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유죄 부분]
피고인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무죄 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해고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남녀고용평등과일·가정양립지원에관한법률위반의 점은 모두 무죄.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정734
판결선고
2021. 2. 15.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종로구 B빌딩에 있는 ㈜C 및 ㈜D 대표이사로서 5명의 상시근로자를 사용하여 일반여행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계약서 미교부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자에게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 및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11. 27.경부터 2018. 10. 31.까지 과장 직급으로 마케팅 기타 여행사 제반업무에 종사한 E와 2017. 11. 27.경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위와 같은 사항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차별대우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性)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한다.
피고인은 2018. 5. 10.경 위 회사 사무실에서 위 E가 임신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E에게 “3일 이내에 나가라”고 말하여 즉시 해고할 뜻을 보임으로써 E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E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피의자신문조서
E의 진정서
네이트온 캡쳐, 명함신청, 근태기록, 심판사건 처리결과 알림, 대리인 의견서(특히 그 중 263, 264면)
유죄의 이유
근로계약서 미교부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근로계약 체결 후 위 근로조건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이를 명시하여야 하며, 그중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에 대해서는 그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한다. 그 취지는 근로조건의 미확정상태에서 불리한 취업을 강제당할 위험 등을 방지하여 근로자의 법적지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근로조건을 모두 확정하여 이를 서면으로 근로자에게 교부한 후가 아니면 근로자를 실제 근무에 투입시켜서는 아니 된다 할 것이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위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가 2017. 11. 27.부터 ㈜D에서 일하기 시작한 점, ② E는 고정된 사업장에서 고정된 업무를 하고 피고인의 지휘 감독을 받은 것으로 보여 근로자로서 일한 것으로 인정되는 점, ③ 피고인은 위 시점에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정한 서면을 E에게 교부하지 않은 점, ④ 피고인이 주장하는 대로 E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부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근로기준법 제17조의 취지 자체가 원칙적으로 근로 시작 전에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와 계약을 체결하여 그 서면을 교부하도록 강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오히려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정이지 피고인의 서면 미교부를 정당화 시켜주는 사정이 아닌 점 ⑤ 설령 E가 2017. 11. 27.부터 ㈜C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고 가정하여도 ㈜D와 ㈜C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서면 미교부의 죄책을 진다는 사실은 변동이 없는 점을 종합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인정된다.
차별대우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위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2018. 5. 10.경 공소사실 기재 회사 사무실에서 E가 임신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E에게 ’3일 이내에 나가라‘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인정되는 점, ② 그러나 E가 다음 날 이에 관한 내용을 노동청에 진정하자 피고인은 위와 같은 의사를 철회한 점, ③ 사용자는 통상적으로 근로자에 대하여 우월적 지위를 가지기 때문에 사무실이라는 업무상 공간에서 일시적이라고 해도 해고를 시사하는 말을 한다면 비록 그 말이 최종적으로 어떠한 지속적인 법적 효력을 가지는 조치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말 자체를 법적 판단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적절한 점, ④ 임신이라는 상태는 여성에게만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임신을 이유로 어떠한 부당한 대우를 한다면 이는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한 점을 종합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도 인정된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 제17조(근로계약서 미교부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 제6조(차별대우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에게 일정한 경고는 필요한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범행의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의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공소사실의 요지(해고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남녀고용평등과일·가정양립지원에관한법률위반)
사용자는 산전·산후의 여성이 근로기준법에 따라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하고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퇴직 및 해고에서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18. 4. 30.경에야 E와 근로계약기간이 2018. 4. 1.~2019. 3. 31.인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범죄사실 2.항과 같이 E에게 즉시 해고할 듯한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E가 노동청에 진정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해고의사표시를 철회하여 E로 하여금 진정을 취하하게 하였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2018. 5. 14.경 위 회사 사무실에서 E로부터 ‘출산휴가 전 10월 초순 또는 중순경까지 근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듣게 되자 E에게 “기존의 근로계약서는 표준근로계약서 양식이 아니니 표준근로계약서 양식에 따라 다시 작성하자”고 제안하여 근로기간이 “2018. 4. 1.~2018. 10. 31.”로 기재하되 “근로계약기간 이내에 출산휴가, 육아휴직 신청시 신청일로부터 정상적인 휴직기간으로 들어간다”는 문구를 추가로 기재하여 E가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이후로도 계속 근로를 제공할 의사를 가지고 있음이 명시된 표준근로계약서에 서명하게 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E가 2018. 10. 13.경부터 출산전후 휴가를 사용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위 표준근로계약서상의 근로기간 종기로 기재된 2018. 10. 31.자로 E와의 근로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함으로써 E를 해고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산후 여성인 근로자가 근로기준법에 따라 휴업한 기간에 그를 해고하고 해고에서 남녀를 차별하였다.
관련 법리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이 경우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8두60588 판결 등 참조).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E를 해고하였음을 전제로 하지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해고가 증명되었다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해고를 전제로 하는 이 부분 공소사실 전체도 증명되었다고 하기 어렵다.
첫째, 피고인<1>과 E 사이의 2018. 5. 14.자 근로계약서 제10조의 특약사항에는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로계약기간 이내에 출산휴가, 육아휴직 신청시 신청일로부터 정상적으로 휴직기간으로 들어간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그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로계약기간은 ‘2018. 4. 1.부터 2018. 10. 31.까지’이다. 따라서 위 문구는 객관적으로 위 계약기간 내에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의 시작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이해될 뿐이지, 나아가서 그 휴직기간 동안 근로계약기간이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내용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둘째, 이전 계약서와 비교해 볼 때 2018. 5. 14.자 근로계약서에서 근로계약기간이 줄어들게 되었으므로 일견 E에게 불리하게 보이기도 한다. 2018. 5. 14. 계약서는 당사자 사이의 협상과정을 거쳐 체결된 것인데, E의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이 시작된 경우 근로계약기간을 어떻게 하는지는 근로계약서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경우 근로계약의 종기는 2018. 10. 31.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인 E의 진술만으로 처분문서의 문구 자체의 객관적 의미를 달리 해석하기는 어렵다.
셋째, 피고인과 E 사이의 2018. 4. 30.자 근로약정서에는 ’계약기간 만료 후 계속 근무할 필요가 있는 경우 피고인과 E는 합의에 의하여 갱신할 수 있으며, 계약기간 만료 전에 별도 계약갱신이 없으면 자동 해지된 것으로 한다‘라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으므로, 피고인과 E 사이의 근로계약은 별도의 합의가 없는 한 통상 갱신되지 않는다. 또한 달리 E에게 갱신기대권이 발생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
넷째, 위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E 사이의 근로계약이 2018. 10. 31. 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을 뿐, 피고인이 E를 해고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결론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성훈
각주1) 정확하게는 ㈜D와 E 사이의 계약이지만, 이하 편의상 계약당사자를 피고인인 것으로 지칭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