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6. 22. 선고 2018가합57276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낙후된 폐광지역의 경제를 진흥시켜 지역 간 균형 발전과 주민의 생활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공공기관<1>으로, 카지노업, 관광호텔업, 체육시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2)

원고들은 2013년에 진행된 피고의 교육생 선발(이하 ‘이 사건 채용’이라고 한다)에 지원하여 합격한 다음 피고와 기간제 실습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인턴, 계약직, 정규직 순으로 전환되어 피고에 근무하다가 원고 A은 2018. 3. 30., 원고 B은 2018. 5. 31. 피고로부터 각 채용취소 및 무효 통보를 받았다.

나.

이 사건 채용의 진행

1)

피고는 카지노 영업시설의 확대 등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157명의 교육생을 선발하기로 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2012. 11. 16. 교육생 모집공고를 하였다.

2)

이후 피고가 문화체육관광부에 신청한 카지노업 변경허가가 나자 그 허가내용에 따라 총 577명의 신규인력을 단계별로 수급하기로 하되(1차 157명, 2차 120명, 3차 150명, 4차 150명), 우선 2012. 11. 16.자 모집공고에 따른 1차 교육생 선발인원을 위 단계별 수급방안의 1차 157명과 2차 120명을 합한 277명으로 증원하기로 결정하였다.

3)

피고는 2013. 3. 22. 기존의 2012. 12. 10.자 577명의 신규인력 단계별 수급방안(1차 157명, 2차 120명, 3차 150명, 4차 150명) 중 3차에 해당하는 160명(위 150명에서 중도탈락률 8%를 고려)을 2차 교육생으로 선발하기로 하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피고는 위 선발계획에 따라 2013. 3. 25. 교육생 모집공고를 하였다. 위 모집공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4)

피고의 2013. 3. 25.자 교육생 모집공고에 따라 2013. 3. 29.까지 2,634명의 지원자들이 피고에 지원서를 접수하였다.

5)

피고 인사팀은 2013. 3. 30.경부터 2013. 4. 3.경까지 서류전형 절차를 진행하였다. 서류전형은 학력 사항(20점), 관련 전공(20점)에 대해 일정한 기준에 따라 계량적으로 산정한 점수(합계 40점)와 인사팀 실무자로 구성되는 서류전형 심사위원 3명이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평가한 평균점수(60점)를 합산하여 그 순위에 따라 합격자를 선정하였다. 피고는 2013. 4. 4. 2차 교육생 선발예정인원인 160명의 약 3.2배수에 해당하는 513명을 서류전형 합격자로 선발하였다.

6)

피고는 2013. 4. 5. 외부 전문 업체에 위탁하여 직무능력검사를 실시하였고, 위 서류전형 합격자 513명 중 493명이 직무능력검사에 응시하였다.

7)

피고는 2013. 4. 9.부터 2013. 4. 12.까지 4일간 인성 면접을 진행하였고, 직무능력검사 응시자 493명 중 면접전형 미응시자 13명을 제외한 480명이 면접전형에 응시하였다. 면접위원들은 지원자의 기본자질, 인성, 기본소양 세 가지 항목을 각 5등급(10, 8, 6, 4, 2점)으로 평가하였고, 위 항목별 점수를 평균한 면접위원별 평가점수를 다시 평균하여 지원자들의 최종 면접 평가점수가 결정되었다. 피고는 2013. 4. 15. 면접전형에서 8.0점 이상의 평가점수를 받은 지원자 198명을 최종 합격자로 선발하였다.

8)

원고들은 피고의 2차 교육생 선발에 지원하여 위와 같은 절차를 거쳐 최종 합격하였다.

