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전력자원의 개발, 발전 및 이와 관련되는 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입사하여 1급 내지 3급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의 배경
구「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이 개정되어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다.
피고는 당초 근로자들의 정년을 58세로 정하고 있었는데,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부칙 제1호에 따라 2016.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이에 피고는 2015. 3.경부터 피고 내 B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과 사이에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임금피크제의 시행 경과
피고는 2015. 7. 23.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고 한다).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라 2015. 7. 24.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고, 같은 날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시행하였는데, 이와 관련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및 취업규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니어직군”으로 전환되고, 임금피크제 적용 전 직급 등을 고려하여 별표 1과 같이게 적용한다.
이후 피고는 2016. 3. 9.경부터 2020. 7. 16.경까지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거쳐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수차례 개정하였는데,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 따른 주요 변경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 제1, 2, 4,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여 무효이다. 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관한 절차 위반
원고들과 같은 3급 이상의 근로자들에게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바, 3급 이상 근로자와 4급 이하 근로자들은 별개의 근로자 집단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시 3급 이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동의절차를 거쳤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위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4급 이하 근로자로만 구성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ㆍ시행하였는바, 원고들과 같은 3급 이상 근로자에 대하여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관한 적법한 동의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개별근로계약의 우선 적용
원고들은 피고와 개별적으로 연봉계약을 체결하고, 간부직원연봉규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관련 취업규칙의 변경은 기존의 개별근로계약보다 불리한 내용임에도 피고는 원고들과 연봉계약 변경에 관한 개별적인 합의를 거치지 않았다.
연령을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근로자 차별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됨에 따라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게 되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고, 근로자를 연령에 따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으로서 원고들에게 과도하게 불리하여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1>의 연령차별금지 규정에 위반된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결여
원고들은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됨에 따라 60세의 정년을 보장받게 되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인하여 임금이 삭감되었다. 근로자들에게 일방적인 불이익을 안기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무효로 인한 임금 내지 퇴직금 감액분으로서 별지 2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의 주장
피고의 3급 이상 근로자와 4급 이하 근로자는 하나의 근로자 집단에 해당하므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 노동조합인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은 이상 이 사건 임금피크제 관련 취업규칙의 변경은 원고들에 대하여도 적법한 동의요건을 갖춘 것으로 절차적 하자가 없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어 지급받은 임금보다 더 유리한 임금을 지급받도록 정한 개별근로계약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므로 강행규정에 위반된다거나 무효라고 볼 수 없고, 사회통념상 합리성도 갖추었다.
판단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절차적 요건 충족 여부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ㆍ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
또한, 여기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 유무를 불문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고,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을 가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년퇴직 연령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의 기존 퇴직규정을 변경하고 이에 관하여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경우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적법ㆍ유효하여 일정 직급 이상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은 없지만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았던 근로자에게도 그 효력이 미친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러 근로자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시점에는 일부 근로자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그 나머지 다른 근로자집단에게도 장차 직급의 승급 등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집단이 동의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집단만이 동의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동의주체
앞서 본 증거들에다가, 갑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비록 이 사건에서 원고들과 같은 3급 이상 근로자에게는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4급 이하 근로자집단과 3급 이상 근로자집단이 동일한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3급 이상 근로자집단 및 4급 이하 근로자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집단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동의주체가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 취업규칙 제1조는 “이 규칙은 직원의 취업에 관한 사항을 정한다. 다만, 별정직에 관하여는 따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 규정하여 별정직 직원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별도로 3급 이상 근로자와 4급 이하 근로자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3급 이상 근로자에 대하여는 ‘간부직원연봉규정’이 적용되어 ‘직원보수규정’이 적용되는 4급 이하 근로자와 임금체계를 달리하는 것으로 보이나, 임금 산정 방식이라는 근로조건의 일부에 차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근로조건 체계를 달리한다거나 근로조건 자체가 이원화 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3급 이상 근로자들은 간부직원들로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아니고, 조합원 자격이 없다는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3급 이상 근로자의 조합원 자격을 배제한 주된 취지는 노동조합의 운영에 사용자의 이해가 반영되어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침해될 것을 우려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단체협약이 체결되면 취업규칙도 이를 반영하여 개정하는 것이 통례(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다21806 판결 등 참조)이어서 단체협약의 근로조건 기준과 동일한 기준이 비조합원에게도 적용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3급 이상 근로자에게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3급 이상 근로자가 4급 이하 근로자와 근로조건 체계를 달리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동일한 근로조건 체계에 있는 이상,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던 전체 근로자 중 일부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 그 동의의 주체는 전체 근로자이지 불리한 변경의 적용대상이 되는 일부 근로자만이 아니다.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에 의한 동의
