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와 피고 B, C, I 사이에 주식회사 J이 별지 공탁내역표 ‘공탁의 표시’란 기재와 같이 각 공탁한 같은 표 ‘공탁금액’란 기재 각 해당 공탁금액에 대한 공탁금출급청구권이 원고에게 있음을 확인한다.
원고와 피고 망 D의 소송수계인 E, F, 피고 G, H 사이에 주식회사 J이 별지 공탁내역표 ‘공탁의 표시’란 기재와 같이 각 공탁한 같은 표 ‘공탁금액’란 기재 각 해당 공탁금액 중 같은 표 ‘인용금액’란 기개 각 해당 인용금액에 대한 공탁금출급청구권이 원고에게 있음을 확인한다.
원고의 피고 망 D의 소송수계인 E, F, 피고 G, H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C, I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B, C, I이, 원고와 피고망 D의 소송수계인 E, F, 피고 G, H 사이에 생긴 부분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망 D의 소송수계인 E, F, 피고 G, H이 각 부담한다.
제1항 및 원고와 피고 망 D의 소송수계인 E, F, 피고 G, H 사이에 주식회사 J이 별지 공탁내역표 ‘공탁의 표시’란 기재와 같이 공탁한 같은 표 ‘공탁금액’란 기재 각 해당 공탁금액에 대한 공탁금출급청구권이 원고에게 있음을 확인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사건 퇴직연금계약의 체결 등
주식회사 A(2002. 3.경 주식회사 K에서 상호가 변경되었고, 2012. 9. 26. 파산선고를 받고 원고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이하 구별하여 기재할 필요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주식회사 A과 파산관재인을 통칭하여 ‘원고’라 한다)은 2009. 12. 9. 주식회사 J(이하 ‘주식회사’ 명칭이 있는 경우 생략한다)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퇴직연금 운용관리계약(이하 ‘이 사건 퇴직연금계약’이라 하고, 위 퇴직연금계약에 따른 피고들의 퇴직연금채권을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J과 이 사건 퇴직연금계약을 체결하면서 같은 날 원고를 위탁자로 하고 J을 수탁자로 정한 아래와 같은 내용의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자산관리 신탁계약(이하 ‘이 사건 신탁계약’이라 하고 이 사건 퇴직연금계약과 함께 ‘이 사건 각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017. 1. 31.경 기준으로 원고가 이 사건 각 계약에 따라 J에게 신탁한 퇴직연금 재산의 평가금액은 1,488,979,597원 상당이었다.
한편 이 사건 퇴직연금계약의 가입자들은 원고의 대표이사나 이사, 감사위원 등 임원들이었던 피고들이었고, 피고들이 원고에서 근무할 때의 구체적인 지위와 업무 및 재직기간 등은 다음과 같다.
피고들에 대한 관련 형사사건의 확정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및 퇴직연금채권에 대한 각 추심명령
피고들은 L은행 임직원으로서의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M 주식회사를 비롯하여 소외 N가 실제로 운영하는 법인들과 그가 명의를 빌린 소위 ‘차명 차주’들에게 부실 대출을 하였고, 대출 용도, 차주의 신용능력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위 N가 소개한 대출이라는 이유로 형식적 심사를 거쳐 대출을 실행하도록 하였고, 그 후 대출에 대한 이자 납입 및 원금 상환 등을 위해 계속 대출을 실행하도록 하였으며, 원고의 여신심의위원회에 참석하여 여신이 위와 같이 취급될 수 있도록 대출 관련 서류에 서명을 하는 등 대출을 승인하였다는 범죄사실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 업무상배임죄, 상호저축은행법위반,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 등의유죄판결(피고 B: 징역 3년, 피고 C: 징역 7년 및 벌금 3억 6,000만 원, 피고 망 D: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피고 G, H, I: 각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다[이 법원 2011고합1437, 1477, 2012고합73, 93, 343, 1553(병합)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노1650 판결, 대법원 2013도14052 판결, 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원고는 2012. 11. 5.경 피고들을 비롯한 임직원들을 상대로 법령 또는 정관 위반으로 인한 부실대출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관련 형사사건이 확정된 이후, 2015. 5. 15. 피고들에 대한 일부승소판결이 선고되었으며, 이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2016. 7. 21. 항소가 기각되어 그대로 확정되었다(이 법원 2012가합537251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나2048632 판결).
