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3년 6월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수표번호 AU, AX 수표에 대한 각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수표번호 BF 수표에 관한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고합116
판결선고
2021. 7. 23.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9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파기 환송 전 2019고합727]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피고인은 생활용품 수출입업체인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을 운영하였던 사람이고, 피해자 주식회사 C(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은 건설회사이며,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는 책 판매 업체이다.
피고인은 2005. 10.경 안산시 단원구 E, F 상가에 있는 피해자 회사 사무실에서, 위 상가건물을 공사하였음에도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 회사의 운영자 G 등에게 '위 상가 3층에서 책을 판매하는 D로 하여금 우리 회사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여 위 상가 2층에서 H 상표의 생활용품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면 상가가 활성화되어 공사대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제안하여 승낙을 받았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05. 10. 7.경 위 상가 사무실에서, 피해자 회사의 위임을 받은 D의 감사 I와 'D에 H 상표가 부착된 생활용품을 판매할 수 있는 H 아울렛 안산점을 개설하여 영업하게 해주는 대신 대리점 계약 보증금으로 피해자 회사로부터 6억 원을 받기로 하고, 만일 정상적으로 매장 영업이 시행되지 않으면 보증금을 돌려주겠다.'라는 취지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2005. 2. 25.경 자금난으로 인해 이미 주식회사 J(이하 'J'이라 한다)에 H 상표권을 매도하여 J의 승낙 없이 H 상표를 사용하거나 대리점 등에 H 상표의 물품을 공급하는 등의 행위를 일체 할 수 없었으므로, 피해자 회사로부터 대리점 계약의 보증금 명목으로 6억 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D에 H 상표의 생활용품을 정상적
으로 판매하며 영업할 수 있는 대리점을 개설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2005. 10. 14.경 대리점 계약 보증금 명목으로 B 명의 계좌로 6억 원을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았다.
사기
피고인은 2006. 11. 10.경 피해자 K에게 '주식회사 L에서 내가 운영하는 B의 계열사인 주식회사 M 명의로 3억 5,000만 원의 대출을 받고자 하는데, 담보가 필요하니 피해자 K 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여 주면 그 대가로 월 300만 원을 지급하고 대출금도 변제하겠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이 운영하던 B은 이미 2003년 초순경부터 과다한 물품 수입으로 채무를 지게 되었고 2006년경에는 채무가 약 50억 원에 이르러 계속해서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 소위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으며, B 명의로는 더 이상 대출이 불가하여 주식회사 M 명의로 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담보를 제공받더라도 피해자 K에게 매달 300만 원을 지급하거나 대출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 K으로 하여금 2006. 11. 15.경 피해자 K이 소유한 남양주시 N아파트 O호에 대하여 주식회사 L에 채권최고액 4억 5,5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게 하고, 그 무렵 주식회사 L으로부터 대출금 명목으로 3억 5,000만 원을 지급받아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파기 환송 전 2020고합230]
피고인은 수출입업체인 B을 운영하였던 사람으로, 2003. 6. 5. 서울 강남구 P에 있는 Q은행 R지점과 수표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당좌수표 거래를 하여 왔다.
피고인은 2006. 6.경에서 2006. 10.경까지 사이에 서울 강남구 S빌딩에 있는 B 본사사무실에서, 수표번호 'T', 발행일자 '2006. 12. 2.', 액면 '50,000,000원', 발행인 'B'으로 된 당좌수표 1장을 발행하여 그 수표소지인이 지급제시 기간 내인 2006. 12. 4. 위 은행에 위 수표를 지급제시하였으나 예금부족으로 지급되지 아니하게 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06. 12.경까지 위 B 본사 사무실에서,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총 6회에 걸쳐 수표금액 합계 643,210,000원의 당좌수표 6장을 발행한 후 각 수표소지인이 각 지급제시기간 내에 지급제시를 하였으나 예금부족 또는 거래정지처분으로 각각 지급되지 아니하게 하였다.
