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벌금 800만 원에, 피고인 B, D를 각 벌금 600만 원에, 피고인 C를 벌금 5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게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사건
2023고단856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
피고인
A
B
C
D
검사
이병주(기소), 이경민, 김은혜, 이영진(공판)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지평(피고인들을 위하여)
담당변호사 최정규, 이혜온, 곽경란, 강다영
판결선고
2025. 1. 9.
범죄사실
피고인들의 신분관계 등
피고인 A는 2017. 12. 7.경부터 2020. 2. 23.경까지 주식회사 E(이하 ‘E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E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사용자이고, 피고인 B은 2017. 12. 11.경부터 2020. 2. 28.경까지 E회사의 F본부장, 피고인 C는 2017. 12. 8.경부터 2018. 6. 17.경까지 E회사의 G국장, 피고인 D는 2017. 12. 12.경부터 2018. 6. 17.경까지 E회사의 G국 H센터장, 2018. 6. 18.경부터 2020. 2. 23.경까지 E회사의 G국장, 2020. 2. 24경부터 2023. 2. 23.경까지 E회사의 대표이사로 각 재직하면서, 피고인 A의 대표이사 재직 기간 동안 인사, 노무 등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용자를 위하여 행위하는 사람들이다.
E회사는 서울 I에 본점을 두고 방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E회사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규정한 바에 따라 J노동조합 K본부(이하 ‘K노조’라 한다), L노동조합(이하 ‘L노조’라 한다), M노동조합(이하 ‘M노조’라 한다)의 3개의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다(다만, 2017. 12. 1. 기준으로 L노조에 소속된 취재기자 수는 1명으로 E회사 내 노조는 실질적으로 K노조와 M노조로 구성되어 있다).
기초 사실
H센터의 역할과 E회사 인사규정
E회사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주로 저녁 뉴스인 ‘N’ 방송을 중심으로 하는 뉴스의 취재 및 보도에 있다. 이와 같은 뉴스의 취재 및 보도 업무는 F본부 산하의 G국에서 담당하고 있고, G국 산하에는 ▲ 뉴스를 취재하여 영상의 제작을 담당하는 ‘H센터’와 ▲ 제작된 영상을 취사선택하고 편집하는 ‘O센터’가 소속되어 있다. 그리고 위 H센터는 P부, Q부, R부, S부, T부, U부, V부, W부 등으로 구성되고, 출입처를 두고 주요 이슈에 대한 취재를 담당하는 취재기자들이 소속되어 있으며, 이와 같은 H센터 각 부에 소속된 취재기자의 취재내용과 방향이 결국 E회사 뉴스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E회사에 소속된 취재기자는 방송법에 따라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이 보장된 방송국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로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보호 및 신장하며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노력하여야 하는 방송의 임무를 직접 수행하는 근로자로서, 위와 같은 방송의 임무수행을 위하여 기사를 취재하고 편집하여 이를 뉴스 등으로 보도되도록 하는 것은 취재기자로서 인격적 실현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한다.
한편, E회사 인사규정 제21조는 직원의 보직 및 전보 시 적재적소, 기회균등, 욕구충족, 자격실증, 능력위주의 원칙으로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의 경영진과 K노조의 관계
E회사의 최대주주인 X 이사회에서 2010. 2.경 Y을 E회사 대표이사로 선임하자, K노조는 ‘정치권력에 의한 낙하산 인사’라고 주장하며 취임에 반대하였다. 이후 K노조는 ‘N’가 4대강 사업에 관하여 비판적인 보도보다는 정부가 내세운 성과 위주로 보도하는 등 불공정 보도를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사측의 피고인 A 등 ‘Z’ 제작진에 대한 전보조치 등에 반발하여 갈등을 빚던 중, 한미 FTA 관련 불공정 보도를 이유로 AA협의회 개최를 요구한 것에 사측이 불응하는 한편 K노조 소속 기자들로 구성된 AB단체의 회장을 보직 해임 및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자, 2012. 1. 30.경부터 2012. 7. 17.경까지 약 170일간 ‘Y 사장 퇴진’을 위한 총파업을 실시하였다. 이에 사측은 위 파업기간 중 소위 ‘AC’로 불리는 경력직 대체인력을 채용하여 업무에 투입하고, 위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한 뒤, 이를 주도하였다는 등의 사유로 피고인 A, 피고인 D 등 K노조 조합원 6명을 해고하였으며, 파업 종료 후에는 파업에 참가한 K노조 조합원들에 대하여 근무평정 최하등급을 부여하고, 교육 발령을 하거나, 직종과 무관한 부서로 전보하였다.
계속하여 2014. 2.경 AD 대표이사가 취임하자, K노조는 위 AD 대표이사가 ‘2012년 부사장인사위원장으로서 파업에 참여한 K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보복성 징계를 주도’하였다고 주장하며 취임에 반대하였고, 사측은 피고인 B 등 K노조 조합원들을 AE센터, AF센터 등 H센터가 아닌 부서에 전보하여 기자, PD 등 직종별로 E회사에 입사하여 전문적으로 해오던 업무와 관련이 없는 업무를 하게 하였다. 이에 K노조는 파업에 참여하였다는 이유로 K노조 조합원들을 부당하게 취재업무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이후 2017. 8.경 노동청의 특별근로감독으로 수사가 개시되어 2018. 1. 11. AD 대표이사, AG 당시 G국장 등에 대하여 부당노동행위에 의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으로 공소가 제기되어 유죄판결이 선고되었다.