원고는 피고들에 대한 위 손해배상사건의 승소 확정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다음과 같이 피고들의 J에 대한 ‘현재 및 장래에 입금될 예금채권 및 퇴직연금채권, 퇴직신탁에 의한 수익채권 또는 신탁금반환채권 중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원(다만, 채무자의 1개월간 생계유지에 필요한 예금으로 2011. 7. 6. 시행되는 민사집행법 시행령이 정한 금액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관한 압류·추심명령(이하 ‘이 사건 각 추심명령’이라 한다)을 받았고, J에게 위 각 추심명령이 송달되었다.
A의 파산 및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퇴직금 등 청구
A은 2012. 9. 26. 인천지방법원 2012하합9호로 파산선고를 받았고, 같은 날 원고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위 파산절차에서 피고 G은 2012. 11. 22. 퇴직금 95,422,200원을 파산채권으로 신고하였다.
피고 B, I은 원고와 J을 상대로, 자신들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원고 대 주주인 O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원고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이 원고에 대한 파산절차에서 재단채권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피고 B, I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원고에 대한 퇴직금 등이 재단채권이 아닌 파산채권에 해당하므로 파산절차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파산채권의 지급을 구하는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피고 B에 대하여는 2015. 11. 13.경, 피고 I에 대하여는 2016. 1. 14경 각 각하판결이 확정되었다(인천지방법원 2013가합7857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단162739, 2015나18205 판결). 한편 피고 C, 망 D 역시 2012. 11.경 원고를 상대로 위와 같은 내용으로 소를 제기하였으나, 위와 같은 각 각하판결이 있은 이후 위 소를 각 취하하였다.
원고의 이 사건 각 추심명령에 따른 추심금 청구 및 J의 퇴직연금 변제공탁
원고는 2017. 2. 13.경 피고들에 대한 위 손해배상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제3채무자인 J을 상대로 이 사건 각 추심명령에 따라 이 사건 퇴직연금계약의 해지에 따른 피고들의 퇴직연금을 추심채권자인 원고에게 지급할 것을 구하는 추심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자 J은 2017. 9. 8. 및 2017. 9. 13.경 별지 공탁내역표 기재와 같이 피고들에 대한 퇴직연금액 및 이에 대한 위 추심금 청구 소장 부본 송달일부터 각 변제공탁일까지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각 공탁금액을, 원고 또는 피고들을 각 피공탁자로 하여 채권자 불확지를 이유로 각 변제공탁하였다(이하 ‘이 사건 변제공탁’이라 한다).
이후 이 법원은 2018. 9. 25. ‘J은 이 사건 퇴직연금계약이 정한 바에 따라 피고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퇴직연금액을 변제공탁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결국 이 사건 변제공탁에 따라 피고들의 J에 대한 퇴직연금채권은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J에 대한 추심금 청구를 기각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는 그대로 확정되었다(이 법원 2017가합508517 판결).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0 내지 14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호증, 을다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들은 모두 원고의 대표이사 내지 이사, 감사위원 등 임원으로 재직하였던 자들로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7조 제1항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피고들의 J에 대한 이 사건 퇴직연금계약 등에 기초한 퇴직연금채권 역시 압류금지채권이라 볼 수 없다. 또한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 제5호가 정한 ‘압류가 금지되는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에 임원들인 피고들에 대한 급여와 같이 위임사무의 처리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는 포함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도 압류금지채권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의 확정된 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 전액에 대하여 발령된 이 사건 각 추심명령은 적법하고도 유효한 것인바, 이 사건 변제공탁에 따른 공탁금액 전액에 대한 출급청구권은 원고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판단
관련 법리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 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은 제4호 본문에서 ‘급료·연금·봉급·상여금·퇴직 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5호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 취지는 다음과 같다. 계속적으로 일정한 일을 하면서 그 대가로 정기적으로 얻는 경제적 수입에 의존하여 생활하는 채무자의 경우에 그러한 경제적 수입(그러한 일에 더 이상 종사하지 않게 된 후에 이미 한 일에 대한 대가로서 일시에 또는 정기적으로 얻게 되는 경제적 수입을 포함한다)은 채무자 본인은 물론 그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는 기초가 된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채권자의 권리 행사를 일정 부분 제한함으로써 채무자와 그 가족의 기본적인 생활(생계)을 보장 함과 아울러 근로 또는 직무수행의 의욕을 유지시켜 인간다운 삶을 가능하게 하려는 사회적·정책적 고려에 따른 것이다.
