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2. 1. 선고 2016가합545694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777,980,302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6. 29.부터 2024. 2. 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 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8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VOC 저감설비 장비거래계약

1)

원고는 2014. 3. 1.부터 2015. 7. 31.까지 이천시 C에 있는 원고의 이천 공장 내에 총 공사비 1조 6,000억 원을 투입하여 반도체 제조생산시설인 D 건설 Project를 추진하였다.

2)

원고는 2014. 8. 21. 피고와 사이에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물질인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Volatile Organic Compounds)을 정화 처리한 후 배출시키는 장비(이하 '이 사건 설비'라 한다)에 관한 장비거래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대금 3,468,000,000원에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에는 아래와 같은 손해배상조항(이하 '이 사건 계약조항'이라 한다)이 포함되어 있다.

3)

피고는 E 주식회사에게 이 사건 설비를 제작하도록 한 뒤, 2015. 4. 15.경 이 사건 계약에 따라 D 공사 현장에 옮겨 VOC 저감설비인 RTO[Regenerative Thermal Oxidizer, 축열식 소각로. 반도체 생산 장비 작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연소시키는 장비] 2기(F03, F04)를 설치하고, 배관 연결 작업 등을 하였다.

나.

이 사건 사고의 발생

1)

이 사건 설비 중 RTO는 반도체 생산공정에서 발생한 유기화합물을 배관을 통하여 RTO 내부로 유입시키고, 유입된 유기화합물을 RTO 내부에서 LNG를 이용한 고온에서 산화처리한 다음, 유기화합물이 연소된 공기가 다른 배관을 통하여 외부로 배출하도록 하는 설비이다. 이와 같이 배관을 통하여 유기화합물을 RTO 내부로 유입시키고, 산화처리된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기 위하여 배관에 댐퍼(공기의 배출량을 조절하는 장치)를 설치하고, 압축공기(Instrument Air, I.A.)를 이용하여 개폐를 조작한다. 이때 압축공기는 통상 CDA(Clean Dry Air : 먼지 및 수분을 제거한 공기)를 사용하는데, 이러한 I.A.를 공급하기 위한 I.A.배관이 별도로 설치된다.

2)

피고는 내부의 소각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점검창, 연소실 내부의 온도를 측정하는 UV 센서를 연소시 발생하는 열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점검창, UV 센서 부근에 에어커튼을 만들고자 하였고, 이를 위하여 I.A.배관에서 가지배관(이하 '이 사건 가지배관'이라 한다)을 만들었는데, 이 사건 가지배관을 통하여 I.A.배관에 흐르는 공기가 RTO내부로 유입되게 되었다.

3)

한편 CDA 공급시설의 완공으로 인한 CDA 공급은 CDA 공급시설 관련 계약상 2015. 5. 1.부터야 가능했고, CDA 공급시설 공사가 지연되어 2015. 5. 4.에야 가능한 상황이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설비 시운전을 위하여 CDA 대신 배관의 용접부위 산화방지용으로 공급하기 위하여 설치된 임시질소탱크에 저장된 질소를 I.A.배관을 통하여 공급하였다.

4)

피고는 2015. 4. 29. RTO 내부를 800°C까지 가열하는 시운전을 한 후 내부의 단열재 시공상태 확인 작업을 하게 되었다. RTO 내부의 단열재 공사를 한 F(대표자 G)의 일용근로자 망 H이 2015. 4. 30. 12:40경 RTO 2기 중 서쪽에 있는 F03 내부로 들어가 RTO 내부 단열재 시공 상태 점검을 하려던 중 질소 질식으로 쓰러지고, 피고의 현장소장 망 I, E 주식회사의 직원 망 J이 위 망 H을 구하기 위해 RTO 내부에 들어가다가 RTO 내부에 들어있던 질소가스로 인한 산소결핍으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원고 사업장에 대한 작업중지명령 이 사건 사고 발생 직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장은 2015. 4. 30. '안전보건조치 위반으로 근로자 3명 사망'을 이유로 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1조 제7항에 따라 D Project에서 진행되는 설비 셋팅 작업 일체에 대하여 작업중지명령(이하 '이 사건 작업중지명령'이라 한다)을 내렸고, 이 사건 작업중지명령은 2015. 5. 27.에야 해제되었다.

라.

