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5. 26. 선고 2021노220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묵시적 갱신의 법리에 의하여 D의 근로기간은 2019. 8. 20.까지 묵시적으로 연장되었다고 봄이 타당한 점, D가 2019. 8. 20.까지 근무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과 D가 주고받은 메시지 대화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D가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서 2019. 5. 21.부터 2019. 8. 20.까지 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D 사이의 근로관계는 2019. 5. 21. 시작되어 2019. 6. 21.에 종료된 것으로 보이고, D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과 D 사이에 작성한 표준근로계약서(증거기록 160쪽)에는 “제1조[계약기간] 근로계약기간 2019. 5. 21.부터 2019. 6. 21.까지로 한다. 단 기간의 정함이 있는 경우이어서 만료일을 명시하고 만료일 이후 재협의하기로 한다. 제5조[임금] 계약연봉 총액 3,500만 원, 연봉제 적용기간 2019. 5. 21.부터 2019. 6. 21.까지 임시직으로 근무하되 급여는 연봉제를 환산하여 이 기간 동안 적용한다(계약만료 후 정규직으로 재계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1개월 이후에도 계속하여 불협화음이 발생될 시 본계약은 자동해지 되는 것으로 한다), 월지급액 2,916,666원”으로 기재되어 있는데(위 표준근로계약서가 위조되었다거나 허위라고 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위 표준근로계약서의 근로계약기간은 2019. 5. 21.부터 2019. 6. 21.까지로 분명히 명시되어 있고, 위 계약기간 이후 피고인과 D 사이에 근로계약을 연장하기로 합의하였다거나 정규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

②

피고인은 2019. 7. 25.경 D의 처 계좌로 2019. 5. 21.부터 2019. 6. 21.까지 D가 근로한 임금 400만 원을 송금하였는데, 위 근로계약 기간의 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은 2019. 11. 11.자 D에게 보낸 내용증명에서 “2019. 8.말경 사무실 퇴거를 요청한 사실이 있다. 사무실개업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였고... 위로금 형식으로 8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라고 기재하였는바, 위와 같은 내용증명의 기재내용을 가지고 피고인이 2019. 8.말경 D를 해고한 것이라거나 또는 D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④

D가 제출한 자료(증거기록 48쪽-87쪽)는 2019. 3. 28.부터 2019. 6. 21. 이전의 자료일 뿐이고, 2019. 6. 21. 이후 D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로를 하였다는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

⑤

2019. 3.경부터 이 사건 회사에서 이사로 근무하였던 E은 ‘피고인이 2019. 6.말경 D에게 출입문 지문인식을 삭제하겠다고 통보하고 나가줄 것을 요청하자 D가 당장 갈 곳이 없다면서 사무실 사용을 조금만 더 하게 해달라고 사정하여 사무실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다(증거기록 175쪽).

⑥

D는 2020. 4. 3. 수사기관과의 전화통화에서 “피고인이 7월 초쯤 회사가 어렵고 하면서 2, 3달 있다가 다시 나오면 어떠냐 이야기를 했지. 나가라고 이야기한 적은 없다... 6월 정도부터 별다른 일의 진전이 없어서 특별히 사무실에 있으면서 할 수 있었던 것이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업무가 진행되는 게 없어서 특별히 할게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고(증거기록 206쪽), 검찰에서 피고인과 대질신문 과정에서는 “피고인이 2019. 7. 하순경 F으로 비밀번호를 바꾸면서 저에게 그만 나오면 어떻겠냐고 하였다. 저에게 나가달라고 하였지만 ㈜G 명의로 사용한 전화요금 등이 해결되지 않아 나갈 수 없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래서 제가 쓰던 본부장 사무실에서 작은 사무실로 바꿔서 계속 근무하기로 하였다(증거기록 270, 271쪽)”고 진술하고 있는바, 피고인과 D 사이에 위 표준근로계약서와 같이 2019. 6. 21. 이후 근로관계가 종료되었고, 다만 D는 사무실 전화요금 등이 해결되지 않아 사무실에 출근하였을 뿐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의문이고, 일부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피고인과 D의 근로계약에 의하여 진행한 업무인지 의문이다.

⑦

D는 2019. 7. 8.부터 같은 달 17.까지 피고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출근과 퇴근을 알리는 문자를 보내기는 했으나(증거기록 283쪽-294쪽), 2019. 6. 21. 이전과 같은 업무(증거기록 48쪽 내지 87쪽)에 관한 메시지 내용은 없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민법 제662조 제1항은 고용기간이 만료한 후 노무자가 계속하여 그 노무를 제공하는 경우에 사용자가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전고용과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위 규정에 따라 갱신되는 경우, 근로계약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과 동일한 기간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86. 2. 25. 선고 85다카2096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은 제1, 2항에 따른 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다.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참조).