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1)

피고의 2차 교육생 선발에 따라 최종 합격한 198명은 2013. 4. 17. 피고에 입소하였고, 그중 190명이 2013. 5. 24. 피고와 기간제 실습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2013. 5. 27.부터 실습생으로 근무하였으며, 그 전원이 2013. 12. 1. 인턴으로 전환되었고, 그중 180명(의원면직 8명, 계약종료 2명 제외)이 2014. 6. 1. 계약직으로 전환되었으며, 그중 165명(의원면직 5명, 계약종료 10명 제외)이 2015. 5. 27.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2)

원고들은 위와 같이 피고와 기간제 실습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인턴, 계약직,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이하 원고들과 피고가 체결한 각 정규직 근로계약을 일괄하여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라.

특정감사 실시와 채용취소 및 무효 통보

1)

피고는 2015. 5.부터 2015. 11.까지 교육생 선발 과정에 대한 내부 특정감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교육생 선발 과정의 서류전형 및 면접전형에서 특정 지원자를 대상으로 부정한 평가가 이루어졌고, 직무능력검사를 실시하고도 그 결과를 반영하지 않기로 하여 하위권자를 탈락시키지 않았으며, 면접전형에서는 집단토론을 실시하지 않고 인성면접만을 실시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교육생 선발이 이루어졌음이 밝혀졌다.

2)

피고 전 C, 전 D 등은 2017. 4. 21. 이 사건 채용에 관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공소제기되었다. 제1심법원은 2019. 1. 8. “C과 D은 자기소개서 점수 상향 조작으로 당초 서류전형 탈락 대상이었던 청탁대상자 133명을 서류전형에 부당하게 합격시켰고, 인‧적성평가 결과 미반영으로 당초 불합격되었어야 할 청탁대상자 138명을 부당하게 면접대상자로 합격시켰으며, 결국 자기소개서 점수 상향 조작 또는 인‧적성평가 결과 미반영으로 합격한 청탁대상자 205명을 면접에 응시할 수 있게 하여 그 사정을 모르는 면접위원들의 면접 업무 및 피고의 교육생 채용 업무를 위계로써 방해하였다.”라는 등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춘천지방법원 2017고단308, 1279(병합)]. 위 판결의 범죄일람표 II에는 아래와 같이 원고 A이 자기소개서 점수 상향 조작 및 인‧적성평가 결과 미반영으로 합격한 청탁대상자로 기재되어 있다.<2>

3)

E 또한 2018. 7. 16. 피고 교육생 선발에 관하여 E의 청탁대상자들의 합격을 청탁함으로써 피고의 채용업무를 방해하고, 그로써 F으로서 직권을 남용하였다는 취지의 업무방해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공소사실로 공소제기 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합721<3>). 위 사건의 제1심판결 별지5 청탁대상자 명단에 원고 B이 포함되어 있고, 별지4 범죄일람표(2)에는 아래와 같이 원고 B이 불합격대상이었다가 면접전형이 종료된 이후인 2013. 4. 13. E의 채용요구 이후 최종합격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비록 이 부분이 피고인 E에 대한 무죄부분에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이유는 E의 청탁에 의한 것인지, 유력한 청탁자들로부터 청탁을 받았던 C 또는 D이 자의로 원고 B이 포함된 피고인 E의 청탁대상자를 등 여러 청탁대상자들의 면접전형 결과를 자의로 조작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워 피고인 E의 유죄가 합의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일 뿐이고, 원고 B이 2013. 4. 12. 면접결과 탈락대상자로 분류되었다가 중간청탁자 G 등의 청탁에 의해 면접점수 조작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합격한 사실은 앞서 본 별지4 범죄일람표(2)뿐만 아니라 면접결과 합격자를 정리한 명단이 청탁에 의해 수정된 과정이 저장되어 있어 위 E에 대한 형사사건에 증거로 제출된 ‘최종 면접결과 파일’과 ‘팀장님 작성 원본 파일’ 및 이를 정리한 별지5 등에 인정할 수 있다).

4)

산업통상자원부는 2018. 3. 21. 피고에게 검찰의 공소장에 기재된 부정합격자 226명에 대한 합격취소 등의 퇴출 조치를 2018. 3.말까지 완료하라고 통보하였다.

5)

피고는 인재개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원고 A에 대하여는 2018. 3. 30., 원고 B에 대하여는 2018. 5. 31. 각 아래와 같은 사유를 들어 채용취소 및 무효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통보’라고 한다).