관련 형사사건의 경과

1)

이 사건 설비 중 RTO 내부는 밀폐공간에 해당하고, 밀폐공간으로 되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사업주는 보건조치를(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1호, 제2항), 도급사업주는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를 하여야 한다.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사업주 등은 밀폐공간에 대하여 밀폐공간보건작업프로그램(작업 시작 전 공기 상태의 적정성 측정 · 평가, 응급조치 등 안전보건 교육 및 훈련, 공기호흡기나 송기마스크 등의 착용과 관리)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작업 시작 전과 작업 중 환기, 산소결핍이나 고농도의 유해가스로 폭발 우려가 있는 경우 작업 중단 및 근로자 대피하도록 하여야 하며, 질소 등의 불활성기체를 내보내는 배관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질소 등의 명칭과 개폐의 방향 등 조작방법에 관한 표지를 게시하여야 한다.

2)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원고의 직원인 K, L, M 등(이하 'K 등'이라 한다)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원고와 피고는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으로 기소되어 2017. 3. 8. 모두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16고단3).

3)

이에 대하여 원고, 피고, K 등과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2018. 6. 11. 항소기각 판결(수원지방법원 2017노1871)이 선고되었으며, 원고, 피고, K 등이 상고하였으나 2021. 3. 11. 상고기각 판결(대법원 2018도10353)이 선고되어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 피고, K 등에게 유죄로 인정되어 확정된 범죄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마.

원고와 망인의 상속인들 사이의 합의

1)

원고와 망 I, H, J의 상속인들은 2015. 5. 3.경 아래와 같은 합의를 체결하였고, 원고는 망 I의 상속인들에게 8억 원, 망 H의 상속인에게 7억 원, 망 J의 상속인에게 8억 원을 각 지급하였으며, 각 장례서비스를 제공하였다.

2)

원고는 2015. 5. 15. 망 I의 상속인과 사이에 위 1)항과 별도로 자녀들의 학자금 보조를 위한 명목으로 1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14, 150, 167, 180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3, 13, 23, 4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채무불이행,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다음과 같은 원인으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채무불이행,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서 D 공장 가동 지연으로 인한 일실이익 상당액인 935,250,097,157원(= 월 평균영업이익 311,750,032,386원 × 3개월) 중 원고의 과실을 제외한 623,500,064,772원을 지급하여야 하는바, 원고는 일실이익 중 일부로서 33,917,894,47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1)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피고는 이 사건 계약상 원고의 사업장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안전보건조치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밀폐공간인이 사건 RTO 내부에 망 I 등을 들여보내면서도 밀폐공간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또한 이 사건 계약에 따르면 피고는 이 사건 설비에 관한 도면을 제출할 의무를 부담하고, 도면과 다르게 가지배관을 설치하였을 경우 변경 내용을 반영한 도면을 즉시 다시 제출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데, 피고가 이 사건 가지배관을 설치하였음에도 변경 내용을 반영한 도면을 즉시 제출하지 않아 원고가 CDA관에 질소를 공급하면 그 질소가 RTO 내부로 유입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1>. 이 사건 계약조항은 피고가 이 사건 계약 위반을 위반하거나 일체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원고가 재산상 손해를 입은 경우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정한 것인데, 피고는 위와 같이 이 사건 계약을 위반하였고, 귀책사유가 있다. 이와 같은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결국 이 사건 작업중지명령에 따라 D 공장 운영이 늦어져 원고가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

2)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피고는 망 I 등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를 다하지 않아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는바,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망 I 등이 사망하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결국 이 사건 작업중지명령에 따라 D 공장 운영이 늦어져 원고가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

나.

공동불법행위자 공동면책에 따른 구상청구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 I 등이 사망하였고,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모두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해자인 망 I 등에게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 I 등과 그 유족들의 손해액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2,453,683,420원이다.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원고의 과실비율은 1/3이고, 피고의 과실비율이 2/3인바, 원고가 위 피해자들의 손해액을 지급하여 원고와 피고가 공동면책되었으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구상금으로서 피고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손해배상액 1,635,788,946원(= 2,453,683,420원 × 2/3)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1)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가 인정되려면, 피고가 이 사건 계약상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의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고, 피고가 이를 위반하였으며, 이러한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손해를 입었다는 점이 모두 입증되어야 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이 사건 설비를 제작 및 설치하여 원고에게 제공하는 내용의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사실, 피고가 이 사건 설비 중 RTO 등에 관하여 밀폐공간보건프로그램을 수립 · 시행하는 등 보건조치를 다하지 않은 점, RTO 내부에서 작업하던 망 I 등이 사망하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 원고가 이 사건 작업중지명령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9, 11, 12호증, 을 제8, 9, 11, 12, 21, 45호증의 각 기재, 갑 제4, 7호증의 각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앞서 인정한 사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다른 증거가 없다.

