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3. 26. 선고 2017가단516992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소속 근로자 18,496명이 가입한 노동조합이고 그 상급단체는 B노동조합이며, 참가인은 철도산업발전기본법(이하 '철도산업법'이라 한다) 제21조 제3항에 근거한 특별법인 한국철도공사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나.

이 사건 쟁의행위의 경과

1)

원고와 참가인은 개별교섭을 통하여 2015. 5. 13. 단체협약(유효기간: 2015. 5. 13. ~ 2017. 5. 12.)을 체결하였는데, 기획재정부가 2016. 1. 28.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도입 권고안'을 발표하자, 참가인은 2016. 4. 8. 원고에게 성과연봉제 도입 관련 노사협의를 제의하였으나 원고는 2016. 4. 11. '성과연봉제 도입은 임금체계가 변경되는 것이어서 단체교섭 사항에 해당하고, 아직 2015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내에 있어 위 협약의 효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다.

2)

그 후 원고와 참가인은 성과연봉제 도입에 관한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참가인은 2016. 5. 30. 이사회를 개최하여 보수규정에 '성과연봉제 확대에 따른 보수규정 개정 계획'이<1> 포함되도록 하는 보수규정 개정안을 의결하였고, 참가인은 2016. 7. 11. 이를 반영하여 보수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였다(이하 개정된 보수규정과 보수규정 시행세칙을 총칭하여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3)

원고는 노동위원회에 대하여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한 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의 70.2% 찬성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되자, 2016. 9. 27.부터 2016. 12. 7.까지 원고 소속 조합원 7,000여 명의 참여 아래 노무제공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쟁의행위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쟁의행위'라 한다). 다만, 원고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42조의2에 따른 필수유지업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2008. 7. 2. 결정한 필수유지업무 유지·운영 수준(평상시 대비 고속철도차량 64.9%, 일반철도차량 68.6%, 도시철도차량 67.5%)에 필요한 인력을 제외하고 노무제공을 거부하였다.

4)

그런데 참가인은 2016. 9. 9. 피고 소속의 주무관청인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이 사건 쟁의행위에 대비하여 군 인력지원을 요청하였고, 이에 국토교통부장관은 2016. 9. 19. 국방부장관에게 군 인력 파견을 요청하였다. 국방부장관은 2016. 9. 22. 474명의 군 인력 투입을 결정하여 국토교통부와 참가인에게 통지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이라 한다), 그 관련근거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이하 '재난안전법'이라 한다) 제39조 등을 들었다.

5)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쟁의행위 기간 동안 필수유지인력 8,565명으로 하여금 노무를 계속 제공하도록 하였고, 참가인이 노무현장에 투입한 대체인력은 민간 부분 대체인력과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에 따른 군 인력(447명)으로 나눌 수 있다.

6)

원고는 2016. 12. 7. 참가인과 열차운행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하고 2016. 12. 9. 이 사건 쟁의행위를 종료하였다.

다.

관련 구제명령 신청사건의 경과 및 그 결과

1)

원고와 그 소속 근로자들은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그 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과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결과는 다음과 같다.

2)

참가인은 서울행정법원 2018구합50864호로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재판부의 조정권고에 따라 2018. 9. 21. 소를 취하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7, 20 내지 23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 내지 19, 29 내지 3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쟁의행위는 원고의 근로조건 결정에 관한 정당한 단체행동권 행사로서 실체적 및 절차적 요건을 갖춘 적법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

2)

피고 소속 국방부장관은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을 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의 이 사건 쟁의행위를 통한 단체행동권은 사실상 형해화되었다.

3)

따라서 불법행위자인 피고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피해자인 원고에게 위자료로 30,000,1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와 참가인(이하 '피고 등'이라 한다)의 주장

1)

이 사건 쟁의행위는 정부가 추진 중이던 노동개혁 내지 공공기관 정상화 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정치파업이고 권리분쟁에 관한 사항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쟁의행위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불법파업에 해당하므로, 단체행동권에 의하여 보호받을 수 없다.

