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6. 5. 선고 2017가합37374 판결

주문

1.

원고(선정당사자)들 및 선정자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들 및 선정자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건강보험사업,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장기요양사업, 그 밖에 다른 법령에 따라 위탁받은 사업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여 국민보건 및 사회보장을 증진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관이다.

2)

원고(선정당사자)들 및 선정자들(이하 이를 통틀어 '원고들'이라 한다)은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 중인 3, 4급 근로자들로서, 1958년 및 1959년에 출생한 사람들이다.

나.

임금피크제 도입의 배경

1)

당초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되어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였다.

2)

피고는 당초 2급 이상 근로자의 정년은 60세, 3급 이하 근로자 및 기능직 근로자의 정년은 58세로 각각 정하고, 근로자가 정년에 달한 날이 1월에서 6월 사이인 경우에는 6. 30.에, 7월에서 12월 사이인 경우에는 12. 31. 당연퇴직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었는데[피고의 인사규정(2011. 12. 28. 개정된 것) 제90조], 위와 같이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부칙에 따라 2016.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3)

이에 피고는 당초 정년이 58세였던 3급 이하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대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노동조합과 사이에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 적용기간, 임금지급률 등 임금피크제의 운영방안에 관하여 협의하였다.

다.

임금피크제의 시행 경과

1)

피고는 2015. 10. 29. 노동조합과 사이에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1차 노사합의'라 한다).

2)

피고는 이 사건 1차 노사합의에 따라 2015. 11. 6.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였는데,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이후 피고는 2015. 12. 7.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모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 따라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다.

4)

피고는 2017. 7. 5. 노동조합과 사이에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 적용기준을 일부 변경하는 내용의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2차 노사합의'라 한다).

5)

피고는 이 사건 2차 노사합의에 따라 2017. 7. 17.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개정하였는데,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0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1)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은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으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가목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나이를 이유로 고용(임금 및 임금 외의 금품 지급)과 관련하여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조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연령에 의하여 차별대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각 규정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2)

그런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어 2016. 1. 1.부터 원고들의 임금이 순차적으로 감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이전과 동일한 보직에서 동일한 강도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이전과 동일가치노동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임금만이 감액된 것은 고령자고용법상 연령차별금지 원칙 및 남녀고용평등법상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에 위반되므로,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 및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은 무효이고, 이에 따라 시행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역시 무효이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무효인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원고들의 임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에 대하여, 주위적으로는 근로기준법에 근거하여, 예비적으로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감액된 임금의 차액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

1)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 따라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거쳐 적법하게 시행되었고,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 및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 강행규정에 위반된다거나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의 임금지급률이 감소되기는 하였지만, 원고들은 그 대가로 정년이 2년 연장되어 종전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었으므로, 원고들이 연령을 이유로 부당한 차별을 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

3)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더라도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에게 반드시 별도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강도를 경감해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의 임금 감액을 고려하여 업무분장을 하거나 퇴직설계 등을 위한 월 20시간의 교육신청 권한을 부여하는 등 임금 감액에 대한 보상책을 마련하였으므로,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전후에 관계없이 동일한 보직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상 연령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는 모집·채용,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교육·훈련, 배치·전보·승진, 퇴직·해고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한편, 구 남녀고용평등법(2007. 12. 21. 법률 제8781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은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가치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동일가치의 노동'이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근로자 간의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그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동일가치의 노동인지는 같은 조 제2항에서 정한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 여기서 '기술'은 자격증, 학위, 습득된 경험 등에 의한 직무수행능력 또는 솜씨의 객관적 수준을, '노력'은 육체적 및 정신적 노력, 작업수행에 필요한 물리적 및 정신적 긴장 즉, 노동 강도를, '책임'은 업무에 내재한 의무의 성격·범위·복잡성, 사업주가 당해 직무에 의존하는 정도를, '작업조건'은 소음, 열, 물리적·화학적 위험, 고립, 추위 또는 더위의 정도 등 당해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통상적으로 처하는 물리적 작업환경을 말한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다101011 판결 참조).