회사가 퇴직하는 근로자나 이사 등 임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연금 제도를 설정하고 은행, 보험회사 등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6조가 정하는 퇴직연금사업자(이하 ‘퇴직연금사업자’라고만 한다)와 퇴직연금의 운용관리 및 자산관리 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였을 때, 재직 중에 위와 같은 퇴직연금에 가입하였다가 퇴직한 이사, 대표이사(이하 ‘이사 등’이라고 한다)는 그러한 퇴직연금사업자를 상대로 퇴직연금 채권을 가진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이사 등의 퇴직연금 채권에 대해서는 ‘퇴직연금 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의 양도 금지를 규정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7조 제1항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위와 같은 퇴직연금이 이사 등의 재직 중의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되는 급여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이사 등의 퇴직연금사업자에 대한 퇴직연금 채권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 본문이 정하는 ‘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성질의 급여채권’으로서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퇴직연금이 이사 등의 재직 중의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되는 급여에 해당하는지는 회사가 퇴직연금 제도를 설정한 경위와 그 구체적인 내용, 이와 관련된 회사의 정관이나 이사회, 주주총회 결의의 존부와 그 내용, 이사 등이 회사에서 실질적으로 수행한 직무의 내용과 성격, 지급되는 퇴직연금의 액수가 이사 등이 수행한 직무에 비하여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나 현저히 과다한지, 당해 퇴직연금 이외에 회사가 이사 등에게 퇴직금이나 퇴직위로금 등의 명목으로 재직 중의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하였거나 지급할 급여가 있는지, 퇴직연금사업자 또는 다른 금융기관이 당해 이사 등에게 퇴직연금의 명목으로 지급하였거나 지급할 다른 급여의 존부와 그 액수, 그 회사의 다른 임원들이 퇴직금, 퇴직연금 등의 명목으로 수령하는 급여와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5다51968 판결 등 참조).
피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는지 여부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지 아니하여 ‘퇴직연금 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의 양도 금지를 규정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7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피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먼저 살핀다.
민사재판에 있어서 이와 관련된 다른 민·형사사건 등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는 것이나, 당해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내용에 비추어 관련 민·형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다55472 판결 등 참조), 피고 B, I의 경우 관련 민사사건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지 아니한다는 전제에서 소 각하판결을 각 선고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 B, I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 I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위 관련 민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을 특별히 배척할만한 근거가 없다.