2)

먼저 아래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부담한 채무를 불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가)

이 사건 계약에는 피고가 이 사건 설비를 제작하여 D 현장에 설치하고, 시운전하는 과정에서 피고의 직원이나 수급인 등에게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를 다하여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한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건 계약 중 피고의 업무범위로 '장비 maker社(피고)의 supervisor를 파견하여 시운전 ', 장비 운영 및 정비 교육'라는 기재가 있기는 하나, 위 기재는 문언 그대로 피고가 관리자(supervisor)로 하여금 이 사건 설비를 시운전하게 하고, 이 사건 설비의 운영 및 정비에 관하여 원고의 직원 등에게 교육한다는 내용이고, 원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설비의 시운전 및 정비과정에서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이 사건 계약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해석될 수 없다.

나)

원고는, 원고의 사업장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안전보건조치를 다 하는 것이 이 사건 계약상 피고가 부담하는 부수적 주의의무인데 피고가 이를 불이행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채권관계에서 정해진 급부의무가 그 내용에 따라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채무자가 행해야 할 제반의 행위의무를 부수적 주의의무라 하고, 부수적 의무의 한 형태로서 급부의 이행과정에서 상대방의 인신 · 재산적 손해를 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할 의무를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라 한다. 이러한 보호의무는 채권관계의 실현과정에서 당사자가 생명 · 신체 · 재산 기타 기존의 법익을 상대방으로부터 침해받지 않고 종전 상태로 유지하려는 이익(현상유지, 완전성이익)의 침해금지를 내용으로 한다. 채권관계에서 당사자가 상대방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보호의무의 범위와 정도는 채권관계의 내용, 일반적인 결과발생의 개연성, 예측가능성 등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고, 이러한 제한 없이 결과적으로 상대방의 인신 ·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기만 하면 이를 곧바로 보호의무 위반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망 I 등과의 근로계약상 근로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주로서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조치를 다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모두 피고가 망 I 등이나 법령상 부담하는 의무에 불과하고, 피고가 망 I 등의 안전을 배려함으로써 산업재해나 사고를 방지하고, 산업재해나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받을 수도 있는 행정처분을 받지 않게 하여 원고의 재산을 침해하지 않도록 보호할 의무가 신의칙상 인정되는 이 사건 계약의 부수적인 주의의무라고 볼 수는 없다.

다)

이 사건 계약에 따르면, 피고는 이 사건 설비에 관한 도면, P&ID(Piping & Instrument Diagram, 공정배관· 계장도), Arrangement Drawing(각 기계나 장치 등의 위치나 배치를 명시한 도면) 등을 원고에게 제출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피고가 이 사건 설비를 설치함에 있어 RTO 내부로 연결되는 가지배관을 시공하였고 이는 당초 도면에 기재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가 도면과 다른 시공을 하였음에도 변경도면을 적시에 제출하지 않은 것이 이 사건 계약 위반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 사건 계약상 피고가 변경도면을 즉시 제출하여야 한다거나 변경도면을 제출할 시기가 정해져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2015. 7. 8. 이 사건 가지배관이 표시된 변경도면을 원고에게 제출하였다). 뿐만 아니라 아래 기재와 같이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가지배관을 설치한 사실을 모두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인다.

(1)

피고가 원고에게 제출한 2015. 3. 28.자 작업일보에는 F03, F04 배관설치작업을 하였다는 내용과, RTO의 불꽃점검창과 UV시스템으로 연결된 배관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다.

(2)

피고는 D 공장 이외에 원고의 M10a 공장 등에 관하여도 이 사건 설비와 유사한 내용의 공사를 하였는데, M10a 라인의 RTO 등에도 이 사건 가지배관과 동일하게 점검창, UV 센서와 내부로 연결된 배관이 설치되어 있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VOC처리설비 기술지침에는 'UV감지기는 열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계장용 공기를 순환하여 냉각시켜 소각설비 내부 열에 의한 손상이 없도록 해야 한다, 각 버너의 연소상태를 관찰할 수 있는 관측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기재가 있는바, UV감지기 부근에 에어커튼 등의 방식으로 냉각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일반적이라고 보인다.

