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11. 23. 선고 2022가합37113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에 대한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환경기술 개발사업에 대한 기획, 평가, 관리의 지원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환경부 산하의 준정부기관이다.

원고는 피고의 전임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의 병가 신청과 반려

원고는 2021. 9. 23. 「직장 내 괴롭힘으로 발생한 적응장애 치료」 의 사유를 들어 피고에 2021. 9. 28.부터 같은 해 11월 26일까지 60일간의 병가를 신청하였다.

피고의 B부서에 근무하는 C은 같은 날 원고에게 피고의 복무규정 제17조 제2항 및 제3항에 따라 사전병가를 반려한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다.

원고에 대한 해고

원고는 2021. 9. 28.부터 피고에 출근하지 않았다. 피고의 징계의결 요구권자는 2021. 11. 15. 「원고가 2021. 9. 28.부터 현재까지 무단결근하여 인사규정 제32조 제3호 및 복무규정 제5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 는 사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1. 11. 16. 원고에게 같은 달 25일 개최되는 징계위원회에 출석하라는 취지의 출석통지서를 발송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위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았고, 피고 인사위원회는 2021. 11. 25. 원고에 대한 파면을 의결하였다.

피고의 B부서에 근무하는 D는 2021. 11. 29. 원고에게 징계처분사유설명서, 징계의결서, 해고예고통지서, 재심청구서를 첨부하여 「징계의결서 및 징계처분사유설명서를 송부한다. 위 인사위원회 결과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26조<1>에 근거하여 2021. 12. 31. 원고를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함을 알린다」 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위 이메일을 확인하였다.

피고의 대표자는 2021. 12. 30. 인사규정 제46조 제1호에 따라 원고를 파면한다는 취지의 인사발령을 통지하였다.

라.

피고의 내부 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내부 규정은 [별지] 내부 규정에 기재된 것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3, 10, 11, 15에서 18, 32, 3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고는 효력이 없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해고가 유효하다고 주장하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해고의 무효를 확인할 이익이 있다.

1)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피고의 직원인 E으로부터 장기간 폭언, 협박, 모욕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 왔다. 그런데 피고는 피고 내에서 발생한 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았고,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과 치료 등을 이유로 병가를 신청하자 이를 부당하게 반려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피고에 출근하지 않은 것을 무단결근이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피고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한 산업재해를 당하였고, 그로 인한 요양기간에는 근로기준법 제79조<2>에 따라 원고에게 출근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 출근하지 않은 것은 피고에 대한 의무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2)

관련 법령의 위반

근로기준법 제23조<3> 제2항은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질병으로 휴업 중이던 원고를 해고하였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111조의2<4>는 사업주로 하여금 근로자가 보험급여를 신청한 것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불이익한 처우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는 업무 중 발생한 재해로 인해 치료를 받던 원고를 해고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위 각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

3)

재량의 일탈·남용

설령 원고가 피고에 출근하지 않은 것을 무단결근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원고가 피고에서 일어난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결근을 하게 되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은 재량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나.

임금지급 주장

원고는 피고에서 해고되기 전 피고로부터 월 3,092,370원의 비율에 해당하는 급여를 지급받았으나,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뒤 원고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의 다음 달인 2022. 1. 1.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제출 전 달인 2023. 9. 30.까지 원고가 지급받았어야 할 급여 64,939,770원(= 월 3,092,370원 × 21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2023. 10. 1.부터 원고의 복직을 허용할 때까지 월 3,092,370원의 비율로 계산한 급여를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에 관한 판단

1)

징계사유의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징계사유의 존부

갑 제6, 7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F병원 의사가 2021. 9. 15. 「원고가 적응장애 진단으로 진료 중으로, 향후 부정기간(적어도 2개월 이상) 치료하며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는 취지의 진단서를 작성한 사실, 원고가 2021. 9. 23. 피고에게 병가를 신청하면서 위 진단서를 첨부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의 복무규정 제17조 제2항은 피고가 직무상 질병 또는 부상 이외의 질병이나 부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직원에게 연 60일의 범위 안에서 유급병가를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의 진단서에 기재된 진단명과 치료의 내용만으로 원고가 직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를 2021. 9. 29.부터 치료한 F병원 의사가 2021. 9. 29. 「원고에게 53주간 우울감, 불안감에 대한 약물치료, 항우울제, 항불안제 등을 사용한 지지적 정신치료를 위한 통원치료가 필요하나, 원고는 취업을 유지하면서 외래통원치료를 할 수 있다」 는 취지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소견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의사의 소견을 고려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의 직무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병가 신청을 반려한 것이 위법·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피고가 원고의 병가신청을 반려한 것은 적법하므로, 원고는 피고에 출근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21. 9. 28.부터 피고가 원고를 해고 할 때까지 피고에 출근하지 않았으므로, 무단결근의 징계사유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나)

