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고등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C대학교와 기타 교육기관 및 필요한 부대사업을 유지 경영하는 등의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법인으로, D병원(이하 ‘D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피고 산하의 D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다.
원고의 근로계약 원고와 D병원장은 2013. 10. 20. 원고가 같은 달 21일부터 2014. 10. 20.까지 사무처 총무팀의 계약직 운전사로 근무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와 D병원장은 위 계약기간이 끝난 후에도 매년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였고, 최종적으로 2019. 10. 10. 원고가 같은 해 8월 1일부터 D병원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날까지 위 병원장의 운전기사로 근무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의 전직 원고는 2020년 7월경 같은 달 31일 부로 사직하겠다는 내용의 사직원을 작성하여 D병원에 제출하였다. 원고는 2020. 8. 1. 「원고는 2020. 8. 1. 부로 현 직무(운전사)에서 다음 직무(기능원)로 전직함에 동의하며, 향후 이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상기 본인은 위 사항을 정확히 인지하였으며, 자필 서명으로 동의합니다」라는 내용의 전직동의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2020. 8. 1. D병원 약무국에 소속된 E 약국(심혈관, 어린이병원, 암병원)의 응급파트 기능원으로 전직하였고(이하 ‘이 사건 전직’이라 한다), 2021년 3월경부터는 ‘ADS(Automatic ampoule dispensing system으로, 주사제 자동조제시스템을 의미한다)’의 관리 업무를 맡게 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0, 2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이 사건 전직의 무효확인 이 사건 전직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효력이 없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전직이 유효하다고 주장하면서 원고를 운전기사가 아닌 약무국 기능원으로 근무시키고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전직의 무효확인을 구한다.
법률행위의 하자 원고는 D병원에서 2년 넘게 근무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D병원의 총무처장 F은 2020. 7. 10. 원고에게, 「원고와 D병원장 사이의 근로계약이 2020. 7. 31. 종료되므로, 이를 갱신하기 위해서는 약무국에서 근무를 하여야 한다. 대형 운전면허를 취득하면 다시 운전직으로 옮겨 주겠다.」라고 말하였다. 원고는 그와 같은 F의 말을 믿고 근로계약을 갱신하기 위해 이 사건 전직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피고는 D병원에서 계속 근무하기를 원하는 원고의 처지를 이용하여 원고로 하여금 전직에 동의하게 하였으므로, 원고의 사직과 전직동의는 모두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불공정한 행위로서 민법 제103조, 제104조를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
원고는 D병원에서 사직하여 다른 업무로 전직할 진정한 의사가 없었는데도 사직과 전직동의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피고 역시 원고의 진의를 알고 있었으므로, 위 각 법률행위는 모두 민법 제107조 단서에 따라 효력이 없다.
원고는 F의 기망행위 및 강박에 의하여 피고에게 사직 및 전직동의의 의사를 표시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위 의사표시는 효력이 없다.
