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4,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고정600
판결선고
2023. 11. 22.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실제 경기 용인시 기흥구 B건물, C호에 있는 주식회사 D 실경영자로서 상시 10여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도로포장공사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이 시공하는 건설현장에서 1999. 7. 19.부터 2019. 12. 30.까지 공사팀장으로 근로하고 퇴직한 E에게 퇴직금 40,481,706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E의 진술기재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F의 일부 진술기재
증인 G, H의 각 법정진술
체불금품 진정사건 개요, 사직의사표시 문자, 근무일수 관련 업무용 수첩, 임금수령 관련 통장 내역, 업무지시 관련 문자 내역,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
수사보고(관련 판례 첨부 보고) 및 첨부자료, 수사보고(진정인의 근로자성 판단)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21. 4. 13. 법률 제18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1호, 제9조(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E은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으로부터 콘크리트 포설작업을 도급받아 공사를 수행하고 대금을 받아 온 독립적인 사업자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D에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은 E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E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D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되고, 당시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의 범의도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E의 법정진술(피고인 또는 관리부장의 지시에 따라 일을 하였습니다. 증인신문 녹취서 1쪽), F의 법정진술(E이 공사를 맡아 시공을 하기 위해서 제 지시에 따라 어떤 현장으로 가게 되는 경우 그 현장을 지정하고 그 현장 내에서 공사 돌아가는 업무 이런 것을 E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그런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증인신문 녹취서 3쪽)과 업무지시 관련 문자 내역(증거기록 294 내지 298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관리부장을 통하거나 또는 직접 E에게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하거나 업무에 관한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E은 1999. 7.경부터 2015. 7.경까지는 업무수행 실적과는 무관하게 120만 원 내지 200만 원(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보수가 조금씩 상승하였다)을 매월 고정적으로 지급받았고, 심지어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던 달에도 50만 원을 지급받기까지 하였는바, E의 보수는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받은 임금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2015.
8.경 이후에는 5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의 금액을 불규칙적으로 지급받았는데, 이는 D의 공사 수주 감소로 인하여 E의 근무일수가 감소하였고 그에 비례하여 보수도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D이 E과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E이 그 계약의 내용에 따라 포설작업을 수행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D과 E이 도급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고 둘 사이에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F도 이 법정에서 “작업 현장별로 별도로 E과 회사가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작업을 진행한 적은 없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인신문 녹취서 4쪽).
D은 E에게 공사에 필요한 경비, 자재, 장비, 비품 등을 제공하였고, 보수 이외에 법인차량, 법인카드, 휴대전화 등을 지원하였다.
E이 D에 재직했던 기간 중에도 다른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였던 것은 사실이나, 그 횟수가 얼마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E이 별도의 업무를 겸직했다고까지 보기는 어렵고, 대체로 재직기간 동안 D에 전속하여 콘크리트 포설작업을 수행하였다고 보인다.
D이 E의 소득에 대하여 2000. 7.경 이후에는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E이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의 4대 보험에 가입되지는 않았으나, 이는 D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사항들이므로 이러한 사정을 들어 E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 없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퇴직한 근로자에게 퇴직금 4,000여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범행 경위, 내용, 체불퇴직금 규모 등에 비추어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였고, 현재까지 퇴직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 피고인에게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이를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준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