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법원이 2016카정30300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16. 4. 25.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서울 강남구 C외 3필지상 A상가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관리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되어 2010년경까지 건물시설관리업무를 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가단456412호로 임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2011. 3. 29. "피고는 원고에게 33,184,083원과 그 중 31,197,725원에 대하여 2010. 12. 3.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하 이 사건 판결'이라 한다)을 선고받았고, 2011. 4. 21.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판결에 기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타채39429호로 원고가 D 및 E과 사이에 체결한 각 대관사용계약에 따라 D 및 E으로부터 지급받게 될 차임지급채권에 대하여 청구금액 합계 38,415,044원(= D에 대한 청구금액 30,000,000원 + E에 대한 청구금액 8,415,044원)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하여 2011. 10. 6.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하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라 한다)을 받았고,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은 2011. 11. 1. D에게, 2011. 10. 10. E에게 각 송달되었다.
한편 D은 원고와 사이에 2011. 3. 31. 이 사건 건물 중 지하1층 정문 앞 전부 및 측면 공원부분 전체에 대하여 대관사용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그곳에서 노점을 운영하여 왔는데, 원고는 2012. 5. 9. D이 체결한 위 대관사용계약은 원고를 대표할 권한이 없는 자와 사이에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D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가합38792호로 계약취소확인 및 미지급 사용료 상당의 부당이득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원고와 D은 2012. 7. 20. 위 계약취소확인 등 소송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한편 2012. 6. 19. 피고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집행을 해제하였고, 원고는 2012. 7. 20. D에 대한 위 계약취소확인 등 소송을 취하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판결금 채권이 회수되지 아니하자 이 사건 판결에 기하여 원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타채2204호로 원고가 F 및 주식회사 시선에스피와 사이에 체결한 각 임대차계약에 따라 F 및 주식회사 시선에스피로부터 지급받게 될 차임지급채권에 대하여 청구금액 합계 65,931,705원(= F에 대한 청구금액 25,931,705원 + 주식회사 시선에스피에 대한 청구금액 40,000,000원)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하여 2016. 2. 23.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그 무렵 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은 제3채무자들에게 각 송달되었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4, 5호증, 갑 6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증인 D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의 주장요지
피고는 D에게 이 사건 판결금 채권을 양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을 작성하여 줌으로써 D에게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판결금 채권을 양도하였고, D이 이 사건 판결금 채권으로 자신이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던 부당이득반환채무와 상계하기로 원고와 합의를 함으로써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부담하던 이 사건 판결금 채무는 소멸하였다. 설령 피고가 D에게 채권 자체가 아니라 추심권한만을 위임하려는 의사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통정허위표시로서 선의의 제3자인 원고에게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없으므로, 위 위임장에 표시된 대로 채권양도의 의사표시로서 유효하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집행을 해제한 이후 상당기간 동안 이 사건 판결금의 이행최고나 청구를 하지 않아 원고는 이 사건 판결금 채무가 소멸한 것으로 믿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과 새로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각 청구금액의 차액에 해당하는 지연손해금 채무를 추가로 부담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는바, 그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삼아 피고의 이 사건 판결금 채권과 상계한다. 또한 피고는 D으로부터 일부 금원을 변제받았으므로 위 일부변제액 상당에 대하여는 이 사건 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이 불허되어야 한다.
판단
우선 원고는 피고가 D에게 이 사건 판결금 채권을 양도하였고, D이 위 채권으로 자신이 기존에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던 채무와 상계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이 사건 판결금 채권은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고와 D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합의서에 "피고가 원고에 대해 가지고 있던 채권은 D이 양수하였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채권자인 피고를 배제한 채 채무자인 원고와 D 사이에 이 사건 합의서가 작성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와 D 사이에 어떠한 채권양도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갑 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11. 11. 18.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에 대한 채권을 D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이하 '이 사건 위임장'이라 한다)을 D 측에 작성·교부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제반사정 및 관련 법리 즉, ① 이 사건 위임장에 채권양도의 통지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고, 실제로 원고에 대하여 채권양도의 통지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② 이 사건 위임장상 이 사건 판결금 채권의 양수와 관련한 금전 등 대가 지급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고, 이 사건 위임장 작성 이전에 피고와 D 사이에 어떠한 원인관계도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점, ③ 설령 당사자가 채권양수도의 의사로써 이 사건 위임장을 작성한 것이라고 가정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서 임금직접지급의 원칙을 규정하고 그에 위반하는 자는 처벌을 하도록 하는 규정(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을 두어 그 이행을 강제하고 있는 이유는 임금이 확실하게 근로자 본인의 수중에 들어가도록 하여 그의 자유로운 처분에 맡기고 나아가 근로자의 생활을 보호하고자 하는데 있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근로기준법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가 그 임금채권을 양도한 경우라도 그 임금의 지급에 관하여는 같은 원칙이 적용되어 사용자는 직접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면 안 되는 것이고, 그 결과 비록 양수인이라고 할지라도 스스로 사용자에 대하여 임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는 점(대법원 1988. 12. 13. 선고 87다카280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④ 이와 같은 법리는 근로자로부터 임금채권의 추심을 위임받은 자가 사용자의 집행재산에 대하여 배당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점(대법원 1994. 5. 10. 선고 94다6918 판결 등 참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판결금 채권은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한 임금청구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발생한 채권으로서 임금 채권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위임장에 따라 D이 위 채권을 양수하였거나 또는 그 추심권한을 위임받았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에 대하여 원고에 대하여 그 지급청구를 하거나 위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자신이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던 채무를 상계하는 등의 행위도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원고는 위 상계의 의사표시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상대로 한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한 상계가 아니므로 위 근로기준법 관련 규정이 적용될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합의서의 작성과정에 피고가 관여한 바가 없어 그 의사가 고려되지 아니하였고, 현재까지도 이 사건 판결금 채권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및 앞서 본 근로기준법 관련 규정의 입법취지 및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여전히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상계의 의사표시가 유효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통정허위표시 등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가 D으로부터 이 사건 판결금 중 일부 금원을 변제받았으므로 위 일부변제액 상당에 대하여는 이 사건 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이 불허되어야 한다고도 주장하나, 증인 D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원고의 주장과 같은 일부변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의 고의,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판결금 채무가 소멸한 것으로 믿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바람에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과 새로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각 청구금액의 차액 상당의 지연손해금 채무를 추가로 부담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그러나 채권자가 언제 어떠한 방법으로 채권을 행사할지 여부는 채권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달려있으므로, 채권자가 상당한 기간 동안 그 채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채무자에게 장래에 채권을 행사하지 않으리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다거나 채권포기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채무자가 변제기 이후 스스로 채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이행이 지체된 기간 동안에 대한 지연손해금 채무를 추가로 부담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채권자의 고의, 과실로 인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 위에 있는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