권리남용에 따른 부당전직 원고는 2013. 10. 20. 채용될 당시부터 전직될 때까지 운전업무만을 수행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를 영어독해능력 및 약에 대한 기본적 지식과 고도의 주의의무가 요구되는 약무국 기능원으로 전직시킬 업무상 필요가 없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전직으로 인해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5급 14호에서 8급 11호로 호봉이 낮아지는 등 생활상 현저한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 이 사건 전직은 피고가 권리를 남용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
임금 및 퇴직금 청구 원고는 운전업무를 수행할 당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6~7시경부터 22~23시경까지 근무를 하였고, 병원장의 일정에 따라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근무를 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에게 특근수당 명목으로 일부 임금을 지급하였을 뿐,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에 대한 수당을 모두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7년 10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지급하지 않은 수당 합계 64,651,638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를 고려할 경우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은 29,590,986원이나, 피고는 원고에게 26,948,216원의 퇴직금만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의 차액 2,644,770원(= 29,590,986원 – 26,948,216원)을 추가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67,294,408원(= 임금 64,651,638원 + 퇴직금 2,644,77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법률행위의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가 진정한 의사로 전직에 동의하였는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9호증, 을 제4, 6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스스로의 판단에 기초한 진정한 의사에 따라 이 사건 전직에 동의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전직동의서에는 「D병원 직원 원고는 2020. 8. 1. 부로 현 직무(운전사)에서 다음 직무(기능원)로 전직함에 동의하며, 향후 이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상기 본인은 위 사항을 정확히 인지하였으며, 자필 서명으로 동의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원고는 그중 자신의 인적사항과 전직일자, 전직 전의 직무(운전사)와 전직 후의 직무(기능원) 및 서명 부분을 자필로 기재하였다. 또한 원고는 2020. 8. 1. 전직 후에 변경되는 호봉인 8급 11호의 본봉, 위험수당, 상여금, 격려금을 포함한 연간 급여내역을 모두 확인하고 전직에 동의하였다. 이와 같은 원고의 태도를 고려하면, 원고는 이 사건 전직 전후 변동되는 직무와 급여 등을 모두 확인한 후 진정한 의사에 따라 전직에 동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소속되어 있던 총무팀의 팀장으로 근무하였던 F이 2020. 7. 10. 원고가 「2020. 7. 30.이 (계약) 만료라는 거잖아요」라고 묻자 「원고가 그렇게 계약서를 썼죠?」라고 말하였고, 다시 원고가 「지금 통보해 주는 거잖아요, 지금요. 재계약이 안 들어간다는 걸」이라고 말하자 「내가 그래서 안내를 해주는 거야, 또. 안내도 안해줬다고 그런 얘기할까 봐, 나중에」라고 대답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화 내용은 F과 원고가 긴 시간 나눈 대화 중 일부에 불과하고, 전체적인 대화에서 F은 원고에게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안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원고는 위 대화에서 F에게 연장수당의 지급, 근무시간 등에 관하여 강한 불만을 표시한 반면, 위 대화에는 F이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원고를 압박 또는 강박한 것으로 볼 만한 내용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원고가 F에게 「저 같은 경우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2년 이상이면 무기계약직이나 정규직으로 해주는 건데 그것도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가 2020. 7. 31. 근로관계가 종료한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 종료일에 피고에서 사직한다는 내용의 사직원을 스스로 작성하여 D병원에 제출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원고가 위 사직원의 제출 당시까지 자신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설령 원고가 이와 같은 사정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이를 사직 및 전직동의 내용에 관한 착오라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원고가 2013. 10. 20. 최초로 체결한 근로계약에는 근무부서에 관해 「단, D병원장의 형편상 필요한 전보명령에 따르기로 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고, 이 문구는 매년 새로 체결한 근로계약서에 모두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2015년에 체결한 근로계약부터는 계약기간이 「의대 학장 또는 D병원장 등 기관장의 임기만료 시까지」로 정해져 있으므로, 원고는 적어도 D병원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경우 병원장 운전기사 직책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가 2020. 7. 30. 