가)

원고 A

나)

원고 B

6)

위 각 통보에 기재된 근거규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8, 10, 13,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이 사건 각 통보에 따른 근로관계의 종료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는데, 위 해고에는 아래와 같이 피고 징계시행세칙에 따른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양정 또한 과다하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각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이 사건 각 통보상 처분일 이후부터 원고들이 복직할 때까지 원고들이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한다.

1)

피고 징계시행세칙에서는 2급 이하 직원의 면직요구를 특별징계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제4조 제2항), 징계위원회를 소집하고자 할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의 개최 2일 전까지 징계혐의자에게 이를 통지하여야 하고(제8조 제1항), 징계사항을 심의‧의결할 때에는 징계혐의자를 출석하게 하여 충분한 진술기회를 주어야 하나(제10조 제1항, 제12조 제3항), 이러한 징계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 사건 각 통보가 이루어졌다.

2)

원고들이나 원고들과 밀접한 관련 있는 자들이 이 사건 채용에 관하여 청탁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가 해고사유로 제시한 피고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18조의 사유는 발생하지 아니하였다. 위 제18조의 사유는 전형에 응시한 직원이 직접 부정행위를 하거나 이를 교사‧방조하는 등 해당 직원의 부정행위와 동일시 할 수 있는 정도의 책임 있는 사유로 한정되어야 하는바, 이 사건 채용과 관련하여 원고들의 부정 사실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지 않았고, 피고 전 C나 D의 부정행위 책임을 원고들에게 돌릴 수도 없다.

3)

원고들의 채용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의 내용이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민법 제103조 위반에 따른 무효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4)

이 사건 채용으로 인한 각 기간제 실습 근로계약과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서로 독립된 별개의 계약이고 상호불가분의 관계에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채용 과정에서의 하자는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 승계되지 않는다.

5)

원고들은 실습생으로 근무하기 시작한 2013. 5. 27.부터 해고되기 전까지 약 5년 동안 성실하게 근무하여 왔으며 별다른 징계처분을 받은 적도 없는바, 설령 원고들의 부정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원고들을 해고하는 것은 양정이 과다하여 부당하다.

나.

피고

1)

이 사건 각 통보로 인한 근로관계의 종료를 근로기준법상 해고라고 하더라도, 위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①

원고들과 밀접한 관련 있는 자들이 이 사건 채용에 관한 청탁을 하였으므로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18조에 정한 사유가 발생하였다.

②

피고는 기타공공기관으로서 그 채용 과정에서 공정성 및 형평성이 요구되고, 피고에 대한 고객 및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성이 있다.

2)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민법상 법리에 따라 무효이거나 적법하게 종료되었거나 취소되었다.

①

피고 C이 H 선거에 관한 투표권을 원고들의 청탁자들로부터 매수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는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대가가 부가되어 있고, 위와 같이 불법한 동기가 원고들에게 표시되었으며 그 자체로 반사회질서적인 법률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이다.

②

C이 H 선거출마라는 개인적인 이익 또는 원고들이나 청탁자들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하여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는 대표권남용에 해당하고, 원고들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무효이다.

③

피고는 채용공고 및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통해 피고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18조에서 정한 약정해제권을 유보하였고, 이 사건 각 통보를 함으로써 위 약정해제권을 행사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적법하게 종료되었다.

④

새롭게 취임한 피고 C는 이 사건 채용에서의 부정행위를 알지 못하였고, 그러한 부정행위가 없었다는 착오에 빠져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20. 4. 29.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위 착오로 인한 취소권을 행사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취소되었다.

3.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각 통보에 따른 근로관계 종료의 성격

1)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인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참조).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이 취업규칙 등에 당연퇴직사유로서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유를 규정한 경우 그 의미는 그 규정 취지나 다른 당연퇴직 사유의 내용 등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두2067 판결 등 참조).

