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근로조건 서면 명시의무 위반의 점
피고인은 2015년 2월경 소속근로자 H으로부터 근로계약서 미작성을 이유로 고발당하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여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이에 피해자로 하여금 당초 합의한 근로조건대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는바, 이로써 사후적으로나마 근로조건의 서면 명시의무가 이행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
피고인은 F과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로 합의하였을 뿐, F을 해고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은 F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F은 자신이 출근하지 않으면 피고인의 회사 업무에 중대한 차질이 생긴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피고인의 회사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 때문에 고의적으로 무단결근하였는바, 이는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별표가 정한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에 따라 피고인은 F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조건 서면 명시의무 위반의 점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그 중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유급휴가에 대해서는 그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하며, 근로계약 체결 후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의 변경 등의 사유로 인하여 위 사항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이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뿐만 아니라,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위 법에서 열거하고 있는 중요한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명시하도록 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변경된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도록 하여 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1659 판결).
따라서 위와 같은 근로조건의 서면 명시의무는 법규의 문언과 같이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또는 이를 "변경할 때"마다 이행되어야 하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근로계약 체결 후 약 5개월이 경과한 후 서면으로 근로조건을 명시하였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서면 명시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인이 1심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여 1심은 판결문에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피고인의 주장과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1심과 항소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1심이 든 사실과 사정들을 모두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F과의 근로계약을 종료시킨 것으로, 이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이 2015. 8. 30. F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의 내용을 보면, F이 질병으로 출근하지 못한 것이지 결코 무단결근이 아니라는 점, 퇴직할 의사가 없다는 점 등을 분명히 밝히고 있음에도 피고인은 여러 차례에 걸쳐 F이 처음 결근한 2015. 8. 24.자로 F을 무단결근을 이유로 퇴사 처리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F은 2015. 8. 31. 부사장 G에게도 위와 같은 피고인의 퇴사처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비록 F이 2015. 9. 1. 23:30경 피고인에게 "실업급여라도 받게 출근하지 못한 8 월 24일 월요일부로 원하시는 대로 퇴사처리 하십시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바 있으나, 이는 퇴직할 의사가 전혀 없었던 F이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직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이고(그 내용으로 보더라도 해고 예고 수당 제도에 관하여 알지 못했던 F이 실업급여라도 지급받고자 형식적으로 사직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을 뿐이다), 달리 퇴직에 대한 강압이나 종용이 없는 상태에서 F 스스로 사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러한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없다.
더구나 피고인은 2015. 9. 1. 이미 근로복지공단 서울강남지청에 'F이 2015. 8. 26. 개인 사정으로 자진퇴사 하였다'는 취지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자격상실 신고 접수를 마쳤고, 같은 날 신고 처리가 완료된 상태였는바(수사기록 53쪽), 피고인의 위 자격상실 신고는 관련 기관의 업무시간 중 접수, 처리된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피고인은 F이 ③항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기 전에 이미 퇴직 처리를 마쳤음이 분명하다. 피고인은 위 자격상실 신고 전에 F으로부터 사직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하나, F은 1심 법정에서 ③항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전화로 사직 의사를 밝힌 바 없다고 진술하였고, F이 이미 전화로 사직 의사를 밝혔다면 굳이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인은 2015. 9. 2. F에게 '무단결근으로 퇴직 처리하였으므로 실업급여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었는바, 역시 F을 징계해고 하였다는 취지가 나타난다.
해고예고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F을 해고한 데 관하여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별표] 제9호에서 정한 "그 밖에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F이 피고인의 사업에 지장을 주려는 의도로 아무런 질병이 없음에도 고의적으로 결근하였다는 점이 분명하지 않다.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는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별표] 각 호(별지와 같다)에 준하는 사유에 해당하여야 할 것인데, 당시 피고인의 회사에 피고인과 부사장 G 등이 근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원 F이 출근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 회사의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인 역시 F을 해고하면서 F의 결근 행위를 비난하고 있을 뿐, 달리 피고인 회사의 사업에 막대한 지장 또는 재산상 손해를 초래하여 해고한다는 취지를 밝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장일혁(재판장) 조형우 이미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