[파기 환송 전 2020고합232]
피고인은 수출입업체인 B을 운영하였던 사람이고, V는 침구류를 제작 및 판매하는 피해자 주식회사 W을 운영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2006. 6. 30.경 대구 북구 X에 있는 피해자 사무실에서, 피해자대표이사인V에게 'B의 운영자금을 빌려 달라. 우리 회사는 최근 사무실도 확장하는 등 사업이 잘 되고 있고, J에 우리 회사의 일부 지점을 38억 원에 팔았는데 15억 원만 지급받은 상태이므로 아직 회수할 채권이 있다.'고 말하며 당좌수표 2장과 약속어음 1장을 발행해주었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이 운영하던 B은 이미 2003년 초순경부터 과다한 수입으로 채무를 지게 되었고 2006년경에는 채무가 약 50억 원에 이르러 계속해서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 소위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으며, 그 무렵 사무실을 확장한 사실이 없었고, J에 상표권을 판매하여 2005. 9.경 그 대금 대부분을 이미 지급받아 회수할 채권이 없
었으므로,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06. 6. 30. 차용금 명목으로 2억 원을, 2006. 7. 1.경 차용금 명목으로 1억 원을 각 송금 받아, 합계 3억 원을 지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3억 원을 편취하였다. [파기 환송 전 2020고합233]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Y에서 수출입업체인 B을 운영하였던 사람으로서, 2004. 8.31.경 피해자 Z로부터 사업자금 명목으로 1억 원을 차용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05. 6. 28.경까지 피해자 Z로부터 4회에 걸쳐 매월 2부 이자를 지급하기로 하여 합계 5억 원을 차용하고, 피해자 Z에게 같은 액면 금액 상당의 약속어음을 담보조로교부하였다.
피고인은 2006. 9.경 위 B 사무실에서 위 약속어음의 지급기일이 임박하자 피해자 Z에게 "5억 원의 변제기를 1년만 늦춰 달라. 위 약속어음을 돌려주면 담보로 5억 원짜리 수표를 발행해주고 그 지급기일에 틀림없이 지급해 주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이 운영하던 B은 2006년경 당시 부채가 약 50억 원에 이르렀고, 계속해서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 기존 미지급 채무를 변제하는 소위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 Z에게 위 차용금의 변제기를 유예 받더라도 그 담보로 지급한 수표의 지급기일까지 위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 Z에게 발행인 'B', 지급기일 '2007. 9. 5.', 액면금 '500,000,000원'으로 되어 있는 당좌수표 1장을 담보로 제공하고, 위 5억 원의 채무의 변제기를 수표의 지급기일인 2007. 9. 5.까지 유예 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Z를 기망하여 액수 미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파기 환송 전 2020고합234]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Y에 있는 B의 대표이사로서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05. 11. 21.부터 2006. 12. 7.까지 위 회사에서 근무한 근로자 AA의 임금479,990원 및 퇴직금 1,651,950원 합계 2,131,94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근로자 78명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148,863,713원을 각각의 근로자들과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각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파기 환송 전 2020고합235]
피고인은 해외 명품 가구 및 식기 수출입업체인 B의 대표이사인바, 2006. 5. 30.경 서울 강남구 AB빌딩 AC호에 있는 법무법인 AD 사무실에서 피해자 AE에게 "위 회사 운영 자금으로 1억 원을 빌려주면, 위 회사 매장 'AF'에 직원으로 채용하여 급여와 이자 명목으로 월 300만 원을 지급하고, 2006. 11. 30.경까지 반드시 원금을 변제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이 운영하던 B은 3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이미2003년 초순경부터 판매 부진 및 경상경비 부담 등으로 제1 및 제2 금융권에 수십억 원의 금융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 AE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 AE으로부터 100만 원권 수표 100장 합계 1억 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파기 환송 전 2019고합727]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AJ, AO, G의 각 법정진술
증인신문조서 및 녹취서(2019. 11. 21.자), 증인신문조서 및 녹취서(2020. 5. 25.자), 증인신문조서 및 녹취서(2020. 7. 13.자)
