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3,893,124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 15.부터 2021. 5. 27.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1996. 9. 16.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철강사업부 과장, 부사장 등을 거쳐 2015. 3. 27.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가 2018. 3. 30. 대표이사직에서 퇴임하고, 2018. 3. 31.부터 2018. 12. 31.까지는 총괄사장, 2019. 1. 1.부터 2019. 12. 31.까지는 비상임고문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피고의 의사결정권자인 실제 경영자는 C 회장 일가였다. 원고는 회장 일가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를 제공한 '급여 대표이사'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피고는 23년 이상 근무한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111,427,681원만을 지급하였는바, 법정 퇴직금과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2015. 3. 27.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는바, 그 시점부터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대표이사 취임 후의 기간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내지「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고만 한다)에서 정하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대표이사 취임 전의 기간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마지막 퇴직금 중간정산일 다음 날인 2007. 2. 1.부터 대표이사로 취임한 무렵인 2015. 3. 31.까지의 퇴직금 전액을 원고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계정에 납입하였다.
설령 대표이사 취임 전의 기간에 대하여 피고가 납입하여야 할 퇴직금이 남아 있었다 하더라도, 원고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때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지났으므로, 퇴직금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판단
대표이사 취임 후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
대표이사 취임 후의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는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가지므로, 대표이사로서의 지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여 실제 경영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고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수를 지급받았음에 그쳤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등 참조).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대표이사로서의 지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였으며 원고가 피고 내지 실제 경영자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기초 사실에 갑 제7, 1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① 피고는 2018년 기준 상시근로자수가 540명, 매출액이 3,000억 원을 넘는 중견기업인 점, ②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로서 2016년~2018년 개최된 정기주주총회 의장 업무를 수행하고 ③ 피고의 내부 기안 및 업무 집행 등을 결재한 점, ④ 2018. 4. 5.경 피고 회사와 관련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사건에 관한 경찰 조사에서도 "피고 회사의 직원 채용, 전보, 징계, 해고 등의 최종 권한을 행사하고 대외적으로 사업장을 대표하는 사람은 원고"라고 진술한 점, ⑤ 대표이사로서 K9 승용차를 제공받고 매년 상당한 접대비를 현금 지출한 후 이를 보전받은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대외적으로 피고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업무를 집행하는 등 피고 대표이사로서의 업무를 실제 수행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설령 원고가 피고가 속한 D그룹의 '회장' C 등에게 일부 보고를 하고 그로부터 추가적인 결재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앞서의 판단을 뒤집기에는 부족하다.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의「임원 퇴직금 규정」에 따른 퇴직금 지급 의무
그런데 피고의「임원 퇴직금 규정」 제3조 제1항 본문은 "임원의 퇴직금은 사규 또는 종업원 퇴직금 지급에 대한 규정 등에 의하여 종업원에게 지급되는 퇴직금과 같은 수준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을 제10호증). 달리 임원의 퇴직금에 관한 사규 내지 종업원의 퇴직금 지급에 대한 다른 규정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증거는 제출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퇴직급여법이 아닌 위「임원 퇴직금 규정」에 따라, 원고가 대표이사로 재직한 기간에 대하여 '종업원에게 지급되는 퇴직금과 같은 수준' 즉 퇴직급여법에서 정한 퇴직금과 같은 금액을 지급할 의무를 진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이에 피고는 임원들에 대하여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였으므로(을 제7호증), 원고가 대표이사로 재직한 기간 동안 연간 보수 총액의 1/12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원고의 퇴직연금 계정에 납입할 의무가 있다(퇴직급여법 제20조 제1항).
갑 제4, 5, 16, 17,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급여 및 '성과급'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만 원고도 위 '성과급'에는 원고의 업무 수행에 대한 보수 성격의 돈과 원고가 현금 지출한 접대비 등에 대한 실비보전 성격의 돈이 혼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그중 보수 성격의 돈만을 퇴직금에 산입하여야 한다. 이에 관하여 원고는 보수 성격의 돈으로 급여와 '성과급'을 합쳐 매년 1억 8,000만 원을 지급받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피고도 2015. 3. 27.부터 2019. 12. 31.까지 약 4년 9개월 동안 원고가 지급받은 보수의 총액이 약 9억 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므로(2020. 10. 19.자 준비서면 5쪽), 연 1억 8,000만 원(= 월 1,500만 원)의 범위 내에서 보수액을 인정한다.
이에 따라 계산하면, 피고는 다음과 같이 원고가 대표이사로 재직한 기간에 대하여 합계 70,369,166원의 퇴직금을 적립하여야 한다.