2)

피고 소속 국방부장관이 한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은 재난안전법 제15조의2, 철도산업법 제36조 등의 법적 근거를 갖추고 있었다.<2>

3)

따라서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은 위법하지 않으므로,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이 사건 군 인력 지원 결정의 법적 근거 존재 여부

우선,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재난안전법 제15조의2, 철도산업법 제36조 등이 이 사건 군 인력 지원 결정의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1)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천명하고 있고, 이러한 헌법상 권리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제정된 노동조합법은 제4장(쟁의행위)에서 쟁의행위의 기본원칙, 구체적 방법, 제한과 금지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제37조 내지 제46조). 특히 노동조합법 제43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고(제1항),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를 도급 또는 하도급 줄 수도 없는데(제2항), 이러한 규정은 사용자의 쟁의행위 대항수단이 아무런 제한 없이 허용될 경우에는 근로자 쟁의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받게 되므로 이를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제한함으로써 근로자의 쟁의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는 데 그 입법취지가 있다.<3>

그런데 노동조합법이 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일부 개정(시행 2007. 7. 1.)되면서, 종전의 직권중재제도를 폐지하고 필수유지업무에 대한 쟁의행위 제한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였는데, 그 구체적 내용은 ① 철도사업 등 필수공익사업의 업무 중 그 업무가 정지되거나 폐지되는 경우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를 필수유지업무로 정의하고, ② 이러한 필수유지업무의 정당한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는 쟁의행위로서 이를 행할 수 없도록 금지하며(제42조의2), ③ 노동관계 당사자 사이에 체결된 필수유지업무협정<4>을 준수하거나 그와 같은 협정이 체결되지 아니한 때에 협정내용을 정한 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쟁의행위를 한 때에는 필수유지업무를 정당하게 유지·운영하면서 쟁의행위를 한 것으로 본다(제42조의4,5)는 등이다. 이와 같은 필수유지업무에 대한 쟁의행위제한에 관한 규정은, 공익사업 중 그 업무의 정지 또는 폐지가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경제를 현저히 저해하고 그 업무의 대체가 용이하지 아니한 필수공익사업에 한하여, 전면적인 쟁의행위를 제한하면서도 일정한 수준의 쟁의행위를 허용함으로써 공익과 근로기본권을 조화롭게 보장하려는 데 그 제도적 취지가 있다.

2)

재난안전법 제3조 제1호에 따르면, 재난이란 국민의 생명·신체·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으로서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나뉘고, 사회재난이란 화재·붕괴·폭발·교통사고(항공사고 및 해상사고를 포함한다)·화생방사고·환경오염사고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피해와 에너지·통신·교통·금융·의료·수도 등 국가기반체계(이하 '국가기반체계'라 한다)의 마비 등을 의미한다. 재난안전법 제15조의2는, 재난관리주관기관의 장은 재난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재난상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재난을 수습하기 위한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수습본부'라 한다)를 신속하게 설치·운영하여야 하고(제1항), 수습본부장은 재난을 수습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관계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에게 행정상 및 재정상의 조치, 소속 직원의 파견, 그 밖에 필요한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제2항)고 규정한다.

철도산업법 제36조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장관은 천재·지변·전시·사변, 철도교통의 심각한 장애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태의 발생으로 인하여 철도서비스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필요한 범위 안에서 철도시설관리자(관리청,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철도운영자(참가인 등) 또는 철도이용자에게 '지역별·노선별·수송대상별 수송 우선순위 부여 등 수송통제, 철도시설·철도차량 또는 설비의 가동 및 조업, 대체수송수단 및 수송로의 확보' 등의 사항에 관한 조정·명령 그 밖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고(제1항), 국토교통부장관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의 시행을 위하여 관계행정기관의 장에게 필요한 협조를 요청할 수 있으며, 관계행정기관의 장은 이에 협조하여야 한다(제2항).

3)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 나아가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제·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위와 같은 법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21. 선고 2011다11239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것과 같이 노동조합법은 근로자의 쟁의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원칙적으로 쟁의행위 기간 중 사용자의 채용·대체, 도급·하도급을 금지하면서도, 필수유지업무에 대한 쟁의행위 제한규정을 통하여 필수공익사업의 경우에는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일정한 수준의 업무 수행을 강제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필수유지업무에 대한 쟁의행위 제한규정을 준수하는 쟁의행위를, 재난안전법 제3조 제1호에 규정된 국가기반체계의 마비라는 사회재난에 해당한다고 보거나 철도산업법 제36조에 규정된 천재·지변·전시·사변, 철도교통의 심각한 장애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태(이하 '비상사태'라 한다)에 해당한다고 보아 관계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이나 관계행정기관의 장에게 대체인력의 파견 등 필요한 지원이나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고 해석하게 되면, 사용자의 근로자 대체 금지를 통하여 근로자의 쟁의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필수유지업무에 대한 쟁의행위 제한규정을 통하여 공익과 근로기본권을 조화롭게 보장하려는 노동조합법 해당 규정의 입법 취지를 전혀 달성할 수 없게 된다.<5>

