에서 정한 상한시간의 범위 내에서 해당 시간당단가(제3노조 조합원들에 대하여는 2016. 9. 1.부터 2016년 시간외수당 별도합의서에서 정한 단가 적용)를 곱한 금액을 매월 초과근로수당 명목으로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선 증거, 을 제9 내지 13, 16 내지 20, 22 내지 28, 3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포괄임금약정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
피고는 당초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실제 초과근로 여부나 그 시간에 관계없이 정액의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해왔다. 이후 1988년 임금협약을 체결하면서 제1노조의 요구에 따라 위 정액수당을 합한 금액을 기본급으로 지급하는 한편, 직원들 간 업무형태와 업무강도의 편차에 따른 불평등을 해소하고 실질 근로시간에 부합하는 합리적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로 외근을 하는 검찰·경찰 출입기자 등 일부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초과근로와 관계없이 월정액을 일괄 지급하고, 그 외의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일정 근무조건에 따른 수당을 개별적으로 책정·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에 따른 초과근로수당의 지급을 대신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이후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을 통해 월정액 지급대상이 확대되는 한편, 그 외의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각 근로자가 전산시스템에 초과근로시간으로 입력한 시간을 기준으로 미리 합의한 시간당단가를 곱하여 개별 지급하는 것으로 계산방식이 변경되었다. 그러나 ① 포괄임금이 반드시 고정액으로 정해질 필요는 없고 일정 기준에 따라 차등지급하도록 하는 방식도 근로자들에게 불리하지 않다면 허용될 수 있는 점, ② 앞서 본 것처럼 당초 일부 정액수당이 기본급에 포함되어 있었던 점, ③ 위 시간의 입력은 상한시간 범위 내에서 원칙적으로 근로자들의 자율에 맡겨져 있었고 피고가 실제 초과 근로시간을 정확히 확인하거나 검증하지 않았던 점, ④ 피고는 위 시간당단가 등을 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에 따른 일체의 초과근로수당 지급의무를 면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 점을 보면, 이는 기존의 초과근로수당 지급방식의 도입 취지와 동일하게 업무편차에 따른 불평등의 해소와 실질에 더 맞는 합리적 보상을 위한 보완조치로써 월정액 대신 포괄임금의 산정방식을 별도로 정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피고로 하여금 실제 초과근로시간에 비례하는 수당을 지급하도록 명시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위와 같은 관련 규정의 개정 경과, 취지,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소속 근로자들과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공통의 인식 아래 임금협약 내지 시간외수당 협약에서 정한 월정액 또는 합의된 방식에 의한 시간당단가를 지급하는 것으로써 피고의 근로기준법에 따른 초과근로수당의 지급의무를 갈음하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을 명시적으로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1988년 임금협약 당시 제1노조의 의사는 추가 근로시간 유무와 무관하게 지급되던 명목상 시간외수당을 기본급에 포함시키자는 것이었을 뿐 포괄임금협약에 대한 합의한 것은 아니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1988년 임금협약에서 명목상 시간외수당을 기본급에 포함시킨 것은 사실이나, 1988년 임금협약을 보충하기 위한 1989년의 제수당에 관한 보충협약에서 주로 외근을 하는 검찰·경찰 출입기자 등 일부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초과근로와 관계없이 월정액을 일괄 지급하고, 그 외의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일정 근무조건에 따른 수당을 개별적으로 책정·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에 따른 초과근로수당의 지급을 대신하는 것으로 정한 것은 앞서 본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1988년 협약과 1989년의 제수당에 관한 보충협약을 결합하여 살펴보면 당시 제1노조는 포괄임금협약에 합의하는 의사를 가졌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포괄임금약정의 효력 유무에 관하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들과 같은 취재기자, 편집기자, 카메라기자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과 앞서 본 내용과 같은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한 것은 그 필요성이 인정되고 근로자들에게도 불이익하지 않아 정당하므로 위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다.
담당 분야를 불문하고 취재기자, 편집기자, 카메라기자의 업무 특성상 초과근로가 쉽게 예상된다. 취재기자는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에 구애됨이 없이 이슈가 될 만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수시로 취재활동을 해야 하고, 다른 방송사보다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취재 및 보도를 하느냐가 담당 기자의 업무능력에 대한 평가와 피고의 방송신뢰도, 사회적 영향력 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카메라기자는 취재기자와 함께 움직여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편집기자의 경우에도 다소 업무가 다르기는 하나 취재기자, 카메라기자가 취재, 촬영해온 기사를 편집하는 업무를 맡는다는 점에서, 카메라기자나 편집기자의 경우에도 이러한 사정은 큰 차이가 없다.
