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5. 9. 9. 16:30경 및 2015. 9. 16.자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문서손괴 및 그로 인한 부당노동행위 부분
피고인에게는 노동조합의 운영에 개입할 의사가 없었다. 또한 F은 2015. 9.경에는 보도국에 출입할 권한이 없었고, C 취업규칙 제7조에 의하면 유인물 등을 사내에 배포할 경우 사전에 소속부서장과 인사담당국장에게 통보하여 회사의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F은 보도국에 무단으로 침입하여 피고인의 허가 없이 D(이하 ‘D’라고 한다) 보고서를 보도국 내 캐비닛 위에 비치하였다. F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고인의 시설관리권을 침해한 경우에 해당되고, 따라서 피고인이 D보고서를 폐기한 행위는 사용자의 정당한 권리행사이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 문서손괴 또한 업무로 인한 행위 또는 기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된다.
편집회의 발언으로 인한 부당노동행위 부분
피고인은 편집회의에서 ‘D 간사 F이 취재나 기사 작성, 뉴스 프로그램의 제작, 편집 등 보도과정에 대해 문책하거나 추궁할 경우 그에 응할 이유도 없고 의무도 없다’, ‘그럼에도 F이 계속하여 문책하거나 추궁하듯 취재하면 그것은 업무방해행위이고, 사실상 사후 검열이므로 접촉사실을 보고하라’라는 취지로 말하였을 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취재 및 보도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 D 간사의 전화에 응하지 말라’거나 ‘D 간사와 접촉하는 경우 이를 보고하라’라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없다.
F은 보도국 기자들을 추궁․문책하고 압박하여 노동조합의 정치적 편향성에 부합하는 답변을 끊임없이 유도하는 방식으로 질의․취재를 하였다. 이러한 F의 행위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의 범위를 넘어 보도국 기자들의 취재와 보도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위축시키는 부당행위에 해당된다. 이에 피고인은 F의 부당행위로부터 소속 기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위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일 뿐, 노동조합의 운영에 개입할 의사가 없었다.
판단
문서손괴 및 그로 인한 부당노동행위 부분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주장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그에 대한 판단을 자세히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기록을 검토해 본 결과, 피고인의 행위는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해 단순히 비판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을 넘어 노동조합 활동의 결과물을 훼손함으로써 노동조합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방해한 것으로, 이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저해될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D 보고서를 찢은 피고인의 행위가 문서손괴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는 원심의 판단은 옳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편집회의 발언으로 인한 부당노동행위 부분 주장에 관하여
먼저 피고인이 2015. 9. 9. 및 2015. 9. 16. 각 편집회의에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발언을 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F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이 있다. 그러나 F의 진술은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각 편집회의에 참석한 누군가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취지의 전문진술이고, 원진술자가 공판기일에서 진술할 수 없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증거능력이 없으며, 달리 피고인이 각 편집회의에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발언을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각 편집회의에서 위 ‘항소이유의 요지’와 같은 발언을 하였을 뿐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고, 각 편집회의에 참석한 K, L, Q도 원심 및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게 진술하였다. 구체적으로 K은 ‘피고인의 발언은 D 간사의 전화에 응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기사를 쓴 기자에 대해 강압적으로 윽박지르는 것은 사후검열이므로, 그런 강압적인 취재질문에는 응할 필요가 없고, 응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었다’, ‘D 간사와 일체 접촉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었고, 강압적 취재와 질문이 있으면 그런 사실을 보고하라고 했다’, L은 ‘D 간사가 전화해서 질문을 하더라도 거기에 꼭 답변할 의무가 있는 건 아니라는 취지였다’, ‘기자들이 D 간사의 전화를 받고 압박감을 느끼는 일이 있으면 보고를 해 달라는 취지였다’, Q은 ‘D에서 질의가 들어왔을 때 기본적인 팩트는 답을 해 주되, 그 이상을 넘어서 꼬치꼬치 심문하는 것까지 굳이 다 응답을 할 필요는 없고, D 간사의 공격적인 취재가 있는 경우 보고하라는 취지였다, D 간사와 일체 접촉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었다’라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 및 이 사건 D 보고서에서 비판하고 있는 ‘I’ 기사를 작성한 M을 포함한 다수의 기자들이 F의 추궁하는 듯한 강압적인 태도와 공격적인 질문으로 압박감을 느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한 점, 피고인이 2015. 9. 17. C R 게시판에 게시한 글의 내용도 피고인이 주장하는 편집회의의 발언내용과 동일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각 편집회의에서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발언을 하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각 편집회의에서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D 간사 F이 취재나 기사 작성, 뉴스 프로그램의 제작, 편집 등 보도과정에 대해 문책하거나 추궁할 경우 그에 응할 이유도 없고 의무도 없다’, ‘그럼에도 F이 계속하여 문책하거나 추궁하듯 취재하면 그것은 업무방해행위이고, 사실상 사후 검열이므로 접촉사실을 보고하라’는 발언을 하였다는 전제 아래, 그러한 발언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지에 관하여 본다.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경우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된다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 규정된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용자 또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하여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표명하는 행위는 거기에 징계 등 불이익의 위협 또는 이익제공의 약속 등이 포함되어 있거나 다른 지배․개입의 정황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연관되어 있지 않는 한,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다고 가볍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1. 10. 선고 2011도15497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M은 자신이 작성한 기사와 관련하여 F으로부터 질책성 전화를 받아 강한 압박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739쪽), 다수의 다른 보도국 기자들도 F의 추궁하는 듯한 강압적인 태도에 압박감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D 보고서의 발행이 중요한 노조활동의 일부라고 하더라도 보도국 기자들이 D 간사의 질의에 반드시 응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고, D 간사의 취재 활동이 보호되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도국 기자들의 취재 및 보도 역시 보호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므로, D 간사의 강압적인 태도와 공격적인 질문으로 인해 보도국 기자들이 압박감을 느껴 취재 활동과 보도 행위의 자유와 독립이 침해되거나 위축될 우려가 발생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면, 그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표명하며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사용자의 언론의 자유의 일환으로서 허용되는 범위 내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인의 각 편집회의 발언은 뉴스 기사를 비평하는 D 보고서 자체를 문제삼거나 D 보고서 작성을 위한 D 간사의 취재 행위를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취재 방식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고, 이는 피고인이 2015. 9. 17. R 게시판에 작성한 글, 즉 ‘D에서 C뉴스를 불공정하다고 생각하고 뉴스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보고서를 내는 것은 D의 자유다, 그러나 그것은 D의 자유일 뿐 그 생각을 갖고 취재, 제작 기자들을 추궁하고 강요하는 사후 검열 권한은 없다’라는 부분에도 나타나 있다. 피고인이 편집회의에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하면서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어떠한 불이익을 주겠다는 언행을 한 바도 없다. 위와 같은 사정과 앞서 본 법리를 모두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개입할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