AI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K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대리점계약서, 약정서, 입금증, 상표권 양도 계약서, H 간판 철거 통지
N아파트 O호 등기부등본
[파기 환송 전 2020고합230]
피고인의 법정진술
기업공시자료(AK)
각 고발장, 각 당좌수표 사본
[파기 환송 전 2020고합232]
피고인의 법정진술
V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당좌수표 및 약속어음 사본
(주)B AK 자료, 채권단명단 등, 사실확인서
[파기 환송 전 2020고합233]
피고인의 법정진술
AM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AN, AO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Z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AL의 진술서
당좌수표 사본, 영수증 사본 4장
일반채권자 명단, 채권자명단
고발장
[파기 환송 전 2020고합234]
피고인의 법정진술
AP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개인별 체불내역서, 급여내역, 급여현황, 직원계좌, 출퇴근카드, 급여대장, 임금대장, 급여내역서 등
[파기 환송 전 2020고합235]
피고인의 법정진술
A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공정증서 정본
AQ 회신내역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피해자 회사에 대한 사기의 점), 각 형법 제347조 제1항(피해자 K, 주식회사 W, Z, AE에 대한 각 사기의 점), 각 구 부정수표 단속법(2010. 3. 24. 법률 제101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항, 제1항(부정수표 발행의 점), 각 구 근로기준법(2006. 12. 21. 법률 제80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2조 제1항, 제36조 본문(임금 미지급의 점), 각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9조 본문(퇴직급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퇴직시 임금과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지 않은 근로자들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상호간, 각 범정이 더 무거운 체불액수가 큰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각 사기죄, 각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 각 근로기준법위반죄,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대하여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파기 환송 전 2019고합727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B은 1999. 1. 19. 생활용품 일체 수출입업, 수예품 제조 판매업, 식품류 수출입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1999. 7. 5. 'H' 상표를 제20, 21류로 출원하였고,2000. 11. 4. 위 상표권이 등록되었다. 피고인은 2000. 10. 17. B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래 위 회사가 폐업한 2006. 12.까지 이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
B은 2005. 2. 25. J에게 대금 30억 원에 위 등록된 상표권 및 'H' 상표를 제9,16, 24, 35, 36류로 출원한 상표권(이하 등록 및 출원 상표권을 '이 사건 상표권'이라 한다)을 권리 제한 없이 배타적으로 사용, 수익할 수 있도록 양도하되(이하 '이 사건 1계약'이라 한다), 계약 체결일 후로 J의 승인 없이 이 사건 상표를 사용하는 행위 및 대리점 등에 물품공급 등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기로 약정하였다.
B은 2005. 3.부터 2005. 9. 사이에 J에게 이 사건 상표권을 20억 원에 양도하는 내용으로 변경하면서(이하 '이 사건 2계약'이라 한다), B 및 그 임원은 어떠한 방법으로든 동종 또는 이와 유사한 상표나 사업을 사용 및 영위하여서는 아니 되고(제4조 제1항) 계약 체결 이후에 양도상표권에 관한 변경, 말소, 소멸 등 일체의 처분행위를 하지 않기로(제4조 제2항) 약정하였다.
B은 J로부터 2005. 9. 2. 3억 원, 2005. 9. 16. 12억 원, 2005. 9. 30. 2억 원을 각 받았고, 2005. 9. 13. J에 등록된 상표권의 이전등록을 하였다. 한편, 피고인의 아들AR는 2002. 12. 13. B의 이사로 취임하여 2005. 5. 25. 사임하였는데, 위 각 계약 체결 무렵 J로 이직하였고, 2005. 6. 21.부터 2007. 6. 21.까지 J의 등기이사였다.
피고인은 판시 파기 환송전 2019고합727 범죄사실 제1항 기재와 같이 B을 대표하여 2005. 10. 7. I가 'H 아울렛'으로 상호를 표시하고 B이 공급하는 상품 및 제품을 판매하되 그 수수료로 매출액의 30%를 지급받는 내용의 H 아울렛 안산 대리점 개설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피해자 회사는 같은 날 위 대리점의 원활한 영업을 위하여 B에게 보증금 명목으로 6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2005. 10. 14. B에 6억 원을 지급하였다.