<1>
미지급 퇴직금의 액수
갑 제1, 18호증, 을 제13호증의 1, 2, 제15호증의 9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가 대표이사로 재직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으로 2016. 6. 10. 5,005,000원, 2017. 2. 27. 6,850,000원, 2019. 3. 12. 27,493,542원을 납입하고, 퇴직 후 7,127,500원을 납입하여 합계 46,476,042원만을<2> 적립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대표이사로 재직한 기간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으로 23,893,124원(= 70,369,166원 – 46,476,04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대표이사 취임 전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
기초 사실에 을 제7, 11 내지 1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2002. 12. 31. 3,716,817원, 2003. 12. 31. 4,365,758원, 2004. 12. 31. 4,835,983원, 2007. 1. 31. 8,826,203원을 지급하였다는 내용의 각 퇴직금 지출결의서(을 제12호증) 및 각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지급명세서(을 제11호증)를 보관하고 있다. 특히 2007. 1. 31.자 퇴직금 8,826,203원에 관하여는 원고의 신한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2007. 9. 7. 3,252,548원, 2007. 9. 12. 5,225,675원, 합계 8,478,223원(= 8,826,203원 – 세금 347,980원)이 이체되었다는 자료가 존재한다(을 제18호증의 1, 2).
원고는 2015. 3. 27.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는데, 그 직전 3개월 동안 임금으로 합계 1,884만 원(= 2015년 1월분 619만 원 + 2월분 619만 원 + 3월분 646만 원)을 지급받았다.
원고는 2015. 6. 30.경 임원들의 퇴직급여 제도를 확정급여형(DB)에서 확정기여형(DC)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제도전환 신청서에, '제도전환자'인 임원으로서 서명하는 한편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법인 인감을 날인하였다. 위 제도전환 신청서에는 원고의 퇴직급여 총액이 51,289,453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다(을 제16호증). 피고는 2015. 6. 30. 41,942,050원, 2015. 7. 1. 9,347,403원, 합계 51,289,453원을 원고의 퇴직연금 계정에 납입하였다.
위 51,289,453원은 피고가 주장하는 마지막 퇴직금 중간정산일 다음 날인 2007. 2. 1.부터 2015. 3. 31.까지의 기간(2,981일)에 대한 퇴직급여법상 퇴직금(18,840,000원/90일<3> × 2,981일 × 30/365)과 정확히 일치한다.
한편 원고는 2014년에 상여금으로 9,810만 원을 지급받았으므로 위 상여금도 평균임금 계산에 산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상여금은 2014. 1. 1.부터 2014. 12. 31.까지의 근로에 대한 대가이지(갑 제19호증의 2), 퇴직금 산정 시점인 2015. 3. 31. 이전 3개월(2015. 1. 1. ~ 2015. 3. 31.) 동안의 근로에 대한 대가가 아니므로, 평균임금 계산에 산입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위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2007. 1. 31.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았고, 피고는 그 다음 날인 2007. 2. 1.부터 원고가 대표이사로 취임할 무렵인 2015. 3. 31.까지의 기간에 대한 퇴직급여법상 퇴직금 51,289,453원 전액을 원고의 퇴직연금 계정에 납입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대표이사 취임 전의 기간에 대하여는 퇴직금 전액이 지급되었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대표이사 취임 후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청구권은「임원 퇴직금 규정」에 따른 보수의 일종으로서 대표이사 취임 전의 기간에 대한 퇴직급여법상 퇴직금청구권과는 별개의 권리이다. 설령 원고의 주장대로 대표이사 취임 전의 기간에 대하여 일부 퇴직금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가정하더라도, 위 미지급 퇴직금에 대한 3년의 소멸시효는 원고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5. 3. 27.의 14일 후부터 진행하는데(퇴직급여법 제9조, 제10조), 이 사건 소가 그로부터 3년이 훨씬 지난 2020. 5. 20.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다. 또한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로서 앞서 본 퇴직급여제도 전환 및 부담금 적립 등을 결재하였던 점에 비추어,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이지도 않는다.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있고,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 점에서도 이유 없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대표이사로 재직한 기간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으로 23,893,124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0. 1. 15.부터 원고가 퇴직금 지급 의무의 존부와 범위를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5. 2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므로, 이를 초과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일부 인용한다.
판사 이기선(재판장) 박수진 현재언
각주1) 원고의 기간 구분에 따른다.
각주2) 한편 을 제13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적립한 총 금액은 97,765,495원이다. 여기서 원고가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의 기간에 대하여 2015. 6. 30. 적립한 41,942,050원, 2015. 7. 1. 적립한 9,347,403원을 빼는 방식으로 계산하더라도 46,476,042원이 된다.
각주3) 평균임금 계산 단계에서 원 미만은 버린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