(3)

원고는 2015. 4. 16. 피고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이 사건 설비 등의 공사 중 배관 공사를 담당한 V로 하여금 CDA 배관에서 VOC 설비 근처 밸브까지 가지배관을 시공하도록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V가 2015. 4. 17. D 옥상 층 I.A.배관에 추가로 이 사건 설비로 향하는 지름 25mm의 가지배관을 추가로 시공하였고, 피고가 위 가지배관에서 RTO에 연결되는 가지배관(지름 25mm)을 시공하였다.

(4)

K 역시 관련 형사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현장에서 운영하는 사람들은 가지배관의 존재를 묵시적으로 알고 있었다고 파악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고, 이 사건 설비를 설치한 이후 원고가 직접 검수하기도 하였다.

(5)

관련 형사사건에서 K, L 등이 피고가 제공한 작업일보 등을 통하여 RTO 내부로 CDA 배관이 연결되었고, 피해자들이 RTO 시운전으로 밀폐공간에서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었다.

라)

이 사건 계약상 피고가 이 사건 설비를 제작하는 것뿐만 아니라 설치 및 시운전의무까지 부담하고 있기는 하다. 또한 이러한 설치 및 시운전은 이 사건 설비는 원고의 공장 내의 지정된 장소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이 사건 계약 내용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피고의 계약의무 위반 또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매수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피고는 원고가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는 이 사건 계약조항이 원고의 주장처럼 피고의 보호의무를 폭 넓게 규정한 것이라거나, 이 사건 계약상 피고가 부담하는 채무를 불이행한 경우를 넘어서, 여하한 사유로든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있고, 이와 자연적 또는 사실적 인과관계가 있는 원고의 손해가 발생하면 피고가 이를 모두 배상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새길 수는 없다.

3)

설사 위 2)항과 달리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채무를 불이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할 때에는 채무불이행과 손해 사이에 자연적 또는 사실적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념적 또는 법률적 인과관계, 즉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바(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81315 판결 등 참조), 아래 나.

2)

나), 다), 라)항에서 보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채무불이행과 원고가 주장하는 재산상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거나, 통상손해라거나 예측할 수 있는 특별손해라고 볼 수도 없다.

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1)

피고가 I 등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를 다하지 않아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불이익, 즉 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하는 것인데(대법원 1992. 6. 23. 선고 91다33070 전원합의체 판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려면 위법한 행위와 피해자가 입은 손해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일반적인 결과 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과 보호법익,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침해이익의 성질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9. 16. 선고 2017다24758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13, 14, 16 내지 19호증, 을 제4, 5, 6, 19, 20, 26, 48, 50 내지 9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인정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목적과 보호법익, 피고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내용, 원고 역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사실, 이 사건 작업중지명령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를 다하지 않았고, 그로 인하여 망 I 등이 사망에 이르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이 사건 사고 이후 이 사건 작업중지명령이 있었고, 원고가 그 계획보다 D 공장 운영이 늦어졌다 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행위와 원고가 입은 재산상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다른 증거가 없다.

가)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안전 ·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 · 증진함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이에 정부가 '산업안전 · 보건정책의 수립 · 집행 · 조정 및 통제'와 '유해하거나 위험한 기계 · 기구 · 설비 및 물질 등에 대한 안전 · 보건상의 조치기준 작성 및 지도 · 감독'을 성실히 이행할 책무를 지며(제4조),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기준을 지킴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유지 · 증진시키는 한편, 국가의 산업재해 예방시책에 따라야 한다(제5조).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가스 등에 의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제24조), 사업주가 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형사처벌에 처한다(제66조의2, 제71조). 이러한 법률의 입법 취지와 관련 규정 등을 종합하면,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사업주에게 부과한 보건조치의무는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 · 증진하고 이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이러한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여 근로자들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함을 넘어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여 이 사건 작업중지명령이 내려지자 원고가 이 사건 작업중지명령으로 D 공장 가동이 늦어졌다는 것을 주장하며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피고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과 이 사건 작업중지명령, D 공장의 가동 지연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연적, 사실적 인과관계에 불과하고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나)

이 사건 사고 발생에 관하여 원고나 원고의 직원들에게도 아래와 같은 잘못이 있다.

(1)

이 사건 설비의 당초 제작기간은 2015. 2. 25.부터 2015. 5. 20.까지인데, 원고의 요청으로 2015. 5. 4. 이 사건 설비의 정상 가동을 목표로 자체 시운전 및 점검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 사건 설비 중 RTO의 가동을 위하여 공급되어야 하는 CDA는 2015. 5. 4.부터야 가능하게 되었는바, 이 사건 설비의 제작기간이 당겨지지 않았다면 I.A.배관을 통하여 정상적으로 CDA가 공급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2)

피고의 현장소장 망 I이 2015. 3. 23.부터 2015. 4. 13.까지 원고에게 RTO시운전을 위하여 I.A.를 공급해달라는 요청을 하였고, 2015. 4. 20. 원고의 직원 M에게 이 사건 설비 시운전 일정을 보내기도 하였다.