원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근로복지공단 서울서부지사가 2022. 2. 3. 원고에게 적응장애를 이유로 「2021. 7. 13.부터 2022. 7. 12.까지의 통원」 에 관한 요양·보험급여결정을, 같은 해 10월 12일 원고에게 같은 이유로 「2022. 7. 13.부터 2022. 12. 31.까지의 통원」 에 관한 요양·보험급여 결정을 각 통지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원고에 대하여 요양·보험급여결정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출근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79조에 따라 원고에게 출근의무가 면제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규정은 근로자의 휴업보상에 관한 규정에 해당할 뿐, 근로자의 출근의무를 면제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관련 법령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 위반 주장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노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기간과 노동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그 후의 30일간은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으로부터 절대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같은 규정의 내용과 입법 목적에 비추어 보면, 요양을 위하여 필요한 휴업에는 정상적인 노동력을 상실하여 출근을 전혀 할 수 없는 경우뿐만 아니라, 노동력을 일부 상실하여 정상적인 노동력으로 근로를 제공하기 곤란한 상태에서 치료 등 요양을 계속하면서 부분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부분 휴업도 포함된다. 이 경우 요양을 위하여 휴업이 필요한지는 업무상 부상 등의 정도, 치료 과정 및 치료 방법, 업무의 내용과 강도, 근로자의 용태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해고를 전후하여 근로자에 대하여 산재보험법에 의한 요양승인이 내려지고 휴업급여가 지급된 사정은 해고가 위와 같은 휴업기간 중의 해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데에 참작할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법원은 이에 기속됨이 없이 앞서 든 객관적 사정을 기초로 실질적으로 판단하여 해고 당시 요양을 위하여 휴업을 할 필요가 있는지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8두43958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등 참조).

근로복지공단 서울서부지사가 원고에게 적응장애를 이유로 통원에 관한 요양·보험급여결정을 각 통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F병원의사는 2021. 9. 29. 「원고에게 53주 간 우울감, 불안감에 대한 약물치료, 항우울제,항불안제 등을 사용한 지지적 정신치료를 위한 통원치료가 필요하나, 원고는 취업을 유지하며 외래통원치료를 할 수 있다」 는 취지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소견서를 작성하였고, 달리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에게 휴업을 할 객관적 필요성이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해고금지기간 중의 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산재보험법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산재보험법 제111조의2는 사업주로 하여금 근로자가 보험급여를 신청한 것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불이익한 처우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해고는 원고가 피고에 장기간 무단결근한 것을 주된 이유로 하고 있고, 피고가 원고의 보험급여 신청을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재량의 일탈·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위 대법원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을 제12, 13, 1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가)

원고는 피고가 자신이 신청한 병가를 반려하였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고에 출근하지 않았다. 또한 원고가 피고에 출근하지 않자 원고가 소속되어 있던 부서의 부서장 및 동료들이 원고에게 연락을 하였으나, 원고는 그 연락을 받지 않았다. 나아가 피고는 2021. 9. 30., 같은 해 10월 7일, 10월 22일, 11월 11일, 12월 10일에 원고에게 출근을 독촉하는 내용의 각 독촉장을 발송하였고, 피고의 B부서에 근무하던 C은 각 독촉장이 반송되자 원고에게 이를 촬영한 사진과 함께 내용 확인을 부탁한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는데, 원고는 위 메시지를 읽은 후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나)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세칙 [별표1]은 직장이탈금지위반 중 무단결근의 징계양정에 관하여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는 2021. 9. 28.부터 이 사건 해고일까지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무단결근을 하였고, 앞서 본 피고 직원들의 연락 및 피고의 독촉장에도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파면의 징계를 한 것은 징계양정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적법하다.

다)

원고는, 피고가 피고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여 원고가 부득이하게 무단결근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가 원고가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미흡하게 처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소결

이 사건 해고에 원고가 주장하는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해고는 유효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임금지급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유효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임금지급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피고에 대한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송효섭 임현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