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6. 1. 13. 선고 2024가단200420 판결

주문

1.

피고 C은 원고에게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8. 31.부터 2026. 1. 1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 및 피고 C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B이,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8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C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 C은 'D'라는 상호로 건설업과 인력사무소 등을 운영하는 자이다.

나.

피고 B은 서울 서대문구 E 지상 2층 주택(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소유자인데 2022. 8. 하순경 이 사건 건물 옥상 철거공사에 관하여 피고 C과 사이에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 C 운영의 D의 일용직으로 피고 C의 지시에 따라 2022. 8. 31. 동료직원 2명과 함께 이 사건 건물에 도착하여 공사를 하여야 할 옥상으로 갔는데, 공사 진행을 위하여 원고가 옥상과 연결된 철제 계단(이하 '이 사건 철제 계단'이라 한다)에서서 옥상에 있던 항아리를 내려 다른 작업자에게 건네주던 중 발을 헛딛어 3계단을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우측 외상성 혈기흉, 늑골의 다발성 폐쇄성 골절상을 입고 늑골 정복 및 늑골 고정, 우하엽 쐐기 절제술을 받았다.

[인정근거] 갑 제1, 3, 4, 6, 7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B이 제공한 장소 내 B 소유의 철제계단 위에서 B의 지휘 아래 B 소유의 비닐하우스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화분과 항아리를 아래층으로 내리는 작업을 수행하던 도중 다친 것으로, 피고 B은 원고의 사용자로서 원고에 대해 보호의무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예비적으로 피고 B은 도급인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에 따라 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가 있음에도 구체적인 업무에 대한 지휘, 감독을 하면서 이를 위반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또한, 피고 B은 철제 계단의 점유자이자 소유자인데 계단이 매우 좁고 미끄러워 원고가 작업을 수행하던 도중 다쳤으므로 피고 B에게 민법상 공작물책임이 있다.

피고 C은 원고와 직접적인 고용계약을 맺은 사용자로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의 위험성에 비추어 추락의 위험이 있는 곳에서 근로자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안전교육을 실시하거나 안전장구류를 지급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였으므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갑 제3, 4, 11, 14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C이 피고 B에게 도급계약 체결 전 이 사건 건물 옥상 철거공사에 관하여 인건비, 폐기물 처리비, 자재, 부자재, 잡비 등을 포함하여 금액을 842만 원으로 제시한 견적서를 작성하여 준 사실, 원고는 피고 C으로부터 일당을 지급받은 사실, 원고가 사업장명을 D로, 사업주성명을 C으로 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에 따른 급여를 수령한 사실, D는 산업재해보상보험상 사업종류가 '기타건설공사'로 등록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 B과 피고 C이 이 사건 건물 옥상 철거 공사에 관해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피고 C이 원고를 현장에 보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는데, 도급인이 수급인에 대하여 특정한 행위를 지휘하거나 특정한 사업을 도급시키는 경우와 같은 이른바 노무도급의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대법원1998. 6. 26. 선고 97다58170 판결 참조). 또한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 · 감독권을 유보하고 공사의 시행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 · 감독을 한 경우에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는데, 여기서 지휘 · 감독이란 실질적인 사용자관계가 인정될 수 있을 정도로 현장에서 구체적인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 지도하고 감시, 독려함으로써 시공자체를 관리함을 말하며, 단순히 공사의 운영 및 시공의 정도가 설계도 또는 시방서대로 시행되고 있는가를 확인하여 공정을 감독하는 데에 불과한 이른바 감리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87. 10. 28. 선고 87다카1185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B이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 옥상 철거공사 진행, 옥상에 있는 물건들을 치우는 방식 등에 관하여 실질적인 사용자관계가 인정될 수 있을 정도로 원고에게 구체적으로 직접 지시 · 지도하고 감시 · 독려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B이 원고의 사용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의 '도급인'은 동법 제2조 제7호에서 말하는 '물건의 제조 · 건설 · 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도급하는 사업주'를 의미하므로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소유하는 주택의 공사를 의뢰한 것에 불과한 피고 B에게 동법 제63조가 적용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 B이 도급인으로서의 보호의무를 부담한다는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나아가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10. 4.29. 선고 2009다101343 판결 등 참조), 을가 제2호증의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철제 계단은 건물 옥상으로 연결되는 구조이고 난간이 설치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 용도는 옥상과 아래 층 사이의 이동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를 전제로 한 공작물책임 주장도 이유 없다.

4.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 3.항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피고 C이 단순히 피고 B에게 인력을 소개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고 건설공사업을 하면서 그 일용직인 원고를 현장에 보낸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는 피고 C에게 고용되어 일한 근로자였다고 볼 수 있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과 을가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철거공사가 옥상에서 진행되고 폐기물 등 운반하여야 할 물건이 있다는 것은 예상가능하므로 피고 C은 원고의 사용자로서 현장의 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적절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필요한 안전장구를 지급하는 등 근로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피고 C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C이 위와 같은 보호의무를 다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보호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되므로 피고 C은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위자료)

원고의 나이(F생으로 사고 당시 67세. 보통인부의 가동연한을 이미 지난 상태임), 사고로 인한 상해의 부위 및 정도, 사고 발생 경위와 그 과정에서 원고의 과실 정도, 피고 C의 보호의무 위반의 내용 및 정도, 사고 장소인 이 사건 건물 옥상이 피고 C이상시 작업하면서 관리하고 통제하는 곳이 아니라 일회적인 공사 현장이었던 점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 액수를 1,000,000원으로 정한다.

피고 C은 원고에게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사고일인 2022. 8. 31.부터 피고 C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6. 1. 13. 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선민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