2)

2019. 6. 22.부터 2019. 7. 22.까지 미지급 임금 부분에 관한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각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근로계약은 묵시적으로 갱신되어 기존 근로계약과 동일한 기간인 2019. 6. 22.부터 2019. 7. 22.까지 연장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인과 D가 작성한 표준근로계약서<1>에 의하면, 피고인과 D는 2019. 5. 21. “근로계약기간은 2019년 5월 21일부터 2019년 6월 21일까지로 한다. 단, 기간의 정함이 있는 경우이어서 만료일을 명시하고 만료일 이후 재협의 하기로 한다(제1조), 계약 만료후 정규직으로 재계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1개월 이후에도 계속하여 불협화음이 발생될 시 본계약은 자동해지되는 것으로 한다(제5조 제3항)”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②

D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 이후인 2019. 6. 28. 피고인에게 법무사 P 사무소에서 이 사건 회사를 대상으로 발행한 2019. 6. 28.자 영수증을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발송하였다.<2>

③

또한 D는 피고인에게 ㉠ 2019. 7. 8. “제가 북지지방법원에 서류확인하러왔다가 시간이 늦어서 특별한일 없으시면 바로 퇴근하겠습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 2019. 7. 12. ”며칠 전부터 이가 아파서 진통제 먹으며 있었는데 어제부터 진통이 심해서 오늘 저녁 치과예약해서 먼저 퇴근하겠습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 2019. 7. 15. ”치과치료차 먼저 퇴근하겠습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 2019. 7. 16. ”오전에 출근했다 집에 급한일로 나왔고 치과 치료가 늦어서 못들어가겠네요. 오늘 발치를2개를 해서 내일아침에 드레싱하고 나갑니다.“, ”내일 뵙겠습니다.“라는 카카오톡메시지를, ㉤ 2019. 7. 17. ”제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오늘 밤 대구에 내려갑니다. 가족이 없는 친구라 내일은 제가 내려가 있으려 합니다. 모래 뵙겠습니다. 모래는 아침에 출근하겠습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각 발송하였다.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네~~“, ”네~~술마시지말고^^“, ”응~“ 등과 같이 D의 출퇴근 보고에 대하여 순순히 수긍하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으며, 2019. 7. 17.자 메시지에 대하여는 ”그래 정리해볼게 형으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구나 돈을 조금이라도 만들어주고 싶은데 25일까지 해줄게, 미안하다 그 때 밀린 애기도 하자~ 조심해서 잘 하고 와술 좀만 마시고^^“라는 답장을 보냈다.<3>

④

위와 같은 D와 피고인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과 D 사이에 피고인의 임금 및 전화요금 등 미지급을 제외하고는(이 또한 D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불협화음이 있었다고 보기 힘들며, 나아가 D가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 이후에도 계속하여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하여 노무를 제공하고,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묵시적으로나마 피고인과 D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존 근로계약과 같은 기간인 2019. 6. 22.부터 2019. 7. 22.까지 연장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⑤

D가 피고인에게 출·퇴근을 보고하였던 만큼, 설령 D가 2019. 6. 22.부터 2019. 7. 22.까지의 기간 동안 이 사건 회사의 업무가 진행되는 게 없어서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인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대기시간으로서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의 임금 미지급을 정당화할 수 없다.

3)

2019. 7. 23.부터 2019. 8. 20.까지 미지급 임금 부분에 관한 판단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2)항과 같이 연장된 근로계약이 2019. 7. 23. 다시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2019. 7. 17. 이후 D가 피고인에게 출퇴근보고나 업무보고를 한 내역을 찾을 수 없다.

②

피고인은 2019. 7. 25. D에게 임금 400만 원을 송금한 후 2019. 7. 31. 이 사건 회사의 오픈채팅방에서 나갔고, 2019. 7. 22. 이후 D에게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③

D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위

가.

⑥항과 같이 진술하여 피고인이 2019. 7.

하순경 그만 나와 달라는 요청을 하였다는 것과 이 사건 회사 업무가 특별히 진행되는 것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고, 피고인의 퇴거 요청에 불응한 이유를 D가 대표이사로 있는 ㈜G 명의로 사용한 전화요금 등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들고 있는바(원심법정에서는 밀린 임금 해결이 안 되어 퇴거 요청에 불응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과 D의 근로계약이 2019. 7. 22. 만료된 후 D가 계속하여 피고인과의 근로계약에 기하여 그 노무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 또한 명시적으로 D에게 그만 나와 달라는 요청을 함으로써 D와의 근로계약의 연장을 명시적으로 거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4)

소결

결국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에서 2019. 5. 21.경부터 2019. 7. 22.경까지 2개월 2일 동안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D에게 임금 202만 원[=연봉 3,500만 원 중 2개월 상당의 임금 583만 원 + 2일 동안의 임금 19만 원(1개월 상당의 임금 2,916,666원 x2/31) - D에게 지급한 임금 4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202만 원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나, 이 사건 공소사실은 일죄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