원고가 출근하자마자 다음 날 근로계약이 종료된다고 일방적으로 해고통보를 하였고, 「퇴사 후 재입사 형식을 취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되 잠시 약무국에서 일하면서 1종 대형면허를 취득하면 다시 운전직으로 옮겨 주겠다」라고 말하여 원고를 기망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D병원 인사팀장으로 근무하였던 G는 이 법정에서 「원고에게 2020. 7. 31. 부로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통보를 한 사실이 없고, 당분간 기능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면 조만간 운전직으로 전환하여 주겠다고 약속을 하지도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앞서 본 원고와 F과의 대화에서 F이 이미 원고에게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정규직 전환을 안내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가 2020. 7. 30. 갑자기 원고에게 해고통보를 하였다는 것은 쉽사리 믿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1종 대형면허를 취득하면 운전직을 다시 시켜주겠다고 약속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고, 이와 같은 내용은 전직동의서에도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론 원고는 진정한 의사에 따라 피고에게 사직원을 제출하고 이 사건 전직에 동의하였으므로, 원고의 전직동의 및 사직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한다거나 불공정한 법률행위 또는 비진의 의사표시에 의한 법률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피고가 원고를 기망하였다거나, 원고가 법률행위의 내용에 관한 착오로 인해 전직동의 및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는 전직동의와 사직을 취소한다는 의사표시도 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근로자에 대한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원고의 의사표시에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이 사건 전직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할 수도 없다). 원고의 법률행위 하자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권리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참조). 또한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을 제4, 19,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과 이에 따른 원고의 생활상의 불이익 등을 비교‧교량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를 약무국 기능원으로 전직시킨 것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러한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전직이 위법하여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가 수행한 병원장 운전사의 직무는 그 업무의 특성상 병원장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이에 대하여 F은 2020. 7. 10. 원고에게 「원고가 최초 피고에서 근무한 후 때때로 업무에 관한 분쟁이 있었으나, 병원장이 원고의 업무 수행을 원했고, 원고 역시 이에 대하여 동의를 하였으므로 7년여 간 병원장 운전기사 업무를 수행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원고의 근로계약서에는 원고가 병원장의 임기만료 시까지 운전사의 직무를 수행하고, 형편에 따라 D병원장의 전보명령에 따른다는 취지가 규정되어 있다. 나아가 원고는 F과의 대화에서 D병원장 운전기사의 업무를 수행하는 데 따르는 수당지급 및 연장근로 등에 관한 불만을 표시하였고, 증인 G 역시 이 법정에서 「원고가 면담 과정에서 그동안 운전기사로서 불안정한 삶, 불규칙한 삶에 대해 많은 피로도를 얘기했다. 원고가 상근 근무를 주장해서 3년 동안 상근근무만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증언하였으므로, 피고로서는 D병원장이 변경되는 시점에 맞추어 원고를 D병원장 운전직에서 다른 업무로 배치할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하였다.
원고는, 원고가 이 사건 전직 전 수행하였던 운전 업무와 전직 후 수행한 약무국 기능원의 업무가 완전히 다르고, 약무국 기능원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영어독해능력 및 고도의 주의의무가 필요하므로, 피고가 원고를 약무국 기능원으로 전직시킬 필요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D병원의 약무국 E 병실조제파트에서 근무한 H이 「약무국 발령 후 약무국에서 사용하는 단어를 인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현재도 정확한 뜻은 모른다. 용어를 모르면 처방전을 종류별로 구분하여 정리하는 것은 어렵다. ATC 기계 관리 역시 알파벳을 아는 것 이상의 영어능력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H은 약무국 기능원의 업무 중 대차, 약품분리 작업이 단순업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나머지 업무는 적당한 업무지시 또는 교육을 받지 못하여 어려웠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을 뿐이고, 오히려 원고와 함께 운전직에서 정규직 기능원으로 전직한 I은 「약무국 기능원의 업무는 의약품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영어독해능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업무를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므로, H의 일부 진술만으로 약무국 기능원의 업무에 고도로 숙련된 기술 또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고는, 원고가 이 사건 전직으로 인하여 호봉 및 급여상의 불이익을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원고의 호봉이 이 사건 전직으로 인해 5급 14호에서 8급 11호로 호봉이 하락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을 단지 호봉 및 급여의 하락만을 근거로 판단할 수는 없다. 