2)

판단

가)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정년퇴직일로부터 3년 또는 2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나)

다만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연령을 이유로 차별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아래에서 살피기로 한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는 '①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② 근속기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임금이나 임금 외의 금품과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차등을 두는 경우, ③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④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는 같은 법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고용관계에 있어 근로자에 대한 차별금지를 정한 법률로는 고령자고용법 외에도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이 있고, 기간제법 제2조 제3호는 '차별적 처우'를 임금 등 법이 정한 사항에 있어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것은 기간제 근로자들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것을 의미하고, 나아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는 개별 사안에서 문제가 된 불리한 처우의 내용 및 사용자가 불리한 처우의 사유로 삼은 근로자의 고용형태, 업무 내용과 범위·권한·책임,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의 결정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14. 9. 24. 선고 2012두2207 판결 참조), 위와 같은 기간제법의 차별금지에 관한 법리는 고령자고용법상 연령차별의 경우에도 참고할 수 있다.

2)

판단

앞서 든 각 증거에 갑 제3, 11, 15, 18호증, 을 제2, 3,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로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및 이에 따른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적법한 절차를 거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의 제·개정

(1)

기획재정부는 2015. 5. 7.경 모든 공공기관에 고령자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는데, 공공기관인 피고는 위 권고에 따라 노동조합과 협의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하고 위 노사합의에 따라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였으며, 이후에도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개정하였다.

(2)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 의하면,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의 시행 여부,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지급률,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등에 대하여 충분히 협의하여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를 체결하였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개정한 데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원고들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게 된 노사합의나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의 제·개정과 관련한 절차상 하자에 대하여는 다투지 않는다).

(3)

노동조합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체결된 단체협약은 그 협약의 내용이 강행규정에 위반된다거나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를 최대한 존중할 필요가 있는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 및 이에 따라 제·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 강행규정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설령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 및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 일부 원고들에게 불이익한 측면이 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를 무효로 볼 수는 없다.

나)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

(1)

구 고령자고용촉진법(2008. 3. 21. 법률 제8962호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의2는 '사업주는 근로자의 모집, 채용 또는 해고를 함에 있어 정당한 사유없이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임을 이유로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2008. 3. 21. 위 법의 법명이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로 변경되고,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서 '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규정과 제4조의5에서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않는 경우에 관한 규정이 신설되었다.

(2)

이러한 고령자고용법의 개정 경과에 비추어 볼 때,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서 금지하고 있는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비단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임을 이유로 차별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가 아닌 근로자에 대하여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는 경우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이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서 '특정 연령집단'이란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인 근로자집단뿐만 아니라 청년층의 근로자집단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3)

그런데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는 정년연장을 위한 임금피크제, 정년 이후의 재고용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경우 등을 상정하여 2008. 3. 21. 신설된 규정이므로(고령자고용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검토보고서 참조),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에 따른 정년연장과 동시에 시행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

(4)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특정 연령집단'에는 청년층의 근로자집단도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고, 실제로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이후 피고의 신규채용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청년층 근로자집단의 고용유지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의 일환이라는 점에서도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1)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같은 법 제19조의2가 신설되었는데, 같은 조 제1항은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2)

이처럼 2013. 5. 22. 고령자고용법 제19조가 개정되고 제19조의2가 신설된 것은 '구 고령자고용법이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단일정년제를 운영하는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의 평균 정년이 57.2세에 그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여, 근로능력이 있는 근로자의 일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하여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고,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3)

이러한 고령자고용법의 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고령자고용법은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연장에 따라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음을 알 수 있고, 실제로도 피고 외에 대부분의 회사나 공공기관에서 위 법 개정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4)

한편,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2016년부터 근로자의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의무화됨에 따라 정년이 60세 미만인 것을 전제로 하여 도입된 현행 임금피크제 지원금 제도(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를 보완하여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에 임금이 감소한 근로자를 지원함으로써 임금피크제 관련 제도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하여 장년층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청년고용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2015. 12. 4. 제28조의2를 신설함으로써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정하였다.

(5)

이처럼 고령자고용법 및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근로자의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의무화됨에 따라 회사나 공공기관에서 임금체계의 개편이 뒤따를 것임을 예상하고 있었으며, 특히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하여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6)

따라서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근로자의 임금을 감액하는 것도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임금체계 개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가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노동조합과 협의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한 것이므로, 원고들의 주장처럼 '임금의 구성내용이나 기본급의 산정원리 등을 변경함이 없이 기존의 임금체계를 그대로 둔 채 임금만 삭감하는' 방식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위 임금체계 개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라)

원고들에게 별도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강도를 경감하여야 하는지 여부

(1)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인데(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참조), 이러한 평등권은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법률로써 제한될 수 있다(헌법 제37조 제2항). 따라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 및 제19조의2 제1항에 따른 조치인 이상,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과 동일한 보직에서 동일한 강도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위반하여 무효라거나 원고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2)

기획재정부가 배포한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에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의 능력과 경험이 기관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합한 직무를 개발하여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권고적인 내용으로서 피고에게 의무사항을 부과한 것은 아니다.