2)

피고 취업규칙 제6조 제1항은 ‘회사는 입사를 희망하는 자 중에서 채용시험 또는 전형에 합격하고 소정의 절차를 필한 자를 직원으로 채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 인사규정 제21조는 ‘직원을 공개채용 하고자 할 때에는 경력, 연령, 학력, 자격 등 채용하고자 하는 직급별 자격요건과 시험과목, 배점방법 등 필요한 기준을 정하여 공고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22조는 ‘공개채용은 채용공고에 의하며 1차는 서류심사를 실시하고, 2차는 필기시험, 3차는 면접전형, 4차는 신체검사를 실시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피고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각호에서는 직권면직사유를 열거하면서 ‘기타 직원의 귀책사유로 근무의 계속이 곤란한 때(제9호)’를 규정하고 있고, 피고 인사규정 제54조의 위임을 받은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18조는 ‘전형에 응시한 자가 부정한 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향후 응시자격을 박탈하며, 합격 또는 임용된 후 임용일 이전의 부정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에는 합격 또는 임용을 취소하고 향후 응시자격을 박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3)

위와 같은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채용공고에 따라 정상적으로 채용절차가 진행되었을 경우 합격할 수 없었을 지원자의 경우 피고 취업규칙과 인사규정에 따른 자격이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피고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18조는 이를 구체화하여 채용과정에서의 부정 사실이 합격 또는 임용된 후에 발견되었을 경우를 직권면직사유의 하나로 정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인재개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원고들에게 피고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18조 등에 따라 이 사건 각 통보를 한 것은 직권면직처분에 해당하고, 이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이므로 성질상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

나.

절차적 하자 존재 여부

1)

통상해고는 일반적으로 근로자의 일신상 사유를 원인으로 하는 해고로서 근로자의 비위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징계해고와 구분된다. 따라서 면직처분과 징계처분이 따로 규정되어 있고 면직처분에 관하여는 일반의 징계처분과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도 두고 있지 않으며, 그 면직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면, 사용자가 면직처분을 함에 있어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고, 징계규정을 따르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다35350 판결 참조). 그러나 특정사유가 징계해고사유와 통상해고사유의 양쪽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징계해고에 따른 소정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징계해고사유로 통상해고를 한다는 구실로 징계절차를 생략할 수 없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5889 판결 참조).

2)

피고 인사규정은 ‘제6장 상벌’ 항목에서 징계에 관하여 정하면서 해당 항목에 속한 제43조에서 ‘직원의 상벌에 관한 세부사항은 사장이 따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마련된 징계규정 시행세칙에서 징계 절차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으며, 이와 별개로 ‘제7장 면직’ 항목에서 당연면직, 직권면직, 의원면직, 정년면직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피고 인사규정에서 징계와 면직을 별도로 규정하면서 절차 규정을 따로 두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징계규정 시행세칙상의 절차 규정이 직권면직의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각 통보로 인한 해고가 징계해고가 아닌 직권면직처분에 해당하는 이상 징계에 관한 절차규정을 따르지 않았으므로 위 해고가 위법하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1)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18조에 규정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피고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18조는 ‘전형에 응시한 자가 부정한 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향후 응시자격을 박탈하며, 합격 또는 임용된 후 임용일 이전의 부정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에는 합격 또는 임용을 취소하고 향후 응시자격을 박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부정한 행위’, ‘부정 사실’은 채용의 공정성을 해하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일체의 부정행위 또는 부정 사실을 통틀어 지칭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어도 부정행위 또는 부정 사실에 해당하면 그 합격을 무효로 하는 사유가 된다. 한편 피고를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한 취지, 채용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달성하기 위한 피고의 인사규정, 그 시행세칙 및 모집공고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지원자가 직접 부정행위를 한 경우는 물론, 지원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타인이 지원자를 위하여 부정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 지원자는 위 규정에서 정한 합격 또는 임용의 취소 및 응시자격 박탈의 대상자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는 지원자가 위와 같은 타인의 부정행위를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 7. 13. 선고 2006다23817 판결 취지 참조).

