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17. 7.경 주식회사 C(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와 서울 용산구 D 소재 피고 빌라(이하 ‘이 사건 빌라’라 한다) 신축 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공사대금 1,265,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정하여 소외 회사에 도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소외 회사는 이 사건 공사 중 형틀목공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고를 고용하였다.
원고는 2018. 3. 14.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형틀목공으로 작업을 하던 중 약 3m 높이의 석고 위에서 3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로 인하여 우측 거골의 골절, 우 족관절 내과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는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법’이라 한다) 제29조 제1항의 사업주에 해당하고, 원고가 피고에게 직접 고용된 상태이거나 적어도 피고의 하수급인으로부터 고용되었으므로, 피고는 동조 제1 내지 3항에 따라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 피고의 위와 같은 과실은 이 사건 사고 및 이로 인한 원고의 상해와 인과관계가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324,589,022원[= 297,309,022원{371,636,278원(일실수입 376,106,487원 – 기지급 장해급여 22,265,450원 + 향후 치료비 17,055,241원 + 보조구 740,000원) × 과실상계 80%} + 위자료 27,28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규정
관련 법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호는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3조 제1항은 이 법은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건축주가 건물 신축공사를 시행함에 있어 건축공사 전부를 건축업자에게 도급주어 시공하지 아니하고, 직접 근로자를 고용하여 시공하거나 부문별로 일부 공사는 도급을 주어 시공하고 일부 공사는 직접 근로자를 고용하여 시공할 경우에는 건축주는 구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사업주에 해당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 또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따른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33196 판결 등 참조).
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ㆍ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ㆍ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2263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제1항에 따른 사업주’란 구법 제29조 제1항에 규정된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의미한다. 이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부여한 법령에 해당한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4802 판결, 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대법원 2022. 8. 31. 선고 2021도17523 판결 등 참조).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전문분야의 공사’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6호에서 정한 ‘전문공사’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에 준하여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의 공사를 의미하고, 한편, 위 조항은 사업이 전문분야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규정하는데,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대부분을 도급하였다가 그 중 일부를 다시 제3자에게 도급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고(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참조),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시키기 위한 입법취지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2호의 도급인에게도 산업재해의 예방에 필요한 조치의무를 지우기 위한 위 조항의 개정목적․경위에 고용노동부가 2012. 9.경 작성한 ‘사업의 일부 도급 사업주에 대한 안전․보건조치의무 적용 지침’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에 사업주가 각 공사 전부를 분야별로 나누어 수급인에 도급을 줌으로써 자신이 직접 공사를 수행하지 않고 사업의 전체적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등 관리․감독만 하더라도, 위 조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에 해당한다(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0도12560 판결 참조).
검토
앞서 든 증거와 갑 제5, 6호증, 을 제2,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직접 고용되었다거나 피고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본문 또는 각호의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8. 2. 14. 원고에게 1,464,256원을 1회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을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도급계약서 제7조 제7항에 “기성금은 계약금액의 범위 내에서 당월 기성분에 해당되는 금액을 소외 회사가 지정하는 각각의 수령인(근로자 등)의 계좌에 피고가 직접 입금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직접 고용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갑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빌라 집합건축물대장의 건축주로, ‘E ㈜F<1>’이 공사시공자(현장관리인)로 기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① 피고는 이 사건 공사 전부를 소외 회사를 비롯하여 다른 회사들에 도급을 주었고 피고는 공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을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소외 회사 뿐 아니라 주식회사 G, 주식회사 H 등의 업체에 이 사건 빌라 신축 과정에서 진행되는 공사를 도급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점, ② 피고가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었다거나 소외 회사와 같은 장소에서 사업을 행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③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공사에 대한 민원이 발생하였을 때 소외 회사의 비용부담으로 이를 해결하기로 하였고, 이 사건 공사로 인하여 소외 회사의 직원들이 산업재해를 입을 것을 대비하여 소외 회사가 보험에 가입하기로 하였으며, 소외 회사가 이 사건 공사의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며 이로 인한 재해가 발생한 경우 위 회사가 책임을 부담하기로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 피고가 소외 회사와 같은 장소에서 사업을 행한 사업주라는 점 및 피고가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었다거나 사업의 전체적 진행 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등의 관리·감독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은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에 따른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위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은 ‘제1항 각 호에 정한 사업 외의 사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제1항 중 각 호에 해당하는 문구를 제외한 나머지 문구 부분’, 즉 ‘제1항 본문’을 의미하는 것으로 읽는 것이 문언의 자연스러운 해석이고, 구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 연혁에도 부합한다.<2> 그렇다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에 따라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 사업주는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사업주’여야 하는데,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소외 회사와 같은 장소에서 사업을 행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양은상
각주1) 피고의 변경 전 상호이다.
각주2) 구 산업안전보건법(2011. 7. 25. 법률 제109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은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정하면서, 같은 항 각 호에 “1. 안전·보건에 관한 협의체의 구성 및 운영, 2. 작업장의 순회점검 등 안전·보건관리, 3. 수급인이 근로자에게 하는 안전․보건교육에 대한 지도와 지원 4. 그 밖에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두고 있었다. 그 후 입법자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규정범위 가운데 '사업의 일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외에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을 추가하면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을 제29조 제1항과 같은 조 제2항으로 나누어 규정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