(3)

원고는 D 공장의 공사 등을 위하여 안전작업허가서를 발급하는 등 D 건설사업의 설비장비 작업스케줄을 관리하고 업무조정을 하여 왔는데, 피고가 2015. 4. 14. 원고에게 VOC 설비 덕트 및 배관 설치 보온 마감, VOC 설비 시운전 작업 등을 위한 작업허가서 신청하였고, 원고는 안전작업허가조회 전산에 해당 작업종류를 화기작업과 밀폐공간 작업 등으로 표시하였으면서도, 실제 피고에 발급한 안전작업허가서에는 밀폐공간작업으로 지정하지 아니하였다.

(4)

피고는 RTO의 점검창, UV 센서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I.A.배관부터 점검창 등에 연결되는 이 사건 가지배관을 설치하였고, 이 사건 가지배관을 통하여 RTO 내부에 I.A.배관에 흐르는 가스가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원고의 직원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가지배관의 설치, 가스 유입 가능성 등을 모두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다.

(5)

한편 이 사건 설비의 제작기간이 당겨짐에 따라 시운전 일정 등도 당겨졌는데, I.A. 배관에 공급되어야 하는 CDA 공급시설의 설치가 늦어짐에 따라 임시질소탱크를 통하여 I.A.배관에 CDA 대신 질소를 공급하게 되었다. 원고의 직원들은 '현재 CDA 공급이 안되서 N2(질소) 공압밸브 사용중이니 밀폐작업시 주의하라고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다. 내용 아시는지?', '맞습니다, CDA라인에 질소 들어갑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아, CDA라인을 통한 질소의 공급 사실, D 공사 현장에서 밀폐공간에 질소가 반입될 수 있는 가능성,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할 경우 질소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모두 인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이 질소로 인한 사고발생의 가능성에 관하여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임에도 원고, 원고의 직원들은 I.A.배관에 질소공급사실을 라벨 등으로 부착하지 않았고, 망 I 등에게 I.A. 배관을 통하여 질소가 공급된다는 사실을 고지하는 등 질소로 인한 사고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망 I은 원고의 직원 M에게 2015. 4. 24. 'CDA 공급(TURN ON)'을 부탁하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 사건 사고 당일 특별한 조치 없이 직접 RTO 내부에 들어간 것으로 보아 질소공급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의 직원들은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피고뿐만 아니라 원고 역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를 다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라)

이 사건 사고 이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작성한 재해조사의견서에는, 조사자가 재해발생의 원인으로 '1 RTO 연소실 내부 감시창 냉각을 위한 질소 투입에 따른 산소결핍, 2 작업장 배관 및 배관 조작 레버에 공급가스가 표기되어 있지 않아 질소가 투입된 것을 인지하지 못함, 3 연소실 내부 작업은 법적 밀폐공간작업이나 밀폐공간 보건작업 프로그램이 수립되어 있지 않음, 4 원고의 협력업체 관리 소홀 및 안전작업허가서 운영 미흡, 5 위험성 평가 미실시'를 꼽았고, 재해예방대책으로 '시운전 단계 및 밸브 조작시 질소 사용하지 않기, 질소의 위험성 주지 및 모든 배관과 밸브에 해당 가스의 명칭과 개폐의 방향 등 조작방법에 관한 표지 게시, 밀폐공간 보건 작업 프로그램 수립 및 시행, 위험성 평가 실시 및 협력업체 관리감독 철저'를 들었다.