오히려 원고의 호봉 하락은 원고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직에서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되면서 이루어진 것으로, 원고는 정규직 전환으로 인해 정년까지 근무할 경우 재직기간이 합계 163개월이 되어 퇴직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원고는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의 2022. 7. 7. 자 사실조회 회신을 근거로 원고가 연금을 받을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사실조회 회신 당시의 재직기간에 기초한 것으로, 원고는 정년까지 근무할 경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나아가 원고가 G, F에게 불만을 표시했던 병원장 운전사의 규칙적, 불안정적 생활이 이 사건 전직으로 인해 개선되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전직 후 겪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통상적으로 참기 어려운 수준에 이른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는, 원고의 호봉이 정년까지 승급되기 어렵고, 이 사건 전직 전에도 원고에게 정규직 근로자의 취업규칙이 적용되었어야 했으므로 원고의 정규직 전환이 특별히 원고에게 이득이 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는 전직 후 업무를 수행하던 중 업무상 재해를 입기까지 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직으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매우 크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전직 전후의 업무 내용뿐만 아니라 전직 후의 호봉 및 그에 따른 급여 내역을 상세히 확인하고 사직의 형식을 취한 전직에 동의하였으므로, 원고의 호봉 하락 또는 일부 복리후생만을 들어 원고가 예상치 못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입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은 2022. 8. 22. 원고가 주장하는 요추부 통증에 관하여 「MRI 영상자료를 판독한 결과 이는 만성적 퇴행성 변화에 따른 것으로, ADS 기계 도입 이전부터 진행된 본인질환에 해당하므로, 직무수행과 상병 간의 의학적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가 신청한 요양승인을 부결하였으므로, 원고가 전직 후 업무수행으로 인하여 업무상 재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임금 및 퇴직금 청구 원고는 피고에게 야간근로, 연장근로, 휴일근로에 대한 수당과 그에 따른 퇴직금 차액을 청구하고 있고, 갑 제13, 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특근수당을 지급한 것 외에 위 각 수당을 별도의 항목으로 책정하여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단속적 근로자에 해당하여 위 각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이를 살핀다.
원고가 단속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감시(監視) 또는 단속적(斷續的)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사용자가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사람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5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은 적용하지 아니한다(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같은 취지의 구 근로기준법(1997. 3. 13. 법률 제5309호로 제정되기 전의 것으로서, 1953. 5. 10. 제정 법률 제286호로 제정되고 1996. 12. 31. 법률 제5245호로 최종 개정된 후 1997. 3. 13. 법률 제5305호로 폐지된 것을 말한다) 제49조 제3호에 관하여 대법원 1999. 5. 28. 선고 99다2881 판결 등은 비록 취업규칙에 근로시간, 시간외근로, 주휴일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이를 배제하는 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법 규정의 적용 제외에 대한 승인을 받은 감시적 근로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또는 위 취업규칙의 시간외 및 휴일근로에 관한 규정들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법리는 단속적 근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단속적 근로에 종사하는 사람이란 근로가 간헐적·단속적으로 이루어져 휴게시간이나 대기시간이 많은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10조 제3항).<1> 살피건대, 을 제7, 8, 10에서 16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단속적 근로에 종사하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2013. 10. 20.부터 D병원장의 운전사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D병원장의 차량 이동이 없는 경우에는 원고가 별도로 수행할 업무가 없었다. 또한 원고는 D병원장의 하루 일정을 미리 전달받은 후 운전업무를 해야 하는 시간에 한하여 운전업무를 수행하였고, 운전업무가 없는 시간에는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에 따라 원고와 D병원장이 2013. 10. 20. 체결한 근로계약에는 근로시간이 1일 8시간, 1주 40시간으로 각 규정되어 있을 뿐, 근로의 시작시간과 종료시간이 각 규정되어 있지 않고, 2018. 8. 7. 체결한 근로계약부터는 원고의 근로시간이 8:30부터 17:30까지로, 1주 40시간(평일)의 근로를 원칙으로 한다는 취지가 정해져 있기는 하나, 그 역시 근무시간 및 휴게시간을 근무형태 및 부서 사정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는 취지가 정해져 있다.