나)

살피건대, 원고들이 응시한 2차 교육생 최종 합격자는 모두 청탁대상자이고, 원고들이 청탁대상자 명단에 기재된 다음 이 사건 채용에서 합격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특히 원고 A의 경우, 이 사건 채용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더라면 합격할 수 없었으나, 자기소개서 점수 상향 조정과 인‧적성검사 결과 미반영으로 인하여 결국 교육생으로 합격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며, 원고 B 또한 실제 면접점수로는 불합격대상이었으나 면접전형이 종료된 이후 면접점수가 상향 조정되면서 최종합격할 수 있었음이 인정된다. 또한 원고 B에 대하여 중간청탁자 G은 관련 형사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합721)에서 E의 보좌관 I에게 지인 J의 아들인 원고 B의 교육생 채용을 부탁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령 원고들이 위와 같은 청탁사실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자 또는 그로부터 청탁을 받은 중간청탁자의 청탁으로 인하여 이루어진 위 부정행위의 이익을 받아 원고들이 이 사건 채용에 관한 객관성 및 공정성을 해하는 행위로 인하여 합격하였음은 명백하므로, 이는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18조의 ‘부정행위’를 한 경우 또는 ‘부정 사실’이 발견된 경우에 해당한다.

다)

결국, 이 사건 각 통보에 기재된 사유는 피고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18조에 규정된 직권면직사유에 해당된다.

2)

해고의 정당한 이유 존재 여부에 관한 구체적 판단

가)

원고들이 이 사건 채용에서 합격하여 피고와 기간제 실습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인턴, 계약직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와 같은 사실에 원고들이 이 사건 채용에 합격하지 못하였더라면 위와 같은 평가의 기회를 제공받거나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와 원고들이 기간제 실습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대부분의 실습생들이 인턴, 계약직, 정규직으로 전환된 점 등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채용과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채용 과정에서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하여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한 원고들을 해고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나)

또한 피고가 원고들을 해고한 것은 원고들이 이 사건 채용에 관한 청탁을 하였기 때문인데,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되었음에도 상당기간 근무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 해고처분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피고는 기타공공기관으로서 그 채용절차에서 기대되는 객관성 및 공정성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운영과 윤리경영을 시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 특히 피고는 폐광지역법에 따라 각종 특례를 적용받고 상당한 수익을 거두고 있으므로 이에 상응하는 사회적 기여를 할 책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 채용 과정에서 대규모의 청탁을 받고, 체계적으로 청탁대상자 명단을 관리하여 자기소개서 및 면접 점수를 조작하는 등의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청탁대상자 상당수를 합격시켰다. 원고들은 이 사건 채용 과정에서 청탁을 하고 합격함으로써 그 자체로 위 채용절차의 객관성 및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시켰다. 이러한 점에 위와 같은 부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채용절차의 객관성 및 공정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 이에 대한 사회적 불신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로 하여금 원고들과의 근로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은 심히 부당하다.

라)

따라서 이 사건 각 통보로 인한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각 통보는 직권면직처분으로서 해고에 해당하나,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고 절차적으로 어떠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의 효력을 다투는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이진희 김창수

각주1) 2018년부터는 시장형 공기업으로 전환되었다.

각주2) 위 형사사건에서, 1차 교육생 최종 합격자 중 89% 정도가 청탁대상자이고, 원고들이 응시한 2차 교육생 최종 합격자는 모두 청탁대상자임이 밝혀졌다.

각주3)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0. 1. 30. 1차 교육생 선발에 관한 업무방해의 공소사실에 관해서는 유죄로 판단하면서 E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였고, 1차 교육생 선발에 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공소사실에 관해서는 F으로서 일반적 직무권한을 남용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으며, 피고의 2차 교육생 선발에 관한 업무방해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에 관해서는 E에 대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E과 검사가 위 판결에 항소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은 2021. 1. 29. 위 제1심판결과 동일한 취지로 판단하여 E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0노309). E과 검사가 이에 상고하였고, 현재 상고심 계속 중이다(대법원 2021도2228).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