나아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 B, I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의 경우는 모두 등기되어 있는 이사는 아니었으나, 피고 C은 ‘전무이사’라는 직함으로 여신업무와 관련된 경영 전반을 총괄하면서 원고 회사 내에서 ‘리스크관리위원회’, ‘여신심의위원회’ 등의 위원장직도 겸임해왔던 점, 피고 G은 ‘이사’로 대우받으면서 원고 소속리스크관리본부를 총괄하고, ‘여신심사부장’으로서 ‘여신심의위원’, ‘인사위원’도 겸직했던 점, 피고 망 D, H은 각각 원고 소속 영업1, 2본부를 총괄하면서 역시 ‘여신심의위원’, ‘인사위원’을 겸직하는 등 원고의 여신 및 수신업무와 관련하여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이사 등’에 해당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갑 제18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들은 원고의 정관 제27조의5에 따라 이사회의 결의로 선임된 ‘집행임원’으로서, 원고의 이사회규정 제9조에 따라 업무를 위임받은 ‘경영위원회’의 위원으로서 원고의 신규대출이나 여신심사 등 주요 업무에 관한 의사 결정을 담당하였고, 같은 이사회규정 제10조에 따라 작성된 의사록에는 당시 이사나 상임 감사위원이었던 피고들이 직접 서명 및 날인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각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사‘ 내지 ‘집행임원’인 피고들이 담당하고 있던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사용자인 대주주 O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친다고 볼 수는 없고, 피고들은 대표이사 또는 이사, 감사위원으로서 원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들의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7조 제1항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들의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 중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 부분이 압류금지채권인지 여부
피고 B, C, I의 경우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퇴직연금을 설정한 경위와 내용, 피고 B, C, I(이하 위 피고들을 함께 칭할 때는 ‘피고 B등’이라 한다)의 실질적 직무수행의 내용 및 성격,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 외에 피고들이 지급받기로 되어 있었던 임금 및 퇴직금의 존재,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 액수의 과다 여부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B 등의 J에 대한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은 이사 등의 재직 중의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로서 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 5호 소정의 압류금지채권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 B는 1998년경부터 원고의 이사로 취임하여 등기되었고, 2002. 8. 17.경부터 2004. 10. 20.경까지 감사로, 2004. 10. 21.경부터는 대표이사 및 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여·수신 업무 등을 총괄한 자이고, 피고 C도 2002년 2월경 원고의 ‘이사’로 재직하기 시작하여 ‘상무이사’, ‘전무이사’ 등 비등기 임원으로 계속 재직하면서 여심심사위원장, 리스크관리위원장을 겸직하는 등 원고의 여·수신 업무를 관리 및 총괄하였다. 한편 피고 I은 2008. 9. 23.경부터 원고의 등기된 이사이자 상임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원고의 경영위원회, 여신심의위원회 등에 모두 참석하는 등 여·수신 업무 등을 전체적으로 관리·감독한 자이다.
피고 B, C의 경우, 원고의 대표이사와 전무이사(여신심사위원장)를 맡아 실제 N가 운영 중이었던 법인들에 대한 차명대출이나 부실대출을 실질적으로 주도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고 등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음에도 그 대가로 거액의 연봉과 상여금 등의 급여를 수령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관련 형사사건에서 징역 3년, 징역 7년 등 실형을 각 선고받은 자들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피고 I은 실질적으로 당시 원고의 유일한 상임 감사위원으로서 해당 부실대출 과정을 비롯한 전반적인 업무를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해태하여 부실대출이 이루어지게 하였다.
원고의 이 사건 각 추심명령의 피보전채권은 원고의 업무집행지시자인 피고들의 배임행위 및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인데, 피고 B, C의 경우 그 손해배상채권액만 70억 원을 초과한다. 그런데 피고 B, C의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은 위 피고들이불법행위를 하는 직무기간 중에 원고가 위 피고들을 위하여 가입한 것으로, 위 퇴직연금채권의 액수를 보면, 피고 B의 경우 714,644,384원, 피고 C의 경우 506,163,539원에 달하고, 피고 I의 경우도 실제로 감사업무만을 수행한 상임 감사위원이었음에도 103,123,288원으로, 집행임원으로서 실제 여신업무 등을 수행한 피고 망 D, G, H보다 그 액수가 많다.
한편 원고 회사에는 이 사건 퇴직연금계약 및 정관에 정한 것과는 별도로 임원퇴직금 지급 규정(갑 제15호증)이 존재하였고, 위 임원퇴직금 지급 규정에 의하면, 1년 동안 당해 임원에게 지급한 총 급여액의 1/10에 해당하는 금액에 재직 1년에 대하여 2배 내지 3배를 곱한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게 되어 있었다. 실제로 원고를 상대로, 피고 B는 101,000,000원, 피고 I은 75,833,340원의 퇴직금 및 임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각 각하판결을 받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각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B 등은 원고 회사의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위 임원퇴직금 지급 규정 등에 의하여 임원퇴직금을 지급받기로 되어 있었고 이를 지급받기 위한 소송까지 진행하였음에도, 별도로 이 사건 퇴직연금계약에 가입하여 이에 따라 앞서 본 바와 같은 거액의 퇴직연금액을 수령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피고 B 등은 재직 중 A이 막대한 규모의 부실대출을 실시함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위 A이 파산할 때까지 거액의 보수 내지 급여를 받아왔으며,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받기로 되어 있었다는 점,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피고들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한 취지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피고 B 등의 원고 내에서의 각 지위와 실질적인 업무 내용,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의 과다한 액수 등까지 고려해 볼 때, 원고가 위 피고들을 위해 가입한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 5호 소정의 압류금지채권으로 보기 어렵다.