마)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중지명령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또는 안전보건상 필요한 조치명령이 지켜지지 아니하거나 위험 상태가 해제 또는 개선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될 때 명하여지는 것이다(제51조 제7항). 위 나), 라)항에서 본 사정, 특히 위 라)의 재해조사의견 결과 적어도 1, 2, 4항은 원고의 독자적 과실인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이 사건 사고 당시 D 공장 현장은 그 자체로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이 사건 작업중지명령에 관한 이유로 '근로자 3명 사망'이 거론되기는 하나, 산업안전보건법령, 위 나), 라)항에서 본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 3명 사망'은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산업재해 위험성을 나타내는 징표에 불과하다고 보이고, '근로자 3명 사망'을 이유로만 이 사건 작업중지명령이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바)

이 사건 작업중지명령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2015. 4. 30.부터 2015. 5. 27.까지 발하여졌던 것인데, 이 사건 설비의 당초 공사기간이 2015. 5. 20.인바 이 사건 작업중지명령으로 인하여 원고의 D 공장 가동이 늦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위 작업중지명령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D 공장 가동이 원고 주장과 같이 개시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공동불법행위자 공동면책에 따른 구상청구에 대한 판단

1)

전제되는 법리 부진정연대채무관계에 있는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있어서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의 변제는 변제된 금액의 한도내에서 다른 공동불법행위자를 위하여 공동면책의 효력이 있다(대법원 1982. 4. 27. 선고 80다2555 판결). 부진정 연대채무의 관계에 있는 복수의 책임주체 내부관계에서는 형평의 원칙상 일정한 부담 부분이 있을 수 있으며, 그 부담 부분은 각자의 고의 및 과실의 정도에 따라 정해지는 것으로서 부진정 연대채무자 중 1인이 자기의 부담 부분 이상을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을 때에는 다른 부진정 연대채무자에게 그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다19378 판결 등 참조).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과 책임의 제한

가)

공동불법행위의 성립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는 원고 및 원고 직원들의 과실, 피고의 과실이 모두 경합하여 발생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는 공동하여 이 사건 사고에 따라 사망한 망 I 등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책임의 제한 여부 망 I은 피고의 현장소장으로서 이 사건 시설의 RTO 내부의 밀폐공간 여부 등을 검토하여야 할 지위에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망 I의 과실은 이 사건 사고 발생 및 손해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손해의 공평하고 타당한 분담을 위하여, 이 사건 사고 중 망 I의 손해에 관하여 원고 및 피고의 책임범위 9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이러한 지위에 있지 않았던 망 H, J의 손해에 관하여는, 원고와 피고의 책임을 제한하지 않기로 한다).

3)

구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망 I

(가)

일실수입 : 629,376,340원

○

인적사항 : 남성, W생

○

소득 및 가동기간 : 을 제106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망 I의 이 사건 사고 발생 이전 1년간 소득액은 월 평균 5,069,701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를 소득으로 인정하고, 가동기간은 만 65세로 본다(대법원 2019. 2. 21. 선고 2018다24890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에 대하여 피고는 망 I의 소득 중 소득세 등을 원천징수한 금액을 기준으로 하여 월 평균 소득이 4,033,114원에 이른다고 주장하나, 원래 소득세는 원칙적으로 소득에 대하여 과세되는 것이므로 소득세 등이 원천징수되는 경우라 할지라도 소득 그 자체는 이런 세금이 공제되지 아니한 액이 소득이라 할 것이어서,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의 일실수입을 산정함에 있어 공과금을 공제하여서는 아니되는바(대법원 1981. 3. 24. 선고 80다2578 판결 등 참조),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

생계비 : 수입의 1/3

○

계산 : 망 I의 일실수입을 이 사건 사고 당시 현가로 계산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629,376,340원이 된다. 1의' 8 8」 에, 」8B] 」$」 』교 )9의×3 것에 호' 20% "' 기 90 █ 18 '38%이 1k82°'°'° 넥B표J꼈形 15,157,840원)이 된다. 이에

수되는 경우라 할지라도 소득 그 자체는 이런 세금이 공제되지 아니한 액이 소득이라 할 것이어서,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의 일실수입을 산정함에 있어 공과금을 공제하여서는 아니되는바(대법원 1981. 3. 24. 선고 80다2578 판결 등 참조),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

생계비 : 수입의 1/3

○

계산 : 망 I의 일실수입을 이 사건 사고 당시 현가로 계산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629,376,340원이 된다. 1의' 8 8」 에, 」8B] 」$」 』교 )9의×3 것에 호' 20% "' 기 90 █ 18 '38%이 1k82°'°'° 넥B표J꼈形 15,157,840원)이 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망 I이 1998. 1. 1. 피고에 입사한 것을 전제로 일실퇴직금이 931,356,429원이라고 주장하나, 망 I이 1998. 1. 1. 피고에 입사하였다는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장례비 : 5,000,000원 원고는 망 I의 장례비로 23,265,570원을 지출하였다면서 그 전액의 지급을 구하나, 일반적으로 장례식상 소요되는 비용 등에 비추어 경험칙상 사회적 상당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5,000,000원을 장례비 손해로 인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위자료

○

참작사유 :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내용, 망인의 연령, 원고 및 피고와 망인의 관계,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 망인 80,000,000원, 배우자 P 9,000,000원, 자녀 Q, R, S 각 4,500,000원의 합계 102,500,000원 (마) 소결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 I의 손해에 관하여 원고 및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손해배상금은 701,969,723원[재산상 손해 599,469,723원{= 666,077,470원(일실수입 629,376,340원 + 일실퇴직금 31,701,130원 + 장례비 5,000,000원) × 책임제한 0.9} + 위자료 102,500,000원]이다.