한편 E회사는 2012년 파업 이후부터 2017년에 이르기까지, 이례적으로 신입 공채 기자를 3명만 채용하는데 그치고 경력직 기자로만 100여 명을 채용하였는데, 이에 대해 K노조는, 2012년 파업에 참가한 K노조 소속 취재기자 상당수를 해고하거나 부당전보하여 취재부서에서 배제한 상황에서, 사측이 이들을 대체할 인력으로 사측에 우호적인 경력직 기자들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하였다.
K노조 이외 M노조의 출범
2013. 3.경 E회사에는 위 2012년 파업 이후 K노조에서 탈퇴한 취재기자 등을 중심으로 K노조가 주도한 파업의 폐단 등을 비판하며 ‘AH단체 등 상급단체 비가입’,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 등을 표방하는 M노조가 출범하였는데, K노조 탈퇴자, 2012년 파업 이후 채용된 경력직 기자 중 상당수가 M노조에 가입하면서 K노조와 대립 구도를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2017년 파업 당시 K노조와 M노조 및 비노조원의 관계
2017. 2.경 AD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AG이 대표이사에 취임하자, K노조는 ‘Y, AD 대표이사 체제에서 P부장, G국장, F본부장을 지낸 편향적 보도와 선정적 방송, 왜곡보도의 당사자’이자 ‘구성원들에 대한 극단적 적대감을 드러내며 수많은 기자들을 징계하고 쫓아낸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취임에 반대하였다.
이처럼 2010. 2.경 Y 사장 취임 후 AG 사장에 이르기까지 사측과 K노조 사이에 극심한 갈등이 지속되어 온 가운데, 특히 2016년 말의 이른바 ‘국정농단’ 의혹과 수사, 탄핵과 조기 대선, 정권 교체 국면에서 K노조는 2017. 7. 21.경 ‘Z’의 제작거부를 시작으로 2017. 9. 4. ‘AG 등 경영진 퇴진’을 주장하며 총파업을 실시한 반면, G국 내 H센터 등에서 근무 중이던 M노조 소속 및 비노조원인 취재기자들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뉴스의 제작 및 보도 업무를 계속하였으며, 특히 M노조는 위 파업이 불법파업이라고 규정하며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선전전을 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K노조는 파업기간 중 G국 사무실 등지에서 ‘침묵도 부역이다 당당하게 거부하라’, ‘무턱대고 따라가면 AG의 순장조다’, ‘네탓이오 침묵자도 보도 농단 책임있다’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도열하거나 구호를 외치는 등으로 G국 내 H센터 등에서 업무를 계속하던 M노조 소속 및 비노조원인 취재기자들을 비난하고, K노조에 가입하여 파업에 참여하도록 압박하면서, 파업에 참여한 K노조와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M노조원 및 M노조원들과 뜻을 같이 하는 비노조원 간의 갈등이 심화되었다.
피고인들의 파업불참자에 대한 의견 표명
피고인 A, D는 K노조 위원장 출신으로 2012년 파업 과정에서 해고된 사람이고, 피고인 B, C는 K노조 조합원으로 2012년 파업 도중 보직 부장에서 사퇴하고 파업에 참가하여 징계를 받은 이후 취재 업무에서 배제되어 있던 사람들로서, 피고인들은 Y, AD, AG 등 기존 경영진 체제에서 K노조 소속 취재기자들에 대하여는 사측이 주도하는 보도 방향을 비판하고 사측에 저항하였다는 이유로 취재업무에서 배제되는 등 부당하게 탄압을 받았다고 생각한 반면 M노조 소속 및 비노조원인 취재기자들에 대하여는 경영진의 지시에 순응함으로써 불공정 보도에 기여하였다고 생각하여 왔고, 그에 따라 ‘파업을 통해 AG 대표이사를 퇴진시키고 기존에 배제되었던 K노조 소속 취재기자들로 하여금 뉴스 제작 및 보도 업무를 수행하게 하고, M노조 소속 취재기자 및 M노조에 동조하는 비노조원인 취재기자들은 취재 업무에서 배제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다음과 같이 다수 피력하였다.
