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3. 18. 선고 2015노465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1.

피고인의 항소이유(양형부당)

원심의 벌금(100만 원)이 너무 무겁다 [ 피고인이 제출한 항소장에는 항소이유에 관한 아무런 기재가 없고, 2015. 12. 17. 제출한 항소이유서에는 "합의 또는 공탁을 위하여"라고만 기재하였다. 결국 피고인의 항소이유는 양형부당만을 이유로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만, 피고인의 변호인은 항소기록 접수통지를 받은 후 20일이 경과한 이 사건 1회 공판기일에서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부분에 관하여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는 취지의 사실오인 주장을 하면서 관련 증거를 제출하였으나, 직권조사사유가 아닌 것에 관하여는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항소이유서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사항을 항소심 공판정에서 진술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 진술에 포함된 주장과 같은 항소이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도8488 판결 등 참조). 다만,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심 법원이 예외적으로 항소이유서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으므로 다음 항에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직권으로 판단하기로 한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위반 부분에 관한 직권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C, 1층 소재 D 대표자로서 상시 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음식점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5. 10.부터 2014. 6. 21.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2,093,304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피고인의 주장요지

E은 2013년 11월경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식당 일을 그만 둘 의사를 표시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2013년 12월경 벼룩시장 구인광고를 통해 새로운 주방 아주머니를 채용함으로써 E과의 근로계약을 합의해지 하였다. 새로운 주방 아주머니가 하루 일하였으나 제대로 식재료를 다루지 못해 바로 해고하였고, 다시 E에게 식당에서 일을 해달라고 부탁하여 E이 그만둔 날부터 4일이 지난 후 다시 식당 일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E은 2013. 5. 10.부터 2013년 12월 불상일까지, 2013년 12월불상일부터 2014. 6. 21.까지 두 차례에 걸쳐 별개의 근로계약에 기한 근로를 제공하였을 뿐인바, 모두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이어서 피고인은 E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E의 법정진술, 피고인,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전화 등 사실확인내용(F), 내사보고, 광고거래확인서(2013년 이후), 교통카드내역 등을 근거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라.

판단

1)

형사재판에 있어서 공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2)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E이 피고인이 주장하는 경위와 같이 2013. 12.경 식당일을 4일간 그만 둠으로써 2013년 12월경 피고인과 E 사이의 근로관계가 합의해지 되어 종료하였다는 볼 만한 개연성이 충분하고,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라는 점에 관하여 상당한 의심이 든다. 결국 이에 반하는 E의 1심 및 항소심 진술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거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르게 하는 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은 2013. 12. 6.부터 2013. 12. 11.까지 벼룩시장에 '주방아주머니, 오후 5시부터 새벽 5시까지, 급여는 상담 후 결정'이라는 취지의 광고를 게재하였는데(수사기록 30쪽, 45쪽), 피고인이 구하고자 했던 사람의 근무내용, 근무시간은 E의 그것들과 일치한다. 당시 피고인이 E과 같은 시간대에 같은 일을 할 주방 아주머니를 중복하여 채용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나타나지 않는바, 피고인은 E이 그만 둔다는 전제 하에 새로운 주방 아주머니를 구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구인광고를 게재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2 2013. 12. 3. 이후 E의 교통카드 사용내역 (수사기록 31쪽)에 의하면, E은 휴무일인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피고인의 식당에 출퇴근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E은 2013. 12. 13.(금) 06:10경 강남역에서 승차하여 06:56경 태릉입구역에서 하차한 이후 2013. 12. 13.(금) 저녁, 2013. 12. 14.(토) 각 교통카드를 사용한 기록이 없고, 2013. 12. 15.(일) 18:36경에는 자신의 주거지 인근인 L역에서 교통카드를 사용하였다. 또한, E은 2013. 12. 16.(월) 16:48경부터 20:55경까지 피고인의 식당과는 무관한 장소에서 버스를 이용하여 돌아다니다가 L역에서 하차하였다. 다시 E은 2013. 12. 17. 18:27 강남역에서 하차하였다가 2013. 12. 18. 06:10경 강남역에서 승차하여 06:53경 공릉역에서 하차하는 등 2013. 12. 17. 이후부터 다시 E의 교통카드 사용내역은 피고인의 식당에 출퇴근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는 E이 4일간(2013. 12. 13.~2013. 12. 16.) 식당일을 그만두었다가 다시 피고인의 식당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는 피고인의 주장과 일치한다. 또한, 앞서 본 피고인의 구인광고 게재기간(2013. 12. 6. ~ 2013. 12. 11.)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이 구인광고를 통하여 2013. 12. 11. 무렵 E의 후임자를 정하게 되었고, 이후 E과 퇴직 일정을 조율하여 E이 2013. 12. 13.부터 식당 일을 그만 두게 되었다고 보는 데 무리가 없다.

③

E과 함께 2013년 10월부터 2014년 8월까지 피고인의 식당에서 주방보조로 일했던 H는, E이 2013년 11월경부터 "집도 멀어서 일을 더 이상 못하겠다. 남편 저녁밥도 해 주어야 한다. 일을 못 하겠다"고 말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았고, 결국 E이 2013년 12월경 식당 일을 그만두게 되었는데, 새로 온 주방 아주머니가 일을 못해 하루 만에 그만 두는 바람에 E이 4일 뒤 다시 피고인의 식당에 출근하여 일을 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1심 증인 J 역시 2013년 12월경 E이 그만둔 이후 M 식당에서 일하던 아주머니가 4일간 피고인의 식당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④

반면, E은 항소심 법정에 다시 증인으로 출석하여 식당 휴무일(일요일), 피고인의 아들 결혼식 날 하루 결근한 이외에 결근한 적이 없으며, 결코 나흘 연속으로 식당에 출근하지 않은 적은 없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앞서 본 교통카드 사용내역과 배치된다.

⑤

갱신되거나 반복 체결된 근로계약 사이에 일부 공백 기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전체 근로계약기간에 비하여 길지 아니하고 계절적 요인이나 방학 기간 등 당해 업무의 성격에 기인하거나 대기 기간, 재충전을 위한 휴식 기간 등의 사정이 있어 그 기간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않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의 계속성은 그 기간 중에도 유지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E이 결근한 것으로 보이는 2013. 12. 13.부터 2013. 12. 16.까지 기간이 계절적 요인이나 당해 업무의 성격에서 기인한다거나 대기기간, 재충전을 위한 휴식기간으로 보이지 않고, 위 4일간 피고인이 E과 근로관계를 유지시키기 위한 행위를 하였다고 볼 만한 사은 나타나지 않는다. E이 그만 둔 기간이 4일에 불과하고, 다시 피고인 식당에 채용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공백기간을 당연히 계속근로기간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

3)

따라서 E의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은 E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3.

결론

원심판결에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고, 이 부분 공소사실과 나머지 유죄 부분 공소사실은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관계에 있어 원심에서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 불가분 관계에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