B이 발행한 당좌수표가 2006. 12. 4. 예금부족으로 지급되지 못하였고, 피고인은 같은 날 태국으로 출국하였다.
J은 2007. 2. 5. 피해자 회사에게 '이 사건 상표권 사용에 대한 계약이나 양해가 없으므로 이 사건 상표의 사용을 즉각 중단하고, H 간판을 철거하며, 간판에 부착된 상표를 제거하라'는 취지의 통지를 보냈다.
공소시효 관련
주장
2019고합727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부분은 피해자 회사가 2007. 4. 4. 고소장을 제출하여 수사가 개시되었는데, 피고인은 2006. 12. 4. 사업의 부 도로 해외로 출국한 이후 귀국하지 못하다가 2019. 5. 귀국한 이후 이 사건에 대해 인지하였다. 피고인에게는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없었으므로, 약 13년 동안 해외에 체류하였더라도 공소시효가 정지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완료되었다.
판단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에 의하면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에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공소시효의 정지를 위해서는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인정되어야 하며, 여기에서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은 국외 체류의 유일한 목적으로 되는 것에 한정되지 않고 범인이 가지는 여러 국외 체류 목적 중에 포함되어 있으면 충분하다. 범인이 국외에 있는 것이 형사처분을 면하기 위한 방편이었다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고,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과 양립할 수 없는 범인의 주관적 의사가 명백히 드러나는 객관적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한 국외 체류기간 동안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은 계속 유지된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3도2510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피고인은 2006. 12. 4. 자신이 운영하던 B이 부도난 날 사업의 운영과 관련한 형사책임을 피할 목적으로 해외로 도피한 점, 이 사건은 피고인이 B의 대표의 지위에서 이미 양도한 이 사건 상표권을 이용하여 피해자 회사로부터 보증금을 편취한 사안으로 B의 운영과 관련한 것인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출국 및 해외체류의 목적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형사처분을 면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의 해외체류 기간 동안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정지되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는 공소시효 완성 전에 제기되어 적법하므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기망행위 및 고의 관련
주장
피고인 및 변호인은 아래와 같이 기망행위가 없거나 피고인에게 편취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피고인은 J과 상표권 이전계약과 AS매장 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대리점 개설 권한을 포함한 포괄적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한 바 없고, 특히 이 사건 2계약은 대리점 개설 권한을 B에 유보하도록 변경한 것이다. 나아가 상표권 이전계약에 따른 대금을 모두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H 대리점 개설 권한은 피고인이 운영하던 B에 있었다.
피고인은 J의 허락을 받고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구체적으로 피고인은 J의 사내이사인 AR를 통하여 대표이사인 AG으로부터 구두로 허가를 받았다.
J은 안산에 H 대리점이 개설되어 운영 중임을 알면서도 운영 중단을 요청한바 없으므로 사후적으로 추인하였다.