〇 ‘피가 튀고 살이 잘려 나간 지난 8년이었다. 노골적인 편파와 왜곡에 저항했던 선후배 동료들에게 당신은 미친 듯이 칼을 휘둘렀다. 선혈이 낭자한 그 자리는 당신에게 충성하는 소수 부역자들로 채워졌다. AI-AG-부역자라는 악의 삼각 축은 철저하게 E회사를 궤멸시켰고 대한민국을 농락했다. … 사내 부역자들에게도 경고한다. … 우리는 당신들이 저지른 지금까지의 만행 뿐 아니라 앞으로의 만행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2017. 6. 7. 피고인 C, D가 참여한 AK단체 성명 내용 중)
〇 ‘비겁한 뉴스 농단으로 자신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자들도 들어라. 시키는 일을 성실히 했다는, 회사를 위해서였다는,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라는 착각은 그 자리를 내놓고 평생 하여도 좋다. 대신 우리는 당신들의 누추한 직업윤리, 부역의 께름칙한 실상, 장물을 나누어 가진 약탈자들의 의리조차 낱낱이 기록할 것이다.’(2017. 6. 12. 피고인 B, C, D가 참여한 AJ협회-AB단체 성명 중)
〇 ‘그 친구들(경력직 기자)은 조금 혼이 좀 나야 됩니다. 근데 혼이 나야 된다는데 뭐, 해고를 시킨다거나 이런 건 아니고요. 왜냐하면 제가 지금도 그 친구들이 쓰는 기사를 계속 보고 있어요. 뉴스를 매일 모니터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 어떤 놈들이 어떤 이름으로 리포트를, 이런 이상한 리포트를 내는지를 다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적어놓고 있어요. 그래가지고 얘들은 나중에 혼을 좀 내줘야겠다.’ (2017. 7. 4. 피고인 D의 AL언론 인터뷰 중)
〇 ‘마이크를 빼앗았다. … 비판하면 쫓아내고 소리치면 닦아냈다. … 유리와 불리의 낙인으로 편을 가르고 저항과 복종을 선별해 자리를 나눠줬다. … 공범자들의 파국은 눈앞에 와 있다. 사회의 공기 공영방송을 극우의 흉기로 만들고자 했던 자들은 여기 이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라. 우리는 당신들을 걷어내고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다.’ (2017. 8. 16. 피고인 B, C가 참여한 AJ협회 결의문 중)
〇 ‘짓눌리고 비제작부서로 쫓겨난 이들이 업무에 복귀한다면 뉴스의 신뢰도와 영향력도 곧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7. 8. 19. 피고인 D의 AM언론 인터뷰 중)
〇 ‘파업 참여 기자들이 쫓겨난 자리에 들어온 경력 기자 100여 명 중 33명은 다시 파업의 길을 선택했고 나머지는 아직 공범자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2017. 8. 30. 피고인 A의 페이스북 게시물 내용 중)
〇 ‘그동안 이분들(ACㆍ경력기자)이 뉴스를 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불공정한 보도나 비윤리적인 취재행위, 보도행위 이런 부분들이 상당히 그동안 문제됐던 사례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문제에 대해서 치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게 오랫동안 싸웠던 분들이 있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모든 불이익을 다 감당하면서 나머지 구성원들을 대신해서 희생한 것입니다.’ (2017. 12. 7. 피고인 A의 X 이사회 발언 중)
〇 ‘앞으로의 재건 과정도 물론 중요하지만 조금이라도 시간을 늦추고 모멘텀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청산 과정이 신속해야 한다.’ (2017. 12. 7. 피고인 A의 AN언론 인터뷰 중)
이에 파업을 전후로 피고인 A, D는 2017. 8. 30.경 K노조의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하여 ‘AG 대표이사 등 경영진을 물러나게 하고 E회사를 재건하기 위한 싸움에 우리 모두가 함께 하자’라는 취지로 파업을 독려하는 연설을 하고, SNS에 파업을 지지하는 내용의 글을 다수 게시하였으며, 피고인 B, C는 2017. 8. 16.경 사측의 K노조에 대한 차별 대우를 비판하고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K노조의 총파업에 참여하였다.
피고인 A의 E회사 대표이사 선임과 간부 인사
2017. 11. 13. X 이사회에서 AG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결의안이 가결되자 피고인 A는 2017. 11. 20.경 E회사 대표이사에 입후보하였고, 2017. 12. 7. X 이사회 및 E회사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되었다.
피고인 A는 2017. 12. 초순경 3배수 후보로 선정되어 E회사의 대표이사에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제2의 마.항 기재와 같이 자신과 같은 입장을 취하여 온 K노조조합원인 피고인 B을 F본부장에 내정하였고, 피고인 B은 2017. 12. 3. ~ 4.경 K노조 조합원인 피고인 C를 G국장에 내정하였으며, 피고인 C는 그 무렵 K노조 위원장 출신으로 2012년 파업 과정에서 해고된 피고인 D를 H센터장(부국장)에 각 내정하였다.
이후 피고인들은 피고인 A가 사장으로 임명될 것을 전제로 H센터 보직 부장의 인선을 준비하는 등 사실상 인사 업무를 시작하였다.
피고인들의 부당노동행위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할 수 없고,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2017. 12. 7.경 A 사장이 E회사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 되자 기존 경영진이 불공정한 방송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기존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는 파업에 참여하는 등 피고인들과 뜻을 함께한 K노조 소속 취재기자들에게만 취재업무를 담당하게 하고, 기존 경영진 체제에서 사측에 순응하여 왔다고 판단한 M노조 소속 및 비노조원인 취재기자를 취재업무에서 배제할 것을 계획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 A는 2017. 12. 8.경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G국 업무를 수행해 온 비노조원인 F본부장, G국장과 H센터 내 보직 부장인 P부장, Q부장, R부장 등 간부를 일괄하여 면보직 함과 동시에 새로운 보직 부장을 모두 파업에 참여한 K노조 소속 취재기자들로 임명하고, 2017. 12. 12.경 E회사 내 취재기자들을 전부 F본부 각 국으로 전보하였으며, 피고인 B, C, D는 2017. 12. 12.경부터 13.경까지 이어진 F본부 산하 G국 내 H센터 소속 취재기자의 인사발령을 함에 있어 K노조 소속 취재기자로만 구성하였다.