피고가 정리한 원고의 운전기사 운행일지(을 제18호증) 내용에 의하면, 원고는 2018. 1. 19. 08:40부터 09:00까지 20분, 09:10부터 09:40까지 30분을 합친 50분만 근무하거나, 2018. 10. 24. 06:50부터 07:20까지 30분만 근무하는 등 근무시간이 매우 적은 날이 잦았고(원고의 2017. 11. 1.부터 2020. 7. 31.까지의 일 평균 근무시간은 2시간 59분에 불과하다), 2020년 2월경부터는 아침 출근운행도 거의 하지 않았다. 또한 원고는 매일 10분에서 1시간 사이의 운전업무를 간헐적으로 수행하여 그 근무시간이 최장 7시간을 넘지 않았고, 매일 근로시간의 편차도 매우 커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 4. 근로자가 단속적 근로자로서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이 제외된다는 것을 근로계약서 또는 확인서 등에 명시하고 근로자에게 다음 각 목의 근로조건을 보장하는 경우 가. 휴게시간(수면시간을 포함한다. 이하 이 호에서 같다)이 근로시간 보다 짧을 것. 다만, 사업장의 특성상 불가피성이 인정되고 휴게시간에 사업장을 벗어나는 것이 허용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휴게시간 보장을 위해 외부 알림판 부착, 소등 조치, 고객(입주민) 안내 등의 조치를 취할 것 다. 월평균 4회 이상의 휴(무)일을 보장할 것 웠다. 비록 원고가 직접 작성한 운행일지에는 이보다 긴 근무시간이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원고가 운전업무를 수행한 시간뿐만 아니라 본원에서 대기한 시간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원고 스스로 운행이 없다고 밝힌 날의 운행시간도 표시되어 그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작성한 운행일지에 기재된 운행시간을 모두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D병원 총무팀 역시 위 운행일지는 차량 운행 관리를 위해 작성하는 것으로 개인적 기록일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D병원 종합관 지하3층 차량실에는 운전직 근무자들을 위한 휴게공간이 설치되어 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이 원고의 진정에 대해 2021. 10. 19. 사업장 현장확인을 하였을 당시 D병원의 차량실 소속 근로자로서 버스 운행 및 전체 차량 관리 업무를 수행한 J는 「원고는 출근 후 차량실에서 대기하지 않고 다른 건물에 있거나 헬스장을 이용하였다. 차량실에서 대기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총무팀이나 J 자신이 원고에게 연락해 대기하라고 하지는 않았다. 원고가 출근해도 얼굴도 못 보는 경우가 많았다. 외부 일정을 고려하더라도 1일 실 근로시간은 몇 시간 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가 운전직 근무자들의 운행이 없는 시간 동안 이들에게 특별히 차량관리 등의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이에 대한 업무 매뉴얼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원고는 운행이 없는 대기시간에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차량실 안 입구에는 정규직이 사용하는 책상 2개, 책상의자 2개, 소파 1개, TV 1개가 있었고, 관물대 기준으로 수행기사 쪽에는 소파 2개, 침대 1개가 있었다. 침대에는 먼지가 많아 수행기사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차량실은 사무실 용도로 사용하였고 자유롭게 이용할 휴게시설 및 수면시설이 전혀 없었다」는 취지로 한 K의 진술에 의하면, 원고가 대기시간에 휴식을 취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차량실 사진(을 제9호증)에서 드러나는 차량실의 구조 및 시설을 고려하면, D병원 종합관 지하3층에 위치한 차량실이 휴식을 취하지 못할 정도로 열악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앞서 본 J의 진술에 의하면, 원고는 차량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휴식을 취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미지급 수당의 존부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에 의하면, 원고가 2013년부터 D병원장과 체결한 각 근로계약에 1일 8시간, 1주 40시간의 근로를 원칙으로 하고, D병원장이 요청할 때에는 연장근로, 휴일근로, 야간근로를 해야 한다는 취지가 정해진 사실, 원고와 D병원장이 2017년 체결한 근로계약부터는 D병원장이 원고에게 연장근로, 휴일근로, 야간근로에 대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가 규정된 사실은 각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에 규정된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해당하고, 을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1988. 11. 17. 노동부(현재의 고용노동부)가 D병원의 운전기사 12명에 대하여 단속적 근로를 인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이하 ‘이 사건 인가’라 한다), D병원의 운전기사로 근무한 원고에게는 근로기준법 중 휴게와 휴일,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휴일수당, 연장수당 등의 수당 대신 특근수당 명목의 돈을 매월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근로기준법 또는 근로계약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원고는 2020. 10. 21.