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상호저축은행의 건전할 발전을 도모하고 상호저축은행 간의 업무협조와 신용질서의 확립 및 거래자 보호할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는 E생으로 2007. 6.경부터 피고에 근무하고 있고, 2012. 10.경부터 C노동조합 D 지부 지부장을 맡고 있는 자이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경위 및 내용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 법률이 2013. 5. 22. 개정되어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9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다.
피고는 종전까지 근로자의 정년을 만 58세로 정하고 있었는데, 위와 같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 개정에 따라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이에 따라 피고는 노동조합 등과의 논의를 거쳐 제38차 인사규정 개정을 통하여 2018. 5. 17.부터 피고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만 55세가 되는 분기말의 익월 1일부터 임금을 일부 삭감하여 지급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도입하여 시행하였다.
피고는 임금피크제와 함께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 중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을 대상으로 만 55세에 도래하는 분기말일에 직급별 기준연봉의 300%를 지급받고 퇴직하는 희망퇴직제(이하 ‘이 사건 희망퇴직제’라 한다)를 도입하여 시행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및 희망퇴직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1972년생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곧 앞두고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근로자에게 가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노조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개선 요구에 응하지 않는 피고의 태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존재로 인하여 대상 근로자들이 불가피하게 이 사건 희망퇴직을 선택하고 있는 현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고에게는 피고와 C노동조합 D지부가 2018. 1. 30. 체결한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약 합의서 중 별지 기재 임금피크제 관련 부분 및 피고의 인사규정 제23조의 2의 내용 중 임금피크제 관련 부분(이하 ‘이 사건 대상 규정’이라 한다)이 무효임에 대한 확인을 구할 이익이 존재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의하면 피고 소속의 만 55세 근로자가 정년인 만 60세까지 근무하고자 할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지 않을 경우와 비교하여 50% 상당의 임금 삭감이라는 불이익을 감내하도록 강제한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근로자를 위한 대상 조치를 제공하지 않았고, 피고가 마련한 이 사건 희망퇴직제는 근로자의 조기 퇴직을 유도하는 수단일 뿐이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발생하는 불이익을 보전하는 조치가 아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한 것으로서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를 위반한 것인바, 이 사건 대상 규정이 무효임에 대한 확인을 구한다.
피고
원고는 1972년생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피고는 근로자들과 임금피크제와 관련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만 55세가 될 시점에는 이 사건 대상 규정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현재 원고에게는 이 사건 대상규정이 무효임에 대한 확인을 구할 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는 피고 노조의 지부장으로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과 관련한 노사합의를 주도하였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합의서에 직접 서명하며 동의 의사를 밝혔던 자이다. 이렇듯 원고는 피고 근로자를 대표하여 이 사건 임금파크제의 유효성 및 정당성을 부여한 자로서 이 사건 대상 규정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
피고는 근로자들의 정년 연장에 따른 회원사들의 회비 부담 및 인사 적체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의 건전한 운영을 위하여 노동조합과의 자율적인 교섭과정을 거쳐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동시에 이 사건 희망퇴직 제도를 비롯하여 근무강도 완화, 근무성적 평가 미실시, 만 60세가 되는 연도의 잔여 6개월에 대한 유급안식휴가 부여, 퇴직예정자에 대한 교육 지원제도 정비 등의 각종 대상조치를 제공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도입 목적이 정당하고,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지 않으므로 고령자고용법의 관련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
판단
관련 법리
확인의 소는 반드시 원고․피고 간의 법률관계에 한하지 아니하고, 원고․피고의 일방과 제3자 또는 제3자 상호간의 법률관계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나, 그러한 법률관계의 확인은 그 법률관계에 따라 원고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불안이 야기되어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를 확인의 대상으로 삼아 원고․피고 간의 확인판결에 의하여 즉시 확정할 필요가 있고, 또한 그것이 가장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되어야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1995. 5. 26. 선고 94다59257 판결 등 참조).
또한, 확인의 소의 대상은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에 대한 것이어야 하므로 확인의 소로써 일반적, 추상적인 법령 또는 법규 자체나 단체 내부 규정의 효력을 다툴 수 없다(대법원 1992. 8. 18. 선고 92다13875, 91다13882, 92다1389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효력 유무에 관한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대상 규정은 연령이 만 55세에 도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므로 1972년생인 원고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바, 위 규정으로 인하여 현재 원고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어떠한 위험․불안이 초래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대상 규정의 개정 가능성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위 규정이 향후 원고에게 확정적으로 적용될 것이라 볼 수도 없다.
또한 이 사건 대상 규정은 피고의 추상적인 단체 내부 규정에 불과하므로 그것이 무효라고 하더라고 근로자의 구체적인 권리관계의 존부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기에 위 규정에 대한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이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을 위한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 할 수도 없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광현(재판장) 최오미 이승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