이를 비롯하여 피고인들은 그 때부터 2020. 2. 10.경까지 이어진 인사 과정에서 별지 범죄일람표(1), (2) 기재와 같이[피고인 C는 그때부터 2018. 6. 15.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3), (4)와 같이] H센터 내 보직 부장 이상 간부와 취재기자는 모두 2017년 파업에 참여한 K노조 소속 취재기자들로만 인사 발령하고, 2017년 파업에 불참한 M노조 소속 및 비노조원인 취재기자에게는 ▲ 부서 배치를 하지 아니하거나 ▲ 형식적으로 H센터 내 R부, AO팀 등에 발령하고도 AP언론 검색, 날씨 단신 작성 등의 업무를 하게 하여 실질적으로 취재 업무를 부여하지 아니하거나 ▲ H센터 외 부서 특히 AQ센터 AR부 내지 AS팀, AT센터 AU팀, AV팀 내지 AW팀, AX부 AY팀 등에 배치하여 영상편집 업무나 뉴스 영상의 색인 작업, 인터뷰 스크립트 작성, 중계차 연결 업무 등 기존에 취재기자가 아닌 카메라 기자나 파견직, 계약직, 중계 PD 등이 수행하던 업무 등을 수행하게 하였다.
그 결과 H센터 소속 취재기자의 노조별 비율은 ① 2017. 12. 1. 기준 총 127명 중 K노조원 66명, M노조원 24명, 비노조원 37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② 2017. 12. 31. 기준 총 106명(2017. 12. 29. 귀임명령을 받고 직무가 정지된 채 형식적으로만 H센터 소속이었던 해외특파원 12명 제외) 중 K노조원 102명, M노조원 2명, 비노조원 2명으로 구성되었고, ③ 2018. 12. 31. 기준 총 111명 중 K노조원 109명, M노조원 1명, 비노조원 1명으로 구성된 후, ④ 2019. 12. 31. 기준 총 105명 모두 K노조원으로만 구성되었으며, 나아가 위 기간 중 H센터에 소속되어 있던 M노조 소속 및 비노조원인 취재기자들도 형식적으로만 H센터로만 발령되었을 뿐, 실질적으로 취재업무를 부여받지 못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K노조 소속 취재기자들에게만 H센터 내 보직 부장으로 임명하거나 취재업무를 부여하는 인사상 특혜를 주고, M노조 소속 및 비노조원인 취재기자는 취재업무가 아닌 업무를 부여하거나 기존에 취재기자가 하지 않던 업무를 부여하는 방법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어 E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M노조를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각각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함으로써 2017. 7.경 904명이던 K노조원 수가 2018. 12.경 1240명까지 증가하게 하고, 반면 2017. 7.경 100명이던 M노조원 수가 2019. 4.경 30명까지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함과 동시에, 2017년 파업 당시 M노조에 가입하여 파업에 불참하였다는 이유로 M노조 소속 근로자 AZ 등 30명에게 별지 범죄일람표(2) 순번 2 내지 31번 기재와 같은[피고인 C는 AZ 등 12명에게 별지 범죄일람표 (4) 순번 2 내지 13번 기재와 같은] 인사발령을 통해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이하 통틀어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를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E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노동노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함과 동시에 E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증인 BA, BB, BC, BD, BE의 각 법정진술, 증인 BF, BG, BH, BI의 각 일부 법정진술
BJ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AZ, BK, BL, BM, BN, BO, BP, BQ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BR, BS, BT, BU, BV, BW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BX, BY, BZ, CA, BC, CB, CC, CD, CE, CF, CG, CH, CI, CJ, CK, CL, CM, CN, CO, CP, CQ, CR, CS, CT, CU, CV 작성의 각 진술서
수사보고(X 이사회 E회사 2018년 상하반기 업무보고 속기록 내용) 및 첨부 회의록, 속기록, 수사보고(E회사 경영진의 인사 관련 발언 자료 정리) 및 첨부 성명서 등, 수사보고(D 페이스북 공개 게시글 등 첨부) 및 첨부 자료, 수사보고(A 페이스북에 공개게시글 등 첨부) 및 첨부 자료, 수사보고(A, D AL언론 CW에서의 대담 녹취록 등 편철) 및 첨부 자료, 수사보고(참고인 CX 전화진술), 수사보고(참고인 CY, CZ, CE, CL 전화 진술), 수사보고(참고인 CV, DA 전화 진술)
E회사 직제규정, E회사 DB위원회 운영규정, E회사 인사규정, 위임전결규정, 직제세칙, 직제내규, 인사평가규정
2018. 1.경 M노동조합 조합원 취재기자 명단, 월별 M노동조합 가입 및 탈퇴자 명단, 2020. 12. M노동조합 조합원 명단, 매년 말 H센터 소속 기재 명단과 노조가입 현황
M노동조합 파업 반대 성명, M노동조합 게시글 제목 발췌
각 E회사 조직도, 각 E회사 G국 조직도,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각 인사발령, 각 대기발령, 전 직원별 인사현황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고합3호 판결문, 서울고등법원 2019노808호 판결문, 판결문(서울서부지방법원 2019가합34886)
DB위원회 피조사자 명단
해외지사 특파원 평가표
각 E회사 채용공고
부서게시판
2017. 12. 1.자 H센터 소속 취재기자 인사카드, 2017. 12. 31.자 H센터 소속 취재기자 인사카드
H센터 소속 기자들의 노조가입 현황
각 X 이사회 속기록
K노조 노보, 각 노조특보, 파업특보, 수사보고(K노조 홈페이지에 게시된 조합활동 내용에 담긴 본건 관련 내용 확인) 및 첨부 성명서, 수사보고(K노조 홈페이지 ‘조합원광장’란에 게시된 2017년 파업 당시 G국 안팎 피켓시위 장면 편철) 및 첨부게시물, 수사보고(인사관련 M노동조합의 항의 성명 등 공식 자료 정리) 및 첨부 기사[피고인들이 증거에 동의하지 않은 해당 란의 언론기사에 대해, 검사는 2023. 12. 5. 자 의견서를 통해 증거물인 서면으로서 증거를 신청한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해당 란의 언론기사는 그 내용과 같은 기사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증거 또는 진술의 진실성과 관계없는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서의 가치만을 갖는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들: 각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90조, 제81조 제1호, 형법 제30조(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의 점), 각 구 노동조합법 제90조, 제81조 제4호, 형법 제30조(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들: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피고인들: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피고인들: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피고인들: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피고인들: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피고인들도 공소사실 기재과 같은 내용의 이 사건 인사발령이 있었던 사실에는 특별히 다툼이 없다.