이와 같은 관계 법률의 규정 내용과 그 입법 취지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쟁의행위가 노동조합법 제42조의2에 따른 필수유지업무를 준수한 상태에서 진행된 이상,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철도수송기능의 일부 정지 또는 제한 상태가 재난안전법 제3조 제1호의 국가기반체계의 마비 등 사회재난이나 철도산업법 제36조의 비상사태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재난안전법 제15조의2, 철도산업법 제36조는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의 정당한 법적 근거가 되지 못한다.

나.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1)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또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며, 시기와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야 할 뿐 아니라, 방법과 태양이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는 등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정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09다2936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이 사건 취업규칙의 내용, 이 사건 쟁의행위의 발생 경위나 그 동기, 관련 노동쟁의 사건의 결과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이 사건 쟁의행위의 목적이 성과연봉제 중단, 철회, 폐기에 있다고 밝혔다는 등의 피고 등 주장과 같은 사정(을나 제19 내지 28, 3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쟁의행위가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불법파업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지 않다.

가)

이 사건 취업규칙은 일부 근로자들의 임금 체계를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변경하는 등 임금체계 자체에 본질적인 변경을 가지고 오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저성과자로 평가된 근로자들의 경우 개정 전 취업규칙에 의할 때보다 임금액이나 임금 상승률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나)

참가인이 원고와 성과연봉제 확대를 위한 교섭을 벌이다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원고의 동의를 얻지 아니한 채<6> 보수규정 등의 개정을 하여 성과연봉제 확대를 추진하는 바람에 이 사건 쟁의행위가 시작되었다. 노동조합법 제2조 제5호에 따르면, '노동쟁의'란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 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를 말하므로, 근로조건을 규율하는 규범인 법령, 단체협약 및 근로계약 등에 의하여 이미 정해진 근로자의 권리에 관한 해석·적용에 관한 사항으로서 사법적 구제절차에 의하여 해결할 수 있는 이른바 순수한 권리분쟁에 해당하는 사항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지만, 이 사건과 같이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하여 노사교섭을 진행하다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의 효력을 갖는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다면 이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도 전체적으로 보아 노동쟁의,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쟁의행위가 노사 당사자 간에 임금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하였으므로 그 목적이 정당하고 절차적 정당성도 인정된다고 보아 참가인이 이 사건 쟁의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하여 근로자들을 징계한 것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에 따른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사실상 받아들이면서 그 취소를 구한 행정소송을 취하하였다. 노동조합법 제82조 이하의 구제절차에 따른 구제명령은 사용자에게 이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시킬 뿐 직접 노사간의 사법상의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지만(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두5479 판결 등 참조), 참가인이 그 구제명령을 받아들이기로 한 사정을 함께 고려할 때, 위 재심판정은 증거자료로서 상당한 수준의 증명력을 갖는다고 봄이 옳다.

2)

그러나 이 사건 쟁의행위가 적법하였다고 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국방부장관이나 그 담당공무원이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을 한 행위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규정된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판단된다.

가)

공무원의 행위로 인한 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공무원이 그 직무를 집행함에 당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여기서 '법령에 위반하여'란 엄격하게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명시적으로 공무원의 작위 또는 부작위의무가 정하여져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인권존중·권력남용금지·신의성실과 같이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준칙이나 규범을 지키지 아니하고 위반한 경우를 포함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3다21009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공무원의 어느 행위가 후에 법적 근거가 없음이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그 행위가 공무원의 고의나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그러한 행위가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담당공무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함으로써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있어야만 공무원의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여기에서 그 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그 행위의 태양과 목적, 피해자의 관여 여부 및 관여의 정도, 침해된 이익의 종류와 손해의 정도,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할 만한 실질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

