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서민의 금융생활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서민의 원활한 금융생활을 지원하기 위하여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B생)는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다 2022. 3. 31. 정년퇴직한 사람이다.
피고는 정부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에 따라 종전 취업규칙을 적용받던 근로자 중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을 변경한 후 2019. 1. 11.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는데, 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영세칙에 따르면 1-2급 일반직 직원의 경우 임금피크제 1년차(만 57세)에는 피크임금의 90%, 2년차(만 58세)에는 피크임금의 55%, 3년차(만 59세)에는 피크임금의 50%를 적용받도록 되어 있다.
피고의 인사규정 제34조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 전부터 '직원의 정년은 만 60세로 하고, 정년퇴직일은 그 정년에 달한 달의 말일자를 기준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원고는 2018년도 급여로 116,841,410원을 지급받았었는데, 2019. 4. 1.부터 임금 피크제를 적용받아 1년차(만 57세)에 피크임금의 90%, 2년차(만 58세)에 피크임금의 55%, 3년차(만 59세)에 피크임금의 50%를 각 지급받았다.
원고는 2019. 4. 1. 피고에게 '상기 본인은 2019. 4. 1.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으나 직무변경 없이 기존 수행직무를 수행하는 것에 동의함'이라는 내용의 '임금피크 직무 미변경 동의서'를 작성 · 교부하여 주었다.
2018. 2.부터 피고의 C 센터장으로 근무하던 원고는 임금피크제 적용 후에도 계속하여 직무 변경 없이 C 센터장으로 근무하다가 2019. 11.부터는 D 자문관으로, 2020. 5.부터는 E 팀장으로, 2020. 10.경부터는 다시 D 자문관으로 근무하다가 2022. 3. 31. 정년퇴직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을 수반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실시에 대하여 원고가 동의한 바 없고, 연봉계약 체결시에도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 제4조의4 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피크제가 실시되지 아니하였다면 원고가 지급받았을 임금 121,800,000원{2018년도 급여 116,841,410원의 105%(=300%-90%-55%-50%) 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또한, 일반직 1급은 J급 또는 S급으로 나뉘는데, 임금피크제 실시 후 원고는 J급으로 분류되어 S급으로 되었다면 받았을 연봉을 매년 6,000,000원 정도 덜 받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퇴직금도 줄어들었으며, 부서장이 아닌 자문관으로 근무하면서 부서장 수당도 받지 못하였다. 원고는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따라서 피고는 이러한 손해 또는 위자료로 20,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 단
임금피크제 시행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이 절차적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거나, 위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는 한, 근로자가 개별적으로 동의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유효하고, 위와 같이 변경된 취업규칙은 동의하지 아니한 근로자에게도 당연히 적용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참조). 다만,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4조, 제94조 및 제97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개별 근로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개별 근로계약에서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근로자에 대한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동안의 총 급여액이 줄어들게 되었으므로, 이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나, 원고가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하여 동의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을 변경하였는바 절차상의 어떠한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한편, 원고와 피고 사이에 개별적으로 체결된 연봉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임금피크제에 관한 취업규칙의 근로조건보다 유리한 것으로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피고가 시행한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를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가) 피고가 도입한 임금피크제는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을 감액하는 것이므로,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감액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로 무효인지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감액의 대상(代償) 조치가 있는지와 그 적정성, 제도 시행으로 생긴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한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는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근속기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임금이나 임금 외의 금품과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차등을 두는 경우,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는 제4조의 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피고가 도입한 임금피크제가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고 있다 하더라고, 위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기획재정부가 모든 공공기관에 고령 근로자의 인건비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도입을 권고함에 따라 피고도 이를 도입하기에 이른 점, ② 피고가 도입한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정년 보장·연장을 목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고, 실제로도 임금피크제 도입 후 피고는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임금피크제'의 목적에 맞게 별도 정원으로 상당한 인원을 새로 채용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할 수 있는 점, ③ 원고는 2019. 4. 1.부터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가 되었음에도 기존의 직무를 계속해서 수행하겠다고 하였고, 이로 인하여 센터장 직무급 월 1,056,000원을 추가로 수령하였으며, 2019년도 임금 총액은 115,954,650원으로 2018년도 임금 총액인 116,841,410원과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게 된 점, ④ 2020년도 임금 총액과 2021년도 임금 총액의 경우 2018년도 임금 총액에 비하여 상당히 낮아지긴 하였지만, 원고가 D 자문관 및 E 팀장으로서 담당한 업무는 종전에 담당하였던 센터장 업무에 비하여 그 업무강도가 낮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협의회에서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에게 별도의 직무를 부여하는 안을 검토하였고(을 제8호증의 4, 5), 이를 반영하여 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영세칙은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에게 다른 직무를 부여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제5조), 이에 따라 원고에게 D 자문관 및 E 팀장의 직무가 부여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복리후생은 그대로 유지되었고, 피고는 2019년도부터 인력개발계획에 의거하여 임금피크제도 적용 직원의 재취업, 창업지원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였으며, 원고도 이를 통하여 2021. 12. 28. '채용전문면접관 2급 자격'을 취득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의해 금지되는 차별을 당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관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