이 사건 노동조합이 피고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 근로자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고, 피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과 노사합의를 거쳐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 및 개정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 및 시행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결국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에 의한 동의를 얻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들과 같은 3급 이상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관한 동의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 비조합원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또는 일정한 근로자집단의 이해관계를 대표하여 불이익변경에 대해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우선적인 지위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위 근로기준법 규정에 따라 과반수조합의 동의가 있으면 조합원은 물론 비조합원에 관하여도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 유효하게 이루어지게 되는데, 위 규정에 따라 노조가입이 배제된 소수근로자들(통상 관리직 근로자들)의 동의권 또는 의견을 반영할 기회가 일부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집단적 근로조건 대등결정의 원칙이나 근로자집단에 대한 획일적ㆍ통일적 규율이라고 하는 취업규칙의 본질 등을 중요하게 고려한 정책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서, 이를 두고 소수 근로자들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로서 그들의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거나 근로의 권리 또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국민의 권리에 대한 침해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라 피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이 사건 노동조합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노사합의를 체결할 당시 원고들이 위 합의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러한 합의의 효력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개별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에다가, 갑 제1,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원고들은 피고 입사 당시에 피고와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점, 피고는 연봉제 적용대상자에게 적용되는 임금 산정방법에 대하여 간부직원연봉규정에 상세히 규정하면서 그에 따라 임금을 산정ㆍ지급하여 왔고, 원고들 또한 별도의 연봉계약 체결 없이 위 규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아 온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들의 근로계약 중 임금과 관련된 근로조건에 관한 부분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연동하여 변경되었다고 볼 수 있는 점, 원고들이 작성한 2016. 4. 26.자 동의서(을 제5호증의 2)는 ‘S등급부터 D등급까지의 기본급 차등인상(안)’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이 담긴 동의서에 불과하고, 근로자별 구체적인 임금액이 정하여져 있지도 않은바, 위 동의서만으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개별적인 연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간부직원연봉규정과 다른 내용으로 임금을 정하는 개별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내용으로 임금을 정하는 개별근로계약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연령을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근로자 차별인지 여부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한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는 ①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② 근속기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임금이나 임금 외의 금품과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차등을 두는 경우, ③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④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ㆍ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정년퇴직일로부터 2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에다가, 을 제3, 12, 13, 18 내지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로 연령차별을 한 경우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는 공공기관의 연공서열에 따른 급여체계로 인해 연령별 생산성 수준 등이 보수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고, 특히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2016년도부터 정년이 60세로 상향됨에 따라 인건비가 증가하고 이에 신규채용이 감소하는 등 여러 문제점의 발생에 대비하기 위하여,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되었고, 기획재정부는 2015. 5. 7.경 모든 공공기관에 고령자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다. 피고는「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제5조 제4항 제1호 가목에서 정한 시장형 공기업으로서 위 권고에 따라 피고 내 과반수 노동조합인 이 사건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의 시행 여부,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지급률,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등에 관하여 협의하여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 및 개정하였고, 그 과정에서 강행규정에 위반되거나 절차상 하자가 있는 등의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는 ‘사업주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가 아닌 근로자에 대하여도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제4조의5 제4호에서는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ㆍ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한 경우에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특정 연령집단’에는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인 근로자집단뿐만 아니라 청년층 근로자집단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정년 보장ㆍ연장을 목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었고(을 제18호증), 실제로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이후 피고의 신규채용 규모가 확대되었으므로(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향후 5년간 232명을 신규채용할 예정이었는데, 실제로는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에 5년간 641명을 신규채용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청년층 근로자집단의 고용유지ㆍ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ㆍ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19조의2 제1항에 의하면,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데,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었는바, 피고가 정년 연장에 수반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의 임금을 감액한 것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들에게 종전의 정년인 만 58세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이 연장된 2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의 65%, 55%를 각 지급하는 내용으로,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하였다고 볼 수 있고,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기존 정년인 만 58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 만 58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과 비교하여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과 같이 정년 연장에 수반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다(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 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후,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에게 별도 직무를 부여하고(을 제19호증), ‘시니어직군 미래설계 교육’을 하면서 최대 약 230만 원의 교육비를 지원하기도 하였고(을 제20호증), 실질적인 퇴직 준비 및 대응을 위한 ‘시니어 교육’을 시행하고, ‘퇴직 Oneday 실전교육’을 하였으며(을 제21, 22호증), 2020. 7. 16.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개정하여 임금피크 대상자의 근무시간을 단축하기도 하였는바(을 제5호증의6),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의 임금 감액에 따른 불이익을 어느 정도 상쇄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였다.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하였는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 경위, 내용의 상당성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과반수 노동조합인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 절차를 거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전체 내용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현저히 결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은 유효하므로,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임금 내지 퇴직금 감액분의 청구는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한편 원고들은 원고 13 C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청구 부분의 금액을 정정하면서 변론재개신청을 하였으나, 이 사건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안근홍 차현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