그러나 전임 경영진에 의하여 부당노동행위의 피해가 발생한 E회사의 공정방송을 위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전임 경영진에 의한 인사상의 잘못을 시정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였다. H센터의 신규 보직 부장들은 조직 내 인화 문제 등을 고려하여 해당 부서원들의 선발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였고, 피고인들은 보직 부장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여 인사를 하였을 뿐이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할 때 기자들의 파업 참여 여부를 문제 삼지 않았고, 소속 노동조합을 인사발령의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 피고인들은 인적 쇄신의 필요성 등을 언급할 때에도 M노조에 대해 특별히 언급한 바 없고, K노조에 비하여 규모가 적은 M노조의 존재 자체를 크게 의식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M노조의 정당한 조합활동을 이유로 소속 조합원들에게 불이익한 처우를 하였다거나 특정 노동조합의 운영 등에 지배․개입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들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었다고도 볼 수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구 노동조합법 제81조의 부당노동행위금지규정은 헌법이 규정하는 근로3권을 구체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이에 위반하는 행위에 대하여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 구 노동조합법 제81조에 의한 부당노동행위구제제도는 집단적 노사관계질서를 파괴하는 사용자의 행위를 예방․제거함으로써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확보하여 노사관계의 질서를 신속하게 정상화하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다(대법원 1993. 12. 21. 선고 93다11463 판결, 대법원 1998. 5. 8. 선고 97누7448 판결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실질적인 이유로 삼으면서도 표면적으로는 업무상 필요성을 들어 전보명령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전보명령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전보명령의 동기, 목적, 전보명령에 관한 업무상의 필요성이나 합리성의 존부,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형량, 전보명령의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의 관계, 전보명령을 하기에까지 이른 과정이나 사용자가 취한 절차, 그 밖에 전보명령 당시의 외형적,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추정되는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11. 7. 선고 95누9792 판결).
부당노동행위의 성립 여부
판시 각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은 이 사건 인사발령을 통해 취재업무로부터 배제된 M노조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취급을 함과 동시에 M노조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고 판단된다.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행위가 있었는지
피고인들이 가입하였던 K노조는 공정방송 등을 주장하며 장기간 파업을 벌이는 등 전임 경영진에 대한 비판적인 활동을 지속하였다. 반면 M노조는 K노조의 파업을 일종의 ‘정치파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파업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한편 정치적인 요구보다는 조합원들의 복지 향상 등을 우선시하여 E회사와 사이에 이를 위한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다.
M노조는 전임 경영진과 대립적인 관계에 있던 K노조의 활동에 비판적이었던 일부 기자들을 중심으로 설립되었는데(특히 2012. 1.경부터 같은 해 7.경까지 전임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K노조의 파업이 있은 후 채용된 경력직 기자들 중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인원이 M노조에 가입하였다), 파업 등 방송제작을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방식의 활동을 지양하고 특정한 정치적 집단 혹은 관점에 편향되지 않은 보도(방송이 정치적 편향성으로부터 거리를 두어야 함을 강조한 것은 K노조 또한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등을 강조하였다(M노조 조합원인 BA은 M노조에 대해 ‘파업과 같은 극한 투쟁보다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새로운 노사문화의 정착을 표방하였다’고 증언하였고, BD은 ‘정치적인 이슈보다는 노사간의 권리나 직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과 복지 부분에 신경을 쓴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증언하였다).