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 연장 및 휴일 근로수당 및 퇴직금 차액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정하였으나, 이에 관하여 「이미 승인받은 단속적 근로종사자 적용제외의 효력을 부인하기 어렵고,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이 8시간을 초과하지 않으므로, 법 위반사항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행정종결의 처분이 내려졌다).<2> 설령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에서 규정을 배제하는 근로기준법의 내용이 휴게와 휴일,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으로 야간근로수당에 관한 규정은 배제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갑 제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미 지급받은 특근수당의 액수가 원고가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 야간근로수당의 액수를 초과한다는 것을 명백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은 수당은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운전직들의 근로시간과 근무형태를 허위로 기재하고 휴게 및 수면시설을 정상적으로 확보하지 않은 채 노동부를 기망하여 이 사건 인가를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는, 피고가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조건으로 노동부로부터 이 사건 인가를 받았는데, 피고는 운전사들에게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위 인가는 인가조건의 형해화로 인하여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운전사들에게 야간근로수당을 초과한 특근수당을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가 원고를 단속적 근무자로 여기지 않겠다고 약속하였고, 피고의 사업환경이 변하여 더 이상 이 사건 인가의 효력이 유지될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드는 F 및 L과의 각 대화(갑 제33, 34호증)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약정하였다거나, 노동부의 인가 효력이 상실될 정도로 피고의 근무환경이 변화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이는 피고가 원고를 포함한 운전사들에게 포괄임금의 형태로 임금을 지급하다가 그 지급 형태를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소결론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은 수당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미지급 수당이 존재한다는 전제에 선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 차액 지급 주장은 이유 없다(원고는 2023. 3. 15. 자 준비서면으로 특별휴가 미부여에 대한 연차수당 미지급을 추가로 주장하고 있으나, 이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60조 역시 단속적 근로자인 원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송효섭 임현수 각주1) 참고로 고용노동부 훈령인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68조 제2항은 단속적 근무종사자를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68조(감시적ᆞ단속적 근로에 종사하는 자에 대한 적용제외 승인) 2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10조 제3항에 따른 "단속적 근로에 종사하는 자"의 적용제외 승인은 다음 각 호의 기준을 모두 갖춘 때에 한한다.
평소의 업무는 한가하지만 기계고장 수리 등 돌발적인 사고발생에 대비하여 간헐적ᆞ단속적으로 근로가 이루어져 휴게시간이나 대기시간이 많은 업무인 경우 2. 실 근로시간이 8시간 이내이면서 전체 근무시간의 절반 이하인 업무의 경우. 다만, 격일제(24시간 교대) 근무인 경우에는 이에 대한 당사자간 합의가 있고, 실 근로시간이 전체 근무시간의 절반 이하이면서 다음날 24시간의 휴무가 보장되어야 한다.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으며 다음 각 목의 기준을 충족하는 별도의 수면시설 또는 휴게시설이 마련되어 있는 경우. 다만, 수면 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시설이 마련되어 있는 경우에는 별도의 장소에 마련하지 않아도 적합한 것으로 본다.
적정한 실내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냉ᆞ난방 시설을 갖출 것(여름 20~28°C, 겨울 18~22°C) 나. 유해물질이나 수면 또는 휴식을 취하기 어려울 정도의 소음에 노출되지 않을 것다. 식수 등 최소한의 비품을 비치하고, 주기적인 청소 등을 통해 청결을 유지하며, 각종 물품을 보관하는 수납공간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 각주2) 라. 야간에 수면 또는 휴게시간이 보장되어 있는 경우에는 몸을 눕혀 수면 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침구 등 필요한 물품 등이 구비되어 있을 것 각주3)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포괄임금제의 형태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여러 수당을 합쳐서 특근수당의 형태로 지급한 것은 유효하다고 볼 수 있고, 달리 이를 부당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