피고 망 D, G, H의 경우
피고 망 D, G, H(이하 위 피고들을 함께 칭할 때는 ‘피고 망 D 등’이라 한다) 역시 원고의 ‘집행임원’으로 재직하여 오면서, 관련 형사사건에서 부실대출 등에 있어서 각 배임행위 등으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으며, 원고에 대한 거액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또한 피고 망 D 등 역시 임원퇴직금 지급 규정의 적용을 받아 원고로부터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과는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사실 또는 사정들, ① 피고 망 D는 1996. 10.경 입사하여 2007. 9. 16.경까지 전략금융부장 등으로 일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07. 9. 17.경부터 비로소 영업본부장 또는 영업이사(대우)로서 근무하였고, 피고 G은 1989. 12.경 입사하여 일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07. 9. 17.경부터 영업본부장 혹은 이사로서 근무하였으며, 피고인 H은 2006. 6. 19.경 위 A은행에 입사하여 종합금융부장 등 일반 직원을 거쳐 2010. 3. 2.경부터 이사로 근무한 자로서, 피고 망 D 등은 모두 원고에 입사하여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이사(대우)로 승진한 사람들인 점, ② 피고 망 D 등은 모두 원고의 여신심사위원으로서 유죄판결을 선고받긴 하였으나, 관련 형사사건에서 문제된 부실대출은 대표이사와 전무이사였던 피고 B, C이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대출 실행을 지시하였고, 피고 망 D 등은 위 지시에 따라 대출을 실행하는 상대적으로 보조적인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 망 D 등은 ‘이사(대우)’로 근무하였음에도, 직무집행정지 직 전에 1년 동안 받은 보수가 약 1억 원 정도였던 것으로 보이고(을다 제1호증 참조), 실제로 피고 망 D 등에 대하여 발생한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의 액수는 각 76,371,952원(피고 망 D, G), 32,586,856원(피고 H)으로 위 1)항에서 본 바와 같은 피고 B 등의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 액수에 비해서도 매우 소액이며, 이는 원고의 임원퇴직금 지급 규정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 액수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망 D 등의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은 이사 등의 재직 중의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로서 계속적으로 일정한 일을 하면서 그 대가로 정기적으로 얻는 경제적 수입과 유사하므로,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 5호가 정한 ‘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이나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망 D 등의 위 각 퇴직연금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은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피고 망 D 등의 이 사건 퇴직연금채권에 대한 이 사건 각 추심명령은 위 각 퇴직연금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 범위 내에서만 유효하다.
소결
그렇다면 원고와 피고 B 등 사이에 J이 별지 공탁내역표 ‘공탁의 표시’란 기재와 같이 각 공탁한 같은 표 ‘공탁금액’란 기재 각 해당 공탁금액에 대한 공탁금출급청구권은 모두 원고에게 있다고 할 것이고, 원고와 피고 망 D의 소송수계인 E, F, 피고 G, H 사이에 J이 같은 표 ‘공탁의 표시’란 기재와 같이 각 공탁한 ‘공탁금액’란 기재 각 해당 공탁금액 중 압류금지채권인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인 ‘인용금액’란 기재 각 해당 인용금액에 대한 공탁금출급청구권은 원고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B 등에 대한 각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고, 피고 망 D의 소송수계인 E, F, 피고 G, H에 대한 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만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며,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관용(재판장) 전흔자 김진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