2010년 이후 위와 같이 사용자와 대립적인 관계에 있던 K노조 중심의 파업 등 활동이 지속되던 상황에서 K노조의 활동 방식 등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M노조(소속 조합원의 수는 대체로 K노조의 1/10 정도에 불과하였다)를 설립하거나, M노조의 설립취지에 동의하여 가입한 후 단체 구성원으로서 규약에 따른 권리의무를 행사하는 등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한 것은 그 자체로 M노조의 노동조합 활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 비록 M노조가 K노조와 비교할 때 전임 경영진 등 사용자 측과 보다 협조적인 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있더라도, K노조의 파업에 반대하는 M노조의 입장 및 그에 따른 노동조합으로서의 활동에 정당성이 결여되었다고 섣불리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른바 비노조원들이 M노조원들과 마찬가지로 전임 경영진을 상대로 단행된 K노조의 파업에 반대하거나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위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피고인들은, 특정 노동조합(K노조)의 활동에 반대하는 M노조의 행위를 정당한 조합활동으로 보호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제도의 취지에 반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구 노동조합법이 예정한 근로자 단결체로서의 자주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노동조합의 언론 자유는 헌법상 단결권 보장을 위해 가급적 넓게 허용되어야 한다. 사업장에 존재하는 복수노동조합의 활동으로서 단체 상호간의 비판 내지 견제는, 그 활동의 목적이나 태양이 노사관계의 질서 내에서 일반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범위의 것이라면 구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에 따른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전제로서의 불이익취급의 요건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불이익취급이 있었는지
E회사는 대체로 기자와 PD 등 직역을 구분하여 인력을 모집하면서 기자 직역의 경우에도 취재기자, 영상기자 등으로 세부 직역별로 인원을 채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인사발령의 대상이 된 M노조원들이나 비노조원들은 모두 취재기자로 채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사를 취재하고 보도하는 것은 취재기자 본연의 업무로서, 이 사건 인사발령이 이루어진 무렵에도 다수의 기자들이 여전히 선호하는 F본부 내의 핵심 업무로 판단되는데, 피고인 A가 2017. 12. 7. 대표이사로 선임된 다음 날인 12. 8. G국의 보직 부장을 전원 교체하였고, 12. 11. G국 기자들을 F본부 소속으로 일괄 발령한 다음 날부터 G국 H센터 기자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하는 등 이 사건 인사발령이 진행된 일련의 경위 또한 취재업무의 중요성을 방증한다.
H센터 소속 기자의 수와 대비되는 G국 내지 F본부 소속 전체 기자들의 수, 변화된 보도 환경과 기술 등으로 취재 부서와 비취재 부서 사이에 순환근무를 실시할 일정한 필요가 있고, 기자 개인의 성향과 환경에 따라 선호 부서의 차이가 존재할 여지 또한 있더라도, 이 사건에서 M노조원들이 종전에 담당하였던 보직 및 업무, 2017. 12. 이후 비취재 부서에 소속된 기간, 아래에서 볼 이 사건 인사발령의 기준 및 인사발령이 M노조의 단결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전체적으로 보아 기존의 취재업무에서 배제된 M노조원들에 대한 불이익취급으로 평가될 수 있다. 다)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추정되는지
이 사건 인사발령은 G국 내 H센터에서 취재업무를 담당하던 M노조 조합원들과 비노조원들을 장기간 취재업무에서 배제하면서(조직 편제상으로는 R부 등 H센터에 잔류한 적이 있던 소수의 조합원들 또한 실질적으로 종전과 같은 내용의 취재업무를 부여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로 인해 새로이 필요하게 된 취재 인력을 K노조원들로 충원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피고인들은 소속 노동조합에 대한 고려 없이 취재업무를 담당할 기자를 선발하였음에도 결과적으로 H센터 내 조합원 구성에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데, K노조와 M노조의 규모나 조직률 등을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은 결과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인다.
피고인 A, B, C 등은 2017. 12. 8. H센터 내의 보직 부장을 선임하였고, 보직 부장들이 자신의 부서에서 함께 일하기 희망하는 기자들을 추천하면 피고인 B, C, D 등이 그에 대해 보직 부장들과 협의하는 방식으로 인사발령이 진행되었는데, 피고인들은 전임 경영진에서 보직 부장을 역임하였던 사람들의 경우 불공정 방송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아 보직 부장들을 전원 K노조에 속한 인원으로 변경하였고, 위와 같이 선임된 보직 부장들도 대체로 같은 인식하에(2017. 12. 8. R부장으로 선임된 BF도 ‘외면받던 뉴스를 시청자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다들 있었다’고 증언하였다) 파업에 참여하는 등으로 전임 경영진의 보도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였던 K노조원들을 소속 부원으로 추천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M노조는 K노조의 파업 등 활동을 지속적으로 비판하여 왔고, 그 과정에서 M노조와 K노조에서 각각 다수를 구성한 이른바 공채 기자들과 경력직 기자들 간의 갈등 또한 상당기간 지속되었다. 이에 새로이 선임된 K노조 소속의 보직 부장들로서는 부원들 사이의 갈등이나 마찰을 최소화하고자 자신의 취재부서를 동일한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로 구성하고자 하는 유인이 있었고, 피고인들은 보직 부장들의 그와 같은 입장 내지 의견을 수용하여 인사발령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들 또한 K노조의 조합원 등으로 활동하는 과정에서 M노조와의 갈등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는 충분히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인사발령의 결과 H센터의 보직 부장은 물론 부원들까지도 K노조원들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피고인들은 당시 언론기사나 M노조의 성명 및 X 소속 일부 이사들의 지적 등을 통해 H센터의 위와 같은 인력 구성에 비판적인 의견들이 있음을 알면서도, M 노조원들을 취제업무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이 사건 인사발령을 단행하였다.