을나 제32호증 등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국방부장관이나 담당공무원의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과 이에 따른 인력지원이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함으로써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①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에 따라 지원된 군 인력 447명은 기관사 147명, 전칠차장 300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국방부장관 등은 다음 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하여 열차 운행률 및 일일 수송량이 현저히 떨어져 국민 불편이 가중되고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예측됨에 따라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을 하게 된 것이었다. 이와 같은 목적의 인력지원은 그 성질상 원고의 단체행동권 행사의 실효성을 사실상 제약하는 결과가 수반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②

앞서 본 것처럼 노동조합법 제43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고(제1항),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를 도급 또는 하도급 줄 수도 없다(제2항).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참가인과 같은 필수공익사업의 사용자가 쟁의행위 기간 중에 한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 파업 참가자의<7> 100분의 5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하거나 그 업무를 도급 또는 하도급주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제3, 4항). 이와 같이 노동조합법은 필수공익사업의 경우에는 일정한 제한 아래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하여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에 따른 인력 대체로 인해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 파업참가자의 100분의 5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라는 제한 규정을 위반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에 의하여 이루어진 인력지원 그 자체는 헌법상 단체행동권을 구체화한 노동조합법에 의하여 금지되는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노동조합법 제43조 제3, 4항에 의하여 적극적으로 허용되는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

③

행정청이 관계 법령의 해석이 확립되기 전에 어느 한 견해를 취하여 업무를 처리한 것이 결과적으로 위법하게 되어 그 법령의 부당 집행이라는 결과를 빚었다고 하더라도 행위 당시 그와 같은 처리 방법 이상의 것을 성실한 평균적 공무원에게 기대하기 어려웠던 경우라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두고 공무원의 과실로 인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1999. 9. 17. 선고 96다53413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것처럼 재난안전법 제15조의2, 철도산업법 제36조가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의 법적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위 각 법조항에서 사용하고 있는 '사회재난'이나 '비상사태'와 같은 불확정 개념은 그 의미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현재까지는 이 부분에 관하여 대법원의 판단으로 그 의미에 관한 해석이 확립되고 그 확립된 해석의 내용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게 된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국방부장관 등의 이 사건 군 인력 지원 결정이 공무원의 과실로 인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④

그 밖에 원고가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 등으로 인하여 침해된 권리나 이익을 단체행동권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배상을 구하는 손해의 종류를 정신적 손해로 인한 위자료만을 들고 있고, 이 사건 쟁의행위 이후에 원고와 참가인이 합의하여 서로 손해배상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였다고 보이는 점에 비추어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 등을 지목하여 피고에게만 손해의 전보책임을 별도로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 이유가 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 소속 공무원의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 및 그로 인한 인력지원 행위로 인하여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규정된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동국

각주1)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각주2) ○ 보수를 기본연봉, 제수당, 성과연봉(경영평가성과급, 내부평과급, 자체성과급)으로 구성,

각주3) ○ 연봉제 적용대상 확대: 2급 이상 직원 및 3급 이하 직원 중 일부 직원(간부직)에서 전 직원(비상임이사 제외)으로 확대,

각주4) ○ 성과연봉(자체성과급) 적용대상 확대: 간부직에서 1 ~ 4급 전 직원으로 확대,

각주5) ○ 기본연봉 차등폭(누적식) 확대: 1, 2급의 기본연봉 차등폭을 2%(±1%)에서 4%(±2%)로 확대,

각주6) ○ 기본연봉 차등 대상자 확대: 3급 중 기본연봉 차등 대상자를 일부에서 전원으로 확대

각주7) 피고는 당초 관련근거로 들었던 재난안전법 제39조는 오기 내지 오류라고 주장하며 위와 같이 법적 근거를 수정하였다.

각주8) 같은 취지에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은 파견사업주는 쟁의행위 중인 사업장에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근로자를 파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각주9) 필수유지업무의 필요 최소한의 유지·운영 수준, 대상 직무 및 필요인원 등을 정한 협정

각주10) 같은 취지에서 재난안전법 제36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44조는, 노동조합법 제4장에 따른 쟁의행위로 인하여 '국가기반시설의 일시 정지'라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행정안전부장관이 재난사태를 선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각주11)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한편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 변경이 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지만 다른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할 수 있어서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7468 판결).

각주12) 노동조합법 제43조 제4항의 위임에 따른 같은 법 시행령 제22조의4 제1항은, 파업참가자 수는 근로의무가 있는 근로시간 중 파업 참가를 이유로 근로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제공하지 아니한 자의 수를 1일 단위로 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