피고인과 B이 지급받은 보증금 6억 원 중 3억 원은 피해자 회사를 대신하여 인테리어 비용으로 사용하였고, 나머지 3억 원은 대리점 계약종료 당시 보유하던 약 1억 6,000만 원 상당의 재고상품과 정산하여야 하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여 6억 원을 편취한 것이 아니다.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B이 이 사건 상표권을 양도하여 J의 승낙 없이 이를 사용하거나 더 이상 새로이 대리점 등에 위 상표의 물품을 공급하는 등의 행위를 일체 할 수 없었음에도, 대리점을 개설할 권한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여, 피해자 회사로부터 대리점 운영을 위한 보증금 명목으로 6억 원을 지급받았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1계약은 B이 대리점을 개설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고,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2계약을 이 사건 1계약을 변경한 최종계약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 2계약도 이 사건 상표권을 사용하거나 이 사건 상표권에 관한 일체의 처분행위를 하지 않기로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B이 J에게 이처럼 이 사건 상표권의 권리 제한 없는 배타적 사용을 보장하면서, 제3자에게 이 사건 상표권을 사용하도록 허락하거나 그 상표로 이루어진 물품들을 공급하는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양립 불가능하다. 결국 이 사건 1, 2계약 중 어느 계약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계약 당시 B은 법률상 이 사건 상표권을 사용할 권한을 제3자에게 주거나 더 이상 제3자에게 이 사건 상표권을 사용한 물품을 공급할 수 없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이 사건 계약은 피해자 회사가 'H 아울렛'으로 상호를 표시하고 위 상표가 부착된 제품을 판매하는 내용이고, 실제로 H 아울렛 안산 대리점은 'H' 간판을 달고 해당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였다. 결국 H 대리점 개설 권한은 제3자에게 이 사건 상표권을 사용하게 하고 위 상표가 부착된 물건을 팔도록 하는 권한을 의미하는바, B에게 이 사건 계약 당시 신규 대리점 개설 권한이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1, 2계약 당시 J의 대표이사였던 AG은 위 각 계약 후 B이 제3자에게 H 상품을 판매하거나 H 상표를 사용하도록 허락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여기에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 즉, J이 2007.2.경 피해자 회사에게 이 사건 상표권 사용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한 점, J이 적어도 20억 원에 양수한 이 사건 상표권을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은 채 대표이사의 말로만 사용을 허락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덧붙여 고려하면, J은 이 사건 1, 2계약 이후 B에게 H 대리점을 개설할 권한을 주거나 이에 동의한 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음으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상표권의 양도대금 중 일부가 이 사건 계약 당시 미지급되었다거나, J이 일정 기간 동안 피고인이 위와 같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알면서도 명시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고 가정하고 본다.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소극적 행위를 말한다.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재물을 받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등 참조).
사안에서 이미 이 사건 상표권이 J에 양도되어 등록된 상표권이 모두 이전되었다는 사정을 피해자 회사가 고지받았다면, H 대리점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한 별다른 조치도 없이 B에 6억 원을 지급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법리에 따르면, 피고인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그러한 사정을 피해자에게 고지할 의무가 있고, 피고인이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처럼 피고인의 기망행위 및 편취 범의가 인정되는 이상, 피고인이 편취한 돈을 어디에 소비하였는지 및 설령 J이 이후 이 사건 계약을 알고 추인하였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사기죄 성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각 주장은 주장 자체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양형기준은 상상적 경합범에 대하여 별도의 처리기준을 제시하지 아니하여 양형기준이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 다만, 양형기준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및 각 사기죄에 대한 권고형의 범위는 징역 3년~6년이다.
이 사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범행 및 각 사기범행으로 편취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합계는 약 13억 5,000만 원 이상이고, 피고인이 발행하
고 끝내 회수하지 못한 부정수표 금액의 합계도 6억 원이 넘는다.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임금과 퇴직금 합계액도 1억 4,800만 원 남짓이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이 운영하던 B의 부도와 동시에 해외로 도피하여 약 13년 동안 연락을 두절하고 살다가 본인의 건강 문제로 귀국을 결정하면서 자수하였다. 피고인이 해외에 도피한 동안 각 사기 범행의 피해자들과 임금 및 퇴직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에게 그 어떤 피해변제나 이를 위한 가시적인 노력을 한 바도 없다. 그에 더하여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범행에 관하여 수사기관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납득하기 어려운 변소를 반복하고 있는바,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다.
다만, 피고인은 공판 도중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범행을 제외한 나머지 범행에 대하여는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관하여는 피해자 회사가 사실상 일정 기간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실질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었고, 정산 내지 공제할 부분을 제외하면 이 부분 실질적 피해액은 편취액에 많이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와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경우, B의 부도로 불가피하게 각 금원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사기 피해자 중 일부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
피고인이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적은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건강상태, 성행,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공판에 드러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공소사실[파기 환송 전 2020고합230]
피고인은 수출입업체인 B을 운영하였던 사람으로, 2003. 6. 5. 서울 강남구 P에 있는 Q은행 R지점과 수표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당좌수표 거래를 하여 왔다.