(2)

망 H

(가)

일실수입 : 213,524,740원원

○

인적사항 : 남성, X생

○

소득 및 가동기간 : 을 제107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망 H의 일급은 130,000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를 기준으로 소득을 산정하고, 가동기간은 만 65세로 본다(대법원 2019. 2. 21. 선고 2018다24890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에 대하여 원고는 망 H의 소득이 월 평균 5,000,000원이라고 주장하나,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

생계비 : 수입의 1/3

○

계산 : 망 H의 일실수입을 이 사건 사고 당시 현가로 계산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213,524,740원이 된다. [일실수입] 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위자료

○

참작사유 :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내용, 망인의 연령, 원고 및 피고와 망인의 관계,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 망 H 90,000,000원, 모친 T 5,000,000원의 합계 95,000,000원 (마) 소결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 H의 손해에 관하여 원고 및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손해배상금은 313,524,740원[= 재산상 손해 218,524,740원(일실수입 213,524,740원 + 장례비 5,000,000원) + 위자료 95,000,000원]이다.

(3)

망 J

(가)

일실수입 : 440,466,141원

○

인적사항 : 남성, Y생

○

소득 및 가동기간 : 을 제108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망 J의 4개월간의 월 평균임금은 3,583,500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를 기준으로 소득을 산정하고, 가동기간은 만 65세로 본다(대법원 2019. 2. 21. 선고 2018다24890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에 대하여 원고는 망 J의 소득이 월 평균 5,000,000원이라고 주장하나,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

생계비 : 수입의 1/3

○

계산 : 망 J의 일실수입을 이 사건 사고 당시 현가로 계산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440,466,141원이 된다. [일실수입] (4) 피고의 공제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망인들이 산업재해보상금을 지급받아 그만큼 원고와 피고의 손해배상액이 감면될 수 있었음에도 피고가 망인의 유족들과 이 사건 합의를 하고 합의금 명목의 돈을 지급함으로써 피고가 산업재해보상금 상당의 손해배상액을 면제받을 기회를 상실시켰으므로, 망인들의 손해액 산정에 있어 망인들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산업재해보상금 상당액이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80조 제2항은 "수급권자가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에는 보험가입자는 그 금액의 한도 안에서 민법 기타 법령에 의한 손해배상의 책임이 면제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비록 구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가 민사상 손해배상으로서의 성질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구 산재보험법상의 보험급여의 대상이 된 손해와 민사상의 손해배상의 대상이 된 손해가 서로 같은 성질을 띠는 것이어서 보험급여와 손해배상이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중복전보에 의한 부당이득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보험급여 금액의 한도 안에서 보험가입자의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하는 취지로 해석된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다61703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7두425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불법행위의 피해자의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를 지급받은 경우 그 금액이 손익상계로서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는 것이고, 피해자가 위와 같은 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지급받지 못한 이상 손해배상금에서 공제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뿐만 아니라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 그 자체는 사용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부담하게 될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책임보험의 성질을 갖는 것은 아니나, 근로기준법에 따른 사용자의 재해보상에 대하여 책임보험의 성질을 가지고 그 책임보험적 기능도 수행하고 있고, 손실전보라는 면에서 민사상의 손해배상과 상호 중복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서, 위와 같이 중복되는 범위 내에서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으로 인한 손해까지 전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한편 산재보험법 제89조는 "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지급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 그 밖의 법령에 의하여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로서 당해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보험가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수급권자가 보험가입자로부터 재해보상금을 먼저 지급받은 경우 그 금액범위 안에서 수급권자에게 보험급여의 지급의무가 없게 되는 근로복지공단에 대하여 보험가입자는 산재보험법 제89조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수급권자에게 지급한 금원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산업재해보상보험 급여의 범위 내에서 구상을 할 수 있고(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68562 판결, 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다38826 판결 참조), 을 제10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여, 망인 및 유족들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여야 하나 이 사건 합의에 따라 망인 및 유족들이 합의금을 지급받은 이상 이에 대한 조정이 완료될 때까지 보험급여를 지급할 수 없다면서 지급을 보류한 것에 그치는바, 피고의 주장처럼 원고가 유족들과 이 사건 합의를 함으로써 산업재해보상금 상당의 손해액을 면제받을 기회가 상실되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와 피고의 과실비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RTO 내부가 밀폐공간이라는 점을 모두 알면서도 밀폐공간보건작업프로그램을 수립 · 시행하지 않은 점, 이 사건 I.A.를 통하여 질소를 공급하면서도 이에 관하여 배관에 질소공급사실을 표시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다하지 않았고 피고의 직원 등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다하지 않은 점 등의 과실이 있다. 또한 피고는 RTO 내부가 밀폐공간인지 충분히 검토하고 밀폐공간보건작업프로그램을 수립 · 시행하였어야 함에도 그 조치를 다하지 않은 점, 피고 역시 이 사건 가지배관을 설치할 경우 원고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도면과 다른 시공 등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다하지 않은 점 등의 과실이 있다. 이러한 원고와 피고의 과실 내용, 그 정도, 경위, 관련 형사사건에서 도급사업주인 원고에 대하여 적용된 산업안전보건법 제68조의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고, 사업주인 피고에 대하여 적용된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서 피고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의 형이 더 무거운 점,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는 500만 원의 벌금형을, 피고는 1,000만 원의 벌금형을 각 선고받은 사실, 망인들은 피고의 직원 또는 피고와 계약관계가 있는 사람인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의 과실을 50 : 50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다)