(3)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에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별도의 직무를 부여하거나 업무강도를 경감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피고가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별도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강도를 경감하는 등의 조치를 하기로 하는 내용의 노사합의를 체결하였음에도 그에 따르지 않은 피고의 조치가 부당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합의가 없었던 이상, 피고가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에게 별도의 직무·보직을 부여할지 여부를 임의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원고들에게 별도의 직무·보직을 부여하지 않은 것을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4)

노동조합은 원고들뿐만 아니라 향후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에 도달하는 피고의 근로자들 모두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될 것을 전제로 하여 피고와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다.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임금 감액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이 종전과 동일한 강도의 업무를 수행하는 불이익을 겪게 되었더라도, 이러한 불이익은 피고의 근로자들이 수인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형식적으로만 보았을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다소 위배되는 측면이 있더라도, 앞서 본 임금피크제의 도입 배경 및 경과, 고령자고용법이나 고용보험법 시행령 등 관련 법령의 전체적인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니다.

마)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1)

원고들은, 피고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따라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나 기존 취업규칙의 변경 여부에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대가로 원고들이 정년 연장이라는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없고,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어 임금이 감액되는 불이익만을 입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의 위 주장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2)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고령화로 인하여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반면 연공서열식 호봉제에 따른 고임금으로 인하여 회사의 부담이 증가하고 인사 적체가 심화되거나 당해 근로자가 정년까지 근무하지 못하고 명예퇴직하는 것이 관행화되는 폐단을 시정하는 등 노사 양측의 입장을 적절히 조율하는 제도로 볼 수 있다.

(3)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여부와 무관하게 피고가 2016. 1. 1.부터 의무적으로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및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의2에서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예상하고 있었던 이상,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정년연장과는 무관하게 불이익만을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실제로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종전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급받게 되었다. 원고들이 임금피크제 시행 직전 지급받던 임금의 1년 총액(피크임금)을 100으로 보았을 때, 원고들은 2016년에는 80.5<2>, 2017. 1. 1.부터 2017. 6. 30.까지는 40.25(= 80.5 ÷ 2), 2017. 7. 1.부터 2017. 12. 31.까지는 32. 15(= 64. 3<3> ÷ 2), 2018년에는 75<4>를 지급받는데, 각 임금비율의 합계는 227.9(= 80.5 + 40 25 + 32.15 + 75)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임금지급률이 감소되기는 하였지만, 원고들의 정년이 2년 연장되어 결과적으로 127.9(= 227.9 - 100)만큼의 임금을 추가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고, 여기에 2018년까지는 고용보험법 시행령상의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추가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이 불이익만을 받게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5)

나아가 피고는 노동조합과 이 사건 2차 노사합의에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가 지급받는 임금과 고용보험법 시행령상 임금피크제 지원금의 합계가 피크임금(1년 기준)의 9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피크임금의 270%에 미달하는 부분은 상생고용지원금으로 보전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결국 원고들이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지급받는 임금총액은 피크임금의 270%에 이르게 된다.

(6)

또한, 피고는 이 사건 2차 노사합의를 통하여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에게는 퇴직 후 미래 설계를 위한 교육 등의 월 20시간을 부여하고, 퇴직설계컨설팅 및 교육훈련 비용 명목으로 합계 400만 원을 지원하기로 정하였으므로, 피고로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게 될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다.

소결론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및 이에 따른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결국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임금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형표(재판장) 김근홍 송현정

별지 1

별지 2

각주1) '1959. 12. 31.'의 오기로 보인다.

각주2) 2015. 11. 6. 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별표에 따른 임금지급률

각주3) 2017. 11. 17.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부칙 제4조상 최저 임금지급률인 1958. 12. 31. 이전에 출생한 4급 근로자 기준

각주4) 2017. 11. 17.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제8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임금지급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