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법률구조법에 의한 법률구조 등의 사업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이고, 원고는 1990. 3. 1.부터 2020. 6. 30.까지 피고 공단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피고는 정부(소관 부처: 기획재정부)의 고령자 임직원 인건비 부담 완화 및 청년고용 증진을 위한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에 따라 피고 근로자의 과반수 이상으로 구성된 피고 노동조합과의 노사합의를 거쳐 2015. 12. 9. 정년퇴직 예정일 만 3년 전부터 그 근로자의 임금을 9%씩 감액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고,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다. 이 사건 운영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운영규정]
제1조(목적) 이 규정은 임금피크제 시행과 관련하여 조직·인사, 보수, 복지, 직무, 정원 등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적용대상) 이 규정은 모든 직원(변호사, 일반직, 서무직, 무기계약직)에 대하여 적용(1956. 1. 1. 이후 출생자)한다.
제3조(용어의 정의) 이 규정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임금피크제'라 함은 조직의 효율적 운영과 고용안정, 신규 고용창출을 위하여 일정연령에 도달한 직원의 임금을 감액하고 직위, 직무 등을 별도로 관리하는 제도를 말한다.
'임금조정기간'은 다음 각 호에 따라 구분한다.
1차년도 : 정년퇴직 예정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되는 날의 다음날부터 2년이 되는 날까지
2차년도 : 정년퇴직 예정일로부터 역산하여 2년이 되는 날의 다음날부터 1년이 되는 날까지
3차년도 : 정년퇴직 예정일로부터 역산하여 1년이 되는 날의 다음날부터 퇴직일까지
제4조(적용시기) 임금피크제의 적용시기는 인사규칙 제34조(정년)에 따른 정년퇴직 예정일(6월 30일 또는 12월 31일)로부터 만 3년 전부터 적용한다.
제5조(별도정원관리)
임금피크제 대상인원 중 정년도래 1년 전 인원만큼 별도정원을 반영하여 신규 채용하여야 하며, 별도정원은 다음 각 호에 따라 별도직군 또는 초임직급으로 구분하여 관리할 수 있다.
제6조(직무부여 등)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해서는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중 직무를 조정할 수 있다.
제8조(보수)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보수는 피크임금(총임금)을 기준으로 1년차 9%, 2년차 9%, 3년차 9%를 감액하여 지급한다.
제10조(퇴직금)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퇴직금은 임금피크제 적용 전월에 중간정산하고, 이후 매년 정산할 수 있다.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에 임금지급률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변경된 시점에 퇴직금을 중간정산 할 수 있다.
제11조(전직기원)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해서는 임금조정기간 동안 퇴직 후 재취업을 위한 전직교육 또는 창업교육 등을 실시할 수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원고는 2017. 6. 30.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지급받았고, 2017. 7.경부터 임금이 감액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임금삭감을 수반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의 변경이라 할 것이어서 그 도입에 원고의 개별적 동의가 필요함에도 피고는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무효이고, 원고에게는 피고와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되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은 임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과 임금 삭감이 없었을 경우 원고가 지급받았어야할 임금 및 퇴직금과 원고가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 및 퇴직금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 법원의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하여 근로자의 개별적인 동의가 필요한지 여부
살피건대, ①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과반수 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변경된 취업규칙을 적용하기 위하여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필요하다고 해석한다면 무의미한 규정인 점, ②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은 '근로계약의 체결 및 변경시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등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되 취업규칙 변경으로 인하여 변경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변경되는 조건이 기재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취업규칙 변경으로 근로조건이 변경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 점, ③ 집단적 동의제도는 개별적으로 반대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한다는 의미를 가지나, 한편 사용자의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을 거부할 수 있는 근로자측의 권한을 의미하기도 하며 집단적 동의로서 사용자와 근로자 집단 사이에 집단적 대등결정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취업규칙은 노사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갖는다고 보아야 하고(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다69631 판결, 2003. 12. 18. 선고 2002다284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변경된 취업규칙에 의하여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자의 근로조건이 변경되고 이로써 근로관계를 규율하게 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에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는 필요하지 않으며(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다46841 판결 참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피고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하에 시행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적법한 동의를 거침으로써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여 원고를 포함한 전체 근로자에게 효력이 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 위에 있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개별 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되는지 여부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하고,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는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는 경우를 전제하는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개별적인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개별적인 근로계약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최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