원고의 구상권 범위

(1)

이 사건 사고에 관한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인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 I, H, J의 손해를 배상하기 위하여 그 유족들에게 각 합의금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로써 원고와 피고가 공동면책되었고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의 부담부분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피고의 과실비율이 50%인바, 원고가 망인의 유족들에게 합의금을 지급함으로써 피고가 면책된 손해배상금은 777,980,302원[= 1,555,960,604원(망 I의 손해배상금 701,969,723원 + 망 H의 손해배상금 313,524,740원 + 망 J의 손해배상금 540,466,141원) × 0.5]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으로 777,980,302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가 망인의 유족들에게 합의금을 최종 지급한 날 이후인 2015. 6. 29.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2. 1.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지급한 합의금은 원고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망인 및 유족들에게 지급한 돈이므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다 하지 않은 것으로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합의 당시 '원고가 이 사건 사고에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고 사용주의 지위에 있지 않음에도, 원고의 사업장에서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여 유족이 심리적 ·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점을 고려하여 지급한다'는 기재가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는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직후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책임 소재가 명확치 않은 상태에서 합의금을 지급하였기 때문에 위와 같이 기재한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이 사건 합의에는 '합의금을 수령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 피고, 각 그 계열사, 임직원에 대하여 추가적인 손해배상 등의 청구를 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권리 포기 조항까지 삽입되어 있는바, 원고가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부담하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금 중 일부로 합의금을 지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사고 직후 망 H, J의 유족에게 각 장례비로 10,000,000원을, 2015. 5. 15. 망 I의 유족에게 매월 3,000,000원씩 합계 36,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고, Z 주식회사에서 2016. 7. 7. 망 I의 유족에게 단체보험의 사망보험금으로 150,000,0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위 돈은 원고의 청구에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피고가 망 H, J의 유족에게 각 10,000,000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 H, J의 어떠한 손해를 전보하기 위하여 지급한 것인지 알기 어렵고, 피고와 망 I의 유족들과의 합의는 2015. 5. 15. 이루어졌는데 이는 원고가 이 사건 합의를 하고 각 합의금을 지급함으로써 공동면책된 이후의 사정으로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원고의 내부적 부담 부분 이상을 변제하여 피고의 부담부분 중 일부가 변제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구상금 청구에 대응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지혜(재판장) 정우채 강지현 각주1)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계약 당시 도면과 다르게 가지배관을 설치한 것이 채무불이행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다가, 2023. 7. 3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을 변경하면서 '피고에게는 이 사건 계약상 제출의무가 있는 변경도면을 적시에 원고에게 제출하지 아니한 과실도 존재합니다(제4면)'는 주장 외에 가지배관 관련 주장은 하지 않았는바, 가지배관과 관련하여서는 변경도면 적시제출의무 위반만을 유지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