피고인은 2006. 6.경에서 2006. 10.경까지 사이에 서울 강남구 S빌딩에 있는 B 본사사무실에서, 수표번호 'AU', 발행일자 '2006. 12. 8.', 액면 '300,000,000원', 발행인 'B'으로 된 당좌수표 1장을 발행하여 그 수표소지인이 지급제시 기간 내인 2006. 12. 8. 위 은행에 위 수표를 지급제시하였으나 거래정지처분으로 지급되지 아니하게 하였고, 수표번호 'AX', 발행일자 '2006. 12. 13.', 액면 '150,000,000원', 발행인 'B'으로 된 당좌수표 1장을 발행하여 그 수표소지인이 지급제시 기간 내인 2006. 12. 13. 위 은행에 위 수표를 지급제시하였으나 거래정지처분으로 지급되지 아니하게 하였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6. 9. 내지 10.경 수표번호 'AU', 액면 '300,000,000원', 발행인 'B'으로 된 발행일자 백지인 당좌수표 1장을 발행하였고, 위 수표가 2006. 12. 8. 발행일을 공란으로 둔 채 은행에 지급제시된 사실, 피고인이 2006. 9. 내지 10.경 수표번호 'AX', 액면 '150,000,000원', 발행인'B'으로 된 발행일자 백지인 당좌수표 1장을 발행하였는데, 위 수표가 2006. 12. 13. 발행일을 공란으로 둔 채 은행에 지급제시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각 수표의 발행일이 보충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소정의 부정수표는 수표법 소정의 지급제시기간 내에 제시될 것을 요하는바, 위와 같은 제시기간의 준수 여부를 확정하기 위하여 발행일의
기재는 필수적이다. 또한 수표는 문언증권이고 유통증권이므로 그 문언에 따라 해석해야하고, 문언에 기재된 내용에 의하여 수표법 소정의 지급제시기간 내에 제시되었는지의 여부를 확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소정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대법원 2003. 9. 5. 선고 2003도3099 판결 등 참조). 사정이 위와 같다면, 위 각 수표는 발행일이 보충되지 않아 적법하게 지급제시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한다.
공소기각 부분
공소사실[파기 환송 전 2020고합231]
피고인은 2003. 6. 5. Q은행 R지점과 피고인이 운영하던 B 명의로 당좌수표 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당좌수표 거래를 하여 왔다.
피고인은 2006. 9.경 서울 강남구 S빌딩에 있는 B 사무실에서 수표번호 'BF', 발행일자 '2007. 9. 5.', 액면금액 '500,000,000원'으로 된 당좌수표 1장을 발행하여 수표소지인이 지급제시기간 내인 2007. 2. 13. 위 은행에 위 수표를 지급제시하였으나 거래정지처분으로 지급되지 아니하게 하였다.
판단
위 공소사실은 부정수표 단속법 제2조 제2항, 제1항에 해당하는 죄로서 같은 조 제4항에 의하여 수표 소지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데, 공소제기 이후에 위 수표 소지인인 Z가 이 법원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
를 표시하였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창형(재판장) 이혜린 송승훈
별지
각주1)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합727, 2020고합230(병합), 231(병합), 232(병합), 233(병합), 234(병합), 235(병합) 으로 진행되어 2020. 9. 28. 판결이 선고되었는데, 이에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21. 1. 28. 국민참 여재판 희망여부 확인과 관련한 공판잘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위 사건을 이 법원에 환 송하였다.
각주2) 공소사실에는 피해자 V로 기재되어 있으나, 고소장 및 진술조서 등의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는 주식회사이고 V는 당시 대표 이사였음이 분명하므로, 피고인의 방어권이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 이와 같이 직권으로 변경하여 인정한다.
각주3)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일반사기 > [제3유형]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각주4)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3년 ~ 6년
각주5) ※ 일반사기 범죄 사이의 동종경합범에 대하여는 이득액을 합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유형을 결정함.¦
각주6) 공소사실은 100,00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오기로 보인다.¦
각주7) 공소사실에는 'U'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오기임이 명백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