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이 공정방송 실현을 위한 능력과 의지를 취재기자의 중요한 자질로 고려하더라도, 그 개념이나 내용이 역사적․사회적 맥락 등과 무관하게 누구에게라도 동일하게 이해될 만큼 공정방송의 의미 등이 명확하거나 일의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편 M노조 조합원들 중에도 전임 경영진의 보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고, K노조의 파업 등에 동참하지 않은 동기나 이유 또한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K노조에서 탈퇴한 BC은 ‘K노조원이 아니더라도 비교적 중립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고, 전임 경영진에 비판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고 증언하였고, K노조원인 BI도 ‘같은 노조의 조합원이라도 특정 정치현안 등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이 다른 부분은 많이 있다’고 증언하였다). 피고인들은 전임 경영진의 불공정 보도를 문제삼으며 당시 실추된 뉴스의 신뢰도를 회복할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전임 경영진에서 취재업무를 담당하였던 K노조 조합원 중 상당수를 2017. 12. 이후에도 H센터에 잔류하도록 한 조치와 관련하여서는 해당 인사발령의 기준이나 근거에 대해 특별히 언급한 바 없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특정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가 아니라 공영방송인 E회사의 운영 등을 책임지는 지위에 있었던 피고인들이, K노조의 활동에 동의하지 않거나 K노조의 파업 등 활동에 동참하지 않은 M노조원 등에 대해 곧바로 취재 기자로서의 능력이나 자질이 부족하다고 보아 이를 근거로 인사발령을 실시한 것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전임 경영진의 불공정 방송 행태나 공정방송 실현의 필요성 등에 대한 피고인들 주장의 타당성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들은 공영방송의 경영진으로서 기자들이 소속된 노동조합이나 파업 참여 여부가 아니라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력배치를 위한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설령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이 전임 경영진의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발생한 취재업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새로인 채용된 경력직 기자 등이 H센터에 배치되었다고 보더라도, 정식의 채용절차를 거쳐 취재업무를 담당하게 된 근로자 개인에게 그 책임을 물어 기존의 업무에서 즉시 배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피고인들은 조직 내부의 인화 문제 등을 고려하여 부득이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K노조와 M노조 및 각 노동조합에 소속된 조합원들 사이에 노동조합의 이념이나 활동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존재하는 상황임을 고려하여 조직의 융화 및 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가급적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발령 기준을 마련할 것이 마찬가지로 요구되었다고 보인다.
이 사건 인사발령은, M노조의 입장에서는 자칫 다수 노동조합인 K노조원들 사이의 인화만을 중시하여 소수 노동조합 등과의 융화를 방기하는 조치로 비춰질 소지도 있다. 피고인들은 ‘상후하박의 구조와 함께 구성원들간 갈등이라는 조직 내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였다’고도 주장하나, 갈등 관계에 있는 상대 당사자들을 일률적으로 선호부서에서 배제하는 방식의 인사조치는 일반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회사의 인사규정은 적재적소, 기회균등, 욕구충족, 능력위주 등을 직원의 전보 등 인사발령의 원칙으로 규정하고, 인사평가규정은 직원에 대한 성과평가를 실시하도록 하면서 그 결과를 승진 등의 인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M노조와 E회사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에서는 인사규정에 따라 공정한 인사를 실시하고 인사에 있어 조합원임을 이유로 한 차별대우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피고인들이 위 인사규정 내지 단체협약 등을 준수하여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였다는 구체적인 정황을 찾기 어렵다(피고인 C도 검찰에서 ‘인사평가 결과는 사실상 인사에 반영되지 않는다. 객관적인 인사 지표는 상당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들은 전체 취재기자들을 대상으로 성과평가 결과나 개인별 인사희망 등을 고려하여 취재업무와 그 밖의 업무를 담당할 인원을 균형있게 선발하는 대신, 앞서와 같이 소속 노동조합 및 활동 유무를 일응의 기준으로 H센터 소속 기자를 우선 선발한 다음 조직개편 등을 통해 나머지 M노조 등 소속의 기자를 배치할 만한 비취재 업무를 정하여 순차로 인사발령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 등이 2017. 12. 8. 보직 부장을 선임한 직후부터 2017. 12. 12.경 평기자들의 정식 인사발령이 있기 전까지도 해당 보직 부장이 내정한 일부 기자들이 취재업무를 개시하였고, M노조원 혹은 비노조원으로서 기존에 H센터에 소속된 기자들은 사실상 업무에서 배제되었으며, 비취재 부서 등으로 인사발령이 난 후에도 곧바로 업무를 부여받지 못한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H센터 기자였던 BV는 경찰에서 ‘인사발령시 배치될 부서에 대해 회사와 면담을 하거나 사전에 연락을 받지는 못하였다. 2017. 12. 13.경 갑자기 출근을 하지 말라고 하여 집에서 1∼2일 정도 기다리다가 3일째쯤 누가 회사 8층으로 오라고 해서 갔더니, 전화나 컴퓨터도 없이 그냥 앉아 있으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그 외에도 유사한 사례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임 경영진하의 불공정 방송을 개편할 필요가 있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M노조 등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피고인 A가 대표이사에 취임한 때로부터 불과 1주도 지나지 않아 시급히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여야 할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근거가 분명하지 않다.
피고인 A 등은 과거에 있었던 방송 독립과 언론 자유의 침해, 공영방송의 가치가 훼손된 배경 및 원인을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2018. 1.경 이사회에서 E회사 DB위원회(이하 ‘DB위원회’라 한다) 신설 및 운영규정 제정을 의결하는 등 DB위원회 설치 작업에 착수하였다. 피고인들은 불공정 방송 행태 등에 관한 DB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인사발령의 근거 자료로 삼을 수 있었음에도, 실제로는 M 노조원 등을 H센터에서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인사발령을 한 다음 DB위원회에서 조사 등을 실시하는 방식의 조치가 이루어졌다.
