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0. 25. 선고 2021나79935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93,280,566원 및 그중 80,000,000원에 대하여는 2019. 11.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113,280,566원에 대하여는 2019. 11. 5.부터 2022. 10. 25.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의 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1)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는 아산시 E 소재 공동주택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의 시공사로 2017. 4. 21. 피고와 사이에 사용자배상책임담보 특별약관이 붙은 근로자재해공제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계약의 사용자배상책임 특별약관에 의하면, 피고는 재해보상책임담보 특별약관 및재해보상관련 법령(산업재해보상보험법, 재해보상에 관한 기타 법령을 포함)에 따라 보상되는 재해보상 금액을 초과하여 F이 법률상의 손해배상책임(지연손해금 포함)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1인당 및 1사고당 보상한도액 각 2억 원 범위에서 지급하여야 하며, 이 사건 계약의 공제증권에는 특기 사항으로 ‘F의 현장근로자(분양현장제외) 및 사무직과 하수급인의 현장근로자(분양현장제외)를 담보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2)

피고 보조참가인은 F로부터 이 사건 공사의 일부를 하도급받은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과 위 공사와 관련한 근로자재해 공제계약을 체결한 공제사업자이다.

나.

1) 원고는 2018. 2. 9. 07:25경 소외 D의 근로자로 이 사건 공사 현장 17층의 청소를 지시받아 이동 중에 몸을 녹일 목적으로 16층의 난로에 접근하려다 16층 복도구석의 덮개가 씌워지지 않은 개구부인 제연구 덕트에서 12층까지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2)

원고는 그로 인하여 외상성 지주막하출혈, 흉추 파열 골절, 두개골 및 안면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고 양하지 마비에 이르렀다.

다.

F 소속 직원으로 이 사건 공사의 안전‧보건관리 책임자인 H는 추락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위험을 미칠 우려가 있는 장소에 방책을 설치하는 등 관계 근로자가 아닌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여야 하고,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 방호 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 등을 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공사 16층에서 사람이 추락할 수 있는 개구부에 덮개를 설치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관계 근로자가 아닌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F은 H의 사용자로서 같은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8고약4557호로 각 벌금 1,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19, 20, 22, 23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 등

가.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구 산업안전보건법(2018. 4. 17. 법률 제155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3항]. 그리고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거나,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특히 위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추락 또는 낙하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산업재해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같은 법 제29조 제1항).

구체적으로, 사업주는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의 방호 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하여야 하며, 사업주는 난간등을 설치하는 것이 매우 곤란하거나 작업의 필요상 임시로 난간등을 해체하여야 하는 경우 추락방호망 설치 등을 하여야 한다[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18. 3. 30. 고용노동부령 제2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조).

F이 시공사로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아, 다시 이 사건 공사 중 일부를 D에 하도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F은 하도급한 사업자로서, 위 법령 등에 따라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하수급인 D이 사용한 근로자인 원고가 작업을 할 때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개구부인 제연구덕트에 안전난간, 울타리,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 방호 조치를 할 의무가 있는데, 아무런 방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방치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F의 공제사업자로서 F의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 의무 위반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책임의 제한

다만, 앞서 든 각 증거, 을나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지시받은 작업장소인 17층이 아닌 16층 안쪽에 임의로 출입하여 발생한 사고인 점, 이 사건 사고 발생 시각은 7:25경인데 사고 발생일 일출시각이 7:27이므로 사고 발생 당시 이미 인공조명 없이 사물을 식별할 수 있는 이른바 시민박명 상태였으므로 원고가 주의를 기울였다면 개구부를 발견하고 위험을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원고가 근로자로서 자기안전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과실이 이 사건 사고에 의한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배상해야 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여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

3.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

원고의 손해는 아래와 같다.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가.