반면 취재기자 업무의 다음과 같은 특성, 즉 ㉠ 출입처가 있는 취재기자의 경우 출입처에서 곧바로 출·퇴근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그 외의 취재기자의 경우에도 현장 취재, 취재원 관리, 정보 탐지·조사와 같은 취재활동은 회사 외부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점, ㉡ 피고가 관리인력 등을 통해 외부 취재활동시간을 일일이 통제할 수 없고 취재원 관리 등 일부 업무는 외형상 사적 활동과 명확하기 구분되기 어려우며, 취재활동이 항상 소정근로시간에 연속되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닌 점, ㉢ 취재활동의 구체적 방식과 시간은 담당 기자의 창의성·전문성 등 개인 역량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나고 그에 관해 담당 기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부여되어 있어 상급자가 이를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보면, 취재기자의 경우 초과근로를 하더라도 그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취재기자와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 카메라기자와 취재기자, 카메라기자가 취재, 편집한 기사를 편집하는 편집기자의 경우에도 이러한 사정은 큰 차이가 없다.
근로기준법 제58조(근로시간의 특례) 및 동법 시행령 제31조 제3호에서도 방송기사의 취재, 편성 또는 편집 업무를 '성질상 업무수행방법을 근로자의 재량에 위임할 필요가 있는 업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피고는 소속 근로자들과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30년 이상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계약을 유지해왔다. 그 과정에서 노조 측의 요구에 따라 당초 정액수당으로 지급되던 돈(기본급의 20% 상당)을 합하여 기본급을 대폭 인상하였고 일부 월 정액과 시간당단가에 의해 산정한 돈을 이와 별도로 지급하였다. 위와 같은 지급방식이 그 자체로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정하는 데에 있어서도 근로자들이 별다른 불만을 제기한 사실도 없다.
포괄임금 중 시간당단가 방식에 의해 지급되는 부분은, 정액제 방식보다 직원들 간 업무편차에 따른 불합리를 보완할 수 있는 측면이 있고, 그 기준 시간을 근로자들이 일정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입력하게 하고 피고가 이를 엄격히 통제하지 않아 실제 초과근로시간을 증명하여 수당을 청구하도록 하는 경우보다 더욱 실질에 부합하는 보상이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피고는 2016년부터 원고들이 속한 제3노조 조합원에 대하여는 추가로 시간당단가를 인상해주기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다음과 같이 다툰다. 첫째, 포괄임금제에 대하여는 근로자의 명시적인 동의 또는 합의가 요구되나 원고들은 포괄임금제에 대한 어떠한 의사표시도 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에게는 피고가 주장하는 포괄임금제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 둘째, 미지급 시간외수당을 청구하고 있는 기간 동안 원고 A은 내근직인 보도국 취재센터장으로, 원고 B는 보도국 취재센터 정치부 국회팀 소속의 여당(당시 J정당) 취재반장으로, 원고 C은 보도국 정치부 소속 청와대 출입 영상기자로 각 근무하였는데, 모두 실제 근무시간 측정이 가능하므로, 원고들에 대한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지 않다.
먼저, 포괄임금제 성립에 관하여 원고들이 승낙하였는지에 관하여 보면, 앞서 본 포괄임금제에 관한 합의 내용은 임금이라는 가장 중요한 근로조건에 관한 내용이라는 점, 실제 이에 기초해 오랫동안 시간외수당이 지급되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기자들은 포괄임금제를 승낙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원고들의 근무시간 측정이 가능한지에 관하여 보면,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취재기자, 카메라기자, 편집기자 등의 경우 근로시간, 특히 초과근로 시간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힘든데 원고들도 취재기자, 카메라기자, 편집기자 등으로 일해온 점, ② 내근직의 경우에도 결국 현장에서 취재하고 촬영하는 외근직 기자의 불규칙적이고 긴급성을 지닌 취재, 촬영 패턴과 연결되어 정확한 근무시간 측정이 어려운 근무패턴이 형성되기 쉬운 점, ③ 원고 A의 업무 관련 이메일, 원고 B의 국회반장(국회데스크)과 정치부장에 대한 보고관행, 원고 C의 통상적인 근무패턴 등 원고들이 주장하는 요소들만으로는 시간외수당 산정을 위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초과근로시간의 산정이 불가능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근무시간, 특히 초과근로 시간의 측정은 곤란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원고들과 피고는 초과근로수당에 관한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고 이는 유효하다. 이러한 경우 원고들이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초과근로수당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그 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므로 원고들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수당과 구체적인 초과근로시간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따라 계산한 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각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민(재판장) 차성안 김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