피고인 A는 대표이사 취임 무렵 ‘전임 경영진하에서의 불공정 방송의 잔재를 신속히 청산해야 한다’, ‘뉴스부터 복원하는 것이 우선이다. DB위원회 활동과 결부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는 취지의 언론사 인터뷰를 한 적이 있고, 검찰에서는 ‘청산은 노동조합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정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불공정 행위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하여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 일환으로 DB위원회가 설치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한편 E회사는 M노조 측이 제기한 이 사건 인사발령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기각 결정이 있었으나 그 직후 구제신청이 취하되었다)에 대한 답변서에서 ‘F본부를 개편하여 신뢰받는 뉴스를 하는 것이 긴요했다. 회사의 신뢰도와 영향력이 떨어진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서는 객관적인 사실조사가 선행되어야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개진한 바 있다.
피고인들은 DB위원회 등의 기구를 통해 과거의 부적절한 보도 실태 등을 파악한 후 그 조사 결과 등을 공정방송 등을 위한 인사조치의 자료로 삼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언론의 자유와 독립이라는 원칙이 관철되어야 할 공영방송 내부의 인사조치에 대한 법적 평가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은 기존의 취재 업무로부터 배제된 M노조원들에 대한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
이 사건 인사발령은 위 1)항에서 살펴 본 것과 같이 기존의 취재업무로부터 배제된 M노조원들에 대한 불이익취급에 해당함과 동시에 M노조의 조직 또는 운영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인들은 E회사에 존재하는 복수노조인 K노조와 M노조의 단결권 행사 등을 존중하여야 하는 의미에서 위 각 노동조합을 평등하게 대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이 사건 인사발령은 위와 같은 사용자의 중립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점에서도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의 한 형태로 평가될 수 있다.
피고인들은 ‘2017. 7.경 100명이던 M노조원의 수가 2017. 11. 전임 경영진 재임 당시 64명으로 감소하였다가 2022. 11.경 피고인 D의 대표이사 임기 마지막에는 79명으로 증가하는 등, 이 사건 인사발령과 노조원 수의 증감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배․개입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의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닌 데다가(대법원 2006. 9. 8. 서고 2006도38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K노조와 M노조의 연도별 조합원 수의 증감 추이 및 이 사건 인사발령의 실시 경위와 태양 등을 감안할 때,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특정 시점의 조합원수를 들어 이 사건 인사발령이 M노조의 단결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만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인사발령을 통해 K노조 내지 M노조를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개입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인사발령이 K노조의 의사결정이나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근로3권을 보장하려는 부당노동행위 규정의 취지 등에 비추어 K노조에 대해서까지 피고인들의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추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해당 부분에서 판시와 같이 K노조에 대한 지배․개입 부분을 삭제하는 것으로 범죄사실을 직권으로 정정하였다).
공모관계
피고인 A는 ‘보직 부장 등의 의견을 존중하여 평기자들의 인사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피고인 D는 ‘G국 H센터장으로 근무한 기간에는 인사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각각 공모관계를 다투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 A의 경우 ① 회사의 대표로서 조직 및 인력을 지휘․관리할 지위에 있고 그에 따라 회사 내의 부적절한 인사조치 등을 시정할 권한과 책임이 있다고 보이는 점, ② 2017. 12. 8. H센터의 보직 부장들을 직접 발령하였고, 같은 해 12. 11. 약 370명의 취재부 기자들을 모두 F본부 소속으로 발령한 다음 F본부 소속 기자 약 320명을 G국, DC국 등으로 발령하는 과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등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일련의 인사조치가 신속하게 이루어진 점, 피고인 D의 경우 ③ H센터장은 본부장 혹은 국장 업무를 보좌하는 부국장의 지위에 있는 점, ④ 피고인 C는 2018. 1.경 정책설명회에서 ‘뉴스 혁신과 관련하여 D 부국장이 중심이 되어 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였고, 수사기관에서는 ‘팀 배치는 센터장이 결정한다’, ‘센터장과 협의해 부장을 정한다’고 진술한 점, ⑤ 피고인 D도 2018. 6.경 정책발표회에서 ‘F본부장이 DD팀장이라는 타이틀을 주었기 때문에 H센터장 일을 하면서도 여러 가지를 준비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고, 그 밖에 피고인 D가 과거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K노조에서의 지위, 2018. 6. 17.경까지 H센터장으로 있다가 연이어 G국장과 대표이사까지 역임하는 등 보직 변경의 경위 및 태양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A, D 또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부당노동행위에 가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
피고인들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은 공영방송인 E회사의 사장 등으로 재직하면서 판시와 같이 상당수의 M노조원들을 소속 노동조합을 이유로 취재업무에서 배제하는 방법으로 M노조의 조직과 운영에 개입하였다. 공영방송의 경영진으로 소속 직원 내지 조합원들에 대한 인사권을 부적절하게 행사하거나 이에 가담함으로써 취재업무에서 배제된 조합원들 및 해당 노동조합이 입었을 유․무형의 피해가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인사발령에 의해 취재업무로부터 배제된 M노조 조합원 등의 규모나 그와 같은 인사조치가 유지된 기간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의 책임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
다만, 피고인들이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게 된 경위에 일부 참작할 점이 있다. 피고인 C가 해당 인사발령에 관여한 기간은 6개월 가량으로 그리 길지 않다. 피고인 A, B, C는 이 사건 외에는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피고인 D 또한 동종 범죄로 처벌받거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범행의 동기 및 태양,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성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