적극적 손해

1)

기왕치료비

원고 또는 근로복지공단 및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 법원 변론종결시까지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지출한 원고의 치료비 총액은 164,627,012원이다. 그 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0,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개호비

가)

관련 사건(서울북부지방법원 2018가단134687)에서 진행된 원고에 대한 K병원의 신체감정결과(갑 제4호증)에 의하면, 원고에게 1일 8시간 또는 두부 손상 등으로 현재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 12시간의 개호를 요한다고 감정의가 견해를 밝혔으나, 의사의 감정결과에 개호의 요부 및 정도에 관한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전문가로서의 의학적 소견을 제시한 것에 불과할 뿐이고 법원이 반드시 그 의견에 기속되는 것은 아니고(대법원 1998. 12. 22. 선고 98다46747 판결 참조), 개호의 필요성은 피해자의 상해 또는 후유장애의 부위·정도·연령·치료기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중환자실 입원 기간에는 간호사의 전적인 간호를 받으므로 개호비를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인바(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43644 판결, 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2다103691 판결 참조), 원고의 부상 및 후유장애의 정도, 연령, 치료기간 등에 비추어 원고가 중환자실에서 퇴원한 2018. 4. 4.부터 근로복지공단의 자문의 소견 및 자문의사회의 심의결과에 따라 간병 1등급에 해당하는 간병료를 지급받은 2019. 6. 30.까지는 1일 8시간, 그 이후부터 여명까지는 1일 6시간의 개호가 필요한 것으로 인정한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2018. 4. 3.까지 I병원에서 폐쇄식흉강삽관술, 두개골성형술, 건및인대성형술, 척추경나사못고정술 및 척추후궁절제술 등을 받은 후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치료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기간에는 개호비를 인정하지 아니한다.

나)

단축된 여명기간(여명 단축률 50%) 범위에서 원고가 구하는 2027. 5. 4.까지 국내 보통인부의 도시일용노임으로 산정한 개호비는 별지 계산표 기재와 같이 308,531,336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1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3)

공제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 제87조의 문언과 입법 취지,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목적과 사회보장적 성격, 재해근로자(유족 등 보험급여 수급자를 포함한다)와 근로복지공단(이하 ‘공단’이라고 한다) 및 불법행위자 사이의 이익형량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공단이 제3자의 불법행위로 재해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다음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범위는 제3자의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하여 보험급여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공단이 재해근로자를 대위할 수 없으며 이는 보험급여 후에도 여전히 손해를 전보받지 못한 재해근로자를 위해 공단이 종국적으로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본다면 산재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가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에,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하고(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국민건강보험이 지급한 보험급여도 마찬가지로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다287935 판결 참조).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치료비 164,627,012원 중 156,419,807원은 근로복지공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였으므로, 이를 공제한 원고가 부담한 치료비는 8,207,205원이다.

다)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에 의하면, 원고는 2018. 4. 4.부터 2019. 6. 30.까지는 간병 1등급에 해당하는 1일 간병료 67,140원을 기준으로, 2019. 7. 1. 이후부터는 간병 2등급에 해당하는 1일 간병료 55,950원을 기준으로 간병료를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가 향후 지급받을 간병료가 1일 55,950원이라는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2018. 4. 4.부터 여명까지 근로복지공단이 지급하였거나 지급할 간병료는 별지 계산표 기재와 같이 154,909,162원이다.

라)

따라서 개호비에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되거나 지급될 간병료를 공제하고 남은 개호비는 153,622,174원(= 개호비 308,531,336원 – 간병료 154,909,162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4)

과실상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과실을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하므로 과실상계 후 금액은 아래와 같다.

가)

기왕치료비: 8,207,208원 × 0.7 = 5,745,045원(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나)

개호비: 153,622,174원 × 0.7 = 107,535,521원

나.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내용, 원고의 나이와 부상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원고의 정신적 손해에 따른 위자료를 80,000,000원으로 결정한다.

다.

최종 손해액 합계: 193,280,566원(= 기왕치료비 5,745,045원 + 개호비 107,535,521원 + 위자료 80,000,000원)

라.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보상한도 200,000,000원 내로서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액인 위 193,280,566원과,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그중 제1심판결을 유지하는 위자료 80,000,00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 날인 2019. 11.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나머지 113,280,566원<1>에 대하여는 위 2019. 11. 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2. 10.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한편, 피고는 보험약관에 의하면 위 보상한도에 지연손해금이 포함되므로, 원고가 구하는 원금 및 지연손해금의 합계가 200,000,000원을 초과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보험금 지급 청구 이후의 지연손해금은 위 보상한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위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창현(재판장) 강영훈 노태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