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2. 14. 선고 2018노1017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피고인은 최저임금법의 존재나 이를 위반하면 처벌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D시장 운영위원회의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근로자들의 임금을 인상하는 것도 불가능하였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사실오인)

피고인은 근로자 F의 직접적인 사용자이고, 피고인과 F의 근로관계가 계속되고 있었다. 피고인이 고의로 F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이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가 성립하고, 적어도 피고인이 F에게 근로관계 해지 통보를 하였다고 주장하는 2016. 4. 25.경까지 지급한 임금 중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 미지급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한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법률의 부지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는바, 원심은 이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자세히 설시하여 이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판단 근거에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없다.

나아가 형법 제16조에서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법률의 부지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인데(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8도11679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소규모 인테리어업에 종사하였다거나, 특별히 직원을 고용해본 적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의 범행이 형법 제16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임금 인상이 불가능하였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F, E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한 금액을 임금으로 정하였던 점(증거기록 12, 24쪽), ② 피고인은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을 운영위원회에 상정할 때마다 "현재 시장이 안정되지 않아 임시총회 성원 후 인상하기로 한다"는 내용으로 부결되어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이 계속 미뤄져 왔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이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을 위해 회의 소집을 하였다거나 임금 인상을 회의 안건으로 상정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는 "이 법에서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법률관계를 조기에 청산하도록 강제하는 한편, 사용자 측에 대하여 그 청산에 소요되는 기간을 유예하여 주고 있으므로, 위 임금 등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는 지급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고, 따라서 사업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위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임금 등의 지급 권한을 갖는 대표자가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짐이 원칙이고, 14일이 경과하기 전에 퇴직 등의 사유로 그 지급 권한을 상실하게 된 대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죄책을 지지 않는 것이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5044 판결, 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도1477 판결 등 참조). 이는 퇴직금 미지급의 경우에 성립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를 판단하는 경우에도 동일하며, 이러한 법리는 비법인사단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판단

원심은 피고인에게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임금 등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위 법리를 기초로, 원심의 판단을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하고, 여기에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까지 고려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며,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①

D시장은 1978. 6.경 시장 개설을 한 후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였는데, 위 운영위원회는, 회장, 감사, 운영위원 등으로 이루어진 조직과 정관을 갖추고, 정기회의나 임시회의를 개최하여 운영위원 과반수 참석과 참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는 등(증거기록 104쪽 이하 참조)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가지면서, 관리주체의 감독, 상인들의 애로 및 건의사항 처리 등 시장 운영 전반에 관한 활동을 하여왔다.

②

D시장 관리규약 제18조 1호는 회장의 임무로 '근무요원의 인사관리 및 회계관리', '직원에 대한 지휘감독 및 안전관리' 등을 규정하고 있는 점, F의 2015. 4. 27.자 근로계약서의 계약당사자란에는 'D시장 관리사무소, 운영위원회 대표자 및 관리자 A'으로 기재되어 있고, 그 옆에 'D시장' 명의 및 피고인 명의 도장이 날인된 점(증거기록 12쪽), F이 2015. 4. 28.부터 2017년 이후 퇴직할 때까지 피고인 개인이 아닌 D시장 구성원 전체를 위하여 시장 경비업무를 담당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273쪽 참조)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D시장 운영위원회 대표자의 자격으로 F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F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지는 자도 D시장 운영위원회 대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③

피고인은 2015. 9. 4.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D시장의 대규모점포 관리자로 지정되었다가(증거기록 14쪽) 2016. 3. 4. 관리자 지위를 상실하였고(증거기록 34쪽), 이후 피고인과 J 사이에 D시장 운영위원회의 대표자 지위를 두고 다툼을 벌이다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7. 4. 5. D시장 운영위원회의 임시회장으로 N를 선임하는 결정을 하였는데(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비합16, 증거기록 547~553쪽), 당시 D시장 운영위원회의 대표자가 누구인지 여부에 대한 다툼이 있어 2016. 4. 무렵에는 경비원 등의 임금, 퇴직금 등 지급의무를 지는 자가 누구인지 애매한 상황이었다.

④

F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본인, E, G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위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더 이상 지급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하여 그 무렵 G는 일을 그만두었고, 본인도 일을 그만두려 하였는데 임시회장 J 측에서 조금 더 근무해달라고 부탁해서 일을 계속하였다', 'G가 그만뒀을 무렵부터 피고인에게 업무상 지시를 받은 사실은 없고, J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 피고인은 그만둔다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소송기록 80~85쪽). 한편, G는 2016. 4. 26. 사직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소송기록 88쪽), 피고인으로서는 2016. 4. 26. 무렵 이후 F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하였다고 생각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⑤

검사는 2016. 4. 25.경까지 지급한 임금 중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은 위 일시로부터 14일 이내에 F에게 지급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적어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관련 법리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근로자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기 전에 그 지급 권한을 상실하게 된 비법인사단의 대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죄책을 지지 않는다. 그런데 F은 2016. 4. 25.경 이후에도 J 측의 지시를 받으며 D시장에서 근무를 계속하였는바, F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였을 당시에도 여전히 피고인이 F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임금 인상은 D시장 운영위원회의 권한에 속하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전력이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은 없는 점, 피해근로자 E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근로자 F과는 합의하지는 못한 점, 이 사건 최저임금법 위반 금원